|
5월2일.
오늘은 5월의 첫째주 일요일~
파리의 많은 박물관or미술관들이 무료인 날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보다 더 쓸데 없는 곳에 돈을 낭비하기도 했으나
이 날을 맞추기 위해, 여행 전에 얼마나 열심히 일정을 짰던지..
그리고 그 결과물로서 루브르와 오르세를 공짜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상당히 바쁘게 돌았지만, 나름대로 참 내 스스로 뿌듯하게 생각한다.
어쩐지.. 무료인 날에는 (더군다나 어제가 공휴일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 것 같아, 특히 루브르로,
일찍 서둘러서 나섰다. 유리 피라미드 주위로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기에
Porte des Lions쪽 출입구로 재빠르게 돌아섰더니
(100배 즐기기가 거의 유일하게 도움이 된 부분입니다-_-)
입장시간에 맞추어 들어갈 수 있었다.
참고로 이쪽으로 들어가면 유명한 '모나리자'를 가장 먼저 볼 수 있죠^^
<Porte des Lions로 향하는 길에 파란 하늘을 보고>
그 유명한 그림들을 직접 눈앞에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에 참 많이 설레었다.
루브르는 분명 박물관이지만, 저는 주로 회화에 관심이 있어서
회화 위주로 감상했어요. 재빨리 돌았는데도 의외로 시간이 오래 걸리더군요.
왜 루브르가 그렇게 유명한지, 전체 크기와 소장품의 수 만으로도 알 수 있었죠.
La vierge a l'Enfant avec le petit saint Jean-Baptiste (Raffaello Santi)
확실히 라파엘의 작품은 금새 알아볼 수가 있다. 발그레한 뺨을 가진 가장 예쁜 성모다^^
확~ 눈길을 잡아끈다. 아쉽게도 사진이 없으니, 나중에 '빈'편에 올리겠습니다.
Saint Jean Baptiste (Leonardo De Vinci)
La vierge aux rochers (Leonardo De Vinci)
암굴의 성모가 또 있네? 어찌된 걸까.. 이유는 자전거나라 바티칸 투어에서 알게 되었다.
75번 방에 들어선 순간 너무 좋아서 가슴이 막 떨린다. 다비드방에 들어오니 너무너무너무 좋다.
Le Serment des Horaces(Louis David)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서
엘바와의 싸움에서 대표를 뽑아 이기면 이기는 걸로 했는데, 호라티우스 형제가 뽑혔다.
국가에 충성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음. 인물 표현도 조각상을 보는 것처럼 당당하게 되어 있다.
붓터치를 살리지 않고, 감정적으로 반응하지도 않는다. 신고전주의의 특성이다.
<Le Sabines, Sacre de l'empereur NapoleonⅠ(Louis David), 나폴레옹의 대관식>
다비드는 나폴레옹의 추종자였다. 나폴레옹이 죠세핀에게 관을 내리는 장면인데,
아주 화려하게, 우리도 그림의 조연이 되어 서서 보는 것처럼 표현했다.
도대체 어찌 그렸을까. 하긴 몇 년에 걸쳐 장소까지 옮겨가며 그린 듯 싶지만.
이 대관식 앞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몰려 있어 사진을 찍느라 거의 30분을 앞에 서 있었다.
그러고도 결국은 실패했지-_-
<Madame Recamier (Louis David), 레카미에 부인의 초상>
<Mort de Sardanapale(Eugene Delacroix), 사르다나팔의 죽음>
사르다나팔은 앗시리아의 마지막 왕,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
최후를 맞이하는 와중에 소유의 후궁?들을 눈앞에서 다 죽이는 잔학함!
<La grande Odalisque (Jean-Auguste-Dominique Ingres), 그랑 오달리스크>
앵그르도 신고전주의 작가지만 다비드와는 다르다. 오달리스크는 하렘에 머무르는 여성으로,
분명히 사실적인 그림인데 실제와는 다르게 해부학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선의 흐름을 잘 살리면서 천과 커튼, 깃털 질감과 피부의 고운 질감을 대조시키고 있다.
La Radeau de la Meduse (Theodore Gericault), 메두사의 뗏목
당시의 실제 사건을 그린 것. 배가 침몰하고, 여남은 명이 살아 남았다.
2주 정도 표류하는 와중에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일들을 함. 솔직히 보면 정말 끔찍하다-_-
거의 역사화를 그리는 방식으로 극적인 상황을 보여줌. 흑인을 정점으로 사람들이 쏠려 있다.
대형 그림이므로 보는 이는 죽어 있는 아래쪽 사람들에게 시선이 쏠리게 된다.
색채 자체는 고전적이지만, 인간의 심성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했기에 낭만주의 그림의 하나로 꼽힌다.
Le 28 Juillet La Liberte guidant le peuple(Eugene Delacroix),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유명한 작품이죠?
<La Parabole des aveugles (Bruegel), 맹인의 우화>
잘못된 지도자를 따라가면 망한다는 당시의 속담에 따른, 교훈적인 그림이다.
길이 아닌 웅덩이로 빠져 버리는 맹인의 모습에 주목!
보통 모나리자가 있는 드농관 쪽만 보시는데, 리슐리외 관의 3층(2nd floor)에도 볼 만한
네덜란드와 플랑드르 화가의 그림들이 많이 있어요. 저는 원래 이쪽 위주로 보려고 했지만,
중간에 물건 하나를 잃어 버리는 바람에 찾아다니느라 루브르 왕복 두 번 했더랬습니다-_-
<에로스와 프쉬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그 에로스와 프쉬케를 모델로 한 조각.
유명한 니케상, 밀로의 비너스상보다도 저는 이 상이 가장 아름답게 느껴지더군요*.*
<루브르의 유리 피라미드>
붐비는 이 입구를 애초에 피해 들어갔던 것 때문에 나올 때에서야 존재를 확인했죠^^
<오르세를 향해 바쁜 걸음을 옮기다>
유명 회화 작품 위주로만 오전 중에 루브르를 보려던 예상을 깨고, 미친 듯이 감상하다가
거의 2시 가까이에 오르세로 향했기 때문에 마음이 급했어요 ㅜ.ㅜ
<오르세 미술관!>
예전 프랑스어 교과서에 등장했던 기차역을 개조해 만들었다는 그 유명한 미술관에
첫 발을 내 딛는 순간 얼마나 가슴이 벅차 올랐는지 모른다.
<Olympia (Edouard Manet), 올랭피아>
여성이 관객을 빤히 보고 있고, 몸매가 전혀 이상화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당시 문제가 되었다.
우르비노의 비너스를 그대로 갖다 그렸으나, 모델의 얼굴은 그대로 표현했다.
당시 프랑스 젊은 여성의 1/5이 창녀였다고 한다. 마네는 사실주의 화가의 대표이다^^
<Le Fifre(Edouard Manet), 피리부는 소년>
<Des glaneuses(Jean-Francois Millet), 이삭줍기>
황금색 톤과 등장하는 사람들의 둥글둥글함 때문에 뭔가 부드럽고 편한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 꽤 인기있는 작품이라지만, 낭만적인 해석만 하면 안된다고 하네요.
저 건너편에는 거대한 수확물이 있는 데 반해 여기 여인들은 이삭 낱알을 줍고 있고,
구성이 편안한 것 같아도 지평선안에 인물들이 갇혀 있죠. 벗어날 수 없는 노동의 문제를 형상화 했답니다.
<Femmes au jardin(Claude Monet), 정원의 여인들>
1층에는 이밖에도, 코로나 꾸르베, 밀레의 다른 유명한 작품들이 많이 있었다.
특히 가장 충격적이었던 L'origine du monde-_-;
<Pommes et oranges(Paul Cezanne), 사과와 오렌지>
내가 정말 보고 싶었던 올랭피아, 피리부는 소년 등의 그림을 보고 있다는 게 사실일까?
꼭 꿈꾸는 것만 같다(바로 이럴 때 쓰는 표현일 것이다).
빠리.. 까페 말고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루브르랑 오르세를 보니
실망감과 비싼 물가를 백배 보상하고도 남는다.
<Portrait de l'artiste(Vincent van Gogh), 화가의 초상>
<La chambre de Van Gogh a Arles(Vincent van Gogh), 아를에 있는 고흐의 방>
<L'eglise d'Auvers(Vincent van Gogh), 오베르의 교회>
<La Meridienne ou la Sieste(Vincent van Gogh), 낮잠>
역시 고흐의 그림들이 사진발을 잘 받는군요~ 싫어하지만 끌리지 않을 수 없는..
<Meules, fin de l'ete(Claude Monet), 건초>
<La cathedrale de Rouen(Claude Monet), 루앙의 교회>
<Essai de figure en plein air(Claude Monet), 들판에 바람을 맞으며 있는 여인의 습작>
<Le givre(Claude Monet), 서리>
<Le Bassin aux nympheas(Claude Monet), 요정의 연못>
<Le jardin de Monet a Giverny(Claude Monet), 지베르니에 있는 모네의 정원>
모네의 그림을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닌데, 이 오르세에 직접 와보고 그의 그림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 의외로 '부담없는' 괜찮은 그림들이 많은 것 같다.
정말.. 빠리에서 살고 싶다ㅜ.ㅜ 이 모든 그림을 마음만 내키면 언제든 보러올 수 있는
빠리지엥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눈이 오늘 하루 진짜 호강한다~
<Jeunes filles au piano(Pierre Auguste Renoir), 피아노 앞의 소녀들>
<Bal du Moulin de la Galette(Pierre Auguste Renoir), 물랭 드 라 걀렛의 춤>
어릴 때부터 이상하게 끌리던 그림이다. 중학교 때 미술 과제로 임화를 그리기도 했던 작품.
누구는 해바라기 앞에서, 누구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앞에서 감동하여
오랜 시간 말없이 보고만 있었다는데, 나는 이 그림 앞에서 그랬다@.@
자세히 뜯어보면 재미있는 부분도 발견되고, 볼 때마다 그림의 표정이 변한다.
<Le Pont d'Argenteuil(Claude Monet), 아르장띠유의 다리>
<Cote Saint-Denis a Pontoise dit Les Toits rouges(Camille Pissaro), 붉은 지붕>
<La classe de danse(Edgar Degas), 댄스 교습>
<Dans un cafe(Edgar Degas), 까페에서>
등장하는 음료는 엡셍트라고 하여, 독하고 한번 마시면 계속 마시고 싶은 술이었기 때문에
주로 노동자들이 마셨다고 한다. 그런데 여성이 마시고 있다는 것은 뭔가 심상치 않다.
회의적인 느낌이 나는 그림이다. 인물이 한쪽 구석에 의도적 배치되어 있고, 왼쪽의 신문지?도 주목해 볼 만함.
<Le dejeuner sur l'herbe(Edouard Manet), 풀밭위의 점심식사>
너무나 실제적인 (미화되지 않은) 벗은 여자와 입은 남자. 마네가 내세우고 싶었던 것은
구성인물 하나하나보다, 조형의 요소를 더 중요하게 여겨달라는 메시지.
사실주의와 인상파의 중간으로 당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넓은 부류의 사실주의라고 볼 수 있다. 주로 파리 시민들, 특히 부르주아 계층과 여성들을 소재로 했다.
<오르세에서 멀리 보이는 세느강과 루브르를 찍다>
문득 한 친구 생각이 났다. 미술 작품 보는 것을 정말로 좋아하니까 같이 왔더라면
서로 얼마나 행복했을까.. 함께 하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
아델의 의견: 파리는 이 루브르와 오르세만으로도 방문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지요.
미술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도, 오르세의 그림들은 대부분 익숙하실 거에요.
파리에 가시면 꼭 한 곳 쯤은 제대로 감상해 보시길 바래요.
미술관을 방문하는 재미도 유럽 여행의 커다란 부분이거든요.
열심히 돌아보고 나면 뭔가 대단한 일을 한 듯한 뿌듯함도 느끼게 되고요 ^-^v
윽, 즐겁게 돌아보고 튈르리를 지나 오페라까지 걸어가는데 웬 수작거는 지방남자?-_-
잘 생겼으면 말도 안 해, 수염 덥수룩히 난 게, 예전 프랑스어 회화 선생을 연상시키는
'아저씨'가 good experience 해보잔다 헉.
그 와중에 같이 식사하면 잘도 음식이 넘어가겠구만 ㅜ.ㅜ
기분도 안 좋은데, 갑자기 비까지 내린다. 건물 밑에 비를 피하고 있으려니
아까의 일 때문에 괜시리 무섭고 처량해진다.
오늘 극도의 희열과 극도의 비참함을 맛보는구나.
첫댓글 오호~ 몇몇 눈에 익은 그림과 귀에 익은 이름이 보이네.. 멋지다..(미술에 관한 조예가 너무 짧은 관계로..정말 몇몇 그림밖엔 모르겠음^^;)
아...진짜 익숙한 작품 많이 본다. 몇개는 내가 몰랐던 부분을 알았고^^ 난 아직도 밀레의 이삭줍기를 못봤는데 ㅜ.ㅜ 작년에 볼려고 할때 일본 건너갔다지..올해는 인간이 많아서 오르세 못갔지...(그날도 공짜였음) 근데..루브르는 두번째 가서 보려니까 보기 싫더라^^; 그림은 어려운게 많은거 같애~ 그래도 좋은걸^^
루브르와 오르세. 우리 아들 넘과 꼭 보고 싶은 곳입니다. 미술에 소질이 있는 아들녀석에세 꼭 보여주고 싶군요. 잘 봤습니다.
<Dans un cafe(Edgar Degas), 까페에서>이 작품...한때 잘나가다가 추락한 여배우를 모델로 했다고 자전거나라 투어때 그러던데...그러구서 보니까 더 불쌍하더라구여..ㅜㅜ 우린 정말 행운아죠?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들을 눈앞에서 보고 왔으니까요..^^ 다시봐도 새롭고(?)좋네요.ㅋ 잘봤어요 아델라이데님!!
우호~~아델의 좋은 설명과 함께 들은 루브르와 오르세구경이였다 ^-^; 혼자 갔을 떄보다 훨씬 재미있는듯...나도 그림은 잘 몰라서..헤헤헤~~*
우와~~ 아델 그림 실컷 보고 간다. 아무래도 우리가 살아온 문화가 문화인지라 Good experience가 좀 안돼지...ㅎㅎ
루브르에서는 그림을 거의 안봐서;;;(6시간 동안 뭘 한게냐!!) 오르세에서는 정말 익숙한 그림보는 재미가 있었지-ㅂ- 나중에 갔었던 베를린 MoMA전도 그렇고.. 호홋..오늘도 재미있게 감상 잘 했어-ㅂ-
미술관 가이드해도 되겠는데요^^ 미술책엣 봤던 그림들을 실제로 봤을때의 흥분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그림을 좋아하시는군요! ^^*
마네.. 모네.. 고흐.. 드가.. 그리고 앵그르와 디비드까지.. 실컷 보고 간다.. 역시.. 사람은 가끔은 그림도 보고 살아야해~~ 땡스~
사진 많~~~~~~~~~다 =_=;; 난 역시 미술관같은건 적응 안되요.. 그래서 영국보다는 프랑스가 좋은 백약이가.. 루브르보다는 대영박물관을 좋아했다는... 그런 전설이... 쿨럭 =_=;; 역시.. 상신형의 덧글도.. ㅋㅋㅋ
그림은 그냥.. 우연히 한번 접하기만 하면 친해지기는 쉬운 것 같아요. 슈헤이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저도 자전거나라투어 했는데 왜 그런 얘길 못 들었는지--? 성우언니 요즘 바쁘고 힘드시다면서요. 기운내세요! 백약아 나는 박물관하고는 체질이 안 맞더라 ㅋㅋ 사람마다 취향이 다른 듯.
앗 안타깝네요... 저도 루브르 갔었는데 그 브뤼겔 그림 못 봤어요.ㅠㅠ.... 도대체 어디있었을까 길눈이 어두워서 루브르에서 막 헤맸거든요. 진짜 아쉬워요.. 빈의 미술사박물관에서 브뤼겔방을 봤을 때 정말 좋았었는데...
리슐리외 관 3층의 네덜란드와 플랑드르 화가 코너에 있어요^^; 저도 미술사 박물관에서 브뤼겔의 그림에 빠졌었는데..
저는 루브르에 있는 중세의 방을 재현해 놓은 곳이 제일 좋더라구요.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