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아니라 사명에 따라 움직이는 바울의 모습이 멋집니다. 바울은 제3차 전도여행(선교여행)을 마무리하면서 예루살렘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밀레도에서 에베소의 장로들과 만나 고별 설교를 하고 작별 인사를 나눈 후 배를 타고 고스(Κῶς, Cos)로 이동합니다. 고스는 밀레도에서부터 남쪽으로 약 70km 정도 떨어진 섬입니다. 이곳은 의사 히포크라테스(Ἱπποκράτης, Hippocrates)와 화가인 아펠레스(Ἀπελλῆς, Apelles)의 출생지로 유명하며, 커다란 의학교(醫學校)가 있었고 유대인들도 많이 살고 있는 교역의 중심지이기도 했습니다. 그 다음날 고스를 떠나 로도(Ῥόδος, Rhodes)와 바다라(Πάταρα, Patara)를 거쳐 베니게(Φοινίκη, Phoenicia)로 가는 배를 타고 구브로(Κύπρος, Cyprus)의 남쪽으로 항해하여 수리아(Συρία, Syria)로 향하여 두로(Τύρος, Tyre)에 도착합니다(1절~3). 아마 배에 실린 물건들을 두로에 내려놓기 위해서 배가 정박한 것 같습니다. 두로에서 이레를 머물다가(4절), 돌레마이(Πτολεμαΐς, Ptolemais)로 가서 돌레마이에 있는 성도들과 만나 하루 동안 교제를 나누고, 가이사랴(Καισάρεια, Caesarea)로 이동합니다(7절). 돌레마이는 현재의 아크레(Acre) 또는 악카(Akka)인데 구약시대에는 악고(עַכּוֹ, Acco)로 불렸었습니다.
가이사랴에 도착한 바울은 전도자(傳道者, εὐαγγελιστής)로 살아가고 있는 빌립 집사의 집에 들어가 여러 날 동안 머무르다가 예루살렘으로 떠나게 되는데(8절, 10절, 15절), 오늘 본문에서는 예루살렘으로 가는 이 여정 속에서 여러번 반복되는 내용이 등장합니다. 그것은 방문하는 도시들에서 여러 성도들이 바울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것을 만류(挽留)했다는 내용입니다. 4절에 보면 두로에 있는 제자(성도)들이 바울에게 예루살렘에 들어가지 말라고 만류합니다. 이렇게 말한 이유는 성령의 감동으로 인한 것이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가이사랴에서도 빌립 집사 집에 묵고 있을 때에 유대에서 아가보(Ἀγαβος, Agabus)라는 선지자가 와서 바울의 띠로 자기의 손발을 묶는 퍼포먼스(performance)를 보여주며, 성령께서 이 띠의 주인이 예루살렘에서 이렇게 결박하여 이방인에게 넘겨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합니다(11절). 이 말을 들은 가이사랴의 제자(성도)들도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지 말라고 만류합니다. 이들은 모두 바울을 걱정하며 바울이 안전하길 원하는 마음에서 바울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지 않길 권한 것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이들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갈 결심을 꺾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바울이 성령을 거스렸다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성령께서 바울에게 예루살렘에 가지 말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예루살렘에 가면 바울이 예루살렘의 유대인들에게 결박을 당해 이방인에게 넘겨지게 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셨을 뿐입니다. 바울은 자기를 만류하는 성도들에게 “나는 주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 결박 당하는 것만이 아니라, 예루살렘에 가서 죽을 것도 각오하고 있다”고 말하며, 바울을 위해 울며 만류하는 성도들에게 자신의 결심을 이야기합니다(13절). 단지 핍박과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이유로 자신이 감당해야 할 사명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아가보라는 선지자가 성령의 말씀을 전할 때에도 “이방인의 손에 넘겨 주리라”고 말하였는데, 이는 바울이 죄인의 상태로 로마에 가게 된다는 것을 미리 알려주는 말씀이기도 하였습니다. 사도행전 19:21에 “이 일이 있은 후에 바울이 마게도냐와 아가야를 거쳐 예루살렘에 가기로 작정하여 이르되 내가 거기 갔다가 후에 로마도 보아야 하리라 하고”라고 기록했었던 것처럼 예루살렘을 거쳐 로마에도 가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울의 말과도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기도 하였습니다.
바울의 결심이 견고한 것을 본 제자(성도)들은 “주의 뜻대로 이루어지이다”라고 말하며 바울을 보내주기로 합니다(14절). 그리고 얼마 지난 후에 여장을 꾸려 가이사랴의 몇 제자들, 그리고 오랜 제자라고 표현된 구브로 사람 나손(Μνάσων, Mnason)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떠납니다. 나손은 바울이 처음에 구브로에 가서 복음을 전했을 때 그리스도인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나손은 예루살렘에 집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바울과 그 일행이 나손의 집에 머물기 위해 나손도 함께 갔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16절).
이렇게 하여 바울의 제3차 전도여행(선교여행)이 끝났습니다. 바울은 기회를 보고 움직이기보다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움직였으며, 주님께서 주신 사명을 이루기 위해 움직였습니다. 아무리 환난과 핍박이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주님께서 주신 사명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서슴지 않고 움직였으며, 성령께서 막으시면 두말없이 순종했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계획이 아니라, 주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사역했던 위대한 사역자였습니다.
우리는 기회를 엿보며 기회가 생기면 뭔가를 하지만, 조금 어려움이 예상되면 포기할 때가 많습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면 달려들지만, 손해 볼 것 같거나 환난이나 고통이 있을 것 같으면 나서지 않으려고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람, 하나님의 종은 기회를 보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명령에 따라, 주님께서 주신 사명에 따라 움직이는 자들입니다. 주님, 기회를 엿보기보다는 주님께서 주신 사명에 합당하게 살아가는 제 삶과 사역이 되게 하옵소서~!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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