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어죽
이 영 희(홍성)
한 남자가 불편한 다리 이끌고 어죽 집에 들어선다
어죽 한 그릇 주세요 주문을 하니
한 그릇은 팔지 않는다는 막걸리 맛 같은
목소리가 공중에서 맴돈다
옆 자리에 앉아 있던 두 여자가 말한다
그럼 저희 삼인분으로 해주시고
나누어 드리면 안될까요 하니
주인여자는 심술이 가득한 눈을 희번덕거리며
아무 말 하지 말라고 눈치를 준다
두 여자는 놀라서 어깨를 움추리며 말을 감춘다
말없이 고개 떨구고 힘든 발을 옮기며 밖으로 나가는 납자
그 뒷모습을 조용히 따라가는 눈동자가 있다
양푼 가득히 담겨진 어죽 속엔 국수가락과 쌀죽
수제비와 민물새우가 탐스럽게 담겨 있지만
혼자라서 쫏겨난 그 남자 생각에
특별한 어죽으로 소문난 어죽은 특별함을 잃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