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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한국인은 밥심? 이젠 육심!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4.03.04. 20:50업데이트 2024.03.05. 01:45
https://www.chosun.com/opinion/manmulsang/2024/03/04/FZEN3OPGQVBUDBW2ZTYTYCTPW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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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동백꽃’ ‘봄봄’을 쓴 소설가 김유정은 결핵을 앓았다. 1937년 봄, ‘돈 백원이 필요하니 우리말로 번역할 만한 탐정소설을 한 권 소개해 달라’는 편지를 친구에게 보냈다. ‘그 돈이 되면 우선 닭을 한 30마리 고아 먹겠다. 그래야 내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 썼다. 그러나 고기 살 돈을 구하지 못한 채 열하루 뒤 세상을 떠났다. ‘지극한 효행’을 뜻하는 단어 ‘할고(割股)’의 원뜻은 ‘자기 다리 살을 떼 부모에게 먹인다’였다. 모두 고기 구하기 어려웠던 시대 얘기다.
▶고기 먹고 병을 이겨보겠다던 생각엔 의학적 근거가 있다. 동물성 단백질은 체내 흡수율이 높아 많은 영양과 에너지를 낸다. 의사들이 큰 병을 앓은 이에게 고단백 육식을 권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1970년대 독일 프로축구에 진출한 차범근은 유럽 선수와 벌이는 체력전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벽돌 크기 스테이크를 매일같이 먹었다. 베트남 국가대표 축구팀이 박항서 감독 지휘로 좋은 성적을 낸 비결 중엔 박 감독이 부임 후 쌀국수 대신 고기를 먹게 해 체력을 끌어올린 것도 있다고 한다. 메이지 유신 때 일본이 외친 것도 체력 단련과 육식이었다.
▶1970년 1년에 5.2㎏에 불과했던 한국인의 육류 소비가 2020년 54.3㎏으로 50년 사이 10배 넘게 증가했다. 명절에나 맛보는 호사였던 불고기와 갈비는 마음만 먹으면 매일 먹을 수 있는 일상 음식이 됐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삼겹살은 한 해 38만t이나 소비한다. 해마다 17만t을 수입한다. 반면 쌀 소비는 꾸준히 줄었다. 1970년 1인당 136㎏이던 것이 2020년 56㎏으로 50년 전의 절반도 먹지 않는다.
▶한국인이 지난 한 해 고기를 1인당 60.6㎏ 먹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재작년엔 고기 58.4㎏과 쌀 55.6㎏을 먹어 고기 소비가 처음으로 쌀을 앞지르더니 당초 2027년에나 도달할 거라던 육류 소비 한 해 60㎏도 넘어섰다. 수북한 고봉밥과 초라한 나물 반찬 앞에 앉아 있던 우리가 한 세기 만에 육식 민족으로 탈바꿈했다.
▶70여 년 전 남북으로 갈라진 뒤 양쪽 발전상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 중 하나가 고기 소비 격차다. 2012년 북한의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이 13.2㎏이었다는 통계가 있지만 탈북민 얘기를 들어보면 전혀 다르다. 주요 농사 수단인 소를 잡아먹으면 사형당하는 나라가 북한이다. 돼지고기 한 덩이를 솥에 끓여 멀건 국물을 온 가족이 먹는데, 1년에 몇 번이면 괜찮은 집이라고 한다. 북 주민들도 고기를 마음껏 먹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김태훈 기자 논설위원
ALS
2024.03.04 22:23:53
일제 때, 한국 단편소설엔 빈곤문학이라는 별스런 장르가 형성돼 있었다. 예전에 읽은 터라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이 아마 그 대표작쯤이 되지 않을까 추측된다. 그들 소설 중에서 특별히 기억나는 대모은 굶주려 죽는 어린 아이에게 무엇이 제일 먹고 싶으냐고 물으니 국수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그는 기어이 국수를 구경조차 못 하고 숨을 거둔다. 제목이 뭔지, 작자가 누군지조차 잊었지만 지금도 가끔 국수를 먹을 때엔 그 생각에 우울할 때가 있다. 그때 그 아이 입에서 왜 고기나 고기국이 아닌 구수란 말이 나왔을까? 그것은 먹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까마득하게 멀고 먼 곳에 있는 귀하디귀한 음식이라 감히 생가도 못 했기 때문이다. 그런 고기가 지금은 너무 흔전만전이다. 지금도 당장 통닭을 시키면 먹고 남을 만큼의 분량이 현관 앞에 도착한다. 냉장고 안에는 아마 생선 따위 해산물도 선택을 받지 못해 오랜 시간 머물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한국인, 너무 행복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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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아재
2024.03.04 22:17:11
이밥에 소고깃국 준다는 북한 김씨 3대는 언제 약속을 지킬려나? 북한 주민들은 왜 약속도 안 지키는 김씨 일가의 지배에 굴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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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由
2024.03.05 02:24:46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띄고 이땅에 태어나 훌륭한 지도자들을 만나 민족중흥을 이룩한 자랑스런 국민들입니다. 우리의 가장소외된 북한에 거주하는 우리국민들도 우리의 자랑스런 지도자들이 이끌어준 자유민주주의체제로의 평화통일을 이룩해 한반도와 그부속 도서에 거주하는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이 함께 잘사는 나라를 이룩하는게 우리의 마지막 역사적 사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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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_Hwang
2024.03.04 22:30:28
쌀밥주식 위주의 식사문화 개선이 필요하기는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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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이어
2024.03.04 21:49:49
종합검진을 하니 단백질이 많이 부족하다고 나왔다. 의사는 고기를 삶아서 끼니마다 세 쪽 정도 먹으라는데, 고기가 당기지 않는다. (식물성 단백질, 생선, 산양유등으로 보충...) 한국인 1인당 고기 소비가 60.6kg 이라니! '그 많은 고기를 누가 다 먹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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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4.03.05 05:04:48
고기 싫어하는 사람 없지만 육류 즐기는 음식 문화 때문에 가축 사료 재배와 배설물 배출로 지구 환경 오염이 점점 심해진다. 너무 육류 즐기는 생각은 좀 바꿔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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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식
2024.03.05 05:28:00
한때 우리국민은 밥심으로 살아 왔는데 이제 일인당 고기58.4키로 쌀 55.6키로 고기 소비국이 돼였다 1937년 자기다리의 살을 떼어 부모에개 먹였다는 효심시대가 고기를 먹으며는 만병을 고처다는 나의 세대 경험인데 감회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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