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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나는 그 2년이라는 시간동안 잠만 잤다. 그 사이에 일어난 일은 모르지만 나의 다른 영혼과 눈이 그 동안의 일을 다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또... 8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나는 그 동안에 예전처럼 긴 잠을 자지는 않았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무예를 닦고 학문을 증진했고... 이 시대의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산 것이다. 다만 내 신분이 대상의 아들이라는 정도?
전에도 한 번 언급했지만 나의 이 시대의 이름은 제갈 란이다. 이 난이라는 이름에 대한 일화가 상당히 재미있다.
내가 이 세계에서 태어났을때... 그때 용의 형상을 한 기운이 내 몸을 감싸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얼굴을 보니 (본래는 갓 태어난 아이의 얼굴을 보고 성별을 어떻게 짐작하냐 만은 내 얼굴은 그 당시도 여아의 얼굴이 확연하게 드러났다고 한다.) 여아가 아닌가? 실망한 사람들은 그래도 항상 절개를 지키라는 뜻에서 난이라는 이름을 주었다나? 그런데 6개월 후... 그 용의 기운이 사라졌는데 보니 남아가 아닌가? 하지만 이미 지은 이름을 바꾸기도 뭐하고 (물론 아명으로 하고 이름을 바꿔도 되지만 내가 전에 깨어났을 때가 그 용의 기운이 사라진 바로 다음 날이었다고 한다. 그때 내가 내 이름에 불만이 없었다고 하니 바꾸지 않았다고 한 것이다.) 해서 그대로 이름을 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이름인 字(자)는 天上이었다. 字가 좀 유치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모든 이의 위에 존재하라는 아버님의 뜻인 것이다. 그리고... 9살 주제에 신동이라 불려 도호가 있었다. (어린놈이 도호를?) 바로 美龍(미룡)이었는데 아름다운 용. 외모 때문에 美자가 붙기는 했지만 내 실력과 이름에 대한 일화 때문에 뒤에 龍자가 붙게 된 것이다.
삼촌이신 제갈 량과 함께 집안의 二龍이라 불리우니 나에게는 무한한 영광 (설마 그토록 뛰어난 제갈 량과 어깨를 나란히(?)하다니...)이기도 했다.
어쨌든... 나는 오늘도 병법서를 읽거나 검술을 배우기도 했다. 이 것들이 내 머리에 쑥쑥 들어 오는 것으로 봐서 전에 꿈에서 보았던 (솔직히 이것도 꿈일지도 모른다.) 제갈 공명이라는 혼이 나를 엄청난 놈으로 만든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검술 수련을 끝낸 후 몸을 씻은 후 마루에 나와서는 병법서를 읽기 시작했다. 방안에서 읽는 것도 좋겠지만 이렇게 밖에 나와 읽음으로서 병법도 알고 자연의 기운도 흡수한다는 것이 일거양득이 아닐까?
"제갈 공자님. 뭐하시는 거죠?"
청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보면 시녀가 말하는 듯이 보이지만...
"아하하... 누님. 그렇게 목소리 낸다고 해서 내가 못 알아 볼 줄 알아요?"
"에이... 시시해. 난이는 너무 재미없다. 소현이는 심심하단 말야."
"에휴... 나보다 4살이나 많으면서 어떻게 된 게 정신연령은 나보다 더 어린것 같으니..."
"뭐야? 말 다 했어? 내가 어린게 아니라 니가 너무 어른스러운 거라구!"
"네, 네. 어찌 누님의 말씀이 틀리시겠습니까?"
그렇게 하며 나와 소현이라 이름을 밝힌 여아가 웃음을 터뜨렸다.
제갈 소현... 바로 나의 누나이긴 하지만 함께 있으면 자매로 보이기도 한다고 한다. 어떻게 된게 이 세계에 와서까지 모습이 이런 거야!
제갈 소현의 字는 성아(뜻은 알아서 해석.) 나중에 붙는 호는 관미(사람의 관상을 잘 보는 미녀라나?)로 여아이고 시대가 시대인 만큼 무예는 익히지 못했지만 책을 많이 읽어 똑똑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관상을 잘 본다는 것이다. 그녀에 대한 일화는 너무 많아서 생략하도록 하겠다. 단지... 그녀는 누구에게나 자애스러운 미소를 보여주지만 항상 거리를 두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나에게 만큼은 꺼리낌 없는 행동을 보이기도 하는 것이 특징이다. 마치 전 세계의 나의 누님과 같이 말이다. 내가 말했듯이 나보다 4살 위의 누나이다. 14세.
그렇게 한참을 웃던 누님이 나에게 물었다.
"난이야. 그런데 지금 뭐하는 거야?"
"응. 이건 손자 병법서인데... 누나도 이게 뭔지 알지?"
그러자 누님이 알겠다는 듯이 말을 한다.
"아... 그 전국시대때 유명한 전략가인 손무가 썼다는?"
"응. 원본은 지금 동오의 주군인 손권이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견본은 많이 있으니까..."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무슨 생각을 그리도 하니?"
"흠... 여기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구절이 있잖아... 뭐 물론 전쟁터에서 이 구절은 천금과도 귀한 말이겠지만 이게 꼭 전쟁터에만 필요한 말들이 아니라... 우리가 평소 살아가는데도 필요한 말들이 아닌가 해서..."
"역시 공자님이시군요! 어린 나이에 그런 깊으신 생각을 하시다니..."
갑자기 나의 뒤에서 한 청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나의 학문사부이다.
이 자도 설명할 필요성이 있겠다.
이 준... 字는 사혼(정확한 뜻은 자신만이 안다.)으로 나의 아버지 제갈 성의 부하이며 수제자이다. 검술도 뛰어나지만 학식이 풍부하고 특히 상업쪽에는 엄청난 두되는 자랑하기 때문에 제갈 성의 신뢰를 받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그는 항상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으며 임기응변에 강하다. 호는 금화두(금화를 불러들이는 머리라나? 이 이름에서만 해도 그의 능력을 평할 수가 있다.)로 낙양 출신이다. 나이는 아직 24세 밖에 되지 않았다.
"사부!"
"두 분다 안녕하신 것 같군요."
"네."
우리가 대답을 했다. 이 구절만 봐서도 우리가 이 청년을 얼마나 따르는 지 알 수가 있을껄? 뭐... 이 사부는 내가 존댓말을 하는 몇 안 되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사부. 그 동안 어디 가셨던 겁니까?"
"하핫. 주인님을 따라 강동쪽을 좀 다녀왔었죠."
"아, 그렇군요."
"그나저나... 역시 신동이시라 할 만 하시군요. 아직 어린 나이에 그런 깨달음을..."
그러자 머쓱해진 내가 대답했다. 아무리 겉 모습은 10살이라지만 합해 보면 사부보다 더 많이 살았다구요!
"별거 아니에요. 그냥 생각해 보다 보니까..."
"아닙니다. 그 나이에 그런 깊으신 생각을 가지고 계신다는 것 부터가 다른 것이죠. 그건 그렇고... 제가 없을 동안 공부를 많이 하셨는 지요..."
"그럼요, 사부."
그 말을 끝으로 분위기가 좀 어색해졌다. 사부의 안색을 본 누님이 물어봤다.
"이 사혼. 뭔가 할 말이 있으신 듯 한 것 같은데요."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는 좀 거리감이 있는 표현이다. 그 말을 들은 사부는 조금 망설이더니 내게 말했다. 역시... 무슨 할 말씀이 계셔서...
"그렇습니다. 란 님. 지금 즉시 주인님께서 오시라는 명을 내리셨습니다."
"아버님께서?"
그러자 사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무슨 일인지..."
"그건 가 보시면 알게 되실 겁니다."
사부가 뭔가를 숨기는 듯 했지만 나는 어쨌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버지께서 부르셨다면 뭔가 이유가 있겠지...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소현님도 같이 오시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그래요? 그러도록 하죠."
그리고 우리는 제갈 성... 아버지의 거처로 가기 시작했다.
제갈 성. 그의 字는 공염. 양양 태생으로 호가 태상(큰 상인)이다. 원래는 양양에서 살고 있었지만 자신의 아버지가 장사(형주 남부 4성중 한 곳으로 촉의 오호대장군인 황충이 이곳에서 관우에게 사로잡혀 부하로 들어옴. 그 외에 장사성은 손견이 거병을 한 곳으로도 유명함.)로 내려오면서 함께 오게 되었다. 그리고 그 후 사람들을 모으면서 장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낙양 출신인 이 준이 휘하로 들어오면서 더 큰 상단이 된 것이다. 그렇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나의 아버지라는 것. 그리고 그가 제갈 량의 사촌 형이라는 것이다.
"주인님. 공자님, 공녀님께서 드셨습니다."
"아버님. 소자, 들어가겠나이다."
"소녀도 들겠나옵니다."
"그래. 준이도 함께 들어 오거라."
"네."
그 방 안에는 아버지 이외에 또 다른 사람이 있었다. 사부보다는 약간 나이가 많은 듯 했는데... 역시 내가 아는 사람이다.
이 인물도 설명할 필요가 있겠다.
바로 송 무라는 사람으로 字는 경의다. 이 준과는 친우이자 동료. 검술이 대단히 뛰어난 자로 그가 상단 경비의 대장을 맞은 후로는 물품이 제 시간에 납품되지 않는 일이 없었다. 한 예화로 상단을 노리고 온 도적들100여명을 혼자서 베어버렸다는 일화가 있다. 그것도 단시간 안에...
그리고 또 나의 무예사부이기도 한 그는 머리는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항상 침착하고 상황 대처가 빠른 인물이다. 항상 여유가 있고 미소를 띤 모습이지만 한 번 화가 나면 아무도 말리지 못한다. 호는 귀혼검으로 형주 일대에는 모르는 사람들이 없었다. 여강 출신으로 현 나이는 27세.
"안녕하셨습니까? 란 공자님. 소현 아가씨도 안녕하셨는지요."
내 무예사부라는 사람이 입을 열었다.
"그럼요, 송 사부. 사부께서도 안녕하셨겠지요?"
"하핫. 저야 뭐 특별한 일이 있겠습니까?"
"그렇군요."
그때 나의 아버지인 제갈 성이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을 했다.
"너는 여전하구나. 아버지 보다는 사부들이 먼저라니..."
"에이. 아버지. 질투하시는 것은 아니겠죠?"
"뭐? 허헛. 그럴 리가 있겠느냐?"
나와 아버지는 그때 시대로는 이해되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운 부자사이였다. 아버지의 성품이 그러했으니까... 원래 세계의 아버지보다 훨씬 나은것 같다.
"아버님. 그 동안 안녕하셨어요?"
"그래. 그래도 역시 소현이 밖에 없구나.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라는 놈은 지 사부들만 눈에 보이니..."
"그래요? 제 눈에는 난이 밖에 안 보이는 데요?"
"뭐? 소현이 너도 나를 배신하는 구나! 으윽..."
그렇게 이런 저런 대화가 오고 가며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제갈 성. 성품이 호탕한 자로 항상 보아오는 부자, 부녀 간의 사이를 보며 어떻게 가족기리 저리 딱딱하게 구는지 생각하는 사람. 그래서 자신의 자녀들에게 만큼은 허물없이 대하는 사람이다.
"그나저나... 아버님. 무슨 일로..."
"아. 아직 말을 안 했군."
"말씀하세요."
"흠... 그래. 내가 너희를 부른 이유는 지금 즉시 양양으로 떠나라는 말을 하려고 불렀다."
"네?"
나와 누님은 갑자기 나온 아버지의 말씀에 눈을 크게 뜨고 놀라서 되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양양으로 떠나라니? 혹시...
"아... 오해는 말거라. 바로 양이를 찾아 가라는 말이니까..."
"네? 숙부(대충 그렇게 불렀다.)님을 찾아 가라고요?"
"그래. 양이에게 가서 배우며 실력을 키우도록 해라."
"하지만..."
왠지 불안감이 몰려왔다. 잘은 모르지만 말이다.
"그리 하도록 해. 준이가 학식이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너는 난세의 영웅이 될 하늘의 뜻을 받고 태어났다. 더 이상 이런 곳에 머물게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양이에게 가서 가르침을 받도록 해라."
그 말이 사실이었다. 아무리 사부라고 하지만 희대의 천재라고 불리우는 나의 숙부인 제갈 량에 비하면 하늘과 땅 차이였으니까... 그래도...
"그리고 소현이도 함께 가거라."
"아버님의 뜻이라면... 소녀 따르겠사옵니다."
"그래. 그리고 준이와 무가 너희를 따라 갈 것이니 걱정은 말고."
"그, 그런... 알겠사옵니다. 그럼 언제..."
아무래도 누님과 두 사부들까지 보내는 것 보니... 내 짐작이 맞을 수도... 사부들의 표정을 보니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한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약간은 일그러진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지금 당장 출발하라! 사혼, 경의. 빨리 채비를 차려 두 아이를 데려가라!"
"명을 받들겠사옵니다."
그렇게... 갑자기 뜻하지도 않은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전에 준비가 있었는지 채비를 빠른 시간 안에 준비되었다. 상당히 많은 돈이 준비되었다. 자그마치 금화 50만 냥이 준비가 된 것이다. 아무래도 무슨 일이 일어난 것임에 틀림 없었지만 나는 불안한 마음을 뒤로하고 빨리 챙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건 너무하잖아? 아무런 얘기도 없이 떠나라니...
준비가 끝나가자 나는 사방을 둘러보았다. 저 멀리서 살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인지 두 사부와 아버지의 표정에서도 급한 마음의 표정이 드러났다. 이대로... 떠나라고?
"난아... 이걸 가지고 떠나거라."
"이, 이것은..."
아버지가 준 것은 가문 대대로 전혀져 내려오는 보검과 목걸이였다.그 보검의 이름은 성천검. 검신은 4척이며 그 밑까지 합쳐서는 6척 (약180cm)이나 되는 좀 큰 검이였다. 이때 난이의 키가 160cm에 가까운 또래 중에는 좀 큰 키였지만 들고다니기에는 무리가 있던 것이다.
그리고 목걸이는 진귀한 보석이 박혀 있기도 했지만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것으로 그것을 차고 있으면 어떤 공격에서든지 몸을 보호해 준다는 신기였다. 마지막으로 반지는...
"이것을 우리집 장남인 너에게 맡기마. 이제 되었으니 이만 떠나거라!"
"어, 어떻게 이것들을... 이건 집안의 가보..."
"별말은 필요 없다. 어서 떠나라!"
"그, 그렇지만..."
그러자 아버지가 엄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내가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아버지의 말을 거역할 셈이냐?"
그의 화난 모습을 본 나는 감히 거역할 수가 없었다. 비록 뭔가가 불안하기는 했지만...
"아, 알겠사옵니다. 소자 받들겠나이다."
"그래. 이제 그만 떠나거라!"
"알겠사옵니다. 그럼 이만..."
내가 마지막 인사를 올리고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아버지는 이게 자식과의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듯 했다. 나의 느낌도 그랬으니까... 마치... 죽음의 사신이 다가오는 것 같은 표정이었으니... 하지만 그런 것을 알고도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다만 아버지의 말씀대로 여기를 빨리 떠나는 것만이 유일한 도움이 되려나?
"난아..."
"어머님..."
나의 어머니. 초 선홍이라는 사람으로 신분은 평민이었다. (제갈 성도 평민이었으니까 뭐 상관 없지.) 남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인망이 높았다.
"아마도 이게 마지막일 듯 하구나..."
역시...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어머님?"
"아니다. 너는 신경쓰지 말거라."
"어머님!"
"너는 그저 아버님께서 시키신 대로만 하면 된다. 이 후에 우리가 어떻게 되었다는 소리가 들리든 어쨌든 간에 너는 신경쓰지 말거라."
"어머님..."
"어서 가거라."
나도 어느정도 일을 눈치 채기는 했지만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그저 부모님의 말씀에 따를 수 밖에... 지금 도움이 안 되는 이상 나중에 복수를 하는 수 밖에 길이 없었다.
"알겠사옵니다, 어머님. 그럼 부디 옥체 보존하옵소서."
그게 말이 안 된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나였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우리 가족이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 거지?
"그래. 빨리 가거라."
그렇게 어머니도 나의 마지막 뒷모습을 보며 눈물을 훔치는 것이 보이는 것 같았다.
한 시진 후.
갑자기 장원 끝에서 복면인 여럿이 나타났다.
"대장. 아무래도 눈치를 못 챈 것 같군요."
그러자 그 대장이라 불린 자가 말했다.
"그렇군. 제갈 성. 오늘이 너의 재산날이다. 자, 장군의 영을 따르도록 하자."
"네!"
그 말과 함께 여러 수하들이 몸을 날렸다. 그리고...
사방이 비명소리와 피로 번져갔다. 모두들 무참히 죽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장원 밖에 지나가는 사람들은 전혀 이 소리를 듣지 못한 다는 것이였다. 바로 소음을 막는 진을 설치해서 그런데 구체적인 것은 나오지 않았다.
"제갈 성. 너의 목을 가지러 왔다."
복면인 중 대장이 제갈 성의 침실에 쳐들어 갔다.
"그래. 기다리고 있었다. 채모의 개들."
"헉... 알고 있었느냐?"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채모의 더러운 개들같으니..."
"이... 감히 장군님의 수하인 우리를..."
그러면서 대장이라는 자가 덤벼들었다. 그렇지만 제갈 성도 무예가 상당한 지라 비등한 싸움이 계속 되었다.
그때 복면인 수하들이 피범벅이 된 채 이쪽으로 왔다. 분명 자신들의 피는 아닌 듯 했다.
"대장. 꼬마들과 금화두, 귀혼검이 없습니다."
"뭐라고? 이... 제갈 성!"
"후훗... 이미 올 줄 알았는데 대비가 없었겠나? 이미 떠난지가 하루가 지났다. 그리고 우리 가문의 가보인 사신의 목걸이와 미지의 반지(그 능력을 아무도 모른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 성천검은 내 아들이 가져갔지. 내게 사신의 목걸이를 부릴 자격은 없었지만 내 아들은 충분히 그 자격이 있을 터. 그리고 사혼과 경의도 함께 있는 이상 너희들이 가봐야 죽음 뿐 일 것이다."
"이런 젠장할... 애들아! 이 둘을 죽여라! 아니, 제갈 성을 죽을 만치 상처를 남긴 후에 그가 보는 앞에서 저년을 겁탈해 버려라! 보아하니 상당히 미녀로군! 후하하핫! 빨리 실행하거라!"
"네!"
사실 난이와 소현이의 어머니인 초 선홍은 나이가 아직 29세 밖에 되지 않았다. 14세때 제갈 성에게 시집온 까닭이였다.
어쨌든 나이도 젊기도 했지만 상당한 미녀라는 것도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였다.
"이거 놔라! 뭐하는 짓들이냐!"
"흐흐흐. 제갈 성. 너의 아내가 죽는 꼴이 보고 싶지 않다면 검을 내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런 비겁한 놈들..."
어디서 끌어 왔는지 수하 복면인이 초 선홍을 데리고 온 것이다. 제갈 성은 어쩔 수 없이 검을 내려 놓았고 그 다음에는...
퍼억
"억!"
"여, 여보!"
그렇게 여러대를 맞다 보니 아무리 제갈 성이라 하지만 거의 반 죽음이 되다시피 했다.
"후후후! 좋아! 니 놈이 보는 앞에서 니 아내를 겁탈해 보지!"
역시... 이런 놈들은 항상 이런 패턴이다. 어쨌든...
그러더니 초선홍에게 다가가서는 옷을 찢기 시작했다.
찌익
"뭐, 뭐하는 짓이냐? 이 치한 같으니..."
"후훗... 치한이라... 그럴 수도 있겠군. 맘대로 욕해 봐라! 어쨌든 남아나는 것은 겁탈당한 몸일 뿐이니까... 하하하핫!"
"이 비열한..."
그렇게 반항을 했지만 그 복면인의 대장에 의해 옷이 다 찢겨 나가고 나신만이 자리했다.
"내 아내에게 뭐한는 짓... 커헉!"
제갈 성이 소리를 쳐 보았지만 곧 응징이 뒤따랐고... 곧 그 복면인이 옷을 벗고는 아내를 겁탈하려는 것을 보았다.
그 복면인은 초 선홍의 위에 올라서는 마음껏 그녀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흔한 신음소리도 나지 않는것이 아닌가?
그것도 모르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서는 열심히 일을 하던 그 복면인은 곧 그녀의 입에서 피가 흘러 내리는 것을 보았다. 바로 혀를 깨물고 자살한 것이다. 그녀는 옷이 찢겨 나가 나신이 된 자신을 보며 치욕스러운 짓을 당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는 바로 자살해 버린 것이다.
"이... 여보... 젠장할... 다 죽어라!"
그 장면을 보던 제갈 성은 이성을 잃고 날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전에 구타를 심하게 당한 지라 그도 결국에는 복면인들의 검 아래 자신의 아내를 따라 저승으로 가게 되었다.
복면인들은 선홍의 나신을 보며 군침을 흘렸지만 죽은 사람을 강간할 수도 없고 상관의 명령도 한 몫을 해서 다들 밖으로 나왔다.
"너희들은 남은 놈들은 모두 죽이고 이 집안의 돈 될 만한 것들을 찾아 보아라!"
"네!"
어느 정도 후... 주인이 죽은 후... 그 후에 조금씩 생명들이 사라져 나갔다.
"없습니다."
"뭐라고? 대 상인의 집에 금은보화가 없다?"
"네! 장식품들도 모두 팔렸는지 없었고 금화같은 것들은 눈에 띄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시녀들의 옷을 벗겨보니 숨겨논 것들이 몇개 있기는 하지만..."
잔인하고 악독한 놈들... 이 놈들은 금은 보화를 챙긴 게 아니라 반반한 시녀들을 강간하고는 죽인 후에 달려와서는 이렇게 말한 것이다. 참... 세상이 어쩌려고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이 난세에는 흔히 있는 일이지만 좀 심하기는 하다.
"쳇... 그 딴걸 어디다 쓰려고 그러느냐? 모두들 물러가자! 야! 너희들은 좀 남아서 집을 아예 불태워 버려라!"
"예!"
"젠장할... 채모님께 돌아가면 뭐라 드릴 말씀이 없군. 이 집안의 재력을 털어서 채모님께 바치려고 했는데 그것도 없고... 안 주인이 미녀라길래 한 번 즐겨본 후 바치려고 했는데 그것도 자살을 하고... 하긴 그 계집은 끌려가기 전에 자살을 했을 테니... 오늘은 되는 일이 없군..."
그렇게 말을 하며 복면인들은 사라져 갔다. 그 장원의 불길을 뒤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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