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가족의 태그교실 - 동킥 (alsgml00000@hanmail.net)
순한양처럼
"우와~여기야?!"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커다란 궁궐 같은 집은 아니었다.
그저 오목조목하게 우아하게 부드럽게 살 수 있는.. 그런 곳이었기 때문이다.
현아는 쀼루둥한 표정은 금새 잊고 폴짝폴짝 뛰며 담 넘어 집을 구경했다.
나 역시 귀신에게 홀린 듯 침을 질질 흘리며 문을 바라 보고 있었다.
"누군데, 남의 집 앞에서 침 흘려?"
나의 몽롱한 꿈을 확 깨트리는 말이었다.
침을 소매로 닦고 말이 들리는 쪽으로 바라보았더니,
벽에 기대어 아니꼽다는 듯 바라보는 한 녀석이 있었다.
"여기가 너희집이니?"
녀석은 짜증난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댔고,
방방 뛰어 놀던 현아도 그제서야 내 뒤에 숨어섰다.
우린 자매다. 동시에 저 놈의 야리꾸리한 오로라를 느꼈던 것이다.
"그건 알 필요 없어,"
어깨를 툭-이 아닌 퍽-치더니, 벨을 누른다.
벨을 누르자 마자 어떤 아줌마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팅-하는 소리와 함께 녀석은 발걸음을 옮겼다.
현아는 뒤에서 살이 부룩부룩 쪄 있어 힘들어 하는 살들을 꼬잡아 댔고
나는 현아를 노려보며 녀석의 뒤를 따랐다.
"해인이 일찍 왔네~"
아줌마가 박수를 쳐대며 방긋방긋 웃으셨고,
그걸 아는지 모르는 지 매섭게 째려보며 2층으로 올라가는 녀석.
아무래도 싸가지를 밥그릇에 담아 먹는 거 같았다.
초절정 내가 본 싸가지 중에 저런 싸가지는 처음 봤기 때문이다.
우리 둘의 존재를 잊었는지, 아니면 몰랐는지
몇 분 뒤에서야 나와 아줌마는 눈이 마주쳤다.
"너희들이...현서,현아니?"
"...네"
아줌마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우린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고,
아줌마는 쓴 웃음을 지으시며 우리를 반갑게 맞이 하셨다.
"잘왔어~여기가 너희들이 지낼 곳이란다! 아줌마가 방도 이쁘게 꾸며놨단다!"
나의 등을 그냥 마구 밀듯이.. 그렇게 2층으로 끌려왔다.
구석에 박힌 방의 문을 여니, 분명 공주풍일 줄 알았지만 그냥 심플했다.
그리고 귀여운 2층침대까지 정말 오목조목한 그런 심플방이라고나 할까?
"언니! 내가 2층할거야!!"
분수도 모르고
현아는 어린애마냥 좋아하며 2층을 혹여나 내가 뺏을까 싶어 냉큼 뛰어올랐고
나는 부끄러워 얼굴을 붉힌 채 현아를 째려보았다.
아량곳하지 않고 무시해버리는 현아를 난 이길 수 없었지만,
"여기는~ 현서와 현아가 쓸 책상이랑 옷장이랑~"
"감사해요.근데.."
"응? 궁금한 거 있니?"
하면 안 되는 말이었을까?
"저희가 왜 여기 있는 거죠?"
...
순간 침묵으로 나는 그제서야 내가 실수를 했다 싶어 고개를 숙였고,
아줌마는 나의 어깨에 손을 얹고 속삭이셨다.
"너희들과 나는 하늘이 이어준 운명이니까.."
아줌마의 속삭임은
시간이 지나도 잊을 수 없는
한마디가 되어버렸다.
"그럼~ 옷 정리하고 1층으로 내려오렴!"
아무일 없다는 듯이 방긋방긋 웃으시며 나가셨다.
"언니, 뭐래?"
"응?아무것도 아니야! 빨리 짐 정리하자."
짐을 정리하다보니,
순간 신호가 왔다...큰 거.... 귀엽게 말하자면 응가라고나 할까?
"혀,현아야..."
"언니! 아파? 왜 땀을 흘리고 그래!"
현아는 나의 응가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의 땀을 닦기 바빴고,
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응...가..."
"뭐야? 빨리 갔다와."
"흐흐.."
첫댓글 야리꾸리한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