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근이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힙합맨 ’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일과 생각이 힙합에서 시작해서 힙합으로 끝난다. <뉴 논스톱>을 촬영할때 같은 또래 연기자들끼리 나이트 클럽에 놀러간 적이 있었다.동근이는 댄스 곡이 나올 때는 꿈쩍도 안하다가 힙합이 나오자 무대에 올라 놀라운 춤솜씨를 보여주었다.어디서 그런 리듬감이 나오는지 …. 동근이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트로트를 좋아했지만 동근이를 만나 힙합을 알게 되면서 ‘힙합바 ’라는 곳도 처음 가봤다.
동근이를 처음 만난 것은 <뉴 논스톱>을 촬영하면서부터. 우리 두 사람은 연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동근이와 나는 다른 출연자들에 비해 말수가 적었다. 친해진답시고 많은 술자리를 가졌지만 단둘이 만났던 적은 별로 없다.동근이는 술을 잘 마실 것 같지만 좋아하지도, 즐기는 편도 아니다.
그것부터 많은 사람들의 선입견을 깬다. 늘 술을 적당히 마시니까 오버하는 모습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어떤 자리에서건 처음과 끝이 같다. 당시 둘 다 여자 친구가 없었기 때문에 나는 어떻게 하면 여자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소주잔을 비웠다.하지만 동근이의 관심사는 춤, 운동 그리고 연기가 전부였다.
동근이는 터프한 외모와 달리 꼼꼼하고 계획적인 스타일이다. 내색은 안하지만 누구보다 생각을 많이, 깊게 하는 고독파이다. 요즘 출연하는 드라마를 보면 얼마나 연기를 잘 하는지 알 수 있다. 정극에서의 오랜 경험과 시트콤의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잘 조화시켜 보여주고 있다.
사실 재작년 8∙15 특집극 <선감도>에서 동근이의 연기를 보고 감탄한 적이 있었다. 일본군 수용소에 형제가 갇혔는데 맏형이 동근이였다. 어려움 끝에 수용소를 탈출하다 죽는 역이었는
데 시트콤 연기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라 사실 많이 놀랐다.
같은 연기자로서 부러운 점이 있다면 집중력이 강하다는 것. 자기가 맡은 역할에 대해서는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예를 들어, 시트콤에서 본인이 납득이 안되는 황당무계한 대본이 나오면 스스로 애드리브를 설정해 연기한다. 또,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데 일단 감독님이 주장하는 대로 연기를 하다가도 아니다 싶으면 몇 번이고 재촬영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만큼 자신의 연기에 대해 철학과 고집이 있다.
완벽주의자라기보다는 누구보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라는 게 맞는 표현인 듯싶다.
나는 아직도 동근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꿰뚫어 보지 못한다. 사석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싫든, 좋든 감정을 내색하지 않는다. 하지만 누구보다 ‘끼 ’가 많은 친구라는 건 확실하다. 연기에 관해서도 그렇지만 춤과 음악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면 저런 것이 말로만 듣던 ‘끼 ’로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가끔 안부 전화를 해오는 것을 보면 착한 구석이 많은 후배다.
임청정이 말하는 동근
많은 사람들이 나와 동근이가 영화 <해적,디스코왕 되다>를 찍으면서 만난 줄 안다. 하지만 우리는 꽤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우리 ’라는 표현보다는 내가 양동근이라는 사람
을 먼저 알아보고 관심을 가졌다는 게 옳은 표현일 거다. 처음 동근이를 만난 것은 2년 전 <뉴 논스톱>을 찍으면서다.
카메오로 몇 번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처음 만났다. 동근이가 아역 배우 출신이라고 알고 있었던 터라 막연하게 나보다 훨씬 나이가 어린 친구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실제 나이는 여섯 살이 어리지만 배우로 데뷔한 것은 동근이가 나보다 1 년 먼저다.
동근이의 첫 느낌은 뭐랄까 과묵하고, 신비스러웠다. 늘 주변 사람들과 어울렸던 나와는 다르게 동근이는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실제의 자신과 전혀 다른 ‘구리구리 양동근 ’역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는 것을 보면서 ‘연기자는 연기자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모르는 사람과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성격이 본인은 불편하다고 말했지만 난 연기자로서 그런 신비스러움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전혀 다른 이미지라 부럽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늘 피곤하고, 힘들어도 남을 배려한답시고 웃으며 앞에 나서야 하는 역을 자주 맡는 나와 다르게 동근이는 묵묵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중심을 지키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연기와 노래를 병행하게 되면서 음악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는 기대도 했었다. 하지만 영화를 함께 찍으면서 음악 얘기를 한번도 하지 못했다. 아니 할 수가 없었다. 동근이는 자신은 가수가 아닌 댄서라고 말했다. 나는 그런 점이 참 맘에 들었다. 동근이는 짧고 어눌한 말투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만 내용을 보면 고집이 있어 신뢰를 갖게 한다. 영화를 찍으면서 많이 친해졌다. 친해지고 나서 ‘이런 점은 내가 잘못 알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여러번 했다.
요즘 동근이를 보면 2년 전 처음 봤을 때보다 훨씬 커버렸다는 느낌을 받는다. 연기나 음악을 할 때의 모습을 보면 자신감이 엿보인다. 동근이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shy guy ’다. 새로운 일을 할 때 얼굴부터 붉어지는, 수줍음을 잘타는 사내가 바로 양동근이다. 그는 낯선 것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는 순진한 속내를 가졌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기가 좋아하는 일, 춤이나 연기에 대해서만큼은 철저하게 주관을 내세운다.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는 내가 아닌 누구도 신경 안쓴다. 눈치도 안본다. 내 몸과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하고 표현한다. 그렇기 때문에 하는 일에 대해 후회하기보다는 자기 스스로에게 만족하며 살 줄 안다.
동근이는 쿨한 녀석이다. 어눌한 말투, 반항아적인 눈빛으로 감추어져 있지만 누구보다 상처받기 쉬운 여린 구석도 있다. 친해지기가 쉽지 않지만 일단 친해졌다고 해도 자신의 전체를 드러내는 성격은 아니다. 한마디로 알면 알수록 정체 파악이 안되는 사람이 바로 동근이다. 그래서일까. 동근이를 보면 외로움을 즐기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묵묵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서고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에 대해서는 계산하지 않고 덤빌 줄 아는 순수한 모습을 가진 사람이 내가 아는 양동근이다.
김민식 PD가 말하는 동근
구리구리 양동근, 하면 나는 ‘청춘 시트콤 <뉴 논스톱>중흥의 견인차 ’라는 표현을 먼저 떠올린다.
연출가의 입장에서 다양한 인물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청춘 시트콤을 어느 연기자 한 명에 의존해 만들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양동근이란 인물이 없었다면 청춘 시트콤 <뉴 논스톱> 역시 없었을 것이라 단언한다.
<남자 셋 여자 셋>이후 방송 3사에서 만들어낸 많은 청춘 시트콤들은 뚜렷한 개성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다 시청자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뉴 논스톱>에 강렬한 개성을 처음 부여한 이는 양동근이었다.
그를 처음 만난 것은 <뉴 논스톱>방송 첫 주, ‘밤의 힙합전사 ’편을 연출할 때의 일이다. 당시 드라마 <선감도>를 촬영하느라 빡빡 깎은 머리로 촬영장에 나타난 그를 보고, 속으로 ‘미남 미녀 캐릭터가 판치는 청춘 시트콤에서 저런 용모로 어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양동근이라는 인물은 머지않아 코믹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대박 건수만 생겼다 하면 어디선가 나타나 ‘한턱 쏴!’를 외치는 구리구리 왕빈대. 멀쩡하게 길을 가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고, 볼링공이 손에 끼어 수모를 겪는 사나이. 언뜻보면 말도 안되고, 황당한 엽기 행각인데, 양동근이 연기하면 판판이 웃음이 터지는 대박 코미디가 되었다. 양동근의 코믹 연기 덕에 <뉴 논스톱>은 방송초기, 활력을 얻으며 청춘 시트콤의 신선한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었다.
사실 양동근이 단순히 코믹 연기만 했다면, 일주일에 다섯편씩 1 년 반을 방송하는 동안, 그의 개성 있는 캐릭터도 식상해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곧 그는 소꿉친구 이재은을 짝사랑하기 시작하면서, 그리고 후에 이재은을 떠나보내면서, 혼자서 굵은 사나이의 눈물을 뚝뚝 흘리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코미디 연기에 이어, 정극 연기까지 힘있게 해주니 시트콤 연기자로서는 양날의 칼을 쥐고 마음껏 휘두르는 형국이었다.
양동근을 보면, 그야말로 시트콤 연기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구리구리한 악당 연기로 웃음을 주다가, 어느 순간 사나이 순정이 뚝뚝 묻어나는 눈물을 흘리는 남자.
아역 시절부터 다져진 탄탄한 연기력에 더해진 순간의 재치와 기지. 탁월한 대본 파악력에 뛰어난 애드리브 연기. 악역 연기나 구리구리한 이미지에 대해 한마디 불평 없이 묵묵히 자신의 몫을 해내는 프로 근성까지 …. 연출가로서 양동근이란 사람을 만난 것은 개인적으로 행운이자 청춘 시트콤 <뉴 논스톱>의 최대 수확이었다.
2000년 7월 처음 전파를 타서, 2002년 초까지 1년 반 동안 매주 다섯 편씩을 방송한 <뉴 논스톱>. 그동안 많은 연기자들의 들고남이 잦았지만, 양동근은 꾸준히 새로운 캐릭터와 유행어, 코미디를 개발해가며 오랫동안 시청자들의 시선을 매어두었다.
청춘 시트콤에서 시선을 끌기 시작한 양동근은 이제 <뉴 논스톱>의 구리구리 동구리의 이미지를 벗고, 다시 연기자 양동근으로 승부하게 되었다. 그의 새로운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를 지켜보면서 하는 생각, ‘처음엔 낯도 많이 가리고, 연출가 의견이라고 별로 존중해주는 것 같지도 않고, 선뜻 접근하기 어려운 친구지만, 그래도 그만큼 대본 분석이 뛰어나고 연기에서 제 몫을 연기해내는 친구도 드물지 …. 역시, 양동근, 언제 한번 다시 일해봐야 할텐데 ….’
영화로 노래로 드라마로 분주하게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는 양동근. 내게서 너무 멀리 훨훨 날아가 버리는 듯한 그를 보며, 언젠가 그의 인생의 궤적과 나의 궤적이 다시 한번 겹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해 본다.
첫댓글 나두 언젠가 동근이의 인생궤적에 한번 겹치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디...자유롭게 살고싶퍼.. 동근이 처럼..하고싶은 일하고 하고싶은 말 막하면서.. 동근아 너 넘 멋지다 이자식아
크크..양동근..볼수록 멋진놈이야.........멋져.....
양동근은 내 이상형이야........ㅋ
그를보면 다른 말은 생각나지 않습니다. 멋있는 사람이란 말 밖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