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란한 유산] 02
S#1. 장례식장
1회 엔딩과 연결해서...
백성희 : 내가 봤어, 은성아. 니 아버지 맞아.
은성 : 아니 못 믿어요. 내 눈으로 아빠 보기 전엔 못 믿겠어요!
백성희 : (그 말에 확 빈정 상하는)
은성 : (일어서려는데)
백성희 : (팔 확 잡는)
은성 : (기세에 비틀 주저앉으면)
백성희 : (낮지만 노여운) 내가 봤다구!
은성 : (절박함에 화내는) 아빠가 아닐 수도 있잖아요!
백성희 : (노여운) 내가 보면 아니고, 니가 보면 기라든?
은성 : (멈칫, 원망으로 백성희 보는데)
옆에서 손수건에 쌓아놓은 고평중 유품 꺼내 펼친다. 적당히 그을린 반지와 시계, 주민증 등 들어있다.
백성희 : (은성 손에 쥐어주며, 차게) 자!
은성 : (손에 놓인 유품 본다. 손 달달 떨며 가까이 보면 아빠 물건들이다) 아빠... (눈물 쏟아지는) 아우 아빠...
(두 손으로 물건들 부여잡고 보다가) 아빠... (옆으로 쓰러지며 혼절하는)
백성희 : (얼결에 쓰러지는 은성 목 받쳐 안는, 축 늘어진 은성 난감하게 보고)
S#2. 병원 뜰 일각
오가는 사람 없는 후미진 곳에서 핸드폰하고 있는 백성희.
백성희 : 서류 다 제출하면요, 그럼 보험금은 언제쯤 나오는 거죠?
S#3. 장례식장
드문드문 문상객들 들어오는 장례식장.
혼자서 슬픈 상주노릇하고 있는 백성희, 문상객과 맞절하며 메이게 우는데 상복으로 갈아입은 은성 들어온다.
밖에서 문상객들 음식 나르는 등 접대하고 있는 승미 보이고.
문상객 나가면 손수건으로 눈물 훔치다 은성 보는 백성희.
백성희 : 이제 정신 좀 차렸니?
은성 : 저 은우 좀 데리고 올께요.
백성희 : 은우는 왜? (지레짐작) 혼자 있으면 되려 아무 일 안 생기는 애야.
은성 : 그게 아니라 은우가 상주잖아요.
백성희 : (약간 뜨악해지는) 아들이라고 무조건 상주하니? 데려오지 마. 아줌마한테 전화해서 우리 집에서 자달라고 할테니까,
은성 : (기막힌) 어머니.
백성희 : (달래듯) 은우 낯선데 가면 불안해하는 거 몰라 이래? 이 정신없는데 와봤자 소란만 피울거 아냐.
언제 빚쟁이들 들이닥칠지 몰라 가슴이 조마조마 한데 은우까지 보태야겠니?
은성 : 그래두,
백성희 : 됐어, 너하구 내가 상주하면 돼. 발인 때나 데리구 와.
은성 : (화나는) 우리 은우, 바보 아니에요! 왜 그러세요?
백성희 : (기막힌 듯) 얘 나아... 은우 7년 키웠어!
은성 : (서운함에) 여태 그런 식으로 은우 대하며 키우셨어요?
백성희 : (싹 굳어지는) 뭐?
은성 : (분노로) 은우, 우리 아빠 아들이에요! 내 동생이에요!
백성희 : 그래!... 니 아빠 아들이고, 니 동생이지!
은성 : (눈물 어려 노려보면)
백성희 : (괘씸하게 보다가 낮게) 맘대로 해. (싹 외면하는)
S#4. 은성집 거실
상복 차림으로 들어오는 은성, 집안 조용하다.
S#5. 은우방
문 열고 들여다보는 은성. 은우, 혼자 고부라지게 웅크리고 앉아 퍼즐하고 있다.
그 뒷모습 보자 왈칵 울음 터지는 은성. ‘은우야...’ 다가가는 은성, 뒤에서 동생 끌어안는다.
흠칫 놀란 은우, 예민하게 은성 뿌리치고 다시 퍼즐한다.
그대로 그런 동생 보다가 동생 등 뒤에서 펑펑 우는 은성. 거실에서 희미한 벨소리 계속 들린다.
S#6. 공사현장
상가 건물 공사 현장. 형진, 인부들과 바닥에 신문지 깔아놓고 짜장면 먹으며 핸드폰 귀에 대고 있다.
계속 벨 울리다가 끊어진다.
형진 : (핸드폰 끊으며) 아- 왜 이렇게 전활 안받냐?...
다시 짜장면 한 젓가락 넣고 우물거리며 다시 핸드폰 집어 들다가 멈칫하는 형진.
깔린 신문지에 ‘성우 건설 최종 부도처리’ 기사 나있다. 헉! 놀라는 형진.
S#7. 진성 설렁탕 매장
식사 시간 아니라 한산한 매장. 들어오는 할머니.
부점장, 손에 꾸깃꾸깃한 오천원 한 장과 천원 한 장 받고 혼자 먹고 나가는 손님 향해 ‘안녕히 가세요’- 하다 할머니 본다.
부점장 : (얼른 인사하며) 나오셨어요, 사장님? (캐쉬박스에 현금 넣으려는데)
할머니 : 야야 그거 인내봐.
부점장 : 네?
할머니 : 그 돈 육천원 그거.
부점장 : (영문 몰라 돈 내밀면)
할머니 : (꾸깃꾸깃한 돈 손으로 싹싹 밀어 편다)
부점장 : (놀라) 사장님, 돈 되게 더러운 건데...
할머니 : 돈이 드럽냐? 무섭지.
부점장 : 네?
할머니 : (계속 피며) 돈은, 드런것도 아니고 좋은 것도 아니고 무서운 거야. 그걸 알고 무서워하고 어려워해야
(편 돈 보이며) 요님들이 품에 앵기는거야.
부점장 : (숙연해지며) 네...
할머니 : (넣으라고 다시 주며) 오늘 내 설렁탕 값은 부점장이 내라.
부점장 : 제가요?... (당황해 보면)
할머니 : 아이구 이년, 부점장 잘못 달았네. 이년아,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
육십억 벌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줬는데 육천원이 아깝냐? (홀 둘러보는)
S#8. 호텔 앞
손에 십만원권 수표 다섯장 든 환, 손바닥에 수표 탁탁 치면서 은성 기다리고 있다.
영석, 옆에 놓인 은성 캐리어에 걸터앉아서 핸드폰 게임하고 있고.
이미 얼굴에 짜증 가득한 환, 시계 들여다보면 5시 35분이다.
저만치서 오고 있는 할머니 차.
환 : (황당한) 이 기집애 뭐야? 울며 불며 난리치드니 안와?
영석 : (일어서며) 그만 가자, 애들 기다리겠다. 그 기집애 안와.
환 : 안 와? 니가 어떻게 알어?
영석 : 걔, 니 가방 열어 본거야. 그 안에 니 물건들만 팔아도 그게 얼마겠냐? 나 같애도 안 오겠다.
환 : (생각도 못했다) 뭐?
영석 : 아니면 왜 안와? 오늘 지 아빠 생일에 그 선물 (발로 가방 툭 건드리며) 이 안에 들었다며? 거기에 받을 돈 오십까지.
환 : (설마... 하면서도 의혹 생기고)
영석 : 남친인지 꼬봉인지 하는 놈은 니 전화 계속 씹잖아, 지금? 그 기집애 집 전환 코드를 빼놨는지, 아예 번호를 바꿨는지
아무도 안 받구.
환 : (그럴듯하다) 진짜 그런거면! (은성 가방 발로 확 차며) 죽었어!
할머니(소리) : 니가 먼저 죽었어!
환 : (소리에 놀라 돌아보는)
할머니 : (버티고 서있다)
표집사 : (얼만큼 떨어져 서있고)
환 : (놀라) 할머니... (표집사는 못본 상태)
영석 : (건들대다 차려 자세로 꾸벅) 할머님!
할머니 : (무서운 표정으로 보고 섰는)
환 : (상황 파악하고 얼른 반가운 척) 할머니! 이게 얼마만이야? (할머니에게 달려가 덥썩 끌어안는) 보고 싶었어 할머니.
(볼에 뽀뽀하고 또 끌어안는)
할머니 : (환의 너스레에 정신없이 당하다 웃음 나오는) 아이구 이 눔 자식, 이거...
환 : (포옹 풀며) 아- 근데 하필 오늘 선약이 있는데 할머닐 여기서 만나냐?
할머니 : (능청에 퍼뜩 정신 차리는, 다시 표정 수습하고) 잔말 말고, 가자.
환 : 오늘 해 저물어 가는데 낼 들어가면 안되나?
할머니 : 이눔아, 해 저물면 집에 들어가는 거야!
환 : 그게 아니라 선약이 있어서,
할머니 : (영석 돌아보면)
영석 : (찔끔해서) 아닙니다! 전 아닙니다, 할머님! (꾸벅하고 잽싸게 사라지고)
할머니 : (안되겠다) 성철아.
표집사 : (나서며 처음으로 미소) 오랜만이다, 환.
환 : (그제야 표집사 보고 절망) 아- 아저씨!
표집사 : (다시 싹 무표정으로) 가자! (환 어깨 감싸는)
S#9. 환의 집 거실 (저녁)
놀란 얼굴로 할머니 쳐다보고 있는 오영란, 환, 정.
환 : (놀라) 유학을 관두라구?
할머니 : (진지한) 취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유학 계속해 뭐해?
오영란 : (놀라) 어머니, 환이 불러들이신 게 유학 관두게 할려고 그러신 거예요?
환 : 할머니, 나 아직 졸업도 안했어?
할머니 : 졸업? 학점 미달에 유급한 놈이 언제 졸업을 해? 거기에 짬짬이 양념 삼아 쌈박질 곁들이다 마흔 돼서 졸업할래?
환 ; 내가 이번에 패싸움 한 거는 진짜 그 자식들이 날 건드려서,
할머니 : (답답한) 그일 때문만이 아냐!
오영란 : 그거 아님 어머니 왜 갑자기 환이한테 이러세요?
할머니 : 환아, 너 할미한테 이 회사가 어떤 의민지 알지? (환 쳐다보면)
환 : (이미 부었다) ...
할머니 : 내 나이 열아홉에, (하는데)
정 : (o.l, 하도 들어 줄줄 왼다) 울 아빠를 유복자로 품은채 과부돼서, 육이오 그 전쟁통에 굶기를 밥 먹듯이,
눈물로 빨래를 하면서, 정말 눈물 없이 들을수 없는 갖은 고생스토리 끝에 마련해 대박친
영등포 진성설렁탕을 기반으로 하여, 금지옥엽 키운 돌아가신 울 아빠와 할머니가 의기투합하여 회사를 설립하였으니,
그것이 오늘날의 주식회사 ‘진성’인 것입니다. 맞죠, 할머니!
할머니 : 그래... 그렇게 니들 애비하고 내가, 특히 내 아들 민석이가... (죽은 아들 생각에 메이는)
환 : (아버지 죽음 얘기 나오자 굳어지는)
할머니 : 어머니, 우리 모자 배부르고 등 따신걸로 만족하지 맙시다... 엄니처럼 남편없이 혼자 아이 키우는 여자들하고
나누며 삽시다... (울컥해서) 엄니하고 내 뼈마디마디 맺힌 그 설움, 베푸는 걸로 풀고 삽시다... (눈물 후두둑)
환 : (듣기 괴로운, 팍 인상 쓰고)
오영란 : (울먹해서) 어머니 그이 얘긴 왜 또 끄내세요...
정 : (글썽해서 훌쩍하고)
할머니 : 그런 니 애비가, 서른 넷 그 젊은 나이에 꿈만 심어놓고 떠난 곳이야.
환 : (어깃장 놓듯 툭) 귀에 딱지 앉겠네.
할머니 : (욱했다가 참고) 그런 이 회사... 니가 지켜줘야 하지 않겠냐?
환 : 할머니가 있는데 내가 뭘 지켜? 설렁탕을 지켜?
오영란 : (심상치 않은 할머니 기색 느끼고 얼른 환 옷깃 잡는) 얘.
할머니 : 할미 늙었다... 저승사자가 밤마다 찾아와 기웃대는 나이야.
환 : 할머니 엄살 떨지 마. 할머니가 누군데 벌써 저승사자가 찾아와? 찾아와봤자 몇 대 쥐어터지고 내뺄걸?
할머니 : (봐주다 버럭) 계속 더운밥 먹이는데 쉰밥 뱉어내듯 할거야!
모두 : (찔끔하고)
할머니 : (E) 어쩜 저리 내 속을 모를까... (서글프게 환 보면)
환 : 그래서 회사 일을 뭘 어떻게 배우라구? 할머니 대신 사장하면 돼?
할머니 : 낼부터 본점으로 출근해.
환 : (어처구니없는) 본점?
S#10. 환의 방 (밤)
짜증나서 들어오는 환. 오영란, 따라 들어온다.
환 : (확 돌아보며) 할머니 노망 든 거 아냐?
오영란 : 못하는 말이 없어!
환 : (기막혀) 가게에 나가라잖아! 회사도 아니고!
오영란 : 그르게 뜬금없긴 한데, 어쩌겠어? 일단 나가봐야지.
환 : 안 나가! (침대로 가서 벌렁 눕는)
오영란 : (옆에 와 앉으며) 그러지 말구 일단 나가. 너 이번에 대형사고 쳤잖아!
환 : (엄마 보면)
오영란 : 할머니 저렇게 강력하신데, 지는 시늉이라도 해야지.
환 : (더 못 뻗대는) 시차 적응도 아직 안됐단 말야. 낼부턴 못나가.
오영란 : 알았어, 건 엄마가 할머니께 말씀드려볼게. (일어나서 나가는)
정 : (엄마와 맞물려 들어오며) 오빠, 내가 부탁한 시계!
환 : (? 보면)
정 : (손 내밀며) 가방 찾으면 준다며?
환 : (일어나 앉으며) 기다려, 찾아줄테니까. (핸드폰 꺼내 번호 찾아 누르고)
정 : 가방 아직도 안 찾았어? 그 시계가 얼마짜린데!
환 : (컬러링 들리는데 받지 않는다. 점점 확신 가는) 이것들이 진짜...
S#11. 준세집 (밤)
소파에 널브러져서 티비 보고 있는 형진, 핸드폰 울리고 있다. 발신표시에 ‘명품 싸가지’ 떠있다.
욕실에서 씻고 나오는 준세.
준세 : (옆으로 오며) 전화 안 받냐? (앉는)
형진 : (얼른 집어 옆으로 치우며) 모르는 번호라서...
준세 : (이상한) 너 오늘 좀 이상하다. 무슨 일 있어?
형진 : (자조적인) 내 팔자는 왜 이러는지... (끊겼다가 다시 벨 울리자 에이! 하며 핸드폰 집어 전원 꺼버린다)
준세 : (영문 몰라 보고)
S#12. 장례식장 앞 (다른 날)
저만치서 은우가 영정 들고 나오는 운구행렬 보인다.
눈물 어린 눈으로 보고 있던 고평중, 돌아서 사라진다.
S#13. 진성 설렁탕 본점 앞
다른 매장과 달리 고풍스런 느낌의 설렁탕 가게.
와서 끽 서는 환의 차. 차에서 내린 환, 못마땅한 얼굴로 쳐다보고 들어간다.
S#14. 본점
10시 35분 가리키는 벽시계. 환, 들어온다.
수재 : (남, 20대 중반, 성질 유약) 어서 오세요-
환 : (버티고 서는, 둘러보면) 점장 어딨어?
점장 : (30대 초반, 다가오며) 선우환씨? 본점 점장 이준형입니다. 출근이 많이 늦었네요, 9시까진데.
S#15. 점장실
책상과 작은 회의 테이블 정도 있는 점장실. 점장 옆에 팔짱 끼고 건방지게 서있는 환.
앞에 마주서있는 직원들 몇 명, 환에 대해 얘기 들은 듯 놀라 서로 쳐다보고 있다.
점장 : (반응 느끼고) 사장님 손자분이긴 하지만 우리하고 똑같은 직원입니다. 그게 사장님 뜻이니까, 빨리 일 배울 수 있도록
잘 도와주기 바래요.
직원들 : (당혹스럽고 껄끄럽게 환보고) ...
환 : (도도한 눈길로 하나씩 쳐다보면)
직원들 : (시선 피하거나 고개 숙인다)
점장 : 자자 그럼 일들 합시다!
직원들 : (약속이나 한 듯 환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나가고)
점장 : (그런 직원들 보는, 당황하고)
환 : (여유 작작 그대로)
점장 : (옷걸이에 걸어놓은 지정복 꺼내주며) 갈아입고 나와요. (나가는)
‘부점장 선우환’ 명찰 달려있는 지정복 보는 환, 테이블에 휙 던진다.
S#16. 대학교 교정/점장실
해쓱한 얼굴로 수업 듣고 나오는 승미, 핸드폰 울린다.
승미 : (보면 ‘그 사람’ 떠있다. 받는) 오빠...
환 : 꼬맹이 웬일로 며칠째 전화가 없지?
승미 : 아 그게... 오빠 좀 바쁠 거 같애서, 나두 좀 바빴구.
환 : 수업 몇 시 끝나냐? 지난번 못 사준 저녁 오늘 먹자.
승미 : (만나고 싶지만) 오빠 나중에... 오늘은 일찍 들어가야 해.
환 : 지난번에 아줌마 병원 얘기하드니 아줌마 아프시냐?
백성희(E) : 환이한테는 아무 말도 하지 마. 절대 하지 마.
승미 : 아니 그건 아니구, (갑자기 덜컥해서) 오빠 혹시 미국 돌아가?
환 : 당분간 못가. 노인네한테 발목 완전 잡혔다.
S#17. 점장실
책상에 두 발 올리고 통화하고 있는 환.
환 : 그렇다고 잡혀 주저앉겠냐, 내가? (잠시) 일주일 열흘은 있을 거 같으니까 그 전에 전화해라. (끊는데)
점장 : (들어오다 보는) 부점장. 옷 안 갈아입고 뭐하는 겁니까?
환 : (빤히 보며) 일 배우라 그랬지 옷 갈아입으라고는 안했는데? 우리 할머니가.
점장 : (기막혀 보다) 따라와요.
환 : (뭐야? 보면)
점장 : (나름 애쓰는) 사장님 지시니까 따라오라구요. 그리고 동료 간에 존대말 사용이 우리 회사 방침입니다. (나가는)
환 : (흥! 우습다는듯 웃고)
S#18. 매장 건물 뒤편
물품 트럭 앞에 서있는 환과 점장.
점장 : (체크리스트 내밀며) 물량 확인하고 물품실로 옮겨놔요.
환 : (황당한) 나보고 뭘 하라구?
점장 : 이봐요 부점장. 동료간 존대 사용하라는 말 벌써 잊었어요? 그게 회사 방침이고, 더구나 난 부점장 상삽니다.
환 : 그래서?
점장 : (욱해서 보다가 참으며) 부점장!
환 : 점장님 나 맘에 안 들지? 그럼 짤라! (성큼 가버리는)
점장 : (기막히고 열받아 보는)
S#19. 은성집 거실
외출복 차림으로 현관으로 가는 백성희. 승미, 막 들어오다 백성희와 마주친다.
승미 : 또 나가?
백성희 : (내심 찔끔) 왜 이렇게 일찍 들어와? 논문 준비 안 해?
승미 : 불안해서 논문이 손에 잡혀요? 엄마, 우리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야?
백성희 : 기다려봐, 엄마가 알아서 할테니까.
승미 : 은성인?...
백성희 : 은우가 모자른게 다행이지. 은우도 은성이처럼 저렇게 싸고 누웠음 내가 속 터져 은성 아버지 따라갔다. (현관으로)
승미 : (심란하게 보다가 돌아서고)
S#20. 은성방
거의 맥 놓고 누워있는 은성. 승미, 죽그릇 놓인 쟁반 들고 들어온다.
은성 : (눈은 뜨고 있지만 멍한데)
승미 : (협탁에 쟁반 놓아주며) 죽이야... 좀 먹어봐.
은성 : (눈감는) ...
승미 : 아버지 생각해서 먹어.
은성 : (아버지란 말에 눈 뜨고 승미 본다)
승미 : 먹어야 기운도 차리지.
은성 : (순식간에 눈 빨개지며 눈물 주르륵)
승미 : (맘 안 좋아서 보고)
S#21. 보험회사
직원과 마주앉아있는 백성희.
직원, 사망진단서와 은성 명의 통장 사본, 백성희 명의 통장 사본 등 사망보험금에 필요한 서류 훑어보고 있는 직원.
긴장 감추고 보고 있는 백성희.
S#22. 은성집 거실
거실 가구 등에 차압 딱지 붙이는 집행관1.
나란히 붙어 서서 충격으로 보고 서있는 은성과 승미, 서로 의식 못한 채 손 부여잡고 있다.
다 붙인듯 방에서 나오는 집행관 2,3. 셋, 현관으로 가는데...
백성희 : (현관에서 들어선다. 낯선 사람들 보고 멈칫 서는)
승미 : (엄마 보자 달려오며) 엄마!
백성희 : (한눈에 둘러보며 상황 파악하는)
집행관1 : 따님들께 안내장 드렸습니다. (동료들과 나가고)
승미 : 엄마 어떡해? 우리 이제 어떡해...
백성희 : (차분한) 장례식에 빚쟁이들 몰려왔을 때 예상 못했어? 이 정도까지...
은성, 충격으로 서있는데 현관벨 울린다. 돌아보는 백성희와 승미.
모니터에 남녀 몇 명 얼굴 보인다.
<시간경과>
무릎에 서류더미 잔뜩 놓고 눈물 글썽이며 얘기하고 있는 백성희.
채권자들 칠 팔명... 소파에 앉거나 자리 모자라 뒤에 서있다.
주방 쪽에 서서 불안한 얼굴로 거실 쳐다보고 있는 승미.
은성, 자기 방문 연채 내다보고 있다.
백성희 : (떨리는) 여러분도 알다시피 난 우리 애들 아빠 상황... 그 사람 죽고 알았어요. 회사 부도난 것도,
(집문서 툭 탁자에 던지며) 가등기 해놓은 채권자한테 이 집 넘어간 것도, (등기부 등본들 던지며) 선산에 땅덩이까지
은행에 잡혀먹고, (통장들과 보험 증권 등 던지며, 남편에 대한 원망) 하다못해 적금에 보험까지 다 깨버린 것도...
(눈물 삼키며) 애들 아빠 죽고 알았어요.
채권1 : 아니 우리한테 그런 얘기하는 이유가 뭐요?
백성희 : (압류딱지 보란듯 둘러보며 분한듯) 이 지경 만들어 놓고 갈줄 몰랐다구요!
채권2 : (여) 아무것도 없는 척 해서 내 돈 안 갚겠다는거야?
백성희 : (다시 차분한) 난 당신들 빚 얼만지 몰라요. 애들 아빠 장례식에서 당신들 처음 봤으니까.
채권3 : 돈이 없긴 왜 없어? 사고 보상금 나올텐데!
백성희 : (말 나오기 기다린, 화재 보험사와의 보상금 합의서와 자기 명의 통장 탁자에 밀어놓는다) 사고 보상금 합의서하고
그 돈 들어온 통장하고, 내 명의 통장들이예요.
채권1 : (얼른 집어서 보는)
채권자들 : (우르르 달려들어 ‘얼마야?’ 보고)
백성희 : 더 뒤져 찾아낼 거 있을 거 같음 그냥 가시고, 아니면 지금 이 자리에서 차용증 비율대로 빚잔치 하자구요.
채권2 : (황당한) 빚잔치?
백성희 : (화난 듯) 우린 상속포기하면 그만이야!
모두 : (멈칫하는)
백성희 : 상속포기하면 빚도 상속 안 되는 거 알죠? (울컥해서) 그런데 이렇게 당신들 불러 빚잔치하자는건...
(서러움에 목매여) 돌아가는 상황 암것도 모르게 해놓고 떠나버린 우리 애들 아빠... 뒤지고 털어봐도 먼지 하나 안남기고
죽어버린 그 인간 땜에... 당신들한테 시달리기 싫어서야!
은성 : (미어지는, 더 못견디고 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백성희 : (마지막으로 옆에 보자기에 싸놓은 패물 뭉치 펼쳐놓는다. 여자 반지와 목걸이 등 백성희 귀금속들과
고평중 반지와 시계까지 들어있다)
채권자들 : (마지막까지 털어놓는 듯한 백성희 모습에 서로 쳐다보고)
백성희 : 애들 아빠하고 다들 아시는 분들이니까... (비참한듯 외면하며) 방 한 칸 얻을 돈은 남겨주세요...
채권자들 : (‘어떻게 해야 돼요?’ 등 수근대는데 이미 제압당한 분위기)
백성희 : (티슈 뽑아 얼굴 묻고 들먹이며 울고)
S#23. 은성방
기막힌 심정으로 침대에 기대 눈물 뚝뚝 흘리고 있는 은성.
<프래쉬컷- 지갑에서 용돈 꺼내주던 고평중>
은성(E) : 아빠 그렇게 힘들면서... (가슴 찢어지는데)
‘으아!-’ 하는 은우 비명소리와 함께 방문 두드리는 소리 들린다.
동생 소리에 벌떡 일어나 나가는 은성.
S#24. 은우방 앞
잠긴 방문 앞에서 ‘피아노! 피아노!’ 소리 지르며 방문 두드리고 있는 은우.
백성희, 지쳤다는듯 보고 서있다.
승미, ‘은우야...’ 달래고 있고.
은성 : (달려오며) 은우야!
은우 : (손잡이 잡고 돌리며) 문 열어 누나! 문 열어! 피아노오-
은성 : 어머니 은우 방이 왜 잠겼어요?
백성희 : 내가 잠궜어, 피아노 만질까봐. 달래서 니 방으로 데리고 가.
은성 : 그렇다고 방을 잠그심 어떡해요? 은우 지 방 아니면 안 들어 가는 거 모르세요? 열쇠 주세요.
백성희 : 압류 딱지 떼면 복잡해진다.
은성 : 열쇠 어딨어요? 열쇠 어딨어요!
백성희 : (은성 보는, 쥐고 있던 손 펴는)
은성 : (백성희 손에 들린 열쇠 잡아채려는데)
백성희 : (손 탁 오므리며) 너 해결할 수 있어?
은성 : (백성희 보는)
백성희 : 이 방문 열어줬다가 은우가 피아노에 붙인 차압 딱지 떼서 문제 생기면, 니가 해결할 수 있냐구?
은성 : (멈칫하는, 순간 정신 드는데)
백성희 : (때가 됐다) 승미야, 은우 데리고 나가 햄버거 하나 사멕이고 와.
승미 : (영문 몰라) 엄마 왜?...
백성희 : 나갔다 와! (은성에게 차분히) 넌 나랑 얘기 좀 하자.
S#25. 거실
마주 앉아있는 은성과 백성희.
백성희 : (차분한) 너나 나나 지칠대로 지쳐 피곤하니까... (힘든 한숨 내쉬고) 우리 빨리 정리하자.
은성 : (무슨 말인지 모르는, 보고) ...
백성희 : 이제 어떡할래?
은성 : 네?...
백성희 : 아까 니 눈으로 직접 보고 니 귀로 듣고 다 했잖아. 이 집, 니 아빠가 돈 빌리면서 가등기 해준 사람 앞으로
나도 모르게 넘어간거. 모레 안으로 집 비워달래드라.
은성 : (같이 대책하자는 말로 생각) 그럼 어떡해야 돼요?
백성희 : (얘좀봐?) 너 니 아빠 장례 치르고 며칠 동안 쓰러져 누워서, 은우 데리고 어디로 갈지 그 생각 한 거 아니었니?
은성 : (전혀 아닌데) 네?...
백성희 : (당혹스런척) 설마 ... 우리가 계속 같이 살거라고 생각한건 아니지?
은성 : (그제야 상황 파악, 충격으로 보는) !
S#26. 타워 팰리스 앞
은우 데리고 나오는 승미.
은우 : 한우 불고기 버거 맛있어.
승미 : 그래 한우 불고기 버거 먹자.
은우 : 햄버거에는 콜라.
승미 : 그래, 콜라도 먹자. (하다 아차) 지갑!
S#27. 은성집 앞
현관 앞에 서있는 승미와 은우.
승미 : (현관 비밀번호 누르며) 여기서 기다려. 금방 지갑 갖고 나올게. (문 여는데)
백(E) : 은우를 맡아 달라구?
승미 : (소리에 멈칫)
S#28. 은성집 거실
비참한 현실과 백성희에 대한 모멸감 참고 백성희와 마주하고 있는 은성.
백성희, 차분하게 보고 있다.
은성 : 집 구할 때까지만요... (비참함 누르며) 방 얻을 돈 구할 때까지만 은우 맡아주세요. 길어도 한달이면,
백성희 : (o.l) 그건 안되겠다.
은성 : (예상 밖 반응에 놀라 보면)
백성희 : (안타깝지만 안되겠다는듯) 너도 알다시피 겨우 방 한칸 얻을 돈 남았어.
(말도 안 된다는) 승미랑 은우를 어떻게 한방에서 지내게 하니?
은성 : (기막혀) 어머니...
백성희 : 그리고 그렇게 해야할 이유도 이제 없구, 니 아버지도 안 계신데.
은성 : (비난하듯) 어떻게 어머니... 전 우리가 가족인줄 알았어요.
백성희 : (그 말에 꿈틀하는) 가족? (차게) 너 가족이 뭔 줄 알아?
은성 : (멈칫 보면)
백성희 : 가족은, 찢어 죽이고 싶게 미워도 헤어질 수 없는 사람들이야. 좋아서가 아니라, 싫어도 안보고 못 사는 게 가족이야!
우리가... 가족이니?
은성 : (보는, 아니지만... 모멸감에 입술 깨무는)
백성희 : 니 아빠 참... 끝까지 사람 서글프고 우습게 만드는구나.
은성 : (아빠 비난에 울컥해서 백 보는)
백성희 : (뒤늦게) 얘, 우리도 당장은 친구 집에 신세지면서 방 구해야할,
은성 : (o.l) 됐어요!
백성희 : (멈칫 보면)
은성 : 그만하세요. 알겠습니다. 나갈께요, 지금 당장 나갈께요. (벌떡 일어서고)
승미 : (문 연채 놀라서 보고 있고)
S#29. 은성집 안방
침대 밑에서 승미 명의 아파트 권리증과 남겨놓은 귀금속들, 보험금 수령할 자기 명의와 은성, 은우 명의 통장과 도장들 꺼내
작은 여행용 가방에 챙겨 넣고 있는 백성희.
승미, 들어온다.
백성희 : (딸 등장에 놀라 얼른 가방 뒤로 밀어 숨기며) 벌써 갔다 왔어?
승미 : 엄마, 이러는게 어딨어? (앞에 와 앉으며 따지는) 은성이랑 은우한테 무작정 나가라 그럼 어떡해요?
은성이 갈데도 없다는데 어디로 나가라 그래?
백성희 : 그럼 은성이 은우까지 손바닥 만 한 방에서 뒤엉켜 살아? 내가 벌어 걔들 먹여 살리면서?
승미 : (멈칫했다가, 안 믿기는) 우리 정말 그 정도로 바닥이에요?
백성희 : (변명대신 불쑥) 너 환이랑 결혼 안하고 싶어?
승미 : 환이 오빠 얘길 왜 해, 지금!
백성희 : 은성 아버지도 없는데 쟤들까지 끼고 살면, 너 환이하고 결혼할 수 있을거 같애?
승미 : (멈칫하는)
백성희 : 니 엄마 공식적으론 두 번째 과부됐어! 거기에 피도 안 섞인 자폐 동생까지 평생 보살펴야 해. 환이한테 말할 자신 있어?
승미 : (생각 못했다. 흔들리는) ...
백성희 : 환이는 넘어간다 치자! 영란이는? 할머니는! 그 집안에서 너 들일 거 같니?
승미 : (자기 현실 인식하고 얼어붙는) ...
백성희 :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고 설치지마, 그러니까.
S#30. 은성집 거실
간단한 옷가지만 담은 옷가방 든 은성, 학교 물품 든 배낭 멘 은우 손잡고 나온다.
소파에 앉아 있다가 둘 보고 일어서는 백성희.
승미, 죄책감과 부담감으로 갈등하며 나오지도 못하고 주방 쪽에 숨어 보고 있다.
마지막 자존심으로 버티며 백성희 보는 은성.
은성 : (꾸벅 인사하며)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은우야, 인사드려.
은우 : (꾸벅 인사하며) 엄마, 다녀오겠습니다.
은성 : (은우 데리고 현관으로)
승미 : (울컥 눈물 나는, 손으로 입 막고)
은성 : (현관에서 신발 신는데)
백성희 : (다가오는, 현금 든 봉투 내밀며) 자.
은성 : (봉투 보고 백성희 보는)
백성희 : 은우 생각해서 받어.
은성 : (은우 보고 봉투 본다. 자존심 속에 잠시 갈등하다 떨리는 손으로 받는)
S#31. 거리 + 택시 안 (저녁)
택시 잡는 은성. 택시 서면 은우 먼저 태우고 탄다.
기사 : 어디로 모실까요?
은성 : 호텔요.
기사 : 어느 호텔이요?
은성 : (은우 보며) 깨끗한데로요. (했다가) 깨끗하고... 안 비싼데루요...
S#32. 호텔방
제법 넓고 깨끗한 일급 정도 호텔. 은성, 은우와 들어온다.
은우, 낯선 장소 불안해 시선 불안하게 주위 둘러본다.
은성 : (일부러 밝게) 은우야 여기 좋지?
은우 : 아빠 없어... 집에 가자. 집에 가자, 누나.
은성 : (얼른 가방에서 큐브 꺼내주며) 자! 이거 하고 있어.
은우 : (반짝이는, 소파에 앉아 큐브 맞추기 시작하는)
은성, 막상 호텔까지 왔지만 암담하다.
참담한 심정으로 은우 보던 은성, 침대로 가 걸터앉아 가방에서 돈봉투 꺼내본다. 백만원 다발 두 개 들어있다.
S#33. 준세집 (밤)
소파에 나란히 앉아서 맥주 마시고 있는 준세와 형진.
준세, 형진에게 얘기 다 들은 듯 놀란 얼굴로 형진 보고 있다.
준세 : 뭐라구?
형진 : 그렇게 해서 이형진의 꿈이 물거품이 됐다 이거다... (마시는데)
준세 : (경악하는) 너 그래서, 은성이 아버지 돌아가신 거 알면서 장례식도 안 갔단 말야?
형진 : (나무라는 기색에) 아니 나는... 책임질 일은 아예 만들지 말자 싶어서.
준세 : (버럭) 야 이 새끼야! (형진 멱살 잡아 일으키고)
형진 : 형 왜 이래?
준세 : 너 이 정도였냐? (주먹 날리고)
형진 : (졸지에 맞고 엎어졌다 준세 보며) 야- (하는데)
준세 : (또 잡아 일으키며) 어떻게 그 지경이 된 사람을! (또 한 대 날리며) 니가 또 밟아 자식아!
(맞고 소파에 엎어진 형진 마구 두들겨 패는) 이 나쁜 자식! 비열한 자식!...
S#34. 은우 학교 앞 (다음날, 아침)
건물 입구에서 내키지 않는 듯 은성 돌아보고 있는 은우. 은성, 웃으며 ‘있다 보자!’ 하며 손 흔들어주고 있다.
은우 안으로 들어가면 웃음 사라지는 은성.
S#35. 부동산
중개인과 마주 앉아서 방 구하고 있는 은성.
중개인 : (난감한) 보증금 150이면 인천이나 안양, 수원 쪽이면 모를까...
은성 : 안돼요. 동생 다니던 학교 땜에 서울 벗어날 수 없어요.
중개인 : 그럼 돈을 좀 더 마련하셔야지.
은성 : 어떻게 좀 잘 찾아봐 주세요...
S#36. 학교 앞
시계 보며 건물 앞으로 가던 은성, 뚝 멈춰선다.
여기저기 얼굴 멍들고 옷도 찢어진 채 교사 손에 잡혀 서있는 은우.
은성 : (놀라 달려가는) 은우야! 선생님, 우리 은우 왜 이래요? 누가 이랬어요?
교사 : 은우가 아버지 죽음으로 충격이 컸나봐요... 환경도 바뀌구요.
은성 : (무슨 소린가? 보면)
교사 : 수업 시간부터 이상하드니 점심시간에 문제를 좀 일으켰어요.
밥도 안 먹고 식판 들고 다니면서 다른 아이들 식판에 내리치고,
은성 : (놀라고)
교사 : 그러다 보니까 다른 아이들이 따라하면서 본의 아니게 식판싸움으로 번졌어요.
은성 : (기막혀 은우 보는)
은우 : (계속 불안한 손짓하고 시선 딴데 보고 있고)
교사 : 아무래도 바뀐 환경에 적응할 때까지 집에서 좀 쉬는게 낫겠어요.
은성 : (맘 아파 은우 보는) 은우야...
S#37. 인영집 거실
좌식탁자 놓여있는 작은 연립주택 구조. 은성과 은우, 인영모와 인영 앞에 앉아있다.
은성 : 그래서 정말 죄송하지만... 방 구할 때까지만 은우 좀... (서러움에 말문 막히고)
인영모 : (안쓰러운) 아이구 그래라. 딸 친구도 딸이나 마찬가진데.
은성 : (울컥 눈물 나오는) 고맙습니다...
인영 : 엄마 은우는 되게 얌전한 편이야. 누가 먼저 안건드리면 종일 지 혼자 조용히 잘 지내, 말도 없구. 얘 세계가 따로 있거든.
인영모 : 별 걱정을 다한다. 내가 조카 몇을 키웠는데?
은성 : 어머니, 제가 빨리 방구하고 알바자리도 구할께요. 되도록 빨리 은우 데리고 나갈께요.
인영모 : 세상에 그 부자집 남매가 어쩌다 이렇게 됐니... (혀 차고)
은성 : (우선 한시름 놓은) ...
S#38. 몽타주
-월세방.
소개업자와 낡고 허름한 지하방 보는 은성. 천정과 벽에 누수 얼룩등 엉망이다. 안된다고 고개 흔드는 은성.
-거리.
편의점에 붙여진 구인 광고 보고 들어가는 은성.
은성(E) : 아침 9시에서 오후 2시 반까지는 할수 있는데요.
주인(E) : (안된다는) 오후 6시까지는 해야 되는데.
-인영집 거실.
불안한 기색으로 탁자 계속 내리치고 있는 은우. 당황해 어쩔줄 몰라 하며 서있는 가족들.
S#39. 아파트 외경
S#40. 거실
30평 정도의 아파트. 이미 거실 가구 등 마련돼 있다. 큰 짐은 없이 옷과 책, 그릇들 담긴 박스 등 거실에 놓여있다.
(환의 캐리어와 은성, 은우 짐 박스 몇개, 거실에 걸려있던 가족사진 등은 구석방에 이미 넣어있는 설정)
충격 받아 아파트 둘러보는 승미.
백성희 : (짜증스런) 도우미 아줌만 왜 안와? (핸드폰 켜는데)
승미 : (다가오는, 따지는) 엄마 이제 말 좀 해봐. 이 집 뭐예요? 돈 없다며?
백성희 : (소파로 가며 핸드폰 하는) 겨우 빌려 얻은 거야.
승미 : 빌려서 얻었다구?
백성희 : (통화하는) 여보세요? 여기 오늘 이사한 **아파튼데요, 이사 도우미 아줌마가 아직 안와서요.
승미 : (기막힌) 빌려서라도 이런 집에 올수 있었음 은성이 은우도 데려왔어야죠!
백성희 : 403동이 아니라 503동이예요...
승미 : 은성이 방 구할 때까지 만이라도, 그렇게 절박하게 부탁하는데, (하는데)
백성희 : (핸드폰 탁 덮으며) 절박한 사람!
승미 : (멈칫하면)
백성희 : 니가 절박한게 뭔지 알아? 발목 잡혀주면 무릎 잡고 기어올라 심장 움켜쥐는게 절박한 사람이야!
방구할때까지? 오냐! 일자리 구할때까지? 오냐 그래라 그러면, 은성이가 방구해 일자리 구해 나갈 거 같니?
승미 : 아버지 생각해서 그냥 같이 살수도 있는 거잖아.
백성희 : 그 사람 용서 못해!
승미 : (놀라서 말문 막히는)
백성희 : 나 은우 7년 키웠어. 발달장애 아이 7년 키우는게 쉬운줄 알아? 일주일에 두 번씩 심리치료에 등하교에 생활 습관 교육에
자면서도 귀속에서 울리는 피아노 소리 징그럽게 들어가며! 너하구 나, 평생 돈 걱정 없이 살게 해준다고,
너 유학도 보내주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게 해준다는 그 약속! 그거 믿고 구박 한번 안하고 뒷바라지 했는데,
그 사람 나 어떻게 해놓고 가버렸니?
승미 : 아버지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잖아...
백성희 : 너 뭔데 계속 이래?
승미 : (멈칫하면)
백성희 : 내가 감당할 자신 없다는데 왜 니가 나한테 감당하라 그래!
걔들이랑 같이 살면, 걔들 밥도, 은우 등하교도, 돈 버는 것도 나야! 넌 뭐할건데?
승미 : (할 말 없어지는) ...
백성희 : (다시 차분히) 책임은 나한테 미루면서 양심만 갖고 잘난 척 하지 마. 다 너 위해 이러는거 몰라서 그래?
승미 : (혼란스럽다) ...
백성희 : 잊어, 우리 깨끗이 잊고 새출발 하자.
S#41. 인영집 거실
‘피아노! 피아노!’ 하며 벽 두드리는 은우와 그런 은우 뜯어 말리며 야단치고 있는 인영모와 인영.
인영모 : (벽에서 끌어내며) 얘가 진짜 왜 이런다니?
은성 : (막 문 열다가 그 광경 보는데)
인영 : (은우 엉덩이 탁탁 때리며) 그만 못해?
은우 : (맞고 소리 지르는) 아-
인영모 : 은성이 방 구할 돈을 주고 말지 얘 꼴을 어떻게 본대니?
은성 : (막 말리러 올라서다 굳어지는)
<시간 경과>
방에서 옷가방 든 은성, 은우 손 끌고 현관으로 나간다.
S#42. 찜질방 로비
찜복 입고 은우와 들어오는 은성.
<시간경과>
사람들 틈에서 앉아있는 은성과 은우.
은우, 무릎 세우고 풀죽어 있고 은성도 막막한 심정으로 앉아있다.
S#43. 은우 학교
건물 바라보며 서있는 승미, 잠시... 안으로 들어간다.
<시간경과>
허탈하게 나오는 승미.
S#44. 이사실
비서에게 환 상황 보고 받고 있는 박변.
비서 : 출근 4일 짼데 하루도 제 시간에 출근한 적도 없고, 점장실만 차지하고 적당히 시간만 때우다 간답니다.
박변 : (그럼 그렇지) 흠... (희미한 미소 스치고)
S#45. 사장실
사장 장숙자 명패 놓인 책상에 앉아서 본점점장 보고 받고 있는 할머니.
점장 : 아무래도 손자 분은 일을 배우려는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사장님.
할머니 : (실망 스치지만) 갑자기 미국서 끌려와 적응 안돼 그럴 거야.
점장 : 사장님 뒤를 이을 분이라 직원들도 불편해하구요.
할머니 : 이 점장 자네가 불편하구만?
점장 : (어쩔 수 없다는듯) 죄송합니다.
할머니 : 너 그 점장 명찰 당장 떼버려! 서른하나에 본점 점장 괜히 달아준줄 아냐? (벼락처럼) 환이 놈 눈치를 왜 봐!
내가 그놈 일 가르치랬지 나 대하듯 그 놈 눈치 보라 그랬어?
점장 : (기색에 찔끔하고)
S#46. 준세 레스토랑 (저녁)
손님들로 가득 차 있는 레스토랑. 테이블에 앉아있는 박변.
준세, 차 두잔 담긴 쟁반 갖고 온다.
준세 : (차 놓고 앉는데)
박변 : 차나 나르고 음식 갖고 여자들하고 노닥거리고.
준세 : (익숙한, 받아치는) 아 또 왜 이러십니까? 아버님.
박변 : 2년 동안 너 하고 싶은거 해봤으면 됐다. 그만 회사 들어와 슬슬 일 배워.
준세 : 제가 그 회살 왜 들어가요?
박변 : (나무라듯) 사내자식이 왜 이리 야망이 없어? 이런 밥장사로 성이 차냐?
준세 : 아버지네 회사는 환이 있어요.
박변 : 누런 떡잎도 못돼 아예 말라 비틀어진 녀석이야. 장사장이 아무리 애가 타도 환은 회사 못 물려받아. 그릇이 안돼.
그럼 나 다음에 니가 맡아야지. 니 애비가 변호사 꿈 접고 뛰어들어 인생 바친 곳이야.
준세 : 저도 꿈이 있어요 아버지. 제 능력으로 이 레스토랑 키우는거요.
박변 : 뛸 수 있는데 뭐하러 걸음마부터 시작해? 진성은 이미 중소기업이야.
준세 : 남이 지은 밥에 숟가락만 꽂는 건 재미없으니까요. (멈칫)
은성(E) : 남이 지은 밥에 숟가락만 꽂는 건 재미없잖아요.
박변 : (답답한) 생각하기 나름이지!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키우면 될거 아니냐.
준세 : 그렇죠, 생각하기 나름이죠. 그런데... 저는 그러네요, 아버지.
박변 : (못마땅해 보고)
형진(E) : 은성이 아버지 죽고 회사는 부도나고, 하루아침에 그럴수가 있냐?
준세 :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은성에게 마음 쓰이는) ...
S#47. 몽타주
-공원.
벤치에 앉아서 벼룩시장 광고 보는 은성. 은우, 옆에서 큐빅 맞추고 있고.
-고기집 앞.
고기 집 가리키며 손 잡아끄는 은우. 안된다고 은우 끌고 가는 은성.
-패스트푸드 점.
햄버거 먹고 있는 은우 수심 가득한 얼굴로 보는 은성.
-화장실 안.
돈 봉투에서 남은 돈 세보는 은성. 줄어드는 돈에 한숨 후 쉬고.
-저녁 거리.
지친 걸음으로 손잡고 걸어가는 처연한 남매.
S#48. 찜질방 탈의실
찜복 입은 은성, 가방 들여다보며 돈 봉투 넣었다 뺐다 망설이고 있다.
S#49. 찜질방 로비
은우와 마주 보며 잠들어있는 은성, 배에 불룩한 돈봉투 들어가 있고 그 부분 손으로 감싸고 자고 있다.
<시간경과>
은성, 피곤에 절어 잠에 골아 떨어져 있고. 잠든 듯 누워있던 은우, 목침 무너져 내리는 소리에 번쩍 눈 뜬다.
은우의 시선에... 초등 1,2학년 아이 둘, 반달 목침 모아다가 쌓기 놀이하고 있다.
각각 쌓다가 몇 개 쌓이면 무너져 내리는 목침들.
갑자기 벌떡 일어나는 은우, 아이들에게 다가가 흩어진 목침 퍼즐처럼 나란히 맞추기 시작한다.
벙해서 은우 보는 아이들.
아이1 : (은우 밀치며) 내꺼야-
은우 : (이미 몰입했다. 다시 뺏어 가지런히 놓으며) 이렇게 하는거야...
아이2 : 아빠!- (하며 일어나 달려가고)
<시간경과>
악몽 꾸는듯 식은땀 흘리며 ‘아빠... 아빠...’ 하는 은성.
눈에 물기까지 어리다가 ‘아빠!’ 하며 번쩍 눈뜨는 은성, 꿈이구나... 하는데 눈앞에 은우가 안 보인다.
잠 덜깨 비몽사몽간에 주위 둘러보는데 시끌시끌한 사람들 소리와 함께
‘왜 애들걸 뺏어! 이 자식아!’ 하며 은우 머리통 때리는 남자 보인다.
웅크린채 맞고 있는 은우. 옆에서 울고 있는 아이1...
상황보고 놀라 벌떡 일어서는 은성, 은우에게 달려간다.
순간 은성 윗옷 속에서 떨어져 내리는 돈봉투, 만원권 삐죽이 쏠려나온다.
은성 : (달려가 남자 막아서며) 왜 이러세요? 은우야, 괜찮아?
남자 : (보호자 나타나자 머쓱) 아가씨 동생이야? 아 다 큰 애가 꼬맹이들 갖고 노는거 뺏고 괴롭히잖아.
은성 : (눈물 어려) 그렇다구 왜 애를 때리세요?
남자 : 하지 말라는데 자식이 나까지 밀치고 달려드는데 그럼!
은성 : (목침들 본다. 상황 파악. 은우 앞에 앉으며) 은우야 왜 그랬어?
남자 : (아이들과 가며) 애가 모자라면 데려오질 말 일이지....
은성 : (열받아 벌떡 일어서는, 남자 따라가며) 아저씨! (하다가 뚝 멈춰선다)
퍼뜩 배 만져보는 은성, 허전하다. 얼른 잤던 자리로 가보지만 보이지 않는 돈봉투.
사색된 은성, 이리저리 둘러보지만 없다.
S#50. 찜질방 앞 (새벽)
밤새 잠 못잔 얼굴로 나오는 은성과 은우. 은성, 완전 지쳤다.
은우 손잡은 은성, 멈춰 서서 둘러보지만 갈 곳이 없다. 지갑 꺼내서 돈 꺼내보면 만 원짜리 두장과 천원 세장 들어있다.
은성 : (암담한) ...
은우 : 가자 누나. 가자. (손 잡아 끌고)
은성 : 어디루... 은우야, 우리 어디로 갈까?
은우 : 아빠. 아빠 보고 싶어.
은성 : 아빠?... (눈물 고이는, 잠시) 그러까?... 우리 아빠 보러 갈까?...
S#51. 한강둔치
길 보다 약간 높게 둑이 형성돼 있는 둔치길 정도.
둑 위로 올라서 있는 은성, 은우 돌아본다.
은성 : 은우야 올라와봐... 여기 되게 멋있어.
은우 : (은성 옆으로 올라온다. 약간 무서운듯 은성 팔 잡고)
은성 : (은우 보고 아픈 미소) 멋있지?
은우 : (누나 말에 웃으며 끄덕이는)
은성 : 눈감고... 바람 느껴봐. (팔 벌리고)
은우 : (누나 따라 팔 벌리고, 바람 느끼며 미소)
은성 : 바람 좋지... (바람에 머리칼 날리고)
은우 : ...바람 좋아...
은성 : (눈감으며) 우리... 여기서 날자, 은우야. 날아서... (메이는) 아빠 엄마 만나러 가자.
은우 : (끄덕이며) 아빠 엄마 만나러 가자.
은성 : 그럼 가자... (같이 뛰어내릴려고 은우 팔 잡으려는데)
은우 : (미소로) 누나도 좋아...
은성 : (그 말에 뚝 멈추며 은우 보는)
은우 : 누나 좋아... (바람에 신나서 눈감은 채 팔 더 뻗으며) 행복해!...
은성 : (눈물 왈칵 쏟아지는데)
은우 : (팔 뻗다가 떨어질듯 휘청한다)
은성 : (순간 놀라) 은우야! (하며 동생 붙잡는, 기세에 중심 못잡아 휘청하다 겨우 은우 데리고 주저앉고)
은우 : (놀라서 은성 돌아보는)
은성 : (죄책감과 미안함에 은우 끌어안고 우는) 은우야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잘못했어, 미안해... (뜨겁게 울고)
S#52. 환의 집 거실
찻잔 놓고 앉아있는 둘. 뜻밖이라는 얼굴로 백성희 보고 있는 오영란.
오영란 : 가맹점을 하고 싶다고? 어머 얘, 니 남편 돈 잘 벌잖아?
백성희 : 우리 그이, 사업 땜에 베트남 갔잖아. 몇 년 걸리는데 애들 다 컸지 사지 멀쩡해 노는거 적성에 안 맞아서.
오영란 : 우리 회사 가맹점...
백성희 : 느이 시어머님, 가맹점 잘 안주시지?
오영란 : 직영점 위주긴 하지. 90프로가 직영점이니까... (갸웃하며 뭔가 생각하는)
백성희 : (얼른) 영란아, 부담 갖지 마. 나 너한테 부담 주는 건 증말 싫어 얘.
오영란 : 아니 그런게 아니라아... 사돈끼리 사업으로 엮이면 안좋은거 아닌가 해서.
백성희 : 사돈? (했다가, 웃으며) 사돈은 무슨? 지들이 좋아하는게 먼저지.
오영란 : 어머 얘! 너 우리 환이 사위삼기 싫어 그러지? 니 딸 똑똑하고 참한데 비해 우리 환이 모자라서.
백성희 : (말도 안된다는) 그런 거 아냐.
오영란 : 아니긴!... 그래두 우리 환이가 백그라운드는 좀 되잖니.
백성희 : 영란아 나안, 무조건 내 딸이 좋으면 돼. 인생 뭐 있니?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 만나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살면 되지.
조건이 무슨 소용이야?
오영란 : (삐진척) 그 얘기가 그 얘기지! 승미에다 느이 남편 정도면 남부럽잖은 사위 볼수 있으니까!
백성희 : (슬며시) 솔직히 너 보면 환이 좀 욕심나긴 해.
오영란 : 나 보면?
백성희 : 아무리 요새 세상 우리 때하고 달라졌다 그래두 말야, 결혼이 어디 지들 둘만 사는 거니? 너 같은 시어머니가 어딨어?
된다면 우리 승미 복이지.
오영란 : (벙글어지는) 어머 너 증말이야?
백성희 : 환이가 아직 너무 젊어 저러지... (따뜻하게) 니 품성, 민석씨 품성 고대로 품고 있을거 아냐.
오영란 : (좋아죽고) 어쩜 넌 그렇게 말두 이쁘게 하니?...
S#53. 승미 집 승미방
침대에 걸터앉아 핸드폰하고 있는 승미.
승미 : (어색한) 인영이 넌 혹시 알고 있나 하고... (잠시) 몰라?
백성희 : (막 들어오는데)
승미 : 그럼 인영아, 혹시 은성이 연락 오면 나한테 전화 좀 해줄래?
백성희 : (기겁해 다가와 핸드폰 뺏어 탁 끊는)
승미 : (놀라 엄마 보면)
백성희 : (파르르) 이 기집애가 미쳤어! 은성일 찾아? 찾아 뭐할려구!
승미 : 은우가 학교도 안나온다길래,
백성희 : (흥분하는) 은우 학교도 갔었어?
승미 : 그냥 어디서 어떻게 지내나 궁금해서...
백성희 : (예상 못한 딸 행동에 흔들려) 화약 지고 불구덩이로 뛰어들어 얘가!
승미 : (엄마 반응 이상한) 그게 무슨 말이야?
백성희 : (뒤늦게 아차) 쓸데없는 짓 하지 말란 얘기야.
승미 : (의혹으로 보는)
S#54. 거리 포장마차
떡볶이와 튀김 맛있게 먹는 은우. 은성, 지켜보며 마음 다지고 있다.
은우 : (튀김 하나 내밀며) 누나.
은성 : 너 다 먹어. 누나 배 안고파. (맘 아프게 보고)
은우 : (다시 먹는)
은성 : (보다가 가방에서 옛날 수첩 꺼내든다)
S#55. 거리 + 공중전화
컬러링 듣고 있는 은성, 긴장한 얼굴이다.
혜리(휠) : 여보세요?
은성 : 저기... 혜리야...
혜리(휠) : (단번에 알아듣고 반가운) 오! 은성! 고은성!
S#56. 룸싸롱
은우 손잡고 들어오는 은성.
손님 맞을 차비해서 화려하게 꾸민 혜리, 은성 맞기 위해 입구에 팔짱끼고 서있다.
은성 : (혜리 못 알아보고) 저기 여기 일하는 친구 좀 만나러 왔는데요.
혜리 : (못 알아보는 은성 웃기는, 은우에게) 오랜만이다, 은우! 누나가 맨날 니네집 가서 딱지 접어줬는데.
은우 : 딱지! 깡패 누나가 딱지 접어줬어.
은성 : (그제야) 혜리야!
혜리 : 와!- 너 기억력 되게 좋구나? 니네 누나 보다 백배 낫다! (머리 흩트리고, 은성 머리 쿵 때리며) 친구도 못 알아보는
그 머리로 유학은 어떻게 했냐?
<시간경과>
마주 앉아있는 은성과 혜리. 은성, 그간의 사정 얘기 다했다.
혜리 : (기막히고 놀라서 심각한 표정)
은성 : (그동안 당했던 일들이 있는터라) 거절해도 괜찮아, 혜리야. 이해해.
혜리 : (은성 머리통 탁 치며) 미친년! 날 뭘루 보구?
은성 : (벙해서 보면)
혜리 : (맘 아파) 어디서 온갖 설움 다 당하고 쾡해서 인제 왔냐? 썩을 년아.
은성 : (안도와 서러운 눈물 왈칵 쏟아지는, 참으려 두 손에 얼굴 묻고)
혜리 : 그러면서 자존심은 아직 살아갖구 거절해도 괜찮아? (글썽해서) 야 나 고3때 울 엄마까지 죽고 자퇴할려고 할 때,
니네 아빠가 등록금 대주셨어.
은성 : (울며) 그래도 고마워...
혜리 : 그럼 정리 들어간다? 일단 은우 땜에 등하교 시간엔 일할 수 없고...
은성 : (추스리고 얼굴 들고 훌쩍이며) 아침 여덟시에서 아홉시, 오후 세시에서 네시는 못해.
혜리 : 그렇담 밤일인데 (분위기 풀어주려) 나랑 여기서 일 해 볼래?
은성 : (벙! 해서 보면)
혜리 : (피식 웃고) 너 영어는 잘하지? 그럼 딱 한군데 있다. 잘데도 있어!
은성 : (? 보는)
S#57. 혜리집 거실 (밤)
거실 겸 주방에 방 하나 딸린 작은 연립.
혜리 남친, 은우 딱지 접어주고 있고 은성, 난감한 얼굴로 혜리 보고 있다.
혜리 : 곱게 자란 부자집 따님,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 둘이 같이 장사할 밑천 모으면 결혼할거니까.
같이 호프집 하다 다 날렸거든.
은성 : 그런게 아니라 어떻게 여기서 같이 살어? (미안하게... 남친 보면)
혜리 : 저 오빠 3교대 근무하는데, 다음달 15일까지 새벽 출근이야. 새벽에 우리 들어오면 나가고, 우리 출근할 때 퇴근해.
너랑 나랑 일하는 동안 은우 돌보다가 데리고 자면 돼.
은성 : 은우 힘들어 못봐. 많이 달라졌어. 아버지 돌아가시고 집 환경 바뀌고서,
혜리 : 저 오빠, 음주 인사사고 내서 장애인 단체에서 사회봉사 했어. 은우 같은 애들 겪어 봤다구.
은성 : (그래도 망설여지는)
남친 : (다 접은 딱지 탁 치며) 그 사고 쳐 혜리 고생시키는 거예요. 염치 좀 닦고 괜찮아요.
은우 : (예전 기억 떠오른듯 딱지 집어서 딱 치고)
혜리 : 웨이터 일, 너 하는 거에 따라 한달이면 월세 보증금 반은 벌수 있어. 한달만 고생해. 반은 내가 빌려줄 거니까.
은성 : 한 달?...
혜리 : 아님 너 은우한테 발목 잡혀 하루 몇시간 알바로 언제 돈 모아 방 얻을래?
은성 : (맞는 말이다) 그럼 딱 한달만 신세질게. 그리구 이 신세 꼭 갚을게.
혜리 : 내가 니네 아빠 은혜 갚는 거야. 우리 집서 은우 학교도 안 머니까 너 퇴근해 은우 등교 시키고 자면 되고.
은성 :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끄덕이고)
S#58. 나이트클럽 몽타주
-나이트클럽 탈의실.
초미니 가죽치마와 검은 셔츠에 가죽조끼, ‘스파이’ 명찰에 선그라스까지 쓰고 메인 웨이터 앞에 서있는 은성.
화장에 가발까지 완전 다른 사람이다. 은성 빙글 돌려보는 혜리.
은성, 각오 보이며 ‘화이팅’ 한다. 그런 은성에게 ‘취직 선물!’ 하며 핸드폰 주는 혜리.
눈물 나게 고마운 은성, ‘고맙다 친구야!’ 하며 혜리 껴안고.
-나이트 일각.
양주병과 안주 든 접시 들고 비틀비틀 중심 잡으며 테이블로 가는 은성, 조심스레 테이블에 내려놓고.
-나이트 일각.
훨씬 자연스러워진 은성, 외국인 일행 상대로 주문 받고 있다. 유창한 영어로 주문 받는 은성.
-나이트 룸.
예쁘장한 여자 손님 둘 데리고 들어오는 은성.
룸에 있던 남자들, 여자들 마음에 든듯 은성에게 십만원권 수표 팁으로 건넨다. ‘감사합니다’ 하며 얼른 받는 은성.
S#59. 환의 집 환의 방 (다른 날, 아침)
10시 30분 가리키는 시계. 환, 침대에 길게 늘어져 자고 있다.
들어오는 정, 자고 있는 오빠 본다.
정 : 오빠! (와서 엉덩이 탁 탁 치면)
환 : (부시시 눈뜨며 짜증) 뭐야?
정 : 나한테 짜증내지 마. 엄마가 오빠 안 깨우면 나보고 대신 출근하랬어.
환 : 아... (다시 눈감는)
정 : 그리고 오빠, 시계 잃어버린 대신 나 해달라는거 해준다 그랬지?
환 : 말해...
정 : 내일 내 생일인데 파티 해줘. 준세오빠하구.
환 : (눈 번쩍 뜨는, 말도 안된다는) 야!
정 : 오빠 준세 오빠한테 열등의식 있는 건 아는데,
환 : (벌떡 일어나 앉는) 뭐?
정 : 이유 없이 사람 싫어하는 이유는 딱 두가지라드라? 열등의식 아니면 질투! (갸웃하며) 같은 말인가?
환 : 재수 없는 거거든! 니 친구들 불러 가.
정 : (조르는) 준세오빠가 내 친구들하구 가자면 무도회장 가니? 승미도 같이, 요새 승미 꿀꿀해 보인다며?
환 : 있다 백화점 가서 시계 사주께. 나가! (다시 눕는)
정 : 오빠! (시무룩한) 하나밖에 없는 오빠 동생 생일이다...
환 : (이불 훅 뒤집어쓰는)
S#60. 본점 주방
주방 솥 앞에 서있는 환과 점장. 환, 사복에 부점장 명찰 달고 있다.
환 : (황당한, 주방 둘러보며) 날보고 여기 있으라구?
점장 : (지시 받은 게 있는터라) 끓기 시작하면 일단으로 불 줄여 30분 졸입니다.
환 : (말도 안된다는) 이보쇼 점장님, 난 설렁탕 냄새 비려 질색이야.
점장 : (기막혀 쏘아보는) 건 부점장 사정이고.
환 : (어처구니없는) 허!
점장 : 공장에서 제1 공정도 중요하지만 각 매장에서 하는 2차 조리가 한결같은 설렁탕 맛을 지키는 비결이니까,
한 눈 팔면 안됩니다.
환 : 나 여기 설렁탕 끓이러 온 거 아니거든?
점장 : 니가 설렁탕 냄새가 싫든 말든 난 너 가르치라는 사장님 지시 받은 본점 점장이야. 시키는 대로 해! (나가는)
환 : (기막혀 보고)
S#61. 본점 매장
주방 쪽에서 명찰 떼며 나오는 환. 점장, 매장 살피다가 환 본다.
환 : (명찰 카운터에 탁 놓고 입구로 가려면)
점장 : (막아서며) 어디 가는 겁니까?
환 : 비켜.
점장 : 부점장!
환 : (으르는) 내가 사장되면, 너부터 모가지야. (옆으로 밀고 가려는데)
점장 : (터진다) 니가 사장되면, 내가 먼저 사표 쓴다.
환 : (확 돌아보는) 너 나 누군지 몰라?
점장 : 알지! 설렁탕 말아먹듯 이 회사 말아드실 도련님!
모멸감에 있는 대로 꼭지 돈 환, 있는 대로 힘껏 점장 향해 주먹 날린다.
엄청난 펀치에 뒤로 확 밀리면서 입구 테이블로 쓰러지는 점장.
S#62. 나이트클럽 (밤)
들어오는 환, 승미, 준세, 정. 웨이터 안내 받으며 홀로 향한다.
승미 : (룸 확인하고 정에게) 정아 나 손 좀 씻고 올께. (화장실로)
S#63. 화장실 + 복도 (밤)
손 씻고 손 물기 닦는 승미, 다시 홀 쪽으로 나가는데.
은성(E) : 은우야 뭐하고 있었어?
막 나가려다 은성 목소리에 뚝 멈춰서는 승미, 기웃 보면 선그라스 머리 위로 올린 채 스파이 복장하고 통화하는 은성 보인다.
기겁한 승미, 얼른 몸 화장실 쪽으로 숨기는데
웨이터(E) : 야 스파이! 손님 오셨다!
은성(E) : (크게) 네! 은우야 누나 좀 있다 다시 전화하께!
승미 : (다시 살짝 내다보면)
은성 : (막 핸드폰 주머니에 넣고 선그라스 내리다 힐긋 돌아보는)
승미 : (얼른 숨는, 은성 확인하고 충격에 어쩔줄 모르는)
S#64. 나이트 일각 (밤)
앉아있는 셋. 환, 전화 받고 있다. 테이블에 양주 등 세팅하고 있는 웨이터.
정, 벌써 신나 음악에 맞춰 어깨 춤 추고 있다.
환 : 어 그래, 알았어. (끊으며) 승미, 갑자기 아줌마 편찮으셔서 먼저 간댄다.
정 : 뭐야?... (난감해 환과 준세 번갈아보는데)
환 : 셋이 뭔 재미로 노냐?
준세 : 술이나 한잔하고 가자.
정 : (펄쩍) 그러는게 어딨어? 내 생일인데! (환에게) 오빠, 오늘 내 생일이다? 준세 오빠, 오늘 내 생일이다?
(환에게) 오빤 우리 올 때까지 파트너 마련해놔. (일어나 준세 팔 잡아 일으키며) 렛츠 고!
준세 : (어쩔 수 없이 끌려 일어나며) 그래! 정이 생일이니까 놀아보자! (나가는)
은성 : (비눗방울 나오는 권총 든, 준세와 스쳐 옆 테이블로 간다)
환 : (양주 따라 한잔 털어 마시는데)
은성(E) : 꼼짝 마십시요!
환 : (소리에 힐긋 옆 테이블 보면)
은성 : (권총 옆 테이블 일행 향해 겨누고 있다가 팍 쏜다. 비눗방울 뿜어져 나오고) 환영합니다!
일행 : (작은 이벤트에 즐거워하고)
환 : (자기에게 날아온 비눗방울 손으로 탁 쳐내는, 짜증나 은성 보는데)
은성 : (선그라스 벗어 머리에 올려 쓰고 메모지와 펜 꺼내며) 뭘로 준비할까요?
환 : (은성 얼굴 보고 멈칫, 어디서 본 듯 싶다. 찌푸리고 보다가 알아보는) !
은성 : 네, 그럼 기본으로 준비하겠습니다. (꾸벅 인사하고 환 자리 스쳐 가는데)
환 : (긴 다리 쭉 뻗어 은성 앞 막는)
은성 : (갑자기 나온 다리에 걸려 앞으로 넘어질듯 허우적대며) 어어-
환 : (순간 발 탁 접는다)
은성 : (동시에 앞으로 콰당 넘어지는, 이게 뭔 상황이지? 다리 쪽 보고 확 위 쳐다보는데)
환 : (팔짱 딱 끼고 너 잘 걸렸어... 싸늘히 내려 보고 있고)
은성 : (예사롭지 않은 시선에 뭐지? 보는 순간)
환 : 내 가방 털어 어따 다 쓰고 여기서 이러구 있냐?
은성 : (가방 소리에 환 알아보는, 헉! 놀라는)
<프래쉬 컷- 1회에서의 환의 얼굴>
은성 : (까맣게 잊고 있었던 가방 생각에 벌떡 일어서는) 아! 가방...
환 : 아 가방?
은성 : 아니 저기 그게... (하다) 사정이 있었어요, 연락 못할 사정이, (하는데)
환 : (벌떡 일어나 은성 뒷목덜미 팍 잡는, 그대로 끌고 가고)
은성 : (꼼짝 못하고 버둥대며) 왜 이래요!- (그 바람에 얕은 조끼 주머니에서 핸드폰 볼록 삐져나오고)
S#65. 스테이지 (밤)
정 기분에 맞춰주며 신나게 놀아주듯 춤추고 있던 준세, 무심히 환 테이블 쪽 보다 은성 목덜미 잡고 질질 끌고 가는 환 본다.
어? 하는 준세.
S#66. 나이트클럽 일각 (밤)
음악 소리 작게 들리는 곳. 은성 끌고 오는 환, 밀치듯 은성 놔준다.
비틀하는 은성, 열 받아 확 돌아서는데 핸드폰 바닥에 툭 떨어지며 몇걸음 미끄러져 간다.
은성 : 뭐하는 짓이에요! 사정이 있었다는데 사람 말두 안 들어보구!
환 : (안 믿는, 손 내밀며) 그럼 내놔, 내 가방.
은성 : 그게 지금... 나한테 없구요...
환 : 당연히 없겠지! 다 팔아 먹었으니까.
은성 : (발끈하는) 뭐요? 팔아 먹었다구? (열 받아) 사람을 뭘루 보구! 이봐요, 먼저 가방 안주고 내뺀건 그 쪽이예요! 두 번이나!
(퍼뜩 생각난) 술값까지!
환 : (성질나는) 술값? (지갑 꺼내 바로 수표 다섯장 꺼내 내밀며) 자!
은성 : (노려보며) 가방 찾아주고 받을 테니까, 기다려요! (계속 노려보며 조끼 주머니에 손 넣는데 핸드폰 안 잡힌다) 어?
(다른 쪽 찾아봐도 없다) 내 핸드폰!
환 : (다 거짓말로 보인다) 아예 배우를 해라.
은성 : 잠깐만요, (핸드폰 찾으려 얼른 뒤돌아 몇 걸음 뛰는데)
환 : (성큼 쫓아와 뒷목덜미 또 잡는, 그 순간 핸드폰 콱 밟고)
은성 : (다급해 벗어나기 위해 버둥대며) 놔요! 내 핸드폰 찾아야 돼요!
준세 : (환 찾아다니다가 꺾어 들어오는, 은성 보고 어? 놀라고)
환 : (발 밑 감촉에 내려다보면 핸드폰 있다)
은성 : (환 손길 느슨해진 틈 타 팔 휘저어 뿌리치는데)
환 : (구두 발 들며) 이거냐? 니 핸드폰?
은성 : (보고 얼른 집어 드는데 핸드폰 깨져있다. 열 받아 환 보며) 야!-
준세 : (은성 모습 충격으로 보고 섰는, 나서지 못하고)
S#67. 혜리 집 (밤)
소파에 길게 누워 영화 보며 맥주 마시는 혜리 남친. 은우, 다 맞춘 퍼즐 한쪽에 잘 놓고 있다.
캔맥주 다 마신 남친, 티비로 시선 고정시킨 채 냉장고 가서 여는데 맥주 없다.
남친 : 아... (아쉬운, 티비 보며 갈등하다 은우 본다. 약간 취기) 어이 은우!
은우 : (보면)
남친 : 너 오른쪽 왼쪽 알아?
은우 : 알아요! (왼팔 들며) 왼쪽! (오른 팔 들며) 오른쪽!
남친 : 잘하네... 그럼 너 혼자 가게 가서 쪼꼬렛, 과자 이딴 거 사 먹은 적 있어?
은우 : 쪼꼬렛 좋아.
S#68. 혜리 빌라 앞 (밤)
나오는 은우, 오늘 쪽으로 걸어간다. 그 위로...
남친(E) : 학교 갈 때 버스 타러 가는 길로 쭉 가다가 첫 번째 길에서 좌회전.
걸어가다 왼쪽으로 작은 사이 골목길 보이자 꺾어 들어가는 은우.
남친이 말한 차들 다닐 정도의 길 저만치 보인다.
S#69. 골목길 (밤)
손에 만원짜리 한 장 쥐고 좁다란 주택가 골목길 걸어가는 은우, 그 위로...
남친(E) : 그 다음 길에서 오른쪽.
은우 : (우측으로 꺾어드는, 남친이 말한 길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는)
S#70. 길 (밤)
차들 다니는 주택가 이면도로, 은우 하염없이 걸어가고 있다. 그 위로...
남친(E) : 그 다음엔 계속 가는 거야. 쭉 가다보면 오른 쪽에 삼성수퍼가 나와.
은우 : (중얼거리는) 삼성수퍼, 캔맥주 두 개, 쪼꼬렛...
(오른 쪽만 보며 가는데 수퍼는 보이지 않고 불 켜진 피아노 학원 간판 보인다. 멈춰서는)
S#71. 혜리 집 (밤)
맥주에 취해 가물가물 졸던 남친, 퍼뜩 눈뜬다. 둘러보면 아무도 없다.
남친 : (놀라 벌떡 일어나 앉는, 시계 보며) 이 자식 왜 안와?... (하다 아차!) 아- 미성년한테 술 안 파는데
이 자식 또 계속 달라고 우기고 있는거 아냐? (일어나 나가는)
S#72. 피아노 학원 (밤)
현란한 피아노 소리 울리는 홀. 놀란 얼굴로 다른 룸에서 나오는 원장.
원장, ‘누구야?...’ 하며 소리 나는 룸 향해 가보면 오랜만의 피아노 연주에 취해 피아노 치고 있는 은우 뒷모습 보인다.
S#73. 승미집 거실 (밤)
백성희, 진성식품 가맹점 관련 서류 펼쳐있고 계산기 두드리며 돈 계산하고 있는데 핸드폰 울린다.
백성희 : (핸드폰 받는) 여보세요?
원장(휠) : 고은우 어머니 핸드폰인가요?
백성희 : (고은우란 말에 놀라) 고은우요?
원장(휠) : 네, 저는 아드님 데리고 있는 사람인데요.
백성희 : (기겁해 놀라) 네?
S#74. 피아노 학원 (밤)
원장과 함께 앉아있는 은우. 들어오는 백성희, 은우 본다.
은우 : (백성희 보고 반가운) 엄마-
백성희 : (기막히고)
S#75. 아파트 앞 (밤)
옆 좌석에 앉아 유리창에 손 그림 그리고 있는 은우.
백성희, 핸즈프리로 연결 안 된다는 안내 듣고 있다.
백성희 : (짜증나 끄며) 얜 어떻게 된 애야? 은우야, 너 누나 핸드폰 번호 잘못 알려준거 아냐? 다시 말해봐.
은우 : (은성 핸드폰 번호 말하는) 010, ****, ****.
백성희 : (핸드폰 통화 목록 확인하며) 맞는데... (하는데)
은우 : 엄마 핸드폰 번호는, 011, ***, ****! 엄마 차는 번호는, 46 라, ****!
백성희 : (새로 뽑은 차 번호 외우는 은우 보고 기겁하는) 뭐? 너 방금 뭐랬어? 엄마 차 번호 뭐라구?
은우 : 엄마 차 번호는, 46라, ****. (차종 얘기하는) sm 520. 백마 아파트.
백성희 : (사색돼서 은우 돌아보는)
S#76. 나이트클럽 직원 탈의실 (밤)
망가진 핸드폰 내려다보며 앉아있는 은성.
은성 : 진짜 뭐 이런 인간이 있냐... (하는데)
메인 : (들어오며) 야 스파이! 너 왜 핸드폰 안 받어? 혜리 숨넘어간다! (자기 핸드폰 내미는)
은성 : 고맙습니다. (받는) 미안 혜리야, 핸드폰이 망가져서, (하는데)
혜리(휠) : (다급한) 은성아 어떡해? 은우가 없어졌대!
은성 : (기겁해 놀라는) 뭐? 은우가 없어져?
S#77. 고속도로 (밤)
은우 태우고 톨게이트 빠져 나가는 백성희 차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