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 / 미역국 먹다
미련
미련(未練)이란 말은 생각을 딱 끊을 수 없음, 또는 그런 마음을 뜻하는 말이다. “미련을 두는 것은 미련한 짓이다.”라는 말도 있다.
그런데 이 미련(未練)을 미련(未戀)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아마도 연애와 관련이 있을 때 주로 쓰기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이미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하는 것을 뜻하는 미련(未戀)이라는 말은 없다.
미련이란 말이 생각을 끊을 수 없음을 뜻하는 것은 이 말의 연(練)자 때문이다. 이때의 연은 상기(喪期)의 소상(小祥)을 가리킨다. 소상은 사람이 죽은 지 일 년 만에 지내는 제사다. 그 후 한 해가 지나면 대상(大祥)을 지낸다. 이것을 지내면 상기를 마친다.
미련은 아직 소상도 안 되었다는 뜻이다. 상기가 끝나려면 소상, 대상을 그쳐야 하는데, 아직 소상도 마치지 않았으니, 돌아가신 어버이 생각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 생각을 끊을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곧 미련이다.
미역국 먹다
‘미역국 먹다’란 말은 시험에 떨어졌다는 뜻으로 쓰는 말인데, 미역이 미끌미끌하다는 것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아는 이가 많다. 그러나 이 말은 그런 데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 연원이 매우 깊은 말이다.
이 말은 한말 일제가 국권 침탈의 일환으로 실시한 군대 해산과 관련하여 생긴 말이다.
통감 이토는 헤이그 밀사 파견을 구실로 삼아 고종을 퇴위시키고, 1907년 7월 31일에는, 융희 황제로 하여금 군대 해산에 관한 칙어를 내리게 한 뒤, 8월 1일을 기하여 군대 해산식을 거행하였다. 이날 참령 박성환이 자결로써 항거의 뜻을 보이자, 전국 각처에서 군인들이 무장 항쟁에 돌입하여 그 후 5년이나 계속되었다.
이와 같이 군대 해산은 엄청난 파장을 던져 준 사건이었다. 나라를 빼앗기는 위기감을 실감케 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군대 해산(解散)이란 말의 해산을, 동음이의어인 아이를 낳는 산고의 해산(解産)이란 말을 따와서, 해산(解産)하면 먹는 미역국을 먹어야 할 일이라고 빗대면서 가슴을 아파하였다. 국권을 지키지 못하고 실패한 고통을, 해산(解産)의 고통으로 여기면서, 아울러 미역국을 떠올린 것이다.
첫댓글 련이 소상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뜻이라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