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의 흐름
1. 3 ·1운동 무렵 ∼ 1920년대의 시 민족의 최대 희망이었던 3·1운동의 좌절은 민족 전체에게 절망과 방향 상실의 비애를 안겨 주었다. 국권 상실 이후, 정치적 좌절감에 빠져 있던 우리 민족은 경제적으로는 일제의 식민지 착취와 세계 공황으로 인한 경제적 궁핍화 현상의 심화로 민족 생존의 위협을 받았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몇몇 선각자들은 민중을 계몽하고 민족 의식을 일깨우기 위해 온 힘을 기울였다.
(1) 자유시형(自由詩形)의 확립 : 최남선(崔南善)의 신체시 '해(海)에게서 소년(少年)에게'의 계몽성, 개념성, 비예술성을 극복한 본격적인 자유시가 창작되었다. 주요한(朱耀翰), 김억(金億), 김여제(金輿濟) 등이 그 선구자다.
시 인 | 작 품 | 실린 곳 | 연대 | 김여제 | 만만파파식적(萬萬波波息笛) | 학지광(學之光) 10호 | 1917 | 주요한 | 시내, 봄, 눈, 샘물이 혼자서 | 학우(學友) 창간호 | 1919 | 김 억 | 겨울의 황혼 | 태서문예신보 13호 | 1919 | 주요한 | 불놀이 | 창조(創造) 창간호 | 1919 |
(2) 동인지(同人誌) 문단의 형성 :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신문의 창간, <개벽>, <조선문단> 등의 잡지의 출현과 때를 같이 하여 많은 문예 동인지가 나와 동인지 문단 시대를 열었다. ① 창조(創造) 연 대 | 1919. 2. 1 ∼ 1921. 5. 30(통권 9호) | 동 인 | 김동인, 전영택, 주요한, 김동환 | 의 의 | - 최초의 순 문예 동인지 - 근대 문학 개척에 이바지 - 완전한 언문일치체 문장 확립 - 최초의 근대시인 '불놀이(주요한)', 사실주의 단편 소설 '약한 자의 슬픔(김동인)'을 실음 | 경 향 | - 시 : 상징적 / - 소설 : 사실적 |
② 폐허(廢墟) 연 대 | 1920. 7. 25 ∼ 1921. 1. 20(통권 2호) | 동 인 | 황석우, 염상섭, 김억, 남궁벽, 오상순 | 경 향 | 퇴폐적, 상징적 |
③ 장미촌(薔薇村) 연 대 | 1921 | 동 인 | 박종화, 변영로, 노자영, 박영희 | 의 의 | - 시 동인지의 효시 - <백조>의 전신 - 현대시 창작에 이바지함 | 경 향 | 낭만적 |
④ 백조(白潮) 연 대 | 1922. 1. 9 ∼ 1922. 9. 6(통권 3호) | 동 인 | 현진건, 나도향, 이상화, 홍사용, 박종화 | 의 의 | - 순 문예 동인지 - 가장 활발한 시 창작 활동이 이루어짐. - 투르게네프 산문시 소개(나도향) | 경 향 | 낭만적 |
⑤ 금성(金星) 연 대 | 1923 | 동 인 | 양주동, 유엽, 백기만, 이장희 | 의 의 | 시 동인지 | 경 향 | 낭만적 |
⑥ 영대(靈臺) 연 대 | 1924(평양) | 동 인 | 김소월, 주요한, 김억, 전영택, 이광수 | 의 의 | 순 문예지, <창조>의 후신 | 경 향 | 일정치 않음 |
(3) 감상적 낭만주의, 상징주의, 계급주의, 민족주의, 해외문학파 시의 전개 ① 초기 : 감상적(퇴폐적) 낭만주의 김억과 황석우가 <태서문예신보>를 통해 프랑수 상징주의 시를 번역 소개했으며 3ㅗ1운동의 실패로 인한 좌절감, 프랑수 상징주의 시의 퇴폐적 경향(특히 C.P.보들레르 풍), 우울한 분위기의 러시아 문학의 영향, 당시 청년들의 치기(稚氣)어린 감상성 등이 어울려 애상(哀想), 탄식(歎息), 절망(絶望), 도피(逃避), 죽음의 찬미(讚美) 등 감정의 과잉 노출 현상을 빚었다.
② 중기 이후 : 서사시, 계급주의 시ㅗ시조와 민요시의 출현, 해외문학파의 순수시 소개 3ㅗ1운동 실패의 충격이 다소 가라앉게 된 1920년대 중반부터 문인들은 민족의 갈 길이 나라 찾기와 민족의 생존권 회복에 있음을 재인식, 새로운 삶의 전망을 품게 되었다. 이에 파인(巴人) 김동환(金東煥)은 3편의 서사시를 썼고, <개벽>중심의 계급주의파 시와 <조선문단>중심의 민족주의파의 문학이 대립했다. 최남선, 이은상, 이병기 등이 시조 부흥운동을 폈고, 김소월, 김동환, 주요한 등이 민요시를 썼다. 한편 계급주의 시의 개념성, 전투성, 공격성을 비판하여 해외문학파가 순수시를 소개했다.
㉠ 김동환의 서사시(敍事詩) 시 집 | 발행처(실린 곳) | 연 대 | 국경 (國境)의 밤 | 한성도서 | 1925. 3. | 우리 사남매(四男妹) | 조선문단 | 1925. 11. | 승천(昇天)하는 청춘(靑春 | 신문화사 | 1925. 11. |
이 시들의 서사시 여부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그치지 않고 있다.
㉡ 개벽(開闢) 연 대 | 1920. 6. 25 ∼ 1926. 8. 1(통권 72호, 발행 금지) | 동 인 | 박영희, 김기진 | 의 의 | - 월간 종합지(천도교 후원) - 신문지법에 따른 첫 잡지 - 근대 문학에 이바지함 | 경 향 | 계급주의 |
㉢ 조선문단(朝鮮文壇) 연 대 | 1924. 9 ∼ (통권 25호), 1927년 속간, 1935년 복간, 1936년 폐간 | 동 인 | 이광수, 방인근 | 의 의 | - 순 문예지 - 최초의 신인 등용 추천제 실시 - 박화성, 최학송, 채만식, 계용묵 등 많은 신인 배출 | 경 향 | 민족주의, 반계급주의 |
㉣ 해외문학파(海外文學派)와 <해외문학> 연 대 | 1927 ∼ 1931 | 동 인 | 김진섭, 정인섭, 손우성, 이하윤, 이선근, 이헌구, 함대훈, 김광섭 | 의 의 | - 최초의 번역 문학지 - 해외문학연구회(1926)의 기관지 - 연극(번역) 공연의 모체 | 경 향 | 순수 문학, 반계급주의 |
㉤ 민요시(전통시에의 관심) 뒷동산에 꽃 캐러 언니 따라 갔더니, 솥가지에 걸리어 다홍치마 찢었습네.
누가 행여 볼까 하여 지름길로 왔더니, 오늘따라 새 베는 임이 지름길로 나왔습네.
뽕밭 옆에 김 안 매고 새 베러 나왔습네, ( 주요한, '부끄러움' )
이같은 소박한 민요시를 김소월만이 성공적인 자유시로 승화 발전시켰다.
(4) 김소월과 한용운의 등장 : 한국시의 전통성과 서구적 현대시의 기법을 조화시켜 현대시의 기반을 다진 소월(素月) 김정식(金廷湜)과 만해(卍海) 한용운(韓龍雲)의 시집 <진달래꽃>(1925)과 <님의 침묵(沈默)>(1926)으로 등단한 것도 이 시기이다. 2. 1930년대의 시
만주 사변(1931), 중일 전쟁(1937) 등으로 일제가 전시 체제를 구축하면서 민족 문화를 탄압, 말살하기 위한 억압 정책을 가속화해 가던 시기로서, 세계의 경제 공황(1929)과 전체주의 파시즘(fascism)이 대두하던 위기의 시대가 1930년대였다. 이 때는 탈이념(脫理念)이 등장하게 마련이었다.
(1) 계급주의 문학의 퇴조와 순수시의 대두 : 발표 지면은 확대되었으나, 일제의 검열과 계급주의(KAPF)파의 검거와 자진 해체, 목적 문학인 계급주의 시의 무장ㅗ전파ㅗ선동의 전략적 행태(行態)와 도식적(圖式的)이고 이념 지향적(理念指向的)인 경향에 대한 독자의 반발 등을 계기로 하여 순수시가 대두했다.
(2) 현대시 유파(流派)의 형성과 실험 : 1930년대 초기에는 순수시파, 중기에 모더니즘파, 후기에는 생명파가 다분히 의도적인 시 운동을 전재하여 본격적인 현대시의 기틀을 잡았고, 청록파가 30년대 말을 장식했다.
① 순수시파 : 순수시는 넓게 보아 <해외문학(海外文學)>(1927), <시문학(詩文學)>, <문예월간(文藝月刊)>(1931), <문학(文學)>(1934), <시원(詩苑)>(1935) 등의 문예지를 중심으로 발표된 시를 가리키며, 좁게는 <시문학>파 시인인 김영랑, 박용철, 정지용을 시를 지칭한다.
② <시문학(詩文學)> 연 대 | 1930 ∼ 1931(통권 3호) | 동 인 | 박용철, 김영랑, 정지용, 이하윤, 변영로, 정인보 | 의 의 | - 시 동인지 - 순수시 운동의 모체(母體) | 경 향 | - 반목적적 순수시, 시에 대한 현대적 인식 - 모국어의 조탁(彫琢)과 순화(醇化)된 정서, 음악적 율격의 강조 |
③ 모더니즘파 : 모더니즘(modernism)은 니체, 마르크스, 다윈이 제시한 시대 이념에서 유래하는 서구 사조이다. 근대 서구 사회의 정신적 지주이던 기독교 사상과 휴머니즘이 설득력을 잃고, 뉴턴 물리학의 합리성이 세계를 구원하리라는 가냘픈 기대가 19세기 서구 사회를 지탱해 왔다. 그러던 것이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여러 과학적 징후들은 과학 자체마저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입증하게 되었다. 프랑크의 양자론(量子論),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 돌연변이성, 방사선 방출, DNA의 합성 등이 그것이다. 이에 따라 서구의 정신사(精神史)는 세계의 구원을 위해 새로운 휴머니즘을 모색(摸索)하게 되었고, 이에 부응하여 추구된 것이 모더니즘이다. 넓은 의미의 모더니즘은 이미지즘(imagism), 다다이즘(dadaism), 초현실주의(sur-realism), 입체파(cubism), 미래파(futurism), 주지주의(intellectualism) 등을 포괄한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주로 이미지즘의 김광균(金光均), 장만영(張萬榮) 등의 시를 가리킨다. 즉 이미지즘과 주지주의 문학이 우리 나라 모더니즘 시의 핵이다. 이상(李箱)의 다다이즘 내지 초현실주의의 시를 비롯한 <삼사문학(三四文學)> 동인들의 시는 넓은 의미의 모더니즘 시이다. 모더니즘(주지주의)은 최재서(崔載瑞), 백철(白鐵), 김기림(金起林)이 소개했다. 김기림은 평론을 쓰고 시를 실험했으며, 김광균은 이를 실현했다.
④ 생명파(生命派) : 1930년대 초반 순수시파의 유미주의(唯美主義), 중반 모더니즘파의 감각적 기교주의가 인생 문제를 도외시한 데 대한 반발을 보이며 등장한 1930년대 후반의 문인들 일파가 이른바 '생명파'이다. 1936년에 발간된 <시인부락(詩人部落)>의 동인인 시인 서정주, 소설가 김동리를 선두로 하여 이와는 다른 처지에서 등장한 시인 유치환이 이 유파의 문인을 대표한다. 생명파의 대다수는 <시인부락> 동인 중의 시인이며, 김동리는 그 중 소설가이다. 유치환과 윤곤강, 신석초는 동인이 아니면서도 경향의 유사성 때문에 '생명파'라 불린다.
연 대 | 1930년대 후반 | 동 인 | 유치환, 서정주, 오장환, 함형수, 김달진 김상원, 김동리, 윤곤강, 신석초 | 의 의 | 생명의 본질, 본능적 조건을 기초로 한 인간의 이해와 인식을 추구함. | 경 향 | - 순수시파 유미주의의 관념성, 모더니즘 시의 반생명성에 대한 도전 - 시적 성공을 거두어 오늘날의 한국 문학에 영향을 끼침 - 휴머니즘 문학(김동리의 주장)은 순수 문학론으로 발전, 계급주의 문학과 대결하게 됨. - |
⑤ <시인부락(詩人部落)> 연 대 | 1936 ∼ 1937(통권 5호) | 편집, 발행 | 서정주(1호), 오장환(2호 이후) | 동 인 | 서정주, 김동리, 함형수, 김달진, 김상원 | 경 향 | 생명과 인간의 구경(究竟) 탐구 |
3. 암흑기의 시 중일 전쟁(1937) 이후 태평양 전쟁(1941)이 일어나기까지 일제의 탄압이 극심하였으나, 이 시기에는 오히려 많은 시집이 간행되고, 예술적으로 괄목할 만한 작품들이 빛을 보았다. 그러나 1941년에 들어 일제는 조선일보, 동아일보는 물론, <문장(文章)>과 인문평론(人文評論)>의 두 문예지마저 폐간하였으며, 한국어, 한국 문자의 사용을 금지시켜 그야말로 역사와 문화의 암흑기를 맞이하였다.
(1) '청록파(靑鹿派)'와 자연 회귀 : <문장>지 추천을 거쳐 등단한 이 시인들은 자연에 회귀하여 위안을 찾으며 밝아올 새날의 역사를 노래했다. 1946년에 <청록집>을 내었다.
① 박목월 : 동양의 이상향인 도화원(桃花園)과 같은 선경(仙境)을 추구했다. '청노루', '산도화(山桃花)', '불국사(佛國寺)' 등이 그 예이다. ② 박두진 : 기독교(구약성서 이사야서)적 평화 사상으로 자연을 추구하며 밝아올 새 역사의 소망을 노래했다. '향현(香峴)', '해', '어서 너는 오너라' 등이 그 예이다. ③ 조지훈 : 우리 전통 - 멸망하는 것에 대한 짙은 향수(鄕愁), 선(禪)과 은일(隱逸)의 경지에 침잠했다. '고풍의상(古風衣裳)', '봉황수(鳳凰愁)', '완화삼(玩花衫)', '낙화('落花)', '고사('古寺)', '범종('梵鍾)' 등이 그 예이다.
(2) 암흑기의 별 - 저항 : 육사(陸史) 이원록(李源祿)과 윤동주(尹東柱)의 시는 암흑기의마지막 밤을 밝히는 불멸의 별이다.
① 이육사 : 유교적 선비 정신으로 지절(志節)의 표상이 된 대륙적 기질의 시인. (語調)가 남성적이어서 도도하고 당당하다. '광야(曠野)', '절정(絶頂)' 등이 그 예이며, '청포도'는 인구에 회자되는 애송시이다.
② 윤동주 : 기독교적 속죄양 의식으로 순결과 참회와 그리움의 시를 썼다. '서시(序詩)', '십자가', '참회록', '또 다른 고향', '쉽게 씌어진 시' 등이 그 예이다.
4. 광복 후의 시
1945년 '도둑처럼 찾아온' 해방은 이 땅에 정치적 선동과 파쟁을 빗었다. 좌익 문인 단체인 '조선 문학 동맹'(1945. 2) 소속의 시인들이 낸 시집은 경직된 좌익 이념만 노출, 선전하였을 뿐 예술성의 확보와는 먼 거리에 있었다. '조선 문학가 협회'를 중심으로 한 우익 계통의 시인들의 시도 해방을 맞이한 격정과 소박한 찬가풍(讚歌風)의 어조로 하여 긴장을 잃은 행사시(行事詩)들을 양산했다.
(1) 전통의 계승 : 이런 가운데 출현한 목월(木月) 박영종(朴泳鍾), 지훈(芝薰) 조동탁(趙東卓), 혜산(兮山) 박두진(朴斗鎭)의 공동 시집 <청록집(靑鹿集)>(1946)과 청마(靑馬) 유치환(柳致環)의 <생명(生命)의 서(書)>(1947), 미당(未堂) 서정주(徐廷柱)의 <귀촉도(歸蜀途)>(1948),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 등은 광복된 조국의 시사(詩史)를 빛낸 기념비적 업적이다. 그러나 청록파의 시는 전통적 자연 서정주의에 지나치게 편중된 흠이 있다.
(2) 시단에서 활동한 시인들 ① 광복 전 : 김광섭, 노천명, 모윤숙, 신석초, 김광균, 신석정, 장만영, 김현승, 김상옥, 윤곤강 등 ② 광복 후 : 구상, 정한모, 조병화, 김춘수, 김경린, 김수영, 김윤성, 설창수, 이경순, 한하운 등
(3) 6·25 직전에 발간한 <문예(文藝)>는 전쟁 전후의 문단에 크게 공헌 했다. 순문예지 | 주재자 | 연대 | 등단 문인 | 문예(文藝) | 발행인 : 모윤순 편집인 : 김동리 조연현 | 1949 ∼1954 .3 (통권 21호) | - 시인 : 손도인, 이동주, 송 욱, 전봉건, 천상병, 이형기 - 소설가 : 강신재, 장용학, 최일남, 서근배 - 평론가 : 김양수 |
5. 1950년대의 시
1948년 8월 15일 대한 민국 정부 수립과 함께 한국 문학은 분단의 비극을 연출하며, 북한의 남침으로 6ㅗ25의 대참화를 체험한다.
(1) 새 시인군(詩人群)의 등장 : 신동집, 김구용, 김요섭, 장호, 김남조, 홍윤숙, 이인석, 김종문 등과 <문예>지 출신 이원섭, 이동주, 송욱, 전봉건, 이형기, 한성기, 박양균, 천상병, 이수복 등 역량 있는 시인들이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했다.
(2) '후반기(後半期)' 동인의 모더니즘 : 김경린, 박인환, 김규동, 조향 등은 시의 소재를 현대의 도시 문명에 두고 주지적, 감각적 기법으로 처리했다. 1930년대 모더니즘 시인 김기림이 밝고 건강한 '오전의 시'를 썼음에 비해 이들은 짙은 불안감과 위기 의식을 표출하고 있다.
(3) 반서정주의의 상황파 시 : 6ㅗ25 전란의 참담한 상황을 몸소 체험하여 강렬한 생명 의식ㅗ민족애ㅗ조국애ㅗ인류애를 노래한 시인들이 등장하여 새와 바람, 푸나무와 냇물, 달과 꽃만 노래하는 전통적 자연ㅗ서정주의를 극복하려 했다. 유치환, 구상, 박남수, 전봉건, 송욱, 신동문 등이 반서정주의 시인이다. 특히 유치환의 종군 체험 시집 <보병과 더불어>(1922), 강렬한 조국애와 민족애, 인류애, 원죄 의식을 노래한 구상의 연작시 '초토(焦土)의 시'(1956)가 이런 경향의 시를 대표한다. 또, 존재의 탐구에 골몰한 김춘수, 도시인의 애수를 직설적으로 노래한 조병화, 내향적 자아 의식을 추구한 김구용 등의 시도 반서정주의의 특성을 드러낸다. 뿐만 아니라 자연 발생적 감정을 거부하고 언어를 지성적으로 조작하여 시를 구성하려 한 주지적 심상파 김종삼, 성찬경, 문덕수, 김광림, 김요섭 등의 시도 빼어 놓을 수 없다.
(4) 전통적 서정파의 자기 수호의 시 : 위와 같은 도전을 받으면서 전통적 서정파는 자기 정체성을 지켰다. 서정주를 필두로 박재삼, 황금찬, 구자운, 김관식, 이동주, 박용래, 박성룡, 박희진 등이 이 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