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나라 그 문화 >
빙하의 나라 노르웨이
송내 피요르드
노르웨이는 '북쪽(North)으로 가는 길(Way)'이란 뜻이다. 북쪽 끝 일 년에 280일 정도 비가 오고, 태양이 남반부로 내려가면 흑야의 어둠에 쌓여 있어 살기 힘들지만 복지는 최고인 나라다.
전에 제일 여행을 해보고 싶은 나라가 어디냐고 물으면 노르웨이로 가 흑야에 펼쳐지는 오로라 쇼를 보고 싶다고 했었는데, 겨울에 이쪽을 여행하기는 정말 힘든 자연 환경임을 실감한다.
우리가 방문한 5, 6월엔 백야가 찾아와 점점 낮이 길어져 그 자리에서 저문 태양이, 진짜 그 자리에서 뜨는 온전한 백야가 오는 곳이다. 덕분에 여행 일정이 새벽 4시에 시작되어도 이른 줄 몰랐고, 국경 수속이 늦어져 10시 넘어 호텔에 들어와도 늦은 시간이란 실감이 안 났다.
송내 피요르드를 보는 것이 이 나라 여행의 핵심이다. 그것은 빙식곡(氷蝕谷)이었던 강 하류부가 해수로 침수되어 형성한 좁고 긴 후미를 말하며, 협만(峽灣)이라고도 한다. 높은 산의 골짜기를 따라 발달해 있는 빙하가 빙식곡으로, 그것에 의하여 형성된 U자형의 깊은 골짜기이다.
종단면이 U자형을 이루고 있으므로 양쪽 곡벽(谷壁)이 급한 절벽을 이룬다. 수심 1,200m 이상에 달하는 암석분지가 형성되기도 하며, 일반적으로 입구에 해당하는 해안 쪽보다 내륙 쪽이 수심이 깊다. 운동장의 100m 달리기 하던 선을 떠올리고 그런 것이 배 밑으로 12개나 내려가야 땅이 나온다니 무시무시하다. 세계에서 가장 긴 송내 피요르드는 길이가 204km이다. 그 중 경관이 제일 멋진 구간만 잘라서 두 시간 정도 유람한다.
좁고 긴 지형 탓에 피오르드의 바다는 언뜻 산을 휘감아 도는 강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시선을 멀리 두면 수평선에 맞닿아 있고 갈매기도 날아든다. 거울 같이 잔잔한 수면 저 편에 굽이굽이 보이는 만년설을 이고 있는 뭉툭 잘린 바위산들에서 끝없이 바다로 쏟아지는 크고 작은 폭포가 장관이다.
산을 내려오니 빙하와 섞인 옥색 피오르(fjord)가 보인다. 직접 걸어가 빙하박물관에서 형성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듣고, 견본으로 가져다놓은 빙하 덩어리를 만져 보았다. 빙하가 산중턱까지 밀려 내려와 눈앞에 걸쳐 있는 곳까지 5km 즈음 걸어가 빙하 녹은 물에 손을 넣었다. 심장이 얼어붙을 듯 차갑다.
스칸디나비아 국경을 넘을 땐 많은 동굴이 나타났는데 가능하면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려 최소한의 굴을 파고, 조명도 약하게 하여 환경 친화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플롬은 산악철도(Flåmsbana)의 기점이다. 평지인 플롬 역에서 해발 856m의 뮈르달 역까지 달리는 이 철도는 노르웨이의 명물이다. 미끄러질 수밖에 없다는 한계 경사 35퍼밀(약 2도)을 뛰어난 철도 기술로 극복했다.
기차 진행 방향의 왼쪽으로는 아울란드 피오르, 오른쪽으로는 플롬 계곡이 펼쳐진다. 처음에는 탁 트인 피오르 경치에 마음이 끌리지만, 기차가 20개 산악 터널을 하나씩 통과하며 주행 고도가 높아질수록 눈앞에서 역동적으로 변모하는 산악 풍경에 매혹된다. 특히 만년설과 눈높이를 맞추면 계절을 잊게 된다.
종착역 4㎞를 앞두고 93m 높이의 효스포센(Kjosfossen) 폭포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노르웨이 신화에 따르면 소꼬리가 달린 숲의 요정 훌드라(Huldra)가 이 폭포에 종종 나타난다. 전해지는 설화에선 쇳조각을 잘 던지면 요정이 거느리는 암소를 얻고, 그녀에게 청혼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기차는 이곳 전망대에서 5분간 정차한다. 5분 간 기차에서 내린 여행객들이 몰려들었다. 폭포의 웅장한 소리를 뒤로하고 독사진 한 컷 찍기가 정말 어렵다. 플롬 산악철도는 뮈르달 역에서 베르겐을 잇는 철도와 만난다. 오슬로 행 열차는 해발 1,222m(핀세 역)에까지 올랐다가 서서히 지상을 향해 내려갔다.
우리는 관광하면 자연을 개발하여 볼거리를 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천혜의 모습 그대로 짧은 일조량 동안 맹렬하게 꽃피고 열매 맺는 곳, 죽기 전에 가볼 곳 중 전원풍경이 아름다운 노르웨이를 꼽는 이유를 알만 했다.
첫댓글 선배님 신년 새 해 맞이 멀리 노르웨이 피요르드계곡에서 밝은 모습으로 보여 주셔서 덕분에 저도 여행 잘 하고 신년 행운 만끽 하겠습니다. 새 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새해 소원하는 모든 일
성취하길 빌게요
댓글 고맙습니다
사진을 보니 5년전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에 갔던 기억이 나네요. 사진 보니까 다시 가고 싶군요 방학 때 마다 여행을 다녔는데 지금은 자유롭게 다니고 있답니다 한살이라도 젊어서 다녀야 감동이 ......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 되기를 기원하며..
선배님은 5년 전에 다녀왔군요
참 좋은 여행지이지요!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여행 중 북유럽이
인상에 강하게 남았는데
서초케이블(현대HCN)에서 발행하는 서초매거진
그 나라 그 문화 코너에 6회 연재중인 글입니다
읽어주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