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구립공원계획 결정은 되었지만…
장산구립공원이 2021년 9월 15일 지정된 지 2년 반이 지난 금년 4월 25일 구립공원위원회에서 공원계획이 상정되었지만, 공원 지정의 최대 명분이었던 장산마을 이주단지계획이 공원계획에 반영이 되지 않았다는 의유로 일부 위원들이 이의를 제기하는 바람에 표결에 부쳐 위원 6:6으로 수정안이 의결되었다.
공원계획 결정에 앞서 2021년 11월 초 공원계획안이 수립되어 11월 11일 구립공원위원회에 초안 보고, 2022년 11월 환경부 전략환경영향평가, 2022년 12월 구립공원위원회 공원계획안 의견청취, 2023년 9월 공원계획안의 산림청, 부산광역시 등 관계행정기관의 협의, 2023년 11월 주민열람공고의 절차를 거쳐왔다.
해운대구가 제시한 공원계획에서는 전체 면적 1,634ha를 적합도를 감안하여 공원자연보존지구, 공원자연환경지구, 공원마을지구, 공원문화유산지구의 네 용도로 구분하고, 탐방안내소 등 공공시설, 화장실 등 휴양 및 편의시설, 모정원역사관 등 문화시설, 임도 등 교통운수시설의 총 128개소의 시설을 계획에 반영했다. 대체로 기존 시설을 그대로 반영했고 공원마을지구에 탐방안내소와 마을회관을 계획하고 송정동 산87-14 일원에 생태통로를 계획에 포함했다.
◇ 행정의 연속성을 무시한 것은 아닌지
그런데 누구보다 큰 기대를 걸어왔던 장산마을 주민들은 전과 달라진 게 없는 구립공원계획에 실망이 큰 것 같다. 사실 구립공원 지정의 가장 큰 명분도 장산마을의 공원마을지구 지정을 통해 이주단지를 추진한다고 하여 1억의 용역비로 명품마을 이주단지계획을 세우고 주민들의 의견을 모았는데, 명품마을 조성계획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에 일부 위원의 문제제기와 함께 이주단지 용역결과 보고서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이와 관련한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기자는 처음부터 별 실익 없이 예산만 낭비될 것 같은 장산구립공원 지정에 부정적이었지만, 기왕에 지정되었다면 중국의 장가계나 황령산처럼 케이블카 설치 등 적극적인 시설 도입도 기대하여 본지를 통해 몇 차례 제안도 해왔다.
그런데 공원지정, 명품마을 조성, 환경영향평가 등 각종 용역에 구민의 혈세를 수억이나 들이고 구립공원팀을 만들어 공무원들을 배치시켜 행정력을 낭비하면서 수립한 구립공원계획이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반영한다면 공원이나 산이나 무슨 차이가 있는가. 구립공원이 아니라도 산림법 등 관련법에 의해 장산을 보호하고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산림법으로는 어렵기에 장산구립공원계획에 의한 이주단지의 명품마을 조성을 통해 장산을 전국적인 명소로 만든다는 비전에 기대를 걸었던 것이다.
전임 구청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사업이지만, 해운대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면 계속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된다.
/ 김영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