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명실공히 민주주의 선봉에 선 국가입니다. 미국의 건국이념도 그렇고 지금껏 미국이 그래도 지키려고 부단히 노력한 것은 바로 민주주의의 가치입니다. 민주주의가 100% 선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인류 즉 호모사피언스가 탄생하고 지구의 상당부분을 장악하면서 나온 온갖 제도 가운데 그래도 아직까지 가장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가치는 무엇입니까. 민주주의는 사전적 의미로 한 국가의 주권이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아닌 국가에 속한 모든 국민에게 있음을 확인하고 국민의 권력을 기반으로 현실 정치를 구현하는 사상 또는 체제입니다.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방법으로 여러가지를 들 수 있지만 저는 다수결의 원칙과 삼권분립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물론 각자 의견이 다를 수가 당연히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다수결의 원칙과 삼권분립 원칙을 당연히 잘 지켜야 합니다. 그래야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그 민주주의 수호자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미국은 달라진 것같습니다. 특정인이 등장하면서 생긴 요상한 현상이기도 합니다.바로 전임 미국 대통령이자 현재 가장 유력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장본인입니다. 그의 추종자들은 그의 말이 법위에 존재하고 그는 신과 같은 존재라고 믿는 분위기입니다.
저는 트럼프에 대해 아주 자세히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지금 그가 행하는 여러 일들을 주요 매체를 통해 실시간으로 듣고 있습니다. 그가 주장하는 MAGA 좋습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데 불만이나 지적 이런 것 없습니다. 미국인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데 누가 뭐라하겠습니까. 하지만 그의 원대한 목표가 섬뜩하게 들리는 것은 그의 목소리에 증오가 가득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불법 이민자들로 망할 지경입니까. 불법 이민자가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무작정 윽박지르고 강압적인 조치만이 능사는 아닐 것입니다. 다른 방법도 충분히 있을테지요. 안보 방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나토국이나 한국이나 일본도 스스로 안보와 방어에 나서고 싶습니다.하지만 미국과 여타 강대국들이 강력한 무기확보에 딴지를 거는 것 아닙니까. 그러면서 트럼프 후보는 우리가 방어를 해주니 방위비를 몇배 더 내라고 무지막지한 청구서를 보낼 작정이라지요. 청구서에 고분고분 응하지 않으면 러시아가 침공하게 하겠다느니 주한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느니 그런 언사를 마구 구사합니다.
트럼프 후보가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그가 바로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트럼프 전임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하자 선거 불복종을 주장했습니다. 선거상에 오류가 있었고 그것을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측이 주도했다는 것이지요. 여러 주에서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점검했지만 잘못된 것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그는 지금껏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습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에서 가장 신성한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그것에 대해 불복종은 민주주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삼권분리도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에 강력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직 대선 선거도 치르지 않았는데 벌써 대통령에 당선된 것같습니다. 트럼프의 추종 세력인 미국 공화당 극우세력들은 트럼프의 지시를 철저하게 따릅니다. 오로지 대선의 승리를 위해 미국 의회는 존재한다고 트럼프는 판단하고 있는 듯 합니다. 특히 미국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한 미국 하원에서는 그의 영향력이 극대화되는 상황입니다. 트럼프후보의 대선 당선을 위한 당리당략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트럼프후보의 사법부 무시는 이미 선을 넘은 지 오래 됐습니다. 그는 크고 작은 사건과 관련해 기소당한 상태입니다. 법정에서 그의 범죄행위에 대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과 관련한 모든 재판을 대선 이후로 연기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현역 대통령도 아닌 전임 대통령이 어떻게 사법부에 대해 그런 태도를 보일 수 있습니까. 이번에 처음으로 출석한 법원에서 그는 자신이 죄가 없으며 이 모든 것은 바이든의 백악관에서 주도하는 선거개입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미국 역사상 전현직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형사재판을 받게 됩니다. 민사재판과 달리 형사재판은 피고인이 반드시 재판에 출석해야 합니다.
트럼프 후보는 미국의 대통령을 역임했던 인물입니다. 그는 재임기간에도 무지막지한 파워를 행사했습니다. 오로지 위대한 미국을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위대함은 힘으로만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세계속의 모든 나라를 어떻게 힘만으로 누를 수 있겠습니까. 막강한 권력을 가졌으면 아량과 너그러운 마음도 함께 소유해야 지도자로서 제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설득과 협상의 달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가 재임기간 설득과 협상을 벌인 경우를 별로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어떻해서든지 다시 권좌에 오르려는 트럼프 후보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할 태세입니다. 자신에게 불리한 것은 모두 가짜 뉴스라고 주장합니다. 그는 자신의 철저한 추종자인 미국 백인들을 주축으로한 다이아몬드 지지층을 철저하게 이용합니다. 그의 추종자들은 그가 하는 언행을 아무 저항없이 그대로 받아드립니다. 그야말로 구세주 역할입니다.
하지만 그에게도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다음달부터 시작될 미국 형사재판입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연기하고 싶지만 미국 법원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사법권을 지키겠다는 결의속에 트럼프 피고인에 대한 심리가 계속될 것입니다. 그는 엄청난 변호사단과 그의 지지세력을 동원해 미국 사법부의 판단을 흐리게 하려 하겠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요. 미국이 자랑하는 삼권분립 그리고 사법부의 권위가 살아있는지 보여주는 대단한 재판이 될 것입니다. 미국의 유권자들의 절반정도는 트럼프 후보가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그에게 표를 주지 않겠다고 응답하고 있습니다. 오는 5월 초에 최종 결론이 나오게 될 성추문 입막음 사건 판결이 미국 대선의 아주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트럼프 후보는 지금 아주 큰 공을 쏘아올리고 있습니다. 전세계를 좌지우지할만한 큰 공 말입니다. 과연 그 큰 공이 어떻게 될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가 초고령인 상태여서 미국민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기에 트럼프후보가 유죄판결을 받더라도 선거가 어떻게 흘러갈지 참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임에 틀림없습니다.
트럼프가 쏘아올린 큰 공은 실은 조세희 작가의 소설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패러디입니다. 조세희작가는 1970년대 급격한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힘겹게 사는 도시 빈민층에 대한 연민속에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탄생시켰습니다. 산업화 과정에서 상실되어가는 전통적 삶의 숨결과 현장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이에 반해 트럼프는 2020년대 급격한 초산업화속 그리고 오로지 미국만이 부강하고 행복해야 된다며 힘겹게 살아가는 지구촌 각국을 향해 강력한 압박을 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압박은 어디까지 갈까요. 트럼프가 쏘아올린 그 큰 공은 아마도 터져버려야 멈출 듯 합니다. 지구촌은 지금 대단한 우려와 두려움속에 트럼프의 큰 공의 향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2024년 2월 16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