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눈 뜨고 있는 이유는
스터디 문제 내느라.
ㅠ
시간 너무 잡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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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가 지났으니 벌써 어제가 되었네.
어제는 내 생일이었다.
아침에 아빠로 부터 축하한다는 문자를 받고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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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음력 생일을 챙기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내 생일을 말하는 것 부터가 편하진 않다.
그렇기 때문에
내 생일을 아는 사람도 적고,
알아도 제 때 챙겨주는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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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선 내 생일은 본의 아니게 스쳐 지나가는 것이 일쑤라,
평소 생일이라는 것에 별 의미를 두지 않는 것에 익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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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아침에 아빠 문자를 받고도
마음이 뜨거나 그러진 읺았다.
그냥 똑같이 졸리고 추운 아침이었고,
충분히 자지 못해서 피곤한데 수업은 많은
피곤한 목요일일 줄로만 알았다.
아침 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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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쯤에 택배가 하나 왔다.
택배를 시킨 적이 없는데
배달 온다길래 엄마가 뭘 보낸 줄로만 알았다.
내 주소를 아는 사람은
나, 엄마 둘 뿐이니까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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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받고 나서 보니
일본애서 왔다.
도쿄인지, 교토인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일본은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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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낸 사람을 보니,
대학교 다닐때 매일 붙어 다니던 친구가 보냈다.
얼마 전에 중국으로 교환학생을 갔는데
중국에서 해외결제를 했다고 했다.
나한테 꼭 로이스 초콜릿을 사주고 싶어서
배달을 무려 바다 건너서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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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는 어떻게 알았냐고 하니,
11번가 배송지 주소를 보고 알았다고 했다.
내가 내 t멤버십 포인트를 쓰라고 11번가 아이디랑 비번을
알려줬는데 거기서 내 주소를 알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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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선물이 기막힌 날짜에 와서 너무 놀랐다
엄마한테 바로 자랑했다.
그래도 학교 다니면서 내가 허투로 산 것은 아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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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수업 끝나고 내가 고개 돌리고 있는 순간에
책상 위에 젤리 한 통을 놓고 간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절대 모르겠지만,
그것도 내 생일 선물이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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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상하게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았고
엊그제 남은 피자를 먹는데 울컥했다.
피자도 맛있었고, 선물도 받았고, 축하고 받았고,
다 좋은데 왜 눈물이 났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처량하거나 불쌍하다거나 이런 생각을 한 것도 아닌데
괜히 울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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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랬는지 궁금은 하지만,
딱히 정답을 찾으려 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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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여기까지 쓰가가ㅠ잠 들ㅇㅆ나보넿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