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의논 자료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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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논도구: 2024년 취미 기록, 정합성 평가회 발표 자료
• I엠피카소미술학원이 해민이에게 유익이 되는 점:이미숙 선생님과의 관계, 만든 요리 나눔, 야외 수업, 전시회 관람 등 다양한 체험, 다양한 미술 도구, 신체에 유익, 안정적인 환경이 정서에 주는 영향…
• 지원 방향:매달 수업계획서는 이미숙 선생님, 매주 수업 모습(사진)은 직원이 어머니께 공유하여 어머니께서 더욱 상관하시도록
• 어머니께 부탁드리고 싶은 일:스승의 날, 명절 등에는 직접 인사 전하시도록 주선 「개별지원 계획 준비(2024. 12. 12.)」 발췌
개별지원 계획을 위한 준비 워크숍을 준비하며 어떤 의논 도구로 어떤 내용을 나눌지 궁리했다.
이후에 그 내용을 표로 정리하면 보기에도 깔끔하고 의논 내용이 더 명확해지겠다는 전임자의 제안을 따랐다.
과연 그랬다.
비록 장황한 내용은 아니지만 방향이 그려졌고 첫 계획 의논으로 느끼는 부담감이 크게 줄었다.
② 해민이와 이야기
이미숙 선생님과 한 해 수업 계획을 의논하기 전에, 해민이는 수강생으로 어떻게 학원에 다닐지 수강 계획을 먼저 나누기로 했다.
오전에 쉬고 있던 해민이와 말끔히 정돈된 책상에 앉았다.
표를 보기 전에 작년에 수업하며 찍은 사진을 추억하며 의논을 시작했다.
작년에는 별도로 폴더를 만들지는 않고 일지에 실을 사진만 따로 보관했다.
때문에 사진을 찾으려니 어려움이 있었다.
매주 수업한 내용도 간략히 적어두는 것도 좋겠지 싶었다.
해민이에게도 사진과 수업 내용은 매주 남겨두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림 그린 날, 만들기 한 날, 요리 수업 한 날, 야외 수업 나간 날, 전시회 간 날….
노래 들을 때가 아니면 휴대폰에 좀처럼 집중하지는 않는 해민이인데 물끄러미 본다.
이어서 출력한 표도 꺼내 자세히 이야기 나누었다.
이미숙 선생님께 한 달에 한 번은 수업 계획을 어머니에게 공유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기로 한다.
대신 매주 수업 내용은 직원이 전하기로 했다.
또, 어머니에게는 스승의 날이나 명절 등 특별한 때에 직접 감사 인사 전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기로 했다.
가능하다면 어머니와 의논하는 날에 미술학원 방문 일정도 여쭙기로 한다.
이미숙 선생님과는 이미 한 차례 의논했는데, 해민이가 수업하는 공간을 직접 보시면 좋겠다고 하셨다.
선생님이 차를 대접하고 마시기를 좋아하시니 해민이와 다과를 준비해 볼 수도 있겠다.
이 정도까지 의논하고, 오후에 학원에 가서는 새해 첫 수업이니 수업 대신 해민이와도 다과를 즐기며 한 해 수업 계획을 의논하기로 했다.
그런데 독감이 유행하는 상황이었고 해민이도 부쩍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오후에는 외출이 어려울 정도였다.
나눈 내용 대신 전하겠다고, 약속된 일정이라 하는 수 없이 대신 다녀오기로 한다.
③ 이미숙 선생님과 이야기
혼자 학원에 들어오니 기분이 이상했다.
학원에 오자마자 혼자만 온 것을 후회했다.
이미숙 선생님에게는 미리 양해를 구했지만, 당사자인 해민이 없이 의논하면서 ‘해민이의 취미생활이게’ 돕고 싶은 뜻을 전할 수 있을지, 전해도 되는지 가책이 되었다.
애써 마음을 잡고 이미숙 선생님 안내에 따라 요리 수업 교실로 향했다.
이미숙 선생님이 내어주신 차를 마시며 새해 인사를 전했다.
이미숙 선생님은 해민이가 ‘놀러 온다’는 마음으로 왔으면 한다고 하셨다.
비단 해민이뿐 아니라 수강 문의 전화를 받을 때 다른 수강생들의 부모님에게도 그렇게 전한다고 하셨다.
큰 기대와 열정을 높이 사지만 처음부터 무언가를 이뤄내야만 하고 쫓기듯이 하면 쉬 지친다.
진도 나가듯 하지 않고, 그저 즐기면 서서히 변화는 일어난다.
여전히 해민이에게도 일주일에 한 번, 마음 편하게 들러 실컷 만져보고 그려보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하셨다.
스트레스도 풀고 정서에 이로우니 당장의 향상을 바라기보다 해민이가 학원에 오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우선이다.
그간 수업 때 해민이가 조금 더 시도해보면 좋겠고 더 잘했으면 하는 마음에 여러 번 권했던 것이 떠올랐다.
이 간섭이 해민이에게는 부담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말이 나온 김에 해민이의 취미생활이게, 해민이와 선생님이 주도하는 수업이었으면 좋겠고 동행하는 사람의 존재는 되도록 드러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씀드렸다.
이미숙 선생님이 해민이의 취미생활로 궁리하시면 좋겠다. 아마 그 뜻이 전해지지 않았을까 기대한다.
정합성 평가회 발표 자료를 보여드렸다.
평가회를 앞두고 말씀드린 적이 있지만 이번에 정합성 평가회가 어떤 자리이고 왜 해민이 미술학원 사례를 선택했는지 자세히 설명했다.
이미숙 선생님과 미술학원을 소개했으니 선생님께도 말씀드리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미숙 선생님이 등장하는 슬라이드에서 선생님은 쑥스러운 듯 미소 지으셨다.
흐뭇한 미소를 보니 평가회에서 취미 과업을 선택한 것도, 오늘 이렇게 의논하는 도구로 발표 자료를 준비한 것도 참 잘한 것 같다.
선생님에게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진정한 감상자’라는 멋진 칭호를 주셨던 이정훈 선생님이 지난 11월 별세하셨다.
일시에 숙연해졌다.
그간 알 도리가 없었다.
애써 늦었지만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여겨 본다.
더 늦게 알 뻔했다.
이미숙 선생님이 유작전이 있을 예정이라고, 때가 되면 해민이에게도 알려주시기로 하고 분위기를 바꿔 보시려는 듯 나머지 이야기를 청하셨다.
이처럼 전시회에 다니며 감상도 하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도 했다.
올해도 갈 만한 전시회가 있다면 초대해 주시기를 부탁드렸다.
선생님은 잊고 계셨다는 듯 포스터 한 권을 내오셨다.
공부모임으로 자주 방문했던 카페에서 진행 중인 전시회다.
해민이와 들러 그림도 감상하고 차도 마시면서 오늘 의논 내용을 전하면 좋겠다.
계절이 바뀔 때 야외 수업도 가기로 했다.
작년에는 한 차례 다녀왔지만, 올해는 풍경이 달라질 즈음 나가면 좋겠다고 했다.
이미숙 선생님과 해민이가 감상할 풍경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 풍경을 작품으로 남겨 봐도 좋겠다.
해민이와 의논한 대로 올해는 한 달에 한 번 수업 계획안을 어머니에게 공유해 주시기로 했다.
선생님은 보통 한 주에 두 번 수업을 기준으로 계획안을 작성하신다.
주에 한 번 수업하는 해민이는 그간 따로 계획안을 공유하기보다는 선생님이 자체적으로 기획하셨다.
해민이도 여느 수강생들의 계획안을 적용해 보기로 하니 오히려 고민의 부담이 줄어들 것 같다고 하셨다.
해볼 만한 수업을 선택해서 하면 되고, 집중이 어려운 날에는 두 가지를 모두 해볼 수 있겠다 하셨다.
의논 중에 바로 어머니에게 계획안을 보내셨다.
오랜만에 보내신다며 어색해하시지만 이내 새해 인사까지 입력하며 문자를 보내셨다.
어머니는 보통 연락을 바로 확인하시지 못하는 편이신데 오늘은 바로 답장을 보내셨다.
이미숙 선생님이 답장을 읽어주셨다.
앞으로 한 달에 한 번 이렇게 보내 주시기로 했다.
돕는 사람으로서 나는 매주 수업 내용을 알려 드리겠다고 했다.
계획안과 수업 내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여지를 두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의논을 마무리하며 앞으로는 혼자 오지 않으리라 다시 다짐했다.
사회사업 바르게 하기 위한 근본, 사람과 사회에 관한 생각 중 ‘사람다움’을 다시 새긴다.
올해는 더욱 즐겁게 학원에 다닐 해민이를 기대한다.
1)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야 합니다.
주는 대로 받거나 시키는 대로 할 뿐이면 이름만 사람이기 쉽습니다. 이러므로 복지를 이루는 데 당사자가 주인 노릇 하거나 주인 되게 돕습니다. 『복지요결』 본문, 사람과 사회, 1. 사람다움 발췌
2025년 1월 6일 월요일, 서무결
계획 준비부터 의논까지 서무결 선생님의 바람이 느껴집니다. 양해민 군이 수업도 잘 받고, 이미숙 선생님께서 양해민 군의 수업에 집중하고 수업한 내용으로 부모님과 소통까지... 계획 잘 준비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아름
‘변화는 서서히’라는 이미숙 선생님 말씀, 고맙습니다. 양해민 군이 미술학원에서 누리는 활동만으로 참 감사합니다. 갈 곳이 있고 할 활동이 있고, 때마다 이미숙 선생님께서 궁리하며 준비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