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옳다
- 저 자: 정혜신
- 출판사: 해냄(2019년)
가장 절박한 상황에 처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네가 그랬다면 뭔가 이유가 있을 거야”라는 존재의 인정입니다.
이 단계를 건너 뛴 조언이나 도움은 산소호흡기가 필요한 사람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대신 맛있는 요리를 해주는
격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Z5PbssEf9k
사람들은 누가 죽고 싶다는 말을 했을 때 그 마음에 대해 자세히 묻는 것이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닌지 걱
정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고통 속에 있는 사람이 가장 절박하게 원하는 것은 관심과 공감입니다.
누군가 고통과 상처, 갈등을 이야기 할 때는 충고나 조언, 평가나 판단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써 대화가 시작됩니다. 충조평판의 다른 말은 바른말입니다. 바른말은 의외로 폭력적입니다.
욕설에 찔려 넘어진 사람보다 바른말에 찔려 쓰러진 사람이 몇 천 배는 더 많습니다
벼랑 끝에 선 사람에게는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요? 이 때 필요한 것은 내 말이 아니라 그의 말입니다.
그의 존재를 인식하고, 그의 고통에 눈을 맞추고, 그의 말이 나올 수 있도록 내가 그에게 물어줘야 합니다.
초등학생 아이의 담임선생으로부터 아이가 다른 아이를 때렸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엄마는 아이를 불러 앉혔습니다. 아이 엄마는 “먼저 폭력을 쓴 건 잘못이야. 그러니 그걸 알면 됐다.
다음에는 그러지 말자”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가 서럽게 울면서 말했습니다.
“엄마는 그러면 안 되지, 내가 왜 그랬는지 물어봐야지, 선생님도 혼내기만 해서 얼마나 속상했는데, 엄마는 나를
위로해줘야지, 그 애가 먼저 나한테 시비를 걸어서 내가 얼마나 참다가 때렸는데, 엄마도 나보고 잘못했다고 하면
안 되지”하며 엉엉 울었습니다.
친구를 때린 아이의 행동에 동의하지 않아도, 그 때 아이의 마음을 알면 금방 공감할 수 있습니다.
아이는 공감을 받으면 자기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누가 말하지 않아도 빠르게 인정합니다.
책의 흐름이 시종일관 힘이 있고 그래서 숨가쁩니다. 저자가 바로 앞에서 목소리 높여 크게 외치는 것 같습니다. “지금 내 주위에 있는 힘들고, 어렵고, 죽을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과 대화하라, 그리고 그들과 함께 느끼고, 공감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