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주 법회와 첫째 주 법회 사이에 2주간의 시간이 있다. 그래서 혼자 주제를 정해놓고 공부하기에 좋다.
첫 번째 궁금한 것은 쉐우민 사야도께서 이 세상은 대상과 마음뿐이라고 하신 것이다. 마음은 일어날 때 생기는 것임을 알고 있어서 개념이 잡혀있지만 세상의 나머지 반인 대상에 대하여 내가 제대로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다음 법회가 열릴 때까지 ‘법은 어디에나’라는 사야도 책에서 대상에 대하여 언급한 부분을 정리해보고 스님들 법문에서도 대상에 대하여 말씀하신 부분을 특히 더 귀담아 들어보았다. 대상과 마음을 정리해보니 대상은 지금 나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이며 마음은 그것을 지켜보는 마음(관찰하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었다. 지켜보는 마음을 지켜볼 때 전자의 지켜보는 마음은 다시 대상이 될 수 있다. 지켜보는 마음(관찰하는 마음)은 겹겹이 뻗어나가서 또 지켜볼 수 있다. 왜냐하면 그런 마음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조사한 것은 지난 법회 좌선 시간에 호흡이 계속 관찰되었을 때 상황이다. 저절로 일어난 호흡이지만 호흡이라는 대상에 밀착되어 있었다. 어찌할 줄 모르고 코, 가슴, 배의 들숨과 날숨, 일어남과 꺼짐을 고요한 상태에서 보고만 있었다. ‘어떤 지혜가 작용하는가?’ 를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알아차림은 분명했지만 마음에게 일을 시키지는 못했다. 대상이다, 자연의 이치다, 어떤 지혜가 작용하는가? 마음이 어떠한가? 라고 마음에게 자극을 주지는 못했던 것이다. 대상에 동일시하고 밀착한다는게 그 때 호흡을 보던 상황이었다. 대상에서 떨어져서 지켜보고 그 때 마음이 어떤가? 질문하며 마음을 봐야겠다.
일요일 새벽부터 미역국과 잡채를 만들고 손흥민이 나오는 축구도 보면서 깨어있었다. 요리를 하면서도 법문이 잘 들릴 정도로 마음은 평온했다. 차례차례 동선을 알면서 움직이는 것이 편안하다. 틈틈이 축구에 관심도 보였지만 내 할 일 하는 것이 더 만족스럽다.
담마숲에 11시에 와서 공양을 하는데 잡채 반찬이 있었다. 덕분에 집에서 잡채 만든 이야기를 했더니 생일을 다 알아맞추시고 축하도 미리 받게 되었다. 담마숲에 일찍 온 이유 중 하나는 쑥을 뜯는 것이었다. 현미 가래떡을 하러 떡집에 갔더니 쑥떡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담마숲에 쑥이 지천이라 단오가 되기 전에 쑥을 캐서 떡을 만들기로 계획을 세웠다. 가족에게도 공포를 해두었기에 양산을 쓰고 부지런히 쑥을 싹둑싹둑 잘라서 한 가득 장만했다.너무 맛있고 자랑도 했고 뿌듯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다. 직장에 다닐 때는 컴퓨터 앞에만 있었는데 그래서 몸과 마음은 병들어 갔는데 그 세상 밖으로 나와 보니 몸과 마음에 도움이 되는 관심거리가 참 많다.
법회 첫 째 시간은 법문을 들으면서 좌선을 하는 시간이다. 나는 담마숲에서 하는 좌선 시간이 기다려진다. 이 번 명상에서는 무엇을 알아차릴까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몸은 가볍고 마음은 고요했다. 몸의 감각이 느껴질 때 자연의 이치다, 대상이다라고 해 주었다. 얼굴과 다리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저림현상은 사야도께서 책에 표현하신 피가 도는 느낌이 아닐까 생각했다. 어떻게 이런 느낌이 드는 걸까? 물어봤더니 자신에게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마음이 대답했다. 스님께서는 궁금해 하는 것으로 되었고 답을 구하는 것은 생각이라고 하셨다. 이 번 좌선에서는 다리의 통증이 없었다. 법문 말씀 간간이 새소리도 들렸다. 나는 안이비설신의에서 일어나는 많은 것을 알아차려서 실재를 이해하기 위한 정보를 얻고 알아차림의 힘도 키우고 싶다. 그래서 요즘은 법문파일을 들으려고 하다가 법문을 듣지 않는다면 무엇을 알 수 있을까? 하고 알아차림 해 나간다. 그것 말고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알 거리는 무궁무진한데 내가 알아차려주지 못했을 뿐이다.
인터뷰 시간에 사야도께서 이 세상은 대상과 마음으로 되어있다고 하신 것에 대하여 말씀드리며 안이비설신의 중 의문에서 일어나는 생각에 대하여 질문 드렸다. 수행을 할수록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내게 일어나는 감사의 마음을 타인과 영가님들께 자비의 마음으로 베풀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궁금했다. 그래서 자비관이 뭘까, 메타수행이 뭘까 알고 싶어지고 구체적인 방법도 알아내서 실천하고 싶어졌다.
도경스님께서는 타인에게 화의 마음이 없이 대하는 것이 자비심이라고 하셨다. 순간 내가 화의 마음을 내며 대했던 사람들이 떠올랐다. 겉으로 화의 마음을 갖고 대했던 일, 속으로 화의 마음을 갖고 대했던 일에 대하여 가족 얼굴이 먼저 떠오르고 직장 관련 일이 떠올랐다. 스님께서는 어떻게 하려고 하지 말고 화의 마음 없이 하면 된다고 하셨다. 나는 조용히 앉아서 타인에게 텔레파시로 자비를 보내려고 했었는데 그건 욕심이고 필요 없는 일임을 알게 되었다. 수행하는 일이 자비관을 실천하는 일이며 뭘 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알고 자비관에 대한 집착을 놓아버렸다.
살아있는 타인에게는 화의 마음 없이 대한다지만 보이지 않는 영가님에 대해서는 어쩌지 하는 고민도 잠시, 스님께서 부처님 일화를 이야기 해주시며 방법을 가르쳐 주셨다. 다행이었다. 회향이라는 방법이 있으니 이 또한 내가 할 일은 수행하는 것이었다.
집에 와서 화의 마음 없이 대해보았다. 화의 마음이 일어나려고 했지만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때의 마음을 보니 원인은 내 안에 있었지 상대방이 화나게 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제까지 겉으로 또는 속으로 화의 마음으로 대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했다. 화의 마음이 일어나면 알아차림하면 되겠지만 화의 마음이 일어나려고 할 때 말과 행동으로 안 일어나게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수행은 끊임없이 배우는 과정이라고 사야도께서 말씀하셨다. 배울거리가 참 많다는 것을 실감하며 끊임없이 배워서 알게 되는 것이 재미있고 기대가 된다. 수행해서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하여 알고 이해할수록 삶은 지혜롭고 행복해진다.
사두 사두 사두......
첫댓글 날 더운데 건강하게 잘 지내시죠?
유람선 사고로 명을 달리한 영가들에게 자비관을 보내고 싶다 하시면서 오랫동안 눈물 지으시던 천사같은 보살님 얼굴이 눈에 선합니다~
저는 쏘시오패스인지...
느낀 점이 많았고 반성했답니다
생신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 ^0^
생일선물로 보살님께는 제가 자비관 보내드릴께요!!
생일 선물로 웃음까지 주셨네요...
고맙습니다~~^^
사두사두사두~~~!!!
그건 욕심이고 필요 없는 일임을......
원인은 내 안에 있었지~~~
_()_
^^~
사두 사두 사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