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4;27-31)
여호와께서 아론에게 이르시되 광야에 가서 모세를 맞으라 하시매 그가 가서 하나님의 산에서 모세를 만나 그에게 입맞추니,모세가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부탁하여 보내신 모든 말씀과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명하신 모든 이적을 아론에게 고하니라,모세와 아론이 가서 이스라엘 자손의 모든 장로를 모으고,아론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모든 말씀을 전하고 백성 앞에서 이적을 행하니, 백성이 믿으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자손을 돌아보시고 그 고난을 감찰하셨다 함을 듣고 머리 숙여 경배하였더라.."
가서...맞으라 - 하나님의 완전하고도 적절한 준비를 보여준다. 하나님은 노예로 신음하고 있던 아론에게 찾아오셔서 그에게 모세에게 제시하셨던 동일한 비젼을 허락하시고(28절), 그 계획에 동참할 것을 명하셨던 것이다. 여기서도 확인되듯이 이스라엘의 출애굽은 그 준비에서부터 완성까지 모두 하나님의 의지에 따라 실행된 단독사역(單獨事役)이요, 성역사(Sacred Work)이다.
하나님의 산 - <3:1>. 입맞추니 - 기본적 의미는 '접촉하다', '단단히 묶다'로서 반가움, 결속, 사랑등을 표현하는 행위이다. 아론은 40년간 서로의 생사 여부도 모른체 헤어져 있었던 동생을 다시 보게된 기쁨과, 하나님의 특별하신 섭리를 깨달음으로 느끼는 감격에 벅차 있었다. 모든 말씀과...이적을 아론에게 고하니라 -
모세는 이제 출애굽 운동의 동역자가 된 아론에게 자신의 시내 산 소명 사건을 중심으로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상세히 설명해줌으로써, 그에게 확실한 믿음과 분명한 비젼을 심어주고 있다. 모으고 - (어떤 목적으로) '소집하다'이다. 이스라엘의 체계적 행정 제도는 왕정시대에 비로소 마련되었으며, 그 이전에는 민족공동체의 대사를 논할 때 각 지파의 족장들이나 장로들 혹은 백성들을 소집하여 회의하였다.
애굽 치하에서 무거운 종살이에 시달렸던 이스라엘 백성들로서 감히 국가적 화합에 참여할 엄두를 내기란 힘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모든 장로들이 소집에 응했다는 사실은 하나님의 주권적 역사로 말미암아 이스라엘의 운명에 일대 전환점이 마련되기 시작했다는 뚜렷한 증거였다. 아론이...전하고 - 모세의 대언자로서의 역할(16절)이 이제 시작되었다. 그는 자신의 의지보다 모세의 말 곧 하나님이 계시해 주신 내용을 백성에게 전하는 도구가 되었던 것이다.
여기서 복음 사역자의 철칙을 발견하게 되는데 메신저(Messenger)는 전하는 메시지(Message)의 권위 아래 놓인다는 것이다. 이적을 행하니 - 성경 기록상 인간이 행한 최초의 이적이었다. 따라서 최초의 이적 행사자는 출애굽 운동의 지도자로 소명받은 하나님의 전권대사 모세였다. 그리고 이적의 내용은 이미 하나님께서 허락하신대로 지팡이가 뱀으로 변하는 것과 손에 문등병이 발했다가 다시금 깨끗케 되는 이적이었다.
백성이 믿으며 - 애굽의 바로는 이스라엘을 육체적으로는 노예로 전락시킬 수 있었으나, 영적으로는 감히 범접할 수 없었음을 보여준다. 즉 이스라엘 백성들은 고난 중에서도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 그리고 야곱의 열두 아들들 이후 면면히 이어온 여호와 신앙을 고수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까닭에 모세와 아론의 고지(告知)와 이적에 대해 쉽게 한 마음으로 수납할 수 있었다.
돌아보시고 - '권고하다', '계수하다', '방문하다', '판단하다' 등의 뜻으로서 마치 목자가 양을 보살피기 위해 찾아가 모든 환경을 일일이 돌아보는 상태를 일컫는다. 한편 하나님의 방문 혹은 감찰하심은 악인에 있어서는 복수와 징벌로 작용하지만, 의인에게 있어서는 보호와 권고(眷顧)로 작용한다. 경배하였더라(솨하) - '몸을 구부리다', '납작 엎드려다',
'존경하다'등의 의미를 내포한다. 이는 상대방에 대한 전적인 신뢰와 경의를 표하는 상징적 행동이다. 사실 이스라엘백성들은 고난을 통해 여호와의 도우심을 더욱 갈급하게 기다렸을 것이다(2:23). 그런 상황에서 모세와 아론을 통해 여호와의 이적과 말씀을 접하자, 간절한 신앙심으로 여호와께 경배드리게 되었던 것이다. 아울러 이스라엘 백성들의 이같은 경배는 모세와 아론을 민족의 지도자로 인정한다는 의미도 내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