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2일 수요일 일지
벽골제에서 뛰어놀자
8월 12일 수요일, 8명의 아이들과 함께 벽골제로 놀러가는 날이다. 복지관으로 모이기로
한 시간은 10시 40분.
하지만 9시 30분이 조금 넘자 아이들이 하나둘씩
복지관에 도착하기 시작했다. 어제 열심히 회의하며 정한 점심과 준비물들을 가방이 묵직해 질 정도로 챙겨와 힘들
법도 한데, 다들 오늘 활동이 기대됐나 밝은 표정과 힘찬 발걸음으로 아이들이 모였다.
점심을 만들기로 한 친구들은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일찍 모여 교육관 주방에서 열심히 준비 해온 재료를 각자 꺼내기
시작했다. 만들기로 한 메뉴는 주먹밥.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밥과 참치, 김치, 스팸 등 여러 재료를 가지고 조물조물
만들었다. 짧은 시간안에 과연 잘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컸는데,
걱정과는 달리 아이들이 야무지게 맛있는 주먹밥을 만들었다.
뒷정리까지 완벽하게 한 뒤, 벽골제로 가는 버스를 타러 다같이 터미널로
출발했다. 일기예보에서는 비가 내린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비가 내리지 않아 아이들과 하하호호 떠들면서
터미널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날이 더운 탓에 아이들이 땀도 많이 흘리고 시작을 하기도 전에 많이 지쳐
보였지만 그래도 같이 시원한 물을 나눠 마시며 버스를 기다렸다.
“선생님, 버스에는 자리가
많으니까 저희 다같이 시원하게 앉아서 갈 수 있겠죠?” 아이들의 바람이었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 이라는
말처럼 오늘은 장날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리에 앉기 무섭게 여러 정류장에서 많은 어르신분들이 버스로
올라타셨다. 더운 날씨에 오래 걸어서 지칠 법도 한데 아이들은 어르신분들께 자리를 양보하는 예쁜 모습도
보여줬다. 그래서인지 어르신분들도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셨고, 아이들의
무거운 가방과 짐을 들어 주시기도 하셨다.
덜컹덜컹 마을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달리다 보니 벽골제에 도착했다. 김제시민인 아이들은 준비해 온 가족관계증명서를 보여주며 무료로 입장 할 수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싶었던 아이들은 안내소에 자전거를 빌리고 열심히 자전거도 탔다.
다같이 앉을 수 있는 오두막에 가방을 내려놓고 짐을 풀고 아이들은 열심히 뛰어놀기 시작했다.
각자 준비해 온 점심을 나눠 먹고 본격적으로 아이들은 물총놀이를 시작했다. 선생님팀과
아이들 팀 두팀으로 나눠서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물에 흠뻑 젖어 열심히 뛰어다녔다. 혹시나 아이들이 승부욕에
싸움이라도 나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잠시, 싸우지 않고 서로 배려하면서 열심히 많은 추억을 만들었다. 슬슬 물놀이를 마무리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벽골제 안에 아이들이 체험 할 수 있는 놀이방에 가서 2차전이 시작되었다. 열심히 돌림판을 돌리고, 주사위를 던지고, 미끄럼틀을 타고,
그림도 그리고, 전망대에 올라가 함께 좋은 풍경도 보며 아이들끼리 행복을 만들어갔다.
“선생님, 저희 이제 나가서
얼음땡 해요!” “얼음땡 하고 마피아도 해요!” 한명이 선창하니
모든 아이들이 약속이라도 한 것 처럼 다같이 잔디로 뛰어나갔다. 가위바위보로 술래를 정하고 열심히 뛰어다니고
마지막으로 마피아 게임을 마무리 한 뒤, 각자 쓰레기와 짐을 챙겨 복지관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러 출발했다. 힘들 법도 한데 내가 생각 했던 것보다 그 상황을 즐겨준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기특했다. 터미널로 마중을 나와 주신 정수현 선생님과 이성민 선생님 덕분에 아이들과 함께 편하고 안전하게 복지관으로 잘
도착 할 수 있었다.
활동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부모님들과 아이들 오늘 활동 안전하게 잘 마무리 했다고 연락을 드리고, 활동 내용에 대해 연락을 나눴다.. 사진도 보내 드리니 정말 좋아하셨다. 아이들이 오늘 정말 잘 놀고
왔다는 게 느껴진다며, 엄마 아빠를 보자마자 오늘 뭐를 했고, 뭐가
재밌었고 조잘조잘 이야기를 쉴 틈 없이 늘어 놓았다며 정말 잘 누리고 온 것 같다고 부모님들께서 말씀 해 주셨다.
어느덧 2주라는 시간이 흘러 아이들과 마지막 활동이 끝났고, 이제 수료식만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처음 사업을 계획할 때 정말
막막했는데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지 벌써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다. 이렇게 예쁘고 착한 아이들을 만난
건 내 복지인생에 있어, 내 실습에 있어 정말 큰 복인 것 같다. 언제
또 이런 아이들을 만날 수 있을까? 일단은 아쉬운 마음은 뒤로하고 아이들과 수료식까지 무사히 잘 마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준비 해야겠다.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이 내 마음속에도 깊이 기억 될 것 같다. 아이들에게도 우리와 함께 한 2주가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래본다.
[ 활동 사진 기록 ]
(아이들과 벽골제에서 정말 잘 누리고 많은 추억 만들고 돌아왔습니다! 함께해준 이레, 준영, 효진, 유나, 지음, 요셉, 재이, 은솔 그리고 수연, 은주 고맙습니다!)
(이레, 지음, 은솔이가 직접 만든 도시락! 맛도 정말 최고였습니다)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