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건 아쉬운 대로
원도연
프로젝트 소개를 할 때 가장 눈이 갔던 것은 우리동네 예체능이었다. 나만 그랬던 게 아니었는지 경쟁자가 많았다. 그래도 결국 하게 되었다.
원래는 축구를 하고 싶었지만 사람 수가 딱 봐도 부족해보여서 금방 접었다. 여러 가지 조사와 회의를 통해 마라톤을 하기로 했다. 10km코스와 20km하프코스가 있었다. 이왕 하는거 하프코스를 하자 해서 하프코스를 달리기로 했다. 별거 아닐줄 알았다. 하지만 연습을 하면서 하프코스의 반도 안 되는 거리를 뛰면서 너무 힘들었기에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후회를 했다. 대회장에 도착했을 땐 비가 오고 있었다. 결국 우비를 입고 비를 맞으면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모두가 함께 출발했지만 점점 자기 페이스를 찾고 비슷한 사람들 끼리 다녔다. 현성이와 뛰다가 뒤처지게 되었다. 그때부터 진짜 나 혼자 하는 싸움이 되었다. 오른쪽 다리 근육이 아팠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힘들고 지쳤는데 그냥 뛰었다. 그러다보니 한고비가 넘어가고 10~15km구간에는 가볍게 뛸 수 있었다. 그 골든타임이 지나자 다시 힘들어졌다. km가 늘 때마다 보이는 안내판만 기다리게 되고 걷는 빈도가 많아 졌다. 조금만 걸어도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멀리 달아났다. 이때 많이 걸으면 걸을수록 기록이 늦어지니까 걷지말고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몸은 생각처럼 움직여 주지 않았다. 포기하고 싶었다. 전부터 포기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은 이유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진다는 것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고 못할 거라는 사람들에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도착지점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제한시간안에 완주를 했다. 기분이 정말 좋았다. 내가 해냈다는 생각이 들어 감동도 들었다. 이런 감정들은 잠깐이었다. 일찍 도착해서 다른 팀원들을 기다려야 하는데 비가 내리고 있어 너무 추웠다. 부들부들 떨렸다. 다른 사람들이 너무 기다려졌다. 마지막으로 훈쌤과 예나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모두가 다 완주를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을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마라톤을 끝내고 우린 무엇을할지 다시 조사하고 회의를 했다. 그 결과 우린 풋살을 하기로 했다. 축구가 너무 하고 싶었어서 무조건 찬성이었다. 준비를 하기 위해 여러 가지 영상들을 보는데 계속 나를 자극시켰다. 당장 나가서 공을 차고 싶었다. 대회가 너무 기다려졌다. 연습을 하는데 우리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너무 많이 들었다. 우리학교 3학년들도 잘 못이기는데 대회에 가면 어떻게 이길까 라는 생각 때문이다. 출전하는 다른 팀들은 풋살만 전문적으로 할텐데 말이다. 연습하는데 의욕이 떨어지고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하지만 막상 대회 당일이 되니 너무 설레고 기대되었다. 질 것 같긴 하지만 얼른 하고 싶었다. 조 편성이 안좋아서 이기면 올라가고 지면 떨어지고 기회가 별로 없었다. 첫 번째 경기는 역시 허무하게 졌다. 몸싸움을 많이 했는데 심판이 파울을 많이 불지 않아서 좋았다. 기술이 딸리는 우리팀을 살릴 수 있는건 몸싸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죽어라고 붙었다. 다음경기를 준비하면서 긴장을 풀려고 노력했다. 두 번째 경기 때 나에게 확실한 기회가 왔다. 바로 페널티 킥이다. 내가 만든 것은 아니지만 차고 싶어서 차겠다고 했다. 안들어가면 어떡하지 미안할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찼다. 다행이도 들어갔다. 그러고 나서 바로 경기가 끝나서 비록 졌지만 기분 좋게 졌다. 외부에서 대회를 나가다니 색다른 기회여서 좋았다. 마라톤과는 다르게 혼자 하는 게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에 팀워크를 만드는 것이 힘들었다. 그래도 재미었었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처음에는 질 것 같아서 하기 싫기도 했지만 그게 아니라 즐기면 된다라는 것을 풋살을 통해 알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진건 좀 아쉽다.
우리의 체험학습은 인천으로 갔다. 송도 스포츠 파크라는 곳에서 캥핑도 되고 여러 가지 운동도 되어서 좋았다. 첫날엔 비가 많이 왔다. 그러면 텐트를 칠수 없기 때문에 펜션에서 자기로했다.
서바이벌을 하기로 했는데 할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결국했다. 이때부터 끼리끼리 예체능이라는 것을 시작했다. 우리동네 예처능을 반으로 나눈 것인데 우리팀 이름은 손흥민이고 상대팀이름은 이승우였다. 서바이벌은 우리가 졌다. 나는 엄청 많이 얻어맞았다. 페인트 총이지만 한 50발정도 맞으니 아팠다. 그 다음으로는 족구를 했다. 재미있게 하기는 했지만 졌다. 피구도 졌다. 농구는 이겼다. 이것도 내가 잘해서 이긴게 아니라서 좀 아쉬웠다. 배드민턴을 했는데 나는 나름 열심히 하고 잘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졌다. 축구공으로 농구골대 맞추기 이기고 리프팅 이겼다. 축구공으로 하는 것은 우리가 더 우위였다. 계주와 마라톤이 남았었다. 계주는 2점 마라톤은 1등부터 3등까지 3점 2점 1점 이었다. 계주는 내가 마지막 주자였다. 차이가 많아서 힘들 것 같았다. 그래도 죽어라 뛰었다. 그랬더니 바로 옆까지 왔다. 그렇게 졌다. 한발만 더 빨리 뛸 걸 하는 생각에 아쉬웠다. 마라톤은 다영이가 1등하고 나머지 상대팀 애들이 2,3등 해서 3점씩가졌다. 쌤은 이긴팀에게 만오천원, 진팀에게 오천원을 더 주신다고 했는데 결국 우리가 졌다. 열심히 했는데 져서 아쉬웠다.
끼리끼리 예체능을 끝내고 받은 돈으로 시장에서 저녁먹거리를 사서 야구를 보러 갔다. 비가 와서 불안불안하더니 결국 경기 취소가 되었다. 야구장에 몇 번 가봐서 아쉽지는 않았지만 시간낭비를 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 없이 야구장에서 밥을 먹었다. 우리팀은 만원이 적었지만 상대팀보다 잘산 것 같았다. 적은 돈도 어떻게 사용하냐에 가치가 달라지는 것 같다.
한국대 독일 월드컵경기를 응원하러 길거리로 갔다. 사람들이 꽤나 있었다. 여기저기서 나는 치킨냄새가 코를 때렸다. 우리만 빈손으로 온거 같아서 아쉬웠다. 당연히 독일이 이길거라고 생각하면서 경기를 보았다. 전반은 아무도 득점하지 않은채 끝나서 잘하고 있구나 싶었다. 하지만 일은 추가시간에 터졌다. 대한민국이 선제골을 넣은 것이다. 분위기는 대한민국이 훨씬좋았다. 그리고 3분정도 뒤에 손흥민의 쐐기골이 터지면서 경기가 끝났다. 독일이 져서 아쉽긴 했지만 한국이 이겨서 좋은게 더 컸다. 16강을 갔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웠다.
프로젝트 수업을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마라톤도 완주했고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 풋살도 했다. 그러면서 뭐든지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후배들과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나의 우리동네 예체능에는 아쉬움이 조금 있다. 마라톤에서 다리가 안 아팠다면 더 빨리 도착했을까싶다. 풋살 경기에서 아무 것도 못하고 지고 또 우리끼리의 체험학습에서도 내 팀이 졌다. 내가 조금만 더 했으면 결과가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쉽다. 하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대로 다 의미가 있다. 이 아쉬움들을 빌미로 나를 더 발전시켜야겠다
우리동네 예체능 프로젝트 보고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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