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루조당 (書樓弔堂)파효(破曉)
정리 김광한
책소개
제130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현재 일본의 각종 미디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미스터리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의 대표작 중 하나인 「백귀야행 시리즈」에 이어 새로운 시리즈의 서막을 알리는 작품 『서루조당 파효』. 메이지유신 이후 자신들이 가져왔던 옛 문화와 문명개화 이후 외국의 신문화 사이에 길을 잃고 헤매는 일본 근대문학의 개척자들이 서루조당이라는 이름의 서점에서 ‘인생의 한 권’을 찾아 문학의 길을 찾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일본 메이지 시대를 대표하는 우키요에 화가 ‘쓰키오카 요시토시’, 일본 근대 환상문학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문호(文豪) ‘이즈미 교카’, 일본 근대 불교철학자이자 요괴박사 ‘이노우에 엔료’, 일본 근대 아동문학의 개척자이자 대성자 ‘이와야 사자나미’ 등의 실존 인물과 문인 단체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작품에 모티브가 되었던 인생의 한 권을 허구의 서점 ‘서루조당’의 주인을 통해 깨닫고 나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고쿠 나쓰히코 소설가
1963년 홋카이도에서 태어났다. 일본을 대표하는 괴담문학 및 환상문학 전문가로, 독자들에게 천재 작가로 추앙 받고 있다. 쿠와사와디자인연구소를 거쳐 광고대리점 등에서 일한 후, 제작 프로덕션을 설립한 디자이너이기도 gk다. 지금도 디자인과 장정을 손수 하고 있다. 1994년 《우부메의 여름》으로 데뷔, 1997년 《웃는 이에몬》으로 이즈미교카문학상, 2003년 《엿보는 고헤이지》로 야마모토슈고로상, 2004년 《후 항설백물어》로 나오키문학상, 2011년 《서 항설백물어》로 시바타렌자부로상을 수상했다. 그림책으로는 《있어 없어?》, 《우부메》 등 여러 작품이 있다. 요괴 연구가로도 이름이 높아 관련 저서도 다수 있으며, 세계요괴협의 평의원, 괴담지괴 발기인, 고전유희연구소 카미마이(종이유령)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드보일드 작가 오사와 아리마사(大澤在昌), 미스터리 작가 미야베 미유키(宮部みゆき)와 함께 세 사람의 성을 딴 사무실 ‘다이교쿠구(大極宮)’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니 분명히 기묘한 건물이다.망대라고 할까, 뭐라고 할까, 다메조도 말했지만 최근에는 볼 수 없게 된 마을등대와 비슷하다.다만 등대보다 훨씬 크다.책방은 이곳이 틀림없을 것이다. 달리 그 비슷한 건물은 눈에 띄지도 않고, 애초에 삼층짜리 건물도 그리 많지 않다.그러나 도저히 책방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 이전에 점포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나무문은 굳게 닫혀 있고, 처마에는 발이 내려져 있다.그 발에는 반지(半紙)가 한 장 붙어 있다.가까이 가 보니 한 글자,
조(弔)――.
라고 글씨를 쓴 붓의 자국도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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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종류의 서적이 담겨 있는 묘지.변해가는 시대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책이라는 묘석 밑에 잠들어 있는 영혼을 애도하기 위해 한 권의 책을 파는 책방. ‘서루조당’누군가가 ‘탐서(探書)’를 위해 조당을 방문할 때, 한 권의 책은 허(虛)에서 참(眞)이 된다.
“당신은――어떤 책을 원하십니까.”
제130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현재 일본의 각종 미디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미스터리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백귀야행 시리즈’에 이어 새로운 시리즈의 서막을 알리는 작품 [서루조당 파효]가 한국에서 출간되었다.[서루조당 파효]는 메이지유신 이후 자신들이 가져왔던 옛 문화와 문명개화 이후 외국의 신문화 사이에 길을 잃고 헤매는 일본 근대문학의 개척자들이 서루조당이라는 이름의 서점에서 ‘인생의 한 권’을 찾아 문학의 길을 찾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이 작품의 부제 ‘파효’는 破(깨뜨릴 파)와 曉(새벽 호)의 ‘새벽을 깨뜨리다’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 문명개화 이후 어수선하고 새로이 시작되는 시대를 새벽으로 비유하여, 그 어수선함을 깨뜨리고 희망찬 아침을 맞이한다고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는 이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일본 메이지 시대를 대표하는 우키요에 화가 ‘쓰키오카 요시토시’, 일본 근대 환상문학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문호(文豪) ‘이즈미 교카’, 일본 근대 불교철학자이자 요괴박사 ‘이노우에 엔료’, 일본 근대 아동문학의 개척자이자 대성자 ‘이와야 사자나미’ 등의 실존 인물과 문인 단체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작품에 모티브가 되었던 ‘인생의 한 권’을 허구의 서점 ‘서루조당’의 주인을 통해 깨닫고 나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물론 이 작품은 소설이고 실존 인물들과 단체는 단지 소설의 소재일 뿐이지만, 그들의 훌륭한 작품이 탄생하기 전의 알려지지 않은 미스터리한 부분들을 소재로 삼아 ‘교고쿠 나쓰히코’의 식의 작풍과 해석으로 현시대에 되살아난다.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의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가 바라보는 책에 대한 이야기.
‘교고쿠 나쓰히코’는 이 작품 [서루조당 파효]에서 책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을 이야기 속에 내포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참으로 묘하다. ‘책’이라는 것은 쓴 사람의 죽은 영혼이며, 그 책이 있는 책방은 죽은 영혼이 모여 있는 묘지로 비유하고 있다. 또한 책의 의미나 사상은 글로 표현된 유령 같은 것이라고 말하며, 그 글을 읽고 거기에서 무엇을 찾아낼지 어떤 유령을 볼지는 독자에게 달려있다고 설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