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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목구어(緣木求魚) 緣 : 가선 연 木 : 나무 목 求 : 구할 구 魚 : 물고기 어
나무 위에서 물고기를 구한다는 뜻으로, 되지도 않을 엉뚱한 것을 소망함을 말함.
3. 연하고질(煙霞痼疾) 煙 : 연기 연 霞 : 놀 하 痼 : 고질 고 疾 : 병 질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병처럼 깊음.
4. 염량세태(炎凉世態) 炎 : 불탈 염 凉 : 서늘할 량 世 : 대 세 態 : 모양 태
덥고 추운 온갖 세상의 모양
권세가 있을 때는 아부하여 따르다가, 세력이 없어지면
푸대접하는 세상인심
5. 염화시중(拈華示衆) 拈 : 집을 념 華 : 빛날 화 示 : 보일 시 衆 : 무리 중
말을 하지 않아도 안다.
6. 영고성쇠(榮枯盛衰) 榮 : 꽃 영 枯 : 마를 고 盛 : 담을 성 衰 : 쇠할 쇠
사람의 일생이나 나라의 운명이 융성할 때도 있고 쇠퇴할 때도 있다.
7. 오리무중(五里霧中) 五 : 다섯 오 里 : 마을 리 霧 : 안개 무 中 : 가운데 중
짙은 안개 속처럼 일의 갈피를 잡기 어려움.
8. 오불관언(吾不關焉) 吾 : 나 오 不 : 아닐 불 關 : 빗장 관 焉 : 어찌 언
나는 그 일에 대하여 상관하지 않음.
9. 오비이락(烏飛梨落) 烏 : 까마귀 오 飛 : 날 비 梨 : 배나무 이 落 : 떨어질 락
우연의 일치를 의도적인 것으로 의심을 받음.
10.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 五 : 다섯 오 十 : 열 십 步 : 걸음 보 百 : 일백 백 步 : 걸
음 보
얼마간의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같다는 뜻임.
11. 오월동주(吳越同舟) 吳 : 나라 이름 오 越 : 넘을 월 同 : 한가지 동 舟 : 배 주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 함께 일해야 할 경우를 말함.
12. 오합지졸(烏合之卒) 烏 : 까마귀 오 合 : 합할 합 之 : 갈 지 卒 : 군사 졸
갑자기 모인 훈련이 안된 군사.
13. 온고지신(溫故知新) 溫 : 따뜻할 온 故 : 옛 고 知 : 알 지 新 : 새 신
옛 것을 익히고 나아가 새것을 앎.
14. 와신상담(臥薪嘗膽) 臥 : 엎드릴 와 薪 : 섶나무 신 嘗 : 맛볼 상 膽 : 쓸개 담
오왕 부차에게 잡혔다 풀려난 월왕 구천이 쓸개를 핥으며 복수를 벼른 고사.
15. 요산요수(樂山樂水) 樂 : 좋아할 요 山 : 뫼 산 樂 : 좋아할 요 水 : 물 수
지혜있는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
16. 요조숙녀(窈窕淑女) 窈 : 그윽할 요 窕 : 정숙할 조 淑 : 맑을 숙 女 : 계집 녀
고상하고 정숙한 여자. 마음씨가 얌전하고 자태가 아름다운 여자.
17. 용두사미(龍頭蛇尾) 龍 : 용 룡 頭 : 머리 두 蛇 : 뱀 사 尾 : 꼬리 미
처음 시작은 거창하고 휼륭하지만 뒤로 갈수록 흐지부지해짐.
18. 용의주도(用意周到) 用 : 쓸 용 意 : 뜻 의 周 : 두루 주 到 : 이를 도
어떤일에도 빈틈이 없고 착실하다.
19. 우이독경(牛耳讀經) 牛 : 소 우 耳 : 귀 이 讀 : 읽을 독 經 : 날 경
옆에서 아무리 얘기해 줘도 느끼지 못함.
20. 우후죽순(雨後竹筍) 雨 : 비 우 後 : 뒤 후 竹 : 대 죽 筍 : 죽순 순
어떤 일들이 한꺼번에 많이 일어나는 것을 말함.
온고지신(溫故知新) 溫(익힐 온) 故(옛 고) 知(알 지) 新(새 신) 논어論語 <위정爲政>편에서 공자는 옛 것을 익히어 새로운 것을 알게 되면 스승 노릇을 할 수 있다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라고 하였다. 이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인과(因果) 관계 속에서 발전의 원리를 깨달아야 함을 말한 것이다. 옛 것과 새로운 것의 관계에 대한 이분법적 시각은 대립과 단절만을 만들어낸다.구세대와 신세대, 여기에 쉰 세대와 낀 세대, X세대와 Z세대라는 표현들은 모두 지혜롭지 못한 생각에서 나온 말들이다. 올챙이를 한자로 과두( ) 라고 하고, 올챙이 적을 가리켜 과두시절( 時節) 이라 한다. 올챙이 없는 개구리, 개구리 없는 올챙이는 존재할 수 없다. 선인들의 지혜가 응축되어 있는 고사성어(故事成語)야말로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반성과 발전의 실마리를 제시해 주는 가장 적절한 溫故知新 의 도구이다. 현대 중국어에서도 우리말의 복습(復習) 을 온습(溫習) 이라 표현하고 있으니, 이는 배운 것을 익히고 또 익혀 늘 가슴 속에 간직한다는 의미이다. 새로이 고사성어(故事成語) 란을 집필함에 있어, 짧지만 깊은 옛 사람들의 지혜를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 간절하다.
두꺼운 얼굴에 부끄럼은 없다 후안무치(厚顔無恥) 厚(투터울 후) 顔(얼굴 안) 無(없을 무) 恥(부끄러워할 치) 옛날 중국의 하나라 계(啓) 임금의 아들인 태강은 정치를 돌보지 않고 사냥만 하다가 끝내 나라를 빼앗기고 쫓겨난다. 이에 그의 다섯 형제들은 나라를 망친 형을 원망하며 번갈아가면서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그들의 노래는 모두 書經 의 <五子之歌>편에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 막내가 불렀다고 하는 노래에는 이러한 대목이 보인다. 만백성들은 우리를 원수라 하니, 우린 장차 누굴 의지할꼬. 답답하고 섧도다, 이 마음, 낯이 뜨거워지고 부끄러워지누나. 萬姓仇予, 予將疇依. 鬱陶乎予心, 顔厚有 . 厚顔 이란 두꺼운 낯가죽 을 뜻하는데, 여기에 무치(無恥) 를 더하여 후안무치(厚顔無恥) 라는 말로 자주 쓰인다. 이는 낯가죽이 두꺼워서 부끄러운 줄을 모르는 사람 을 가리킨다. 지난 주 동안, 한보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낸 증인들 중에는 후안(厚顔) 을 무기로 나온 이들이 많았다.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라고 말하면서도 그들의 얼굴에는 수치(羞恥)의 기색은 조금도 없었다. 만백성들은 지금 그들이 태강의 동생들이 불렀다는 이 노래를 한번만이라도 읊조려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무자식이 상팔자 난신적자(亂臣賊子) 亂(어지럽힐 란) 臣(신하 신) 賊(해칠 적) 子(아들 자) 孟子 <등문공 文公>하편에는 맹자의 제자인 공도자가 제기한 논쟁에 관한 맹자의 답변이 실려 있다. 맹자는 자신이 논쟁을 피하지 않는 이유를 인의(仁義)의 실천을 위한 것으로 설명하였는데, 바로 이 대목에서 공자가 춘추를 완성하자 나라를 어지럽히는 무리들은 두려워 하였다(孔子成春秋而亂臣賊子懼) 라는 구절이 나온다. 후한서 <동탁전董卓傳>에도 너희들은 반역하여 천자를 핍박하니, 역적들중에도 이제껏 너희같은 자들은 없었다(亂臣賊子未有如汝者) 이라는 구절이 보인다. 亂臣賊子 란 임금을 죽이는 신하와 어버이를 죽이는 아들 또는 나라를 어지럽히는 무리나 역적 등의 뜻이다. 옛날 영국에서는 국사범들을 런던탑(the Tower of Londen)에 감금하였는데, 이 탑의 Thames강 쪽의 문을 the Traitor's Gate 라 하였다. 이는 곧 亂臣賊子之門 이다. 우리 역사에서도 많은 亂臣賊子 들이 탄생과 함께 이슬로 사라져 갔지만, 여전히 기억속에 살아있는 난신(亂臣) 의 탄생은 불과 18년전인 1979년 10월 26월 에 있었다. 하지만 한 시기에 亂臣 과 賊子 의 출현을 모두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에 마음이 더욱 무거워진다.
동에 번쩍, 서에 캄캄 신출귀몰(神出鬼沒) 神(귀신 신) 出(날 출) 鬼(귀신 귀) 沒(없어질 몰) 회남자淮南子 <병략훈兵略訓>에는 교묘한 자의 움직임은 신이 나타나고 귀신이 걸어가는 듯하며(神出而鬼行), 별이 빛나고 하늘이 운행하는 것 같아, 진퇴 굴신의 조짐도 나타나지 않고 한계도 없어, 난조(鸞鳥:전설 속의 새이름)가 일어나듯, 기린이 떨치고 일나는 듯, 봉황새가 날 듯, 용이 오르듯, 추풍과 같이 출발하여 놀란 용과 같이 빠르다. 라는 구절이 있다. 이는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적으로 하여금 어떠한 정보도 얻지 못하도록 철저한 보안 유지나 위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神出鬼沒 이란 바로 神出而鬼行 이라는 구절에서 연유된 말이다. 아무도 모르게 귀신처럼 나타났다 사라진다는 뜻이며, 행동이 신속하고 그 변화가 심하여 헤아릴 수 없음을 비유한 말이다. 옛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神出鬼沒 했던 홍길동의 출생지를 놓고 요즈음 관련 지방 자치단체들의 논쟁이 매우 진지하다.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일 것이라는 사실도 흥미롭거니와, 귀신 같은 양반을 서로 모시겠다고 열을 올리는 후손들의 길동 할아버지 에 대한 존경심은 시대적 해결사의 출현 을 고대하는 우리들의 속마음이 드러난 것이리라.
개구리는 짠물에서 못 산다 정중지와(井中之蛙) 井(우물 정) 中(가운데 중) 之(갈 지) 蛙(개구리 와) 장자莊子 <추수편秋水篇>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황하의 신(神) 하백(河伯)은 가을 홍수로 황하의 물이 불어나자 기뻐하며 천하의 훌륭함이 모두 자기에게 모여있다고 생각하였다. 물을 따라 동해의 북쪽 바다에 이르자 하백은 바다의 위세에 눌려 한숨을 지었다. 그러자 북해의 신(神)인 약(若) 은, 우물 속의 개구리에게 바다에 대해 말해도 소용없는 것은 그가 좁은 곳에 얽매여 있기 때문이오(井蛙不可以語於虛也, 拘於虛也). 지금 당신은 대해를 보고 비로소 자신의 꼴불견을 깨달았으니, 이제는 대도의 이치를 말할 수 있을 것이오. 라고 하였다. 井中之蛙 란 우물 안의 개구리, 즉 생각이나 식견이 좁은 사람이나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井蛙不知大海 라거나 井底蛙 라는 표현도 모두 같은 의미이다. 얼마전 까지만해도 Globalization 인지 세계화 인지를 외치며 우물 안의 개구리 소탕을 선도했던 사람을 요즘 들어선 보기 어렵다. 뜬금없이 우물 밖으로 나가라 하니, 영어 과외가 급증하지 않고 국제 공항이 붐비지 않고서야, 달리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스스로 하도록 도와주는 것 조장(助長) 助(도울 조) 長(길 장) 孟子 <공손추公孫丑>상편에는 공손추와 맹자의 문답이 실려 있다. 맹자는 호연지기(浩然之氣) 를 설명하고 나서, 순리(順理)와 의기(義氣)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송(宋)나라의 한 농부의 조급한 행동을 예로 들었다. 그 농부는 자기가 심은 곡식 싹이 자라지 않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그 싹들은 뽑아 올렸으나, 그 싹들은 모두 말라 죽고 말았다는 것이다. 무리해서라도 잘 되게 하려고 했던 농부의 행동은 오히려 무익(無益)의 정도를 넘어서 해악(害惡)이 되었던 것이다. 助長 이라는 말은 문자적으로 도와서 성장시키다 라는 좋은 뜻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쓸데없는 일을 해서 일을 모두 망쳐버리다 라는 부정적 의미가 훨씬 강하다. 싹과 같은 우리의 아이들이 가정과 학교에서, 그리고 과외 학원을 전전하며 뿌리가 흔들리도록 助長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맹자는 아이들을 가르침에 마음을 망령되이 갖지 말며(心勿忘), 무리하여 잘 되게 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勿助長也) 고 우리 어른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어린이날 하루 만이라도 마음껏 놀도록 아이들을 助長해 보았으면...
용의 눈물, 여기에서 그치다 도룡지기(屠龍之技) 屠(잡을 도) 龍(용 룡) 之(갈 지) 技(재주 기) 장자莊子 <열어구편列禦寇篇>에는 다음과 같은 고사가 실려있다. 장자는 주팽만은 용을 죽이는 방법을 지리익에게서 배우는데, 천금이나 되는 가산(家産)을 탕진하고 삼 년만에야 그 재주를 이루었지만 그것을 써먹을 곳이 없었다(朱 漫學屠龍於支離益, 單千金之家, 三年成技, 而無所用其巧). 성인은 필연적인 일에 임할 때에도 필연으로 여기지 않으므로 마음속에 다툼이 없지만 범속한 사람들은 이와 반대로 마음속에 다툼이 많다. 라고 말하며, 소인들은 사소로운 일에 얽매여 대도(大道)를 이룰 수 없음을 지적하였다. 屠龍之技 란, 곧 많은 돈과 세월을 투자하여 배웠으나 세상에서 써먹을 데가 없는 재주를 말한다. 본시 龍 이란 상상 속의 동물일뿐이니, 주팽만이 고생 끝에 배운 기술은 결국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는 것이다. 九龍 이다 二龍 이다 해서 먼저 승천(昇天)하려고 다투는 용들이 유독 많은 것도 요즈음 들어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그들은 모두 승천하는 기술과 용 잡는 기술을 연마하는데 온 정신을 쏟고 있다. 주팽만의 屠龍之技 가 진가를 발휘하여, 용의 눈물이 그칠 때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여우 뒤엔 호랑이가 있었다 호가호위(狐假虎威) 狐(여우 호) 假(빌릴 가) 虎(범 호) 威(위엄 위) 전국책戰國策 <초책楚策>에는 기원전 4세기 초, 중국의 전국시대 초나라의 선왕(宣王)이 위(魏)나라 출신의 신하인 강을(江乙)에게 북방 강대국들이 초나라 재상(宰相) 소해휼(昭奚恤)을 두려워 하는 이유를 묻는 대목이 실려 있다. 강을은 여우와 호랑이의 고사 를 인용하여 그 이유를 설명하였다. 즉, 짐승들이 두려워 한 것은 여우가 아니라 그의 뒤에 있던 호랑이였다는 것이다. 이는 북방의 여러 나라들이 두려워 하는 것이 재상 소해휼이 아니라 그 배후에 있는 선왕의 강병(强兵)임을 비유한 것이었다. 이렇듯 狐假虎威 란 아무 실력도 없으면서 다른 사람의 권세나 배경을 빌어 위세 부리는 사람 을 비유한 말이다. 狐假虎威 를 일러 영어로는 an ass in the lion's skin(사자의 탈을 쓴 나귀) 이라고 하였던가. 하지만 죽은 사자의 탈을 쓴 나귀보다는 살아있는 호랑이를 꼬여 뭇 짐승들을 속인 여우쪽이 훨씬 교활하고 가증스럽다. 여우 같은 사람과 여우의 잔꾀에 속아 넘어간 눈먼 호랑이 때문에 지금 우리 사회는 전에 없이 뒤숭숭한 것이다.
할머니를 모시는 손자의 효심 烏鳥私情(오조사정) 烏(까마귀 오) 鳥(새 조) 私(사사 사) 情(뜻 정) 진(晋)나라 사람 이밀(李密)이 쓴 <진정표陳情表>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실려있다. 이 글은 조모 유씨의 병세가 위독하여 이밀이 부득이 관직을 사양하게 됨을 황제께 고하는 글이다. 저는 조모가 안계셨더라면 오늘에 이를 수 없었을 것이며, 조모께서는 제가 없으면 여생을 마칠 수 없을 것입니다. 저는 금년 44세이고, 조모 유씨는 96세이니, 제가 폐하게 충성을 다할 날은 길고 조모 유씨에게 은혜를 보답할 날은 짧습니다. 까마귀가 어미새의 은혜에 보답하려는 마음으로 조모가 돌아가시는 날 까지만 봉양하게 해 주십시오(烏鳥私情, 願乞終養). 이밀은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 하씨가 개가하자,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으며, 효심이 두터워서 할머니의 병 간호를 하고자 황제가 내린 관직을 물리쳤다. 烏鳥私情 이란 까마귀가 자라면 그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먹이듯 그처럼 부모를 모시는 지극한 효심 을 이르는 말이다. 옛부터 제갈량의 <출사표出師表>를 읽지 않으면 충신이 아니고, 이밀의 <陳情表>를 읽지 않으면 효자가 아니라고 하였다. 손자의 카네이션 한 송이가 돋보이는 특별한 어버이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배 두드리며 골프는 치지만 鼓腹擊壤(고복격양) 鼓(두드릴 고) 腹(배 복) 擊(부딪칠 격) 壤(흙 양) 십팔사략(十八史略)에는 요(堯)임금이 즉위한 지 50년이 지난 어느 날 민심을 파악하고자 천한 옷을 입고 시내를 돌았을 때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요임금은 거리에서 아이들이 임금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는 것을 들었다. 조금 후에는, 한 노인이 무언가를 먹으면서 부른 배를 두드리며(鼓腹), 격양 놀이 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 노인은 해가 뜨면 들에 밭을 갈고, 해가 지면 들어와 쉬네. 샘을 파서 물을 마시고 농사지어 먹고 사니, 임금님의 힘이 나에게 무슨 상관이리오. 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정치가 잘 되어 백성들이 배불리 먹고 여유를 즐기는 모습을 직접 확인한 요 임금은 흐뭇한 마음으로 궁으로 돌아 왔다. 鼓腹은 부른 배를 두드리다 라는 뜻이다. 壤은 본시 나무로 만든 신발모양의 놀이 도구이며, 30-40걸음 떨어진 곳에서 이것을 서로 맞치는 놀이를 격양擊壤 이라 했다. 따라서 鼓腹擊壤은 부른 두드리며 양치기 놀이를 하는 것 인데, 이는 곧 太平聖代(태평성대)를 상징한다. 하지만 그저 잘 먹고 골프 칠 수 있게 되었다고 해서 태평성대일 수는 없다. 鼓腹擊壤 은 진정 마음까지 편안한 시대에라야 어울리는 말이다.
숭어가 뛰니까 망둥어도 뛴다? 西施嚬目(서시빈목) 西(서녘 서) 施(베풀 시) 嚬(찡그릴 빈) 目(눈 목) 莊子 <천운편天運篇>에는 춘추시대 월(越)나라의 미인인 서시(西施)의 이야기가 나온다. 줄거리는 대략 이러하다. 서시가 가슴을 앓아 눈을 찡그리고 있으니, 그 마을의 다른 추녀(醜女)가 이를 보고 아름답다고 여기고, 집으로 돌아와서 역시 가슴에 손을 얹고 눈을 찡그렸다(西施病心而 , 其里之醜人, 見而美之, 歸亦捧心而 ). 그 결과 어떤 이는 문을 닫고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어떤 이들은 아예 그 마을을 떠나버렸다. 이 이야기는 공자의 제자인 안연과 악관(樂官)인 金이라는 사람이 나누는 대화중에 나온다. 장자는 당시 주(周)왕조에서 이상정치를 재현하려는 것을 서시의 찌푸림을 본받는 추녀의 행동같은 것으로서 사람들의 놀림받는 쓸데 없는 짓이라 여겼던 것이다. 西施 目(서시가 눈을 찡그리다) 이란 아무런 비판 없이 남을 흉내 내는 것을 비유한 것이며, 효빈(效 :눈쌀 찌푸림을 흉내내다) 이라고도 한다. 맹신(盲信)과 맹목적 추종은 그 추녀다운 사고 방식이다. 중요한 것은 유행에 민감해지는 것이 아니라 타당한 주관(主觀)과 합리적 비판에 더욱 강해지는 것이다.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 苛政猛於虎(가정맹어호) 苛(매울 가) 政(정사 정) 猛(사나울 맹) 於(어조사 어) 虎(범 호) 예기(禮記) 단궁편檀弓篇에는 다음과 같은 고사가 실려있다.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태산 기슭을 지나고 있는데, 한 부인이 무덥 앞에서 울며 슬퍼하고 있었다. 공자는 제자인 자로에게 그 까닭을 묻게 하였다. 그 부인은 대답하길 오래전에 시아버님이 호랑이게 죽음을 당하였고, 저의 남편 또한 호랑이에게 변을 당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저의 아들마저 호랑이게 목숨을 잃게 되었답니다. 라고 하였다. 그곳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 묻는 말에 그 부인은 가혹한 정치가 없기 때문입니다(無苛政). 라고 짧게 대답하였다. 자로의 말을 듣은 공자는 제자들에게 잘 알아두어라.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것이다(苛政猛於虎也). 라고 하였다. 춘추 말엽 노(魯)나라의 대부 계손자(系孫子)의 폭정으로 고통받던 백성들은 차라리 호랑이에게 물려죽는 쪽을 선택하였던 것이다. 苛政 이란 번거롭고 잔혹한 정치 를 뜻한다. 政을 徵(징)의 차용으로 보아 번거롭고 무서운 세금과 노역 의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잔혹한 정치, 무거운 세금이나 노역은, 결국 예나 지금이나 백성들에게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것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