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비공개 대화록’ 여부를 놓고 정치권의 공방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새누리당이 또 하나의 ‘북풍’차원에서 과도하게
이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게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더러 있다.
새누리당은 12일 노 전 대통령이 북방한계선(NLL)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영토주권 포기’ 발언을 했다며 국정조사를 제안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비공개
대화록의 내용과 작성 경위, 당시 노 전 대통령의 ‘NLL 무효화 구두약속’ 의혹 등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국조 요구서를 국회에 공식 제출했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의 이같은 의혹 제기가 ‘허위사실 유포’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윤관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2007 남북정상회담에서 노 전 대통령과 김 전 국방위원장의 둘만의 대화록에
NLL 포기 등의 문제가 있다는 허위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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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의원이 지난 2002년 5월 방북해 김정일 위원장과 함께 찍은 모습 |
이런 가운데 2002년 5월 방북해 당시 김정일 위원장과
단독면담을 가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비밀대화록’
존재 여부가 새삼 주목되고 있다.
박 후보는 한국미래연합 대표 시절인 지난 2002년 5월
11~14일까지 3박 4일 동안
평양을 방북해 당시 김정일 위원장과 단독 면담을
가졌다.
당초 박 후보는 베이징에서 1박을 한 후 ‘고려항공’으로
입북할 예정이었으나 김정일 위원장이 자신의
전용기를 보내 전용기를 타고 입북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박 후보는 외국 귀빈들이 머무는
백화원초대소에서 3박 4일을 보냈다.
대부분의 방북 인사들이 대개 1박 2일 정도 머문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랄 수 있다. 평양 체류기간 동안
박 후보는 김정일 위원장과 속기사만 둔 상태
에서 1시간동안 둘만의 비밀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예는 국가 차원의 공식 방북인사들조차도
갖기 어려운 만남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박 후보는 귀국 후 다음날(15일) <연합뉴스> 기자를 만나 자신이 방북기간
동안에 겪은 일을 상세히 구술했고, 그 내용은 기사형태로 <연합뉴스>에 실렸다.
그 가운데 ‘단독면담’ 부분은 아래와 같다.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 일정은 이날(5월 12일) 점심식사 뒤 전해 들었다. 가슴이 뛰긴 했어
도 그렇게 긴장되지는 않았다. 북측 안내원이 김 위원장이 저녁 7시에 숙소를 찾아온다면서
구체적인 면담 일정을 알려줬다. 단독 면담은 백화원초대소 내 별도 회의실에서
한 시간 동안 진행됐다. 면담 내용은 언론에 보도된 그대로이다.
면담 말미에 김 위원장이 “베이징으로 가면 특별한 스케줄이 있느냐”고 물었다. “없다”고
했더니 “그러면 일부러 돌아갈 필요 없이 판문점을 통해 육로로 가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솔직히 김 위원장의 제의가 반가웠다.
김 위원장은 가식없이 솔직하게 얘기했고, 나도 솔직하게 얘기했다.
첫 만남이라고 하지만 (선친들간에) 과거 역사가 있어서 그런지 모든 것을 탁 터놓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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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의원 공식홈페이지에 실려 있는 '박근혜 의원 방북기' 화면캡쳐 |
비밀회동에서 두 사람은 “아버지(박정희, 김일성) 대에서 이룩하지 못한 7.4 공동성명의
열매를 맺자”고 한 대화 이외에도 김 위원장이 ‘육영수 여사 피격사건’과 ‘김신조 등 청와대
습격기도사건’(소위‘1.21사태’) 등에 대해 박 후보에게 공식사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당시 박 후보는 참여정부의 특사나 공식적인 방북인사 일행으로 간 것이
아니라 ‘유럽-코리아재단’의 이사 자격으로 방북했음에도 몇 거지
‘합의’를 하고 돌아왔다. ‘방북기’ 가운데 해당 부분을 소개하면,
“나는 이산가족 정례 면회소 설치와 6.25 전쟁 당시 행방불명된 국군의 생사 확인,
금강산댐 남북 공동조사, 북한 축구국가대표단 초청 등을 제의했고 김 위원장은
전부 흔쾌히 수용했다. 김 위원장은`면회소 설치 장소는 금강산 관광길의 적당한 곳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사실은 북한을 방문하게 되면 김 위원장과 면담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고 이런 얘기를 해야겠다고 사전 준비도 했다.
막상 김 위원장과 면담이 성사되니 할말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들었다.”
귀국 후 박 후보는 김정일 위원장과의 만남을 계기로 그를 평가하면서
“우리(남한) 정치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거나 “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등의 호평을 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보수진영에서 비판이 제기됐는데
조갑제 씨는
“김정일을 만나고 온 뒤로는 그(박 후보)로
부터 북한정권의 만행에 대한 본질적
비판을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박 후보를 비판했다. (<
조갑제닷컴>, 2009.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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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북 이틀째 박근혜 후보가 김정일 위원장과 단독면담을 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
방북 이틀째인 5월 12일 오후 7시부터 박근혜-김정일 두 사람은 평양 백화원초대소
내 별도
회의실에서 한 시간 동안 ‘단독면담’을 가졌다. (단독면담 뒤 김 위원장과 김용순 비서,
장성택 노동당 조직부 제1부부장 등과 우리 일행이 함께 2시간 정도 만찬을 했다.)
‘방북기’에 따르면, 단독면담 뒤 결과 발표 형식을 놓고 박 후보가 “어떻게 정리해서 알리면
좋겠느냐” 물었더니 김 위원장은 “박 위원장이 알아서 하시라”며 박 후보에게 일임했다.
귀국 후 박 후보는 김 위원장과의 단독면담과 관련해 특별히 문서로 언론에
발표한 바는 없다. 박 후보는 “(단독)면담 내용은 언론에 보도된 그대로이다.”
고 ‘방북기’에 썼을 뿐이다. 따라서 두 사람이 ‘합의’한 내용 등은 대화과정에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또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 외에 다른 주제에 대한 토론이나
합의는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진 것이 없다.
그 내용은 오직 북측과 박 후보만이 알고 있을 뿐이다.
한편, 박 후보는 2004년 8월 당시 한나라당 대표 신분으로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연락을 하려고 하면 할 수 있다”
며 김 위원장과 ‘독자적인 핫라인’을 가지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됐었다. 대북업무 담당자가 아닌 자가
개인적으로 북한, 그것도 북의 최고 권력자와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다는 건 국가보안법에
저촉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야권의 인사가
이같은 발언을 했다면 아마 적잖은 문제가 됐을 것이다
. 그러나 현재까지 박 후보가 이런 일로 수사를
받았다는 기록은 알려진 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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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후보가 12일 '국가안보결의대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
박 후보는 12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월남전 참전 48주년 국가안보결의대회에
참석했다가 ‘남북정상회담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 무력화를 약속한 녹취록이 있다’는
주장에 대한 입장을 질문 받고서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관계된 사람들 아니겠느냐”며
“여기에 관련이 된 사람들이 관련된 사항에 대해 명백하게 밝힐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 밝혀 은근히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겨냥했다.
이에 대해 당시 정상회담 관련 문건을 작성했던 배기찬 전 청와대 안보실 동북아비서관이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문헌 의원이 비밀단독회담이 있었던 것처럼 단독회담
자료라고 제시한 문건이 제가 만든 문건”이라며 “정 의원이 그러면서 단독정상회담이
있었다는 근거로 제시했던 것은 누구나 볼 수 있는 제가 만든 합의문 해설자료로,
여러분도 인터넷을 검색하시면 지금 당장 확인할 수 있다. 당장 여러분께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합의 해설자료라고 치면 바로 뜬다”고 밝혔다. 단
독회담의 비밀대화록은 없다는 얘기다.
불똥은 결국 문재인 후보한테까지 튀었고, 결국 그도 나서게 됐다.
문 후보는 이날 평택 2함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밀대화록 존재가)
사실이라면 돌아가신 노무현 전 대통령 대신 제가 사과드리겠다”며 “제가 책임 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사실이 아니라면 정 의원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날 우상호 문재인캠프 공보단장도
“문재인 후보가 이 문제에 대해서 책임지겠다고까지 발언했다.
박근혜 후보도 나서야 한다”며 박 후보를 배후로 지목했다.
그 연장선 상에서 박 후보 역시 2002년 당시 김정일 위원장과의 단독면담 과정과
‘비밀대화록’ 존재 여부, 그리고 미처 공개하지 않은 면담내용이 있다면
이제라도 그 전모를 밝혀야 할 것이다. |
첫댓글 조웅목사님은 명예회손으로 고소되었을뿐인데 ,갑작스런 체포에 바로 구속이라니요 ...
사오미를 맞이하면서 숨겨졌던 진실들이 밝은 태양 아래에서 드러나리라고 봅니다 .
이런것이 새누리? 헌누리도 같은거 아니여!!
민심이 천심이라 했으니 경천동지할 일이지요~
은하수비님 좋은 소식 잘 올려주셨습니다^^
저기사는 현대사의 역사적 사료로 없애고 싶어도 없앨수 없으니 어쩔런지..
둥근이님~~현대사를 제대로 정확하게 기술하는 일도 삼태극에서 앞장서서 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