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도 없이
홍수희
나무도 비를 맞고
말없이 서서 있는데
풀꽃도 비를 맞으며
꽃잎꽃잎 하늘거리는데
유독 사람만이
우산을 쓰고 빗속을
서둘러 간다
유독 사람만이
부끄럽고 서러운 일도 많아
하늘 아래 또 다른
지붕 있어 그리 숨는다
아, 한 번쯤은 우산도 없이
비 오는 날의 나무가
되어 볼 일입니다
내가 바로 젖은 우산이
되어 볼 일입니다
여름날의 사랑은 뜨거워서 좋아
녹색의 향연에 내 몸을 맡기고
그 진한 녹음에 한번 빠져 들어봐
비 오는 날에
우산을 손에 들고 비를 맞으며 걷는 사람을 보았어
그사람 진지했고 아름다웠다
비의 애무를 즐기고 있잖아
인생은 십대때는 어디만 간다하면 따라 나서는 신기루 였다가
스무살때는 친구와 함깨하면 어디던
떠나는 무지개 여행
삼십때는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어디도 좋은 데이트의 역사였지
쉰살이 되니 내려야 할 정거장이 다 와 가는지
무얼 두고 내리진 않는지 챙기게 되는 기차여행과 같고
난 지금
예순 다섯 어떤 여행일까?
사랑도 해야하고
여행도 다녀야 하는데 이젠 혼자 다니긴 무서워 그대와 손잡고 다녀야 해
비 오는 날엔 고즈넉한 카페 창가에서
그대와 함께 차를 마시고싶어
아기들은 더 신나는 여름
이 아이들과 있으면 자꾸 까르르 웃게 되는 일이 많아
웃게 해 주는 너희들이 좋다
그리고
먹는 즐거움을 빼놓을순 없지
요즘 핫하다는
명랑 핫도그
젊은 친구들과 즐기니 그 또한
차암 잼나다
난 뱀띠야
늦게 학교를 가서
친구들은 말띠가 많고
친구들과는 늘 신나고 즐거워
가족과의 여행보다 친구들과 여행이 좋은 나이
53년 뱀띠 이 나이가
정말 편하고 좋아
세월아
이때까지 조금 힘든 역도 있었지만
그래도 즐겁게 와 주었다
앞으로도
세월아
세월아
즐겁게 가자!
첫댓글 굿입니다 ㅎㅎ
멋져부려요
상상하고계신 모-든 일이
그대로 다- 이루어지길
빌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