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반지 종류는 많고도 많지만 꽃반지란 것도 있다. 무슨 하얗고 동그란 꽃인데 크로바 꽃인지 뭔지 그걸로 많이 쓰는가보다. 꽃반지란 여자들끼리 장난하거나 아님 혼자 꽃을 따서 해보는거지 남자가 해주는 예는 사실 그리 많지 않다. 우리나라 남자들이라는게 무뚝뚝한 편이라 남새스러운 짓은 잘 안하는거다.
좌우지당간 멍구가 멍순이와 데이트를 했다. 뭔가 멍순이 맘에는 들어야겠기에 가방도 들어주고 어깨동무도 해봤지만 이게 할배 할매한테는 영 어울리는 동작이 아닌기라. 그저 남안보이게 손등에다 살짝 뽀뽀해주는게 그나마 멍순이의 맘을 울렁거리게 했다.
그런데 멍순이 손을 가만히 보니 뭔가 허전한기라. 그랴서 꽃반지라도 하나 만들어 주리라하고 암만 찾아봐도 마땅한 꽃이 없능기라. 그런데 오매 저기 이쁜 할미꽃이 하나 방긋 웃고 있는게 아닌가.
멍구 냅다 그 할미꽃을 따서 멍순이에게 꽃반지를 만들어 끼워 주었다. 오호라 이제 멍순이의 행복한 모습을 볼일만 남았다하고 멍순이 표정을 빤히 쳐다보며 기대를 하고 있는데.
멍순이 왈 ~
@
@
" 이 놈의 할배가 정신이 나갔나" "내가 할매여 ~~??? 이 화상아. 널 다시보면 내가 인간이 아니다" 하고는 할미꽃을 내팽개치고 휑하니 가버리는게 아닌가. 오호 불쌍하고 순진한 멍구여 ~~~~
각설하고 여자에게 할매란 말은 금물이다. 설사 학교다닐 때부터 몇십년을 알아온 여자라해도 농담이나마 할매라는 말을 꺼냈다가는 찍힌다. 여자의 맘에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여자를 할매라 부를 수 있는 건 오로지 손자 손녀 앞에서일 뿐이라는 걸 명심하자.
괜히 친하다고 또 약올린다고 할매 운운했다가는 그 여자 다시는 못본다. 춤판에서 여자를 만나면 무조건 젊은 여자처럼 대하라. 반은 먹고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