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9일, 아저씨의 서각 수업에 함께 가기로 했다.
출발 전, 「2024년 개인별 지원 계획서」, 2025년 개인별 지원 계획(안) 취미(송암서각) 부분,
그리고 사회사업 일지 원본과 작년 한 해 동안 작업했던 작품 사진들을 준비한다.
준비한 것들을 챙겨 아저씨와 서각실로 향한다.
이틀 전, 아저씨와 카페에서 나눈 여러 이야기를 마음에 품은 채.
1월 7일, 아저씨와 올해 계획을 나누기로 한 날이었다.
이날도 아저씨에게 보여 드릴 자료 이것저것을 챙겨 나섰다.
아파트 주차장으로 내려와 달라 이야기하려 전화하니 받지 않으신다.
20분 전에 전화하며 출발할 때 연락드리겠다 했는데….
여러 번 시도해 보았지만, 끝내 연결이 되지 않는다. 결국 8층으로 올라가 문을 두드린다.
기다렸다는 듯 문이 활짝 열린다. 오늘도 여전히 아저씨의 속도로 준비하기 시작한다.
외투를 입고 양말과 신발을 신고 현관문을 여는 데까지 30분 걸렸다.
신발 신는 아저씨를 보며 느닷없이 다짐 하나를 한다.
‘2025년 올해 잘 지원하고 싶다고, 잘 돕겠다고.’ 그리고 그 다짐 끝에는 이유 모를 울컥함이 따라왔다.
카페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한 해를 계획했다.
그리고 나의 그 다짐을 꺼내는 데에는 시간이 꽤 걸렸다.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에 말해야지 했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말하는 순간 눈물이 맺힐 것 같았다.
내가 잘 지킬 수 있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더욱이 그 다짐을 꼭 아저씨에게 전해야 했다.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아저씨에게 마침내 이야기했다.
잘 지원하고 싶다고, 잘 돕고 싶다고. 올해 나에겐 이 다짐이 필요했다.
그날의 기억과 다짐을 떠올리며 서각실로 들어선다.
계획 의논을 위해 나름 단단히 준비했다 생각해도 막상 그 시간이 되면 여전히 어렵다.
언제 이야기 꺼내면 좋을지 혼자 생각하다 시간이 지나버리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오늘도 용기 내 물꼬를 튼다.
준비한 자료들을 석지은 선생님 앞에 펼치고 하나하나 설명한다.
선생님께서는 천천히 자료를 살펴보셨다.
특히 작업한 작품과 전시회 다녀온 사진을 보며 기억을 떠올리는 듯했다.
“이렇게 보니까 좋네요. 추억도 되고.”
더해 2025년 개인별 지원 계획(안)을 보며 수정·추가해야 할 부분을 알려 주신다.
확실치 않은 일정은 다른 분께 연락해 물어봐 주시기도 한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대회 일정은 추후에 다시 알려 주시기로 했다.
2025년에도 아저씨의 서각은 계속된다.
2025년 1월 9일 목요일, 이도경
와! 이렇게 생각하고 준비하고 의논하셨군요. 이도경 선생님의 다짐과 고백에서 낯설지 않은 사회사업가의 뜻을 읽습니다. 그럼요. 잘될 겁니다. 그 뜻이 언제나 사회사업의 결과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 눈물과 설렘과 기쁨과 아쉬움 끝에 남은 경험과 배움은 사회사업가를 지켜 주고 키울 겁니다. 고맙습니다. 응원합니다. 정진호
의논하기 위해 준비한 자료만 봐도 올해 이도경 선생님의 다짐이 느껴집니다. 고맙습니다. 신아름
‘잘 지원하고 싶다고, 잘 돕고 싶다고.’ 아저씨에게 전하는 이도경 선생님의 다짐에 저도 울컥했습니다. 이런 마음과 의지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도경 선생님에게 마음과 열정, 지혜와 명철, 힘과 능력을 주시며, 때를 따라 필요한 물질과 건강과 사람을 더하시기 기도합니다.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