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리가 20R 뉘른베르크 : 바이에른 뮌헨

벼랑끝에서 감독교체라는 극단수를 꺼내든 바이에른 뮌헨과 올시즌 단 2패만을 하며(물론 무승부가 12번이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7위에 랭크 되어있는 뉘른베르크, 이 두 팀은 같은 바이에른주에 속해있어 바이에른 더비, 또는 남독 더비라 불리우기도 한다.   오늘 히츠펠트 감독이 들고나온 전술은 기존 전술에서 그다지 손은 대지 않은 4-4-2   라인업은 다음과 같았다   Nuremberg Schäfer - Reinhardt, Wolf, Spiranovic (Beauchamps 46), Pinola (Polak 19) - Mnari (Banovic 84), Gresko, Galasek - Vittek, Schroth, Saenko   Bayern Munich Kahn - Sagnol, Lucio, Van Buyten, Lahm - Salihamidzic (Podolski 46), Hargreaves, Van Bommel, Schweinsteiger (Scholl 80) - Makaay, Pizarro (Santa Cruz 72)   보쿰전에서 경미한 부상이 있었다고 알려진 사뇰이 복귀하였고, 지난 9월 이후로 그라운드를 떠나있던 하그리브스가 드디어 선발 라인업에 복귀하였다 예상대로의 포백에 미드필더는 양 날개에 슈바이니와 브라조를 배치하고 중앙을 하그리브스와 반 봄멜이 맡는 형식이 되었다. 투톱은 역시 그대로   경기 초반은 그래도 지난 경기보다는 활발해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만큼 적극적이었다. 빠른 템포의 축구를 가져가던 바이에른, 그러나 이것이 무너지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전반 13분, 중앙에서 슈로트가 밀어준 공이 미쳐 빠져나오지 못한 사뇰 덕분에 오프사이드 트랩이 깨졌고 키퍼까지 제친 살렌코가 선제골을 만들어낸다.   이 때부터 바이에른 선수들의 리듬은 약간씩 깨지기 시작하였고, 지난 두경기마냥 서서히 경기가 뭔가 맞아들어가지 않는 느낌을 주기 시작한다. 그래도 하그리브스의 활동량과 봄멜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는 팀에 약간의 활력소가 될 수 있었다. 하그리브스의 프리킥, 그리고 1:1 상황에서 마카이의 슛을 제대로 쳐낸 샤퍼 골키퍼의 활약은 눈에 띌 정도였다. 이 외에도 찬스가 더 많았던 걸로 기억하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이 두장면..전반전은 샤퍼 골키퍼의 독무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에 간간히 나오는 뉘른베르크의 역습, 그러나 다행이 중간에서 잘 차단되었고 전반전은 1:0으로 마치게 되었다.   후반전과 동시에 짜증만 내고 어떻게든 반칙하나 얻어보려고만 하는 살리하미지치가 빠지고 포돌스키가 투입되었다. 이로써 공격수는 세명, 셋 중에 피사로가 내려와서 받아주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어찌되었든간에 공격수를 한명 더 투입하며 추격을 해보려는 히츠펠트의 승부수였다. 그러나 뉘른베르크의 전방부터 시작되는 압박에 바이에른 선수들은 당황하여 롱패스를 내기 일쑤였고, 개인기에 의한 돌파도 제대로 안되며 번번히 공을 끊긴다.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람과 슈바이니의 왼쪽라인은 털리기 일쑤였고. 선수들은 번번히 짜증만 내고, 전반전에 그나마 좋아보였던 하그리브스의 움직임도 약간씩은 사라지기 시작한다. 몇달만의 경기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약간은 일찍 교체해주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바이에른의 공격 의지가 서서히 꺾이기 시작할 무렵, 71분경 어디선가 봤던 것 같은 상황이 나온다. 바로 도르트문트전, 데데의 크로스에 의한 프라이의 헤딩골. 이 장면이 또 나오게 된다. 뮌헨진형 우측에서 그레스코에 의한 크로스에 슈로트의 골. 수비진의 문제를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정말 이 장면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는데 또 보고야 말았다. 1차로 저지해주어야 할 미드필더도 없고, 갑작스럽게 오픈되는 것에 풀백도 제대로 못붙고, 정비하여 크로스를 시도하는 동안 중앙에서 끊어먹어야 할 중앙수비 역시도 자리도 못잡고, 애꿎은 람만 경합하다가 불쌍하게 보이는 현실. 공간장악, 위치선정, 커뮤니케이션, 맨 마킹, 뭐 하나 제대로 되는것 없는 수비진이다.   2:0이 되면서 그다지 좋지 않았던 피사로를 빼고, 산타 크루즈를 투입한다. 산타를 통해 공격 전개를 시도하려고 했던듯. 그러나 별로 가능성은 없어보였고, 마지막으로 공격전개를 제대로 해주지 못한 슈바이니를 빼고 숄을 투입하여 마지막 불씨를 살리려 한다. 숄 투입 이후, 괜찮은 크로스가 두어번 올라왔었으나 수비진이 걷어내고 공격수의 머리에 제대로 못 맞추는 덕분에 무위로 돌아가고, 86분, 오히려 페널티 박스에서 비텍이 시도한 슛이 반 부이텐 맞고 오히려 비텍에게 좋은 위치로 가버리고 재차 슈팅, 골! 3:0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4:0으로 벌어질만한 찬스도 있었으나 람이 가까스로 걷어내며 위기 모면. 주심도 안쓰러웠던지 추가시간도 주지 않고 90분 되자마자 바로 경기를 종료시켜버렸다.   오트마 히츠펠트의 복귀전에서 3:0 무기력한 패배, 이것은 마가트 감독의 잘못이 아닌 선수단의 문제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윈터브레이크 끝나는 시점에서의 감독 교체, 새로운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선수를 영입도 못한채 있는 선수단으로 남은 시즌을 꾸려갈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색깔을 내기에도 부족한 시간. 이를 비추어 볼 때 감독 교체는 아무래도 선수단의 분위기 쇄신을 위함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나 오늘 역시도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은 여전했고, 특히 수비진은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문제만이 아닌, 전술적인 결함 또한 확실함을 드러내주었다. 수비는 포백 네명만이 하는 것이 아닌, 전방으로부터 시작된다. 이에 미드필더들이 공간을 내주지 않으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그리고 수비진이 최대한 덜 노출되게 만들어주어야 하는데 바이에른의 플레이에서는 그것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해줄수 있다고 내 자신이 믿고 있는 선수, 오웬 하그리브스는 아직 경기감각이 덜 돌아온듯 싶다. 칸의 커맨딩 능력에도 약간은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고...만약 똑같은 상황에서 실점이 몇번째 반복되면 키퍼가 수비진에게 맨마킹을 계속 지시를 해야 하는데 그러한 것도 제대로 되지 않는듯 싶고 수비진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또한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우왕좌왕...더 이상 언급해봤자 내 손가락만 아파질 것 같다.   공격 또한 전개해주는 능력이 거의 제로 수준에 가깝다. 두경기 연속 무득점까지 보너스로. 사실 발락이 나갔을 때만 해도 그래도 그렇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봄멜이 영입되었다는 소식을 군대에서 들었을 때에도, 바르셀로나에서의 봄멜이야 워낙 숏패스와 경기 전개능력이 뛰어난 선수들 사이에 있었던 그였기에 부족해 보인다는 비판이 나왔을 수 있지만, 적어도 PSV 시절 내가 봤던 봄멜은 분명 그의 조력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하긴 했지만 공격 전개에 있어서 발락만큼은 아니더라도 썩 나쁘지는 않은 모습, 그리고 공격 가담력과 득점력이 있는 선수였다. 그러나 바이에른에서의 그는 투지는 넘치지만 예전같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경기를 그동안 못봤기 때문에 그렇게 걱정하지 않았었는데 몇경기씩 챙겨보기 시작하니 문제점이 너무나도 보였다. 공격전개 해줄 선수가 없는 것, 이것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치명적인 문제였다. 팀의 구심점이 없으면 가능한 방법은 그럭저럭 준수한 선수들로 구성하여 패싱게임을 분담하게 하는 것, 이 정도는 봄멜이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는데 아닌듯 싶다. 그리고 공격 패턴이 거의 왼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것, 사뇰이 공격가담 좋은 풀백이지만 그는 윙이 아니다. 그렇기에 항상 공격가담을 하게 되면 공간이 비어있을 수 밖에 없고, 찬스를 내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오른쪽에서 제대로 돌파나 윙으로써 플레이가 되는 선수가 없고, 그렇기에 사뇰이 더 자주 올라오게 된다. 이렇게 되면 공격도 제대로 안되고, 수비도 안되고....문제가 분명 있다.   이에 따른 대비로 겨울 이적시장에서 윙어하나 안 사온 팀, 다이슬러가 은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어차피 안된다면 차라리 이러한 포메이션을 추천해주고 싶다.               포돌스키 --- 마카이                           봄멜              슈바이니 --- 하그리                          데미(오틀)       람 -- 반 부이텐 -- 루시우 -- 사뇰                           칸   홀딩한명을 전담으로 수비앞에 배치하여 빗자루질 시키고, 슈바이니와 하그리로 하여금 패싱게임을 분담케, 그리고 봄멜을 공격에 집중시켜 그의 득점력이라도 이용하는 방법이다. 어차피 사이드 플레이 제대로 되지도 않는 것, 양 풀백의 오버래핑 또한 동시가 아닌, 한쪽만 올라가는...그리고 홀딩이 항상 후방에 위치하여 이들의 공간을 메꾸어주는 방법도 나쁘진 않을 듯 싶다. 그러나 이것은 내 바램이고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까....   개인적인 이번경기 평점(뉘른베르크는 딱히 살피지는 않았으므로 패스) Bayern Munich Kahn(4) - Sagnol(6), Lucio(6), Van Buyten(6), Lahm(6) - Salihamidzic(6) (Podolski(6) 46), Hargreaves(4.5), Van Bommel(5.5), Schweinsteiger(5.5) (Scholl 80) - Makaay(6), Pizarro(6) (Santa Cruz(6) 72)   개인적인 MoM Galasek(뉘른베르크 미드필더) - 사실 많은 선방을 보여준 샤퍼 골키퍼에게 관심이 쏠렸지만 바이에른의 예봉을 경기 내내 사전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차단해준 노장 갈라섹의 수훈 또한 뛰어났다고 본다. 솔직히 누굴 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뉘른베르크 선수들의 꾸준한 활약.   내가 00/01 CL우승하던 시절부터 좋아하던 뮌헨이 이렇게 안좋다니 안타깝다. 하루빨리 제 자리로 돌아왔으면....그래도 다음시즌 CL은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