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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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양권의 숫자 단위 체계는 만(10,000)단위로 되어있다.
만(萬) 억(億) 조(兆) 하는 식으로 네 자리 숫자 단위다. 반면에 서양권은
천(1,000)단위다. thousand(천) million(백만) billion(10억) trillion(조)으로
세 자리 숫자 단위다. 자릿수를 표시하는 ,(콤마)는 서양의 숫자단위에 맞춰
세 자리 마다 찍는다. 그들의 숫자 읽기는 아주 쉽다. 콤마(,) 앞의 숫자를
10단위나 100단위로 읽기만 하면 된다. 28,000은 twenty eight thousand(28천)이고,
28,000,000은 28million으로 읽으면 끝이다. 우리는 콤마와 관계없이 만 단위 앞의 단위를
십만 백만 천만 하는 식으로 다시 따져서 읽어야 한다. 콤마는 우리가 숫자를 읽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큰 단위 숫자일수록 우리가 숫자를 읽는 데는 시간이 더 소요된다.
뿐만 아니라 우리에겐 <하나 둘 셋>과 <일 이 삼 사>가 따로 있다.
세상천지 어느 나라가 숫자 읽는 방법이 두 가지란 말인가?
그런데도 우리나라 학생들의 數學 학습능력은 세계적으로 최상위에 자리한다.
물론 수학 학습능력 평가가 숫자를 읽는 것이 전부는 아니겠으나 기본적으로
숫자의 認知시간이 빠르면 그만큼 문제풀이에 도움을 줄 것이다. 논리적으로 접근해야하는
수학문제 해결능력에 우리가 더 나은 뇌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인지도 모를 일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콤마 하나 찍는 것도 政治/經濟 패권주의에 의해 속박되고 만 것은 아닐까?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네 자리 숫자단위로 콤마를 찍어보자고 주장한다면 글로벌시대에
뒤떨어진 주장일 뿐일까?
동서양의 文化的 차이는 近代를 거치면서 西歐化 일변도로 변화되어 왔다.
과학과 기계문명의 발전이 산업발전을 이루면서 사회전반의 문화기조를 리드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요즘은 전통혼례를 치르는 것을 보기도 힘들어졌지만
근래의 예식에서 결혼식의 하이라이트인 신부입장 때 사용되는 결혼행진곡 또한 서구음악이다.
잘 알려진 대로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에 나오는 혼례의 합창곡(Bridal Chorus)이다.
극중의 신혼부부 로엔그린과 엘자는 혼례의 합창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축복을 받으며 성스런 결혼식을 올리지만 불행하게도 그들의 결혼생활은
행복한 마감을 하지 못하고 비극적으로 막을 내리는 잘못된 결혼이 되고 만다.
비극적 종말의 스토리를 간직한 노래가 새롭게 출발하는 신혼부부의 행진곡이
되었다는 게 아이러니컬하기도 하다.
한편으로 로엔그린은 히틀러가 크게 감동을 받았다는 오페라이기도 하다.
바그너는 독일의 민족주의 작곡가다. 그런 민족 음악가 바그너를 내세워 히틀러는 유대인을
탄압한 격이 되었다고나 할까? 히틀러를 증오하는 유대인들은 로엔그린을 싫어했고
바그너의 다른 작품까지도 배척하게 되었다.
또 하나의 결혼행진곡으로 유명한 멘델스존의 "한 여름 밤의 꿈"에 나오는 축혼행진곡이 있다.
보통 바그너 曲은 신부입장 시에, 멘델스존 曲은 신랑신부 퇴장 행진곡으로 연주된다.
그런데 멘델스존은 유대계 독일인으로 천재적 음악가였으나 유대인 음악가라는 다소
폄하된 평가를 받기도 했다. 어쨌든 바그너- <히틀러>- 멘델스존으로 이어지는 유대인 잔혹사와
두음악가의 곡이 결혼행진곡으로 만난 것은 재미있는 악연이라 해야 하나?
이제 신부입장 결혼행진곡, 바그너의 <혼례의 합창>을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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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쌍의 새로운 부부가 탄생했다. 이제 그들의 힘찬 첫 걸음을 내딛게 하는 멘델스존의
<축혼 행진곡>도 들어보자.(3**)
첫댓글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으로 부터 숫자에 콤마는 천단위를 사용하는
서구식이란 말을 듣고 안타까워 하던 때가 생각 나네요. 많이 불편하지요.. 우리들에게는
우리는 만단위로 콤마를 찍으면 편리한데...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