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롭바디와 렌즈의 관계(펌)

[물레방아]

<크롭바디와 렌즈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 캐논을 중심으로>

1. 초점거리 환산법

카메라 구입을 위해 사진 입문자들이 고려하게 되는 캐논의 기종들로는 주로 , EOS 350D나 400D를 꼽을 수 있으며, 조금 여유가 되는 이들의 경우에는 EOS 30D를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러한 카메라들은 모두가 "크롭바디"이며, 따라서 자신이 촬영한 본래의 화면에서 특정한 수치, 그러니까 카메라에 지정된 수치에 맞게 잘려지게 된다. 실제로 캐논의 경우는 1: 1.6이며, 니콘의 경우는 1:1.5로 크롭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크롭이, 즉 잘려지는 현상이 어떻게 문제가 되는지에 대해 알아 보기로 하자.

우선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카메라들에 대한 기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기에 잠시 이 측면과 관계하여 설명을 해보겠다. 

좀 전에 필자가 거론한 캐논의 400D나 니콘의 D200같은 것들은 모두가 필름 카메라의 35mm 포멧을 기준삼아 제작한 것들(필름을 사용할 경우 35mm 롤필름이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하게끔 제작된 카메라를 기본 형식으로해서 디지털카메라로 제작했다는 뜻이다)인데, 디지털에서는 이러한 35mm형 필름 대신에 그 크기에 맞는 촬상면(외부의 빛이 들어와 닿는 면), 그러니까 CCD, 또는 CMOS가 필요한 것이다.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다. 이 칩들은 매우 비싸기 때문에 35mm형에 맞추게 되면 가격이 상승한다. 그런데 보급형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가격이 어느 정도 낮아야 하기 때문에 35mm형 보다 작은 CCD, 또는 CMOS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외부에 들어오는 빛이 35mm보다 작은 촬상면에 와 닿기 때문에 35mm크기에 비해 표현 가능한 화상이 작아지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지금까지 읽은 내용을 잘 기억하면서 필자가 설명하는 글에 보다 더 집중해 보기로 한다.

우리가 렌즈를 구입할 때 흔히 보게 되는 것이 바로 초점거리다.(초점 거리란, 렌즈의 거리계링을 무한대에 놓았을 경우 렌즈의 제2주점으로부터 촬상면까지의 최단 거리를 뜻한다) 예를 들어 캐논에서 인기가 좋은 24mm-70mm L렌즈의 경우 이 렌즈의 초점 변환 가능 범위가 24mm에서 70mm라는 뜻이다. 하지만 크롭바디에서 과연 이런 초점거리가 가능한 것일까? 결코 그럴 수 없다.

왜냐하면 촬상면 크기가 이미 1:1.6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35mm에서 1.6크롭된 것이 크롭바디의 표현가능 화상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제 계산이 필요하다. 35mm 표준에서 24mm는 캐논 크롭바디에서 정확히 몇mm를 뜻할까? 답은 간단하다. 곱하기 1.6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 24mm 곱하기 1.6은 얼마일까? 대략 38mm정도 나온다. 그러니까 당신의 카메라 기종이 EOS350D이거나, 400D, 또는 30D인 경우에는 24mm-70mm L렌즈를 구입하여 마운트 했을 때 실제 초점거리가 38mm-112mm인 L렌즈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또 한가지는 렌즈의 초점거리마다 화각이 다르다는 점이다. 즉 시원한 풍경을 촬영하는 경우처럼, 화각이 넓기를 바란다면 광각렌즈를 사용해야 하는데, 28mm의 경우 화각은 75도나 되지만, 35mm의 경우 화각은 63도로 좁아진다. 따라서 우리가 렌즈를 구입할 때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이 바로, 자신의 카메라 기종이 크롭인지, 아니면 캐논 EOS 5D, 또는 1D 등의 풀프레임인지를 따지는 일이다. 왜냐하면 24mm-70mm L렌즈의 경우는 풀프레임 바디에서 1:1이기 때문에 24mm가 24mm 그대로 인 것이지만 이하 기종의 것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니콘의 경우는 상품표시란에 적힌 초점거리 곱하기 1.5를 하면 원래 초점거리와 실제로 보이는 화각을 알 수가 있다.

2. EF와 EFS

캐논 렌즈를 구입하다 보면 그 렌즈에 EF, 또는 EFS라는 글이 적힌 것을 보게 된다. 여기서 이 어휘가 지니는 의미에 대한 설명은 잠시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고, 호환문제에 대해서만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다.

캐논에서 출시되고 있는국민표준렌즈인 번들렌즈, 즉 18mm-55mm렌즈는 EFS라고 적혀 있다. 그렇다면 이 렌즈가 풀프레임 바디인 5D나 1D급 기종에서 마운트가 될까? 먼저 답부터 말하자면 "안된다"이다. 즉 EFS렌즈들은 풀프레임바디에 호환되지 않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크롭바디 전용 렌즈들이라 이해해도 무방한 것인데, 이런 렌즈들을 많이 구입해 두었다가 나중에 풀프레임바디로 기변을 하게 되면 상당히 난감해 진다. 따라서 자신이 현재 크롭바디를 사용하고 있다 할지라도 먼 훗날 풀프레임 바디로 기변할 것이라면(물론 기변하지 않을 사람들의 경우는 관계 없다) 렌즈군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계산하면서 구입하는 것이 좋은 것이다. 그렇다면 단렌즈의 경우는 어떨까? 이미 확인해 본 사람들도 많겠지만 단레즈의 경우는 모든 바디에 호환이 된다. 왜냐하면 단렌즈들은 대부분이 EF렌즈 이기 때문이다. 즉 줌렌즈라 하더라도 EF렌즈이면 풀프레임바디와 호환이 되고, EFS렌즈이면 호환되지 않는 다는 것을 잘 알아 두어야 겠다.

3. 왜 24mm에서 70mm인가?

예전에 일본에서 사진기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가 있었다.

"어떤 초점거리가 가장 안정적이고, 촬영에 있어서 불편함이 없는가?" 라는 질문이 던져 졌는데, 이에 기자들이 가장 많이 답한 초점거리가 바로 대략 24mm에서 70mm였던 것이다. 이후로 캐논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28mm-70mm에 색수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저분산 물질인 형석을 사용하고, 또 비점수차 및 구면수차를 방지하기 위한 비구면으로 제작된 L렌즈를 선보이게 된다. 그것이 바로 28-70mm L렌즈인데 이후로 이 렌즈를 수정 보완설계하여 최근에 인기리에 판매하고 있는 것이 바로 24-70mm L렌즈인 것이다. 그러나 이 렌즈는 캐논의 공식적 입장이기도 하고 또 실제로 사용해 본 사람들도 다 느끼고 있는 것이지만 EOS 5D에 맞게 설계된 것이다. 따라서 크롭바디에서 이 렌즈를 구입해 마운트 하면 24-70mm가 되지도 않을 뿐더러 화각도 달라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1:1.6을 기준으로 했을 때 24-70mm에 해당되는 초점 거리는 얼마일까? 17-50mm이다. 계산해보면 대략 27-80mm 정도 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측면을 잘 파악하고 있었던 일본의 렌즈회사 TAMRON은 저렴한 가격의 17-50mm 렌즈를 선보였으며 현재 이 렌즈는 크롭바디를 사용하는 이들에게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4. 맺는 말

이번 글을 통해서 필자는 카메라 구입을 위해 고민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작은 도움을 주고자 했다.

특히 바디와 렌즈를 묶어서 팔고 있는 현 상술에 쉽게 휘말려서 자신의 촬영 목적에 맞지도 않는 것들을 구입하고 또 후회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면서 크롭바디와 렌즈에 대한 관계 문제를 설명해 주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 미약하나마 이런 글을 작성할 수 있어서 나름대로의 보람을 느낀다.

필자가 글을 맺으면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다음과 같다.

"만약 당신이 DSLR이라는 고급 기종을 이용해 촬영하고 싶다면, 그 가격에 맞는 만큼 공부하라! 노력 없이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 이에게 돌아오는 것은 사상누각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