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연과의 만남. 21세기 문명은 분명 이걸 화두로 삼아야 할만큼 인류는 자연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자연과 멀어진 결과, 인류는 원초적 에너지를 점점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타락의 나락으로 빠질지도 모른다.
원시자연 숨쉬는 인류 최후의 낙원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한때는 쓸모 없는 땅이라며 버려 두었던 곳도 최근 들어서는 아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예로는 영화 '크로코다일 던디'의 촬영 장소이자 호주 원주민인 애보리진들의 거주지역인 북호주의 '카카두(Kakadu) 국립공원'을 들 수 있다.
정말 그곳은 원시자연이 무엇인지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드넓은 습지와 기기묘묘한 바위산 등으로 이루어진 그곳엔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동식물까지를 포함하여 참으로 다양한 생명체가 살아가고 있다. 전혀 오염을 모르는 데다 지구 생명의 역사를 탐구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까지 제공하기도 하니, ‘인류 최후의 낙원’일 수밖에 없다. 유네스코 또한 이곳을 세계자연유산(81년)으로 지정했다.
드넓은 습지에 다양한 생명체
그러나 카카두는 이런 자연적, 생태적인 것만을 간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2만년 전 애보리진들이 바위 위에 새겨놓은 암각화를 통해 인류의 유년시절의 이야기까지 들려주기 때문이다. 1000점이나 되는 그런 암각화에는 그들 자신의 모습을 그린 것도 있고, 그들이 사용했던 도구와 먹이로 삼았던 동물들의 형상도 그려져 있다. 거의 비슷한 시기 제작되었다고 하는 프랑스 남부의 동굴벽화에는 사냥의 대상이 되었던 초식동물들만 그려져 있는데 반해, 이곳에선 사냥꾼인 인간과 함께 주위의 것들을 함께 그려놓아 그들이 어떤 생활을 했고 또 무슨 생각을 했는지를 짐작케 한다. 이같은 가치를 높이 산 유네스코는 92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카카두는 그러므로 복합유산인 것이다.
▷정보
카카두 국립공원은 호주 제1의 국립공원이자 세계적으로는 3번째로 큰 공원이다. 남북 200km, 동서 100km로 크기는 2만km2나 된다. 북호주 최대의 도시 다윈(Darwin, 시드니ㆍ다윈 구간은 비행기로 이동)에서 250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아무리 빨리 둘러본다 해도 이틀은 투자해야 한다. 볼거리가 많고 지역이 넓기 때문에 먼저 방문자 안내소를 찾아 지도와 안내서를 구해 읽고 난 다음 자신에 맞는 스케줄을 짜는 것이 좋다. 여행 적기는 덜 습한 5-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