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임과 뜻이 겹치는 말은 편의상 그 갈래를 구별해 쓸 필요가 있다. 예컨대 흔히 섞갈려 쓰이는 ‘잇달다·잇따르다’의 경우 자동사적 쓰임은 ‘잇따르다’에, 타동사적 쓰임은 ‘잇달다’에 몰아 쓰는 것이다. 어찌씨 ‘잇따라·잇달아’도 앞은 자동사적으로 뒤는 타동사적으로 몰아쓰면 그런대로 통한다. 다만 매김꼴 ‘잇단’과 ‘잇따른’을 두루 쓴다.
이런 섞갈림은 타동사인 ‘잇달다’에 자동사적 쓰임이 있다고 풀이한 사전과 표준어규정(연달다·잇달다) 탓이기도 한데, 이에는 ‘잇달리다’라는 입음(피동)이 있으므로 ‘이어 달리다’로 쓰이는 쪽은 그쪽으로 미루고, 그 밖의 자동사적 쓰임은 ‘잇따르다’로 넘겨도 무방하며, 섞갈림도 막을 수 있다. 쓰임들의 보기를 보인다.
△객차에 화물칸을 잇달았다/ 훈장을 주렁주렁 잇달았다(잇달다) △혼란이 잇따르다/ 분노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성금이 잇따르고 있다(잇따르다) △봉인·감시장치를 잇달아 제거한 것은/ 잇달아 간담회를 열고/ 고치에서 실을 잇달아 뽑아내니/ 잇달아 터뜨린 사건/ 대사들을 잇달아 면담하고(잇달아) △총리서리 잇따라 인준 부결/ 사건이 잇따라 터졌다/ 잇따라 벌어진 촛불시위/ 잇따라 터져나오는 의혹(잇따라) △잇따른(잇단) 핵무기 개발시도/ 핵봉인 잇단(이따른) 해체/ 잇따른(잇단) 의혹/ 잇따른(잇단) 태풍 피해
‘잇달아·잇따라’는 [이따라]로 소리 나 꼴과 쓰임새 변동 가능성이 있고, ‘잇단’은 글자수가 적은 반면, 발음이 ‘이따위(이딴), 이까짓(이깐)’을 연상시켜 상스럽다는 느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