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청약통장 블랙홀이었던 판교신도시가 올 하반기 동시분양형태로 1280가구를 분양한다. 이번 분양 이후 판교에 일반분양되는 물량은 주상복합 아파트 뿐이다. 내년 이후 분양예정이다. 거의 판교 마지막 물량이어서 다시 한번 더 주택 수요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건교부 등에 따르면 전용면적 85㎡ 초과의 중대형 아파트 한 개 단지, 중대형 연립 4개 단지가 하반기 동시분양된다. 주택공사의 공영개발에서 제외된 민간 아파트·연립 2개 단지와 주택공사가 국제현상공모를 거쳐 설계하는 연립 3개 단지 등이다.
민간 아파트는 A20-2블록에 들어선다. 판교신도시 개발 이전부터 땅을 갖고 있던 민간업체에 공급된 택지로 대우건설과 신구건설이 시공한다. 최고 23층으로 122~337㎡ 948가구가 지어질 예정이다. 337㎡는 펜트하우스로 복층형태의 4가구다. 대우건설과 신구건설이 동을 나눠 공사를 하고 브랜드도 푸르지오와 휴엔하임으로 각각 따로 단다.
도로 이설 문제 등으로 분양 늦어져
주택형별 시공사도 다르다. 대우건설이 122~129㎡ 560가구를 짓고 145~339㎡ 388가구는 신구건설 몫이다.
이 단지는 동판교 내 지하철 판교역이 들어서는 판교 중심상업지역 바로 옆이다. 2006년 중대형 분양 때 중대형 단지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인 평균 60대 1을 보인 A21-1(금호건설 시공)보다 중심상업지역에 가깝다. 단지 안에 중학교가 들어선다.
민간 연립은 B1-1블록 32가구다. 시공사는 금강주택이고 중대형으로 주택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주택공사 연립은 B5-1,2,3블록이다. 120~226㎡ 300가구다. 주택공사는 2006년 분양된 다른 연립과 달리 고급스럽게 짓기 위해 국제현상공모를 거쳐 설계를 하고 있다. 판교의 비버리힐스인 셈이다.
분양시기는 하반기로 구체적인 월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들 단지는 이미 사업승인을 받아 분양 준비가 거의 끝났지만 20-2블록 내 도로 이설 문제로 하반기 분양이 가능하다. 주택공사가 공사를 위해 임시로 사용 중인 도로로 올 6월까지 사용하고 이설할 예정이다. 이설이 돼야 20-2블록의 착공과 분양이 가능한 것이다.
이 때문에 다른 단지들도 분양이 늦어진 것. 정부는 청약과열을 막기 위해 동시분양키로 해 남은 단지들의 분양일정을 서로 맞추게 된 것이다.
이들 단지는 모두 중대형이어서 전용 85㎡ 초과에 해당하는 청약예금 가입자만 청약할 수 있다. 아파트는 채권입찰제로, 연립은 채권입찰제 적용은 받지 않고 분양될 것으로 보인다.
▲2006년 분양된 단지들의 공사가 한창인 판교신도시. 도로 오른쪽이 분당신도시다.
분양가는 아파트의 경우 비슷하고 연립은 다소 오를 것 같다. 정부는 지난해 공공택지 중대형 분양가 산정 기준을 주변 시세의 90%에서 80%로 낮췄다. 하지만 중대형이 1차로 분양된 2006년 8월 이후 주변 시세 기준 지역인 성남 아파트값이 지난달 말까지 8.2% 올랐다. 그동안 오른 집값과 금융비용 등을 감안하면 주변 시세 반영률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분양가는 별 차이가 없을 것 같다. 당시 분양가는 3.3㎡당 1500만~1800만원이었다.
연립주택은 주변에 비교할 만한 주택이 없어 택지비·건축비 등 상한제 가격으로 분양가를 매길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 때 분양가는 3.3㎡당 1400만~2100만원선이었는데 2년간의 금융비용 등을 감안하면 많지 않더라도 다소 오를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는 비슷하나 전매제한기간은 늘어
분양가가 비슷하거나 다소 오르는 반면 전매제한 기간은 7년으로 2006년 분양된 단지들보다 2년 길다. 정부가 주변 시세 반영률을 낮추면서 전매제한 기간을 5년에서 7년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2006년 당시 청약경쟁률은 평균 중대형 아파트 성남 28대 1, 수도권 47대 1이고 연립은 수도권 27대 1, 아파트 42대 1이었다.
올해 판교 청약열기는 2006년보다 다소 식을 수 있다. 당시 판교 분양으로 인근 분당 등 집값이 뛰던 중이어서 판교 단지의 가격 상승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그 이후 분당 등 주변 지역 집값이 보합세를 보여 이번에는 가격 상승 기대감이 그때보다 못하는 데다 전매제한 기간도 늘어났다.
올 하반기부터 분양 예정인 서울 은평뉴타운과 광교신도시 등에 판교 청약대기자 일부를 빼앗길 수도 있다. 1년 뒤에는 송파신도시라는 대어가 있다. 송파신도시는 임대비율이 당초 예정보다 낮아지고 중대형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판교 이상의 청약통장 블랙홀이 될 것 같다.
그래도 청약경쟁은 만만찮을 것으로 보여 청약가점제 당첨권 점수가 65점 이상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