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차린 전라북도식 밥상은 고급스럽고 우아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남도처럼 투박하지 않으면서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맛도 잘 잡혀있기 때문이다.
토방은 부안 출신인 주인이 그 지역 특유의 고향 맛을 내는 곳이다. 부안 정식(2만 8000원)을 주문하면 쇠고기로는 차돌백이, 돼지고기는 제육 보쌈, 닭고기는 찜으로 나온다. 육상의 다양한 육류들을 종류별로 선보이는 것이다. 생선은 구이나 조림 혹은 찜으로 변주를 하는데 주로 나오는 건 조기나 갈치를 말린 풀치 같은 종류들이다. 여기에 매생이나 백합, 혹은 낙지로 끓인 탕이 계절에 따라 바뀌며 선보인다. 든든하게 배가 찬 것 같은 후에 백반 상이 뒤를 받친다. 손님 숫자에 맞춰 지은 가마솥 밥과 누룽지면 포만감이 든다. 토방 정식(3만 8000원)으로 가면 제육은 홍어와 잘 익은 김치가 추가되어 삼합이 되고, 버섯 요리, 수삼 튀김, 간장게장, 도라지 강정 같은 메뉴가 추가로 나오면서 한 단계 격조를 높인다.
주인은 아름다운 우리식 밥상을 차리는 게 꿈이다. 토속적인 음식들로 만들어내는 멋이 있어서 밥상 자체가 참 곱다는 생각이 든다. 맛은 전체적으로 그윽하며 모든 음식이 다 수준급이다. 문을 연 지 이제 10년, 밥상의 틀도 잘 잡혔고 분위기도 좋다. 장충동에도 분점을 냈다.
▶ 찾아가는 길: 포스코 사거리에서 청담동 방면으로 내려가다 보면 오른쪽에 간판 / 주차: 가능 / 카드: 가능 / 영업시간: 점심 11시30분~2시, 저녁 4시30분~10시 / (02)562-5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