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나리오 쓰는 사람들'에서 퍼왔는데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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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 용어 정리
S# - 씬을 나타낸다.
DIS , 디졸브 (=O.L) 전화면과 다음화면이 겹쳐지는 것
E - 화면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 (cf. "마음의 소리 E" - 화면안에 사람은 있으나, 속으로 생각하는 말
F - 전화음으로 요즘은 E 라고만 쓰기도 한다.
CUT IN - 극중 씬안에 나왔던 것을 화면을 끌고 오는 것
INSERT - 극중에 나오지 않아, 따로 찍을 필요가 있지만, 씬으로 구분할 필요가 없는 것들.
몽타주 -긴 시간동안 있었던 일을 필요한 내용만 편집해서 대사없이 이어 보여주는 것.
SENCE BACK - 두 세 인물간의 행동을 번갈아 가면서 보여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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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의 예
"세리가 돌아왔다"
극본 - 왕보경 1999년 7월 4일 일요베스트
S#1 한수의 방 (장면구분, scene을 뜻하며, 한국어로 "씬" 라고도 표현한다.)
E (전화벨) (effect, 효과음이다)
-십여 평 남짓한 원룸 오피스텔. 탁자 위에 중국집에서 시켜먹은 음식 그릇이 아무렇게나 놓여 있다.
-잠이 덜 깬듯 침대에 기대앉아 있는 한수, 더듬더듬 전화 수화기를 집어든다
한수 (통화) 여보세요.... (욕실 쪽을 의식하며) 어, 세리? 그래, 별 일 없지? .... 응? 서울? 왔단 말이야? (잠이 확 깨는듯)
-욕실 앞에 여자가 벗어놓은 옷가지가 보인다
S#2 공항 -국제선 청사 낮
카트를 끌며 게이트를 빠져나오는 세리
세리 (NARR) 지난 육 개월 간 머물렀던 곳에서, 육 개월 전에 살던 곳으로. 예정보다 육 개월 빨리, 그러니까 육 개월 만에 돌아왔다. 육개월 전 옷차림 그대로.
(narration 나레이션으로 "Na" "나레이션" 식으로 표현한다. )
S#3 공항 -청사 앞
운전기사에게 짐을 맡기고, 택시에 올라타는 세리
세리 (NARR) 아무한테도 연락하지 않았고 아무도 마중나오지 않았다. 난 그렇게 기습적으로 돌아온 것이다.
(타이틀 자막) 세·리·가· 돌·아·왔·다
S#4 한수의 방
욕실 문을 두드리는 한수
남경: (욕실에서 고개를 내밀고) 왜?
한수: 빨리 좀 하라구. 나 지금 나가야 되거든.
남경: 나가.
한수: 아이, 같이 나가잔 얘기지. 우리 쇼핑 가자.
남경: (반색을 하며) 알았어, 금방 나갈께. (욕실 문을 닫는다)
한수: (긴장한 얼굴)
-----------------------------------(중략)
S#91 작업실 앞
(다음 날 아침)
자기 방에 걸려 있던 세리의 그림을 포장해 들고 계단을 내려오는 시찬.
작업실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한수를 보고 주춤한다.
한수: (역시 포장한 그림을 옆에 세워두고 있다. 작업실 문고리를 잡는 시찬에게) 문 잠겼어요.
시찬: (문을 두드린다)
한수: 아무도 없다니까 그러네. 뭐 배달 온 거면 거기 놓고 가요, 내가 기다렸다가 전해줄께. 아, 안 되나.
사인을 받아가야 되나. 근데 왜 그렇게 사람을 쳐다봐요?
시찬: 우리가 언제 본 적 있지 않아요.
한수: 그러게, 낯이 익네. (담배를 물고) 불 있습니까?
시찬: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혀준다)
한수: (라이터 불꽃이 또 잘못 조정되어 머리카락이 그을린다) 악!
시찬: (그때서야 시찬의 정체를 깨닫는다) 맞어, 그렇다니까.
한수: (거의 동시에 깨닫는다)
1층 쪽에서 지하 작업실을 향해 걸어내려오는 정우
정우: 그림 가지고 오셨죠? 놔두고 가랍니다.
시찬: 누가요?
정우: 누구긴 누구겠어요. 여기 주인이지.
한수: (멀뚱거리며 정우에게) 댁은 어디서 왔어요?
정우: 나요? 여기 주인이 시켜서 온 사람인데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마주보는 시찬, 한수. 그만 털썩 주저앉고 마는 시찬, 한수. F.O
( F.O 화면이 깜깜해지는 것을 나타낸다, 시간의 경과 을 나타낼 때 쓰인다.
F.I 는 화면이 밝아지는 것을 뜻한다.) - F.O와 F.I 은 한쌍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S#92 작업실 안
실내는 깜깜하다.
슬라이드 불빛만 뿌옇게, 핀조명처럼 비춘다.
앞서 봤던 슬라이드 필름을 돌린다. 사진 속에 환한모습의 자신을 본다.
무릎을 꿇은 자세로 꽃다발을 내미는 정우의 모습을 본다.
세리 (NARR) 이곳에 돌아온지 하루만에 나는 또다른 남자를 만났다. 저 남자를 믿을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슬라이드를 끄고 불을 켠후 자화상이 놓인 이젤 앞에 앉는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상쾌한 샹송 류의 음악이 깔린다.
세리 (NARR) 하지만, 나는 그 남자를 믿는 쪽으로 마음을 정했다. 어쩐지 좋은 예감이 드니까. 그림을 그리는 세리의 모습,
부감으로.
혼자있는 세리의 모습이 외롭지 않다. 예쁘다. (끝) <펌>
첫댓글 시나리오 쓰는 사람들은 매우 섬세한 사람들인가봐요.
문학의 분야가 다 그러하겠지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 외에
예리한 날카로움과 꼼꼼함을 더욱 요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