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뇌의 고도의 기능은 뉴런이 맡고 있다. 기억을 지탱하는 것도 역시 뉴런이라고 생각된다 □
사람의 뇌에는 1,000억 개의 뉴런(신경세포, neuron)이 있다고 한다. 뉴런에는 몸 안의 다른 세포와 크게 다른 특징이 있다.뉴런의 본체인 "세포체(細胞體)"에서 가늘고 긴 돌기가 여러 가닥 나와 있다는 점이다. 뉴런은 이 돌기로 다른 뉴런과 접속하고 신호를 교환한다.
돌기에는 두 종류가 있다. 신호의 발신자인 "축색(軸索)"과, 신호의 수신자인 "수상돌기(樹狀突起)"이다. 축색은 하나의 뉴런에 한 가닥밖에 없고, 수상돌기에 비해 가늘고 긴 경우가 많다. 세포체에서 나온 한 가닥의 축색은 때로 가지가 갈라지면서 다른 뉴런의 수상돌기에 이어진다. 이 이음매를 "시냅스(synapse)"라 부른다.
시냅스의 수는 하나의 뉴런에 대해 수천에서 수만이나 된다고 한다. 어떤 뉴런에서 나온 신호는 축색을 지나 수천에서 수만이나 되는 시냅스를 지나, 다음 뉴런으로 가게 된다. 뇌의 고도의 기능은 이와 같은 복잡한 뉴런의 회로가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기억을 유지하는 것도 역시 뉴런으로 생각 된다.
뉴런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여기에 "원뿔세포"는 뇌의 "대뇌피질"과 "해마(海馬)"라 불리는 부분에서 많이 보이고, 기억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생각되는 뉴런이다. 세포체에서 여러 개의 수상돌기와 한 가닥의 축색이 뻗는다. 원뿔세포의 크기는 수상돌기나 축색를 포함해도 겨우 1mm 가량이다.
그 밖에도 "과립세포"등이 알려져 있으며, 이들도 뇌의 뉴런 회로의 일부가 되어 뇌의 활동을 지탱한다. 뇌 이외에 있는 신경세포도 뉴런이라 불리며, 척수의 운동 뉴런은 길이가 수십cm나 된다.
![]() |
■ 뉴런의 일종인 "원뿔세포" → 원뿔세포는 뇌 안의 "해마"나 "대뇌피질"에 있으며, 기억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원뿔세 포의 "세포체"는 크기가 0.01~0.02mm 정도이다. 세포체에는 몇 가닥에서 10가닥 정도의 돌기가 있다. 돌기 가운데 정보의 발신자 역할을 하는 것을 "축색", 수신자 역할을 하는 것을 "수상돌기"라 한다. 축색은 다른 뉴런의 수상돌기와 이어진다. 이 연결 고리가 "시냅스"이다. 축색은 "미엘린수초"라 불리 는, 뉴런과는 다른 세포로 싸인 경우가 있다. |
□ 원뿔세포 : 세포체 안에 세포핵이 있고, 굵은 가지 처럼 뻗어있는 수상돌기가 있고, 또 다른 굵은 가지에 축색이라는 것이 있으며, 그 축색은 "미엘린수초"라는(축색을 싸고 있으며 뉴런과는 다른세포) 것이 싸고 있다. 축색이나 수상돌기 같은 굵은 가지에 는 다른 세포(뉴런)와 연결 역할을 하는 시냅스가 있다. |
□ "기억하기 전" 과 "기억한 후" 에는, 뇌 안에서 무언가 변화가 있었음에 틀림없다. 뇌과학자들은 그 답을 뉴런이 만드는 회로에서 구했다 □
1,000억 개나 된다는 뇌의 뉴런(신경세포), 그 각각이 수천에서 수만은 시냅스(뉴런끼리의 이음매)를 가지고, 복잡한 회로를 구성한다. 같이 상상을 해 보자. 뉴런 하나하나를 한 사람의 인간으로 생각하고, 뇌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생각해 보자. 세계 인구를 약 65억으로 본다. 뇌 안에서는 세계 인구의 10배 이상의 인간이 각각 수천 명 이상의 상대와 대화를 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기억한다는 것은 어떤 상태인가 ?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기억하기 전과 기억한 후에 뇌 안에서는 반드시 "무언가" 변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억이 사라지지 않고 남기 위해서는, 그 변화가 그대로 유지되어야만 한다. 이처럼 변화가 일어나고 그것이 유지되는 성질을 "가소성"이라 한다. 예를들면 점토를 손가락으로 누르면 그 부분이 들어가서, 손가락을 떼어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것이 가소성 이다. 가소성은 기억에 관한 중요한 키워드이므로, 꼭 기억해 두기 바란다.
그런데 기억할 때 변하는(가소성을 발휘하는) 뇌 안의 "무언가"란 무엇일까 ? 뇌과학자들은 그것을 뇌 특유의 것, 요컨대 뉴런의 회로라고 생각했다. 뉴런의 회로가 변하면, 그 때까지의 신호 처리 방식을 알 수 있다. 이 상태를 유지하는 일이, 어떤 일을 기억하는 일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뉴런의 회로와 거기를 흐르는 신호를, 전철과 선로로 생각해 보자. 일단 선로를 만들고 나면, 전철은 반드시 그 선로 위를 달린다. 결국 선로가 유지되는 한, 전철은 몇 번이든 같은 방식으로 달릴 수 있다. 기억의 경우에는 몇 번이고 같은 방식으로 신호를 보내고, 기억을 생각나게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암산 숫자 등 몇 초만에 잊게 되는 기억은, 회로의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뇌 안에서 신호가 계속 흐르고 있는 동안은 생각하고 있으나, 그 신호가 끝나면 신호의 흐름을 재현할 수 없기 때문에 이제는 회상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기억에서는 뉴런의 회로가 변하고, 그것이 유지되는 일이 중요하다.
![]() |
■ 뇌의 대뇌피질의 뉴런이 만드는 회로 - 이 복잡한 회로가 변하고 그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 기억의 메커니즘이라고, 생각된다. 실제 로는 이것의 1,000배 정도의 밀도로 뉴런이 존재한다. 원래 뉴런의 주위는 "글리아 세포"라 불리는, 뉴런의 활동을 보조하는 세포로 메워져 있다. |
□ 뉴런의 회로 변화와 그것이 기억과 관련 있음도 확인되었다 □
뉴런의 회로가 변해 기억이 형성된다. 이것을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자.
다시 전철과 선로의 예로 돌아가자. 전철의 흐름을 바꾸는 방법 세 가지를 생각해 본다. "1 노선을 새로 만든다 / 2 다른 노선으로 갈아타는 역을 새로 만든다 / 3 차량의 수를 늘린다"이다. 3은 노선 그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통과하는 차량의 수가 변하는 셈이다. 이 셋을 비교하면 1과 2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공사가 필요하다. 그러나 3은 적은 부담으로 실현될것 같다.
이것을 뉴런에 적용시키면, "1 뉴런을 새로 만든다 / 2 뉴런 끼리의 이음매(시냅스)를 새로 만든다 / 3 신호의 전달 효율을 올린다"가 된다. 뇌에 있어서도 1과 2는 부담이 큰 것 같다. 실제로 현재는 3의 "신호의 전달 효율 향상"이 기본적인 기억의 원리로 생각되고 있다. 이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뉴런끼리의 이음매 "시냅스"이다.
1949년에 캐나다의 심리학자 도널드 헵이 중요한 "예언"을 했다. "어떤 뉴런에서 다음 뉴런으로 반복되어 신호가 전달되는 경우, 그에 관계된 시냅스에서만 전달 효율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요컨대 전달 효율의 향상은 제멋대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신호가 흐른 회로에서만 일어난다는 뜻이다. 동물(신호)이 숲의 같은 장소(같은 시냅스)를 반복해서 지나가면 "길" 이 생기는 것과 비슷하다.
헵의 주장이 옮음은 1973년에 실험을 통해 확인되었다. 뉴런을 연결하는 신호는 전기이다. 토끼 뇌의 해마라는 부분의 뉴런을 되풀이해 전기로 자극하자, 그 뉴런의 시냅스에서 신호 전달 효율이 향상된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전기 자극을 중단 시킨 뒤에도 계속되었다.
시냅스의 가소성은 실제로 존재 한 것이다. 결국 뉴런은 기억에 있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회로를 변화 시키고, 그것을 유지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 현상을 LTP(Long Term Potentiation) : 장기 증강)로 이름붙였다. 그 뒤 LTP의 연구가 활발히 추진되고, LTP를 잘 일으키는 쥐는 기억과 학습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확인 되었다. 또 쥐에게 약을 투여해서 LTP가 일어나지 않게 하면 학습 능력이 저하 되었다. 이로써 LTP와 기억이 밀접하게 관계하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데이터가 계속 쌓이고, 뇌과학자의 대부분은 LTP를 기억의 기본적인 원리로 생각하게 되었다.
![]() |
□ 뉴런이 네트워크를 만들고, 기억을 유지한다. 뉴런의 네트워크는 각각 다른 기억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메커 니즘이 LTP(장기 증강)로 생각된다. 일부의 뉴런은 양쪽의 기억에 이용된다. 이처럼 하나의 뉴런이 여러 역할을 하는 것도 뇌의 의 특징이다. □ 뉴런의 회로를 변화 시키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뉴런이나 시냅스를 늘리는 일에 비하면, 시냅스의 전달 효율을 좋게 하는 일 은 적은 노력으로도 할 수 있다. 기억의 기본적인 원리는 시냅스의 전달 효율을 좋게 하는 일로 생각된다. 단, 뉴런이나 시냅스를 늘리는 방법도 일부에서는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 뉴런의 회로를 변화 시키는 세 가지 방법 ◈ 1. 뉴런 그 자체를 증가시킨다. 2. 시냅스를 늘린다. 3. 신호 전달을 잘 한다. ( 축색 - 시냅스로 신호 전달 능력이 향상 ) |
□ 뉴런의 회로에 신호가 흐르는 메커니즘 □
많은 뇌과학자가 기억의 본질은 뉴런의 회로 변화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회로의 변화를 일으키고 유지하는 현상인 LTP(장기 증강)가 실제로 뉴런끼리의 이음매 "시냅스"에서 확인 되었다. LTP의 열쇠는 시냅스가 쥐고 있다. 그러나 시냅스에 앞서 먼저 알아야 할 일이 있다. 즉 축색에서 시냅스까지 신호가 전달되는 방식이다.
뉴런의 신호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전기 신호와 화학 신호이다. 전기 신호는 축색과 수상돌기에서 사용되고, 화학 신호는 시냅스에서 쓰인다. 축색에서 시냅스까지 전달되는 전기 신호란 무엇일까 ?
"전기"하면 전선을 흐르는 "전류"가 생각난다. 이것은 전기를 띤 전자가 전선 안을 통하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컴퓨터도 전자의 흐름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뉴런의 전기 신호는 전자의 흐름이 아니다. 이야기를 단순화하기 위해, 축색(신호를 보내는 돌기)에 한정해서 설명한다. 축색의 표면에는 "나트륨 이온 채널"이라 불리는 개폐식 구멍이 있다. 이 구멍이 열리면, 전기를 띤 "나트륨 이온"이 세포의 바깥쪽에서 단숨에 흘러들어간다.
이로 인해 축색의 내부에 국소적인 전류가 발생한다. 그러면 그것을 감지한 이웃의 나트륨 이온 채널이 구멍을 열고, 새로 나트륨 이온을 받아들인다. 축색에서는 이와 같은 반응이 연쇄적으로 일어남으로써 전기 신호가 전해진다. 뇌의 뉴런에서 전기 신호가 전달되는 빠르기는 최대로 초속 100m 정도이다.
일반적으로 전류는 멀리 전해질수록 약해진다. 전기 저항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금속이 아닌 뉴런은 전선에 비해 훨씬 전기를 전하기 어렵다. 그러나 뉴런의 축색을 지나는 전기 신호는 약해지는 일이 없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채널이 차례로 열리고 새로 나트륨 이온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기 신호가 가늘고 긴 축색을 지나는 도중에 끊어지는 일은 없다. 또 축색이 도중에서 갈라져도 같은 이유로 전기 신호가 약해지는 일도 없다. 이로써 뉴런의 전기 신호는 같은 세기 그대로 축색의 끝까지 무사히 전해지고, 수천에서 수만 개나 되는 시냅스에도 도달한다. 또 축색에는 신호의 전달 효율을 변화시키는 가소성이 없다. 역시 기억의 열쇠는 시냅스가 쥐고 있다.
![]() |
□ 뉴런의 축색에서 전기 신호가 전달되는 메커니즘 : 세포체의 축색(수상돌기)에서 나트륨 이온이 흘러들어가서 세포 안이 양(+)이 된 다. 1. 나트륨 이온 채널이 열린다. → 2. 나트륨 이온이 흘러들어간다. → 3. 축색 내부를 국소적인 전류가 흐른다. → 4. 이웃하는 나트륨 이온 채널이 국소적인 전류를 감지하면, 구멍이 열리고 나트륨 이온이 새로 들어 온다. (일반적으로 세포 안은 음(-)) |
◈ 세포의 안쪽과 바깥쪽의 전압의 변화가 전기 신호로 전해진다. ☞ 채널 부근의 전압 변화 - 나트륨 이온이 유입해 세포의 안쪽이 급격히 양(+)이 된다. → 밖으로부터의 자극이 강한 경우는 신호가 빈번해진다. ☞ 인체의 세포 안이나 밖은 다양한 이온이 포함된 액체로 차 있다. 일반적으로 신경세포는 바깥쪽이 양(+), 안쪽이 음(-)의 상태로 되어 있다. 나트륨 이온 채널이 열리면, 양의 전기를 띤 나트륨 이온이 세포의 바깥쪽에서 들어간다. 그러면 그 부근에서는 세 포의 바깥쪽과 안쪽에서 음과 양이 역전된다. 이와 같은 전압의 변화가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전기 신호가 전달되어 나간다. 더 욱이 채널이 열려 있는 시간은 0.001초 정도여서 순간적으로 닫힌다. 여담이지만, 복어의 독은 "신경독" 이라고 하는데 그 성분 은 "테트로도톡신" 이라는 물질이다. 나트륨 이온 채널의 구멍을 막음으로써 독성을 발휘한다. ☞ 채널이 열려 있는 동안만 나트륨 이온이 흘러들어간다. → 세포막-세포(축색의 내부) → 나트륨 이온 채널 → 흘러들어간 나트륨 이온 |
□ 기억의 열쇠를 쥐는 시냅스에서 신호는 어떻게 전해지는가 ? □
축색을 지나온 전기 신호는 다음 뉴런(신경세포)의 수상돌기로 전해져야 한다. 그러나 간단하게 되지는 않는다. 축색의 끝과 수상돌기와의 이음매 "시냅스"에 사실은 틈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를 넘지 못하면 다음 뉴런에 신호가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서 뉴런은 전기 신호를 화학 신호로 바꾸어, 화학 물질을 "던져 넘겨서" 틈을 넘는 방법을 택했다.
축색의 끝에 전기 신호가 오면, 칼슘 이온 채널에서 칼슘 이온이 축색 끝의 내부로 흘러들어간다. 그러면 이것을 계기로 축색 끝의 "시냅스 소포"에서 글루탐산 등의 화학 물질이 시냅스의 틈으로 방출된다. 결국 전기 신호가 화학 신호로 바뀌는 것이다. 수상돌기 쪽에서는 "수용체"가 화학 물질을 기다리고 있다. 야구로 말하면, 시냅스 소체는 "투수", 화학 물질은 "공", 수용체는 "포수"가 된다.
수용체에는 개폐식 구멍이 있다. 수용체에 화학 물질이 결합하면 이 구멍이 열리고, 세포 밖에서 나트륨 이온이 흘러들어간다. 나트륨 이온은 전기를 띠고 있으므로 전기 신호가 생기게 된다. 결국 화학 신호를 다시 전기 신호로 되돌리는 셈이다. 이렇게 해서 뉴런의 신호는 시냅스의 틈을 무사히 뛰어 넘는다. 이에 소요되는 시간은 겨우 1,000분의 1초 정도이다.
그런데 뉴런은 왜 이렇게 복잡한 신호 전달 방법을 취하는 것일까 ? 실은 여기에 기억의 교묘한 메커니즘이 숨어 있다. 기억의 본질인 뉴런의 회로 변화는 시냅스의 틈이 있기 때문에 비로서 실현되는 것이다. 결국 시냅스의 틈에서 교환되는 화학 물질의 양을 조절함으로써, 다음 뉴런으로 전하는 신호의 양을 변화시킨다. 앞에서 나왔던 LTP(장기 증강)는 이러한 메커니즘으로 일어난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자세히 설명한다.
다음에는 시냅스를 뛰어넘어 전달된 신호가 그 뒤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 |
■ 시냅스란 ? ☞ 축색의 끝과 스파인(수상돌기의 일부)를 시냅스라 한다. ※ 시냅스의 틈 → 1mm의 5만분의 1 정도 ☞ 신호의 발신자와 수신자를 합해 시냅스라 부른다. 수신자의 수상돌기에서 다시 나간 부분을 "스파인" 이라고 한다. ※ 축색 끝과 수상돌기의 이음매 역할을 하는 "시냅스" → 시냅스는 전기 신호를 화학 신호로 바꾸고, 다시 전기 신호로 되돌린다. |
■ 정보의 발신자에 해당하는 축색의 끝 → 1. 시냅스의 틈. → 2.축색 끝에 있는 칼슘 이온 채널이 전기 신호를 감지하면, 칼슘 이온이 흘러들어간다. → 3. 시냅스 소포 : 칼슘 이온이 흘러들어가면 다양한 화학 변화가 진행되고, 시냅스 소포가 표면에 운반된다. → 4. 화학물질 : 글루탐산 등. → 수용체와 결합한 화학 물질 → 5. 수용체 : 화학 물질이 결합하면 구멍이 열린다. → 6. 세포 밖에서 나트륨 이온이 흘러들어간다. →→흘러들어온 나트륨 이온. 다시 전기 신호를 발생시킨다. ← 정보의 수신자에 해당하는 수상 돌기의 일부 |
□ 수천의 시냅스에 신호가 모이고, "다수결"이 실시된다. 신호가 크면 뉴런은 다음 뉴런으로 신호를 보낸다 □
뉴런(신경세포)의 축색을 통해서 온 전기 신호는, 뉴런끼리의 이음매 "시냅스"를 화학 신호로 뛰어넘고, 다음 뉴런의 수상돌기에 전기 신호로 전해진다. 수상돌기의 근원에는 뉴런의 본체인 "세포체"가 있는데, 거기에서부터 신호의 발신자인 "축색"이 뻗어 있다.
그런데 수상돌기에 전해진 전기 신호는 그 뒤 어떻게 되는 것일까 ? 단순하게 생각하면, 세포체에서 축색으로 그대로 전해질 걱 같다. 그러나 이야기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세포체에서 "전기 신호의 다수결"이 실시되는 것이다. 각 뉴런의 시냅스가 수천에서 수만 개나 된다는 사실을 떠 올리기 바란다. 각각의 시냅스에서 전기 신호가 계속해서 들어온다. 세포체에서는 이들의 전기 신호가 다 합산된다. 그리고 그 양이 일정량을 넘으면, 그 때 비로서 축색으로 전기 신호가 발산된다. 이처럼 뉴런이 흥분해 신호를 보내는 일을 "발화(發火)"라고 부른다.
한편 신호가 일정량을 넘지 않으면 무시된다. 결국 약한 신호가 조금 전해진 상태에서는 발화가 일어나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뉴런의 회로를 흐르는 신호가 도중에 끊어진다. 다시 말하면 기억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전문적으로는 시냅스에서 세포체까지 수상돌기에 전달되는 전기 신호를 "시냅스 전위(電位)", 축색에 전달되는 전기 신호를 "활동 전위"라고 한다.
시냅스 전위는 시냅스에서 신호가 전달되는 효율에 따라 크게 변한다. 결국 아날로그 신호이다. 활동 전위는 발생하든가 안 하든가 양자택일밖에 없으며, 일단 발생하면 일정한 크기로 전달된다. 이 쪽은 디지털 신호이다. 이처럼 아날로그 신호와 디지털 신호를 조합함으로써, 뇌는 유연한 정보 처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앞에서 본 것처럼 세포체에서 활동 전위가 보내질때에는 큰 시냅스 전위가 필요하다. 큰 시냅스 전위가 생기게 하려면, 시냅스에서의 신호의 전달 효율을 올리는 LTP(장기 증강)가 중요하다. 결국 기억의 열쇠는 시냅스가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에는 LTP를 유발하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알아보자.
□ 억제성의 신호를 전하는 뉴런 : 뉴런에는 "발화"를 촉진시키는 흥분성의 신호를 전달하는 것과 반대로 발화를 억누르는 억제성의 신 호를 전하는 것이 있다. 흥분성의 신호는 양전기를 띤 나트륨 이온에 의해 전해지고, 억제성의 신호 는 음전기를 띤 염소 이온에 의해 전해진다. 이들의 신호가 합산되어 그 뉴런이 "발화"를 할 것인지 아닌지가 결정된다. ◈ "세포체" : 축색의 끝 → "시냅스" ← 수상돌기 1. 시냅스를 지나 다음 뉴런의 수상돌기에 전기 신호가 전해진다. 2. 각 시냅스에서 세포체에 도달한 신호가 일정량을 초과한 경우, 축색의 근원에서 전기 신호가 발산된다. 이것을 "발화 "라고 한다. 세포체에 도달한 신호가 일정량을 넘지 않는 경우에는, 축색의 근원에서 전기 신호가 발산되지 않는다.
□ 단기 기억은 시냅스에서 화학 물질의 "포수"를 늘림으로써 형성된다 □
앞에서 본 것처럼, 뉴런은 앞의 뉴런과의 이음매인 시냅스에서 신호를 조금 전달받았다고 해서 다음 뉴런으로 신호를 보내지는 않는다. 이것으로는 정보가 전달되지 않고 기억도 할 수 없다.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시냅스에서 신호 전달을 잘하고, 앞의 뉴런으로부터 더욱 강한 신호를 세포체에 모아야 한다. 시냅스의 신호 전달을 잘 하는 메커니즘이 바로 "LTP(장기 증강)"이다.
LTP가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보자. 일상적인 신호가 전달되어 올 경우 시냅스의 틈에서 화학 물질이 방출된다. 받는 쪽에서 기다리고 있는 "포수" 즉 수용체가 화학 물질을 붙잡고, 그럼으로써 수용체에 구멍이 열리고 나트륨 이온이 흘러들어간다. 이 한번의 반응으로는 신호 전달이 좋아지지 않는다.
한편 일상적인 사건을 경험했을 경우, 극히 짧은 시간에 신호가 반복해서 전달되는 일이 있다. 이 경우 짧은 시간에 되풀이된 화학 신호가 받아들여지고, 받는 쪽의 뉴런에 나트륨 이온이 대량으로 흘러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다시 다른 입구에서 칼슘 이온이 흘러들어간다. 그런데 수용체에는 "재고품"이 있고 차례를 기다리는 중인 것도 있다. 칼슘 이온이 흘러들어가면, 이를 계기로 수용체의 "재고품"이 새롭게 활동하기 시작한다.
수용체는 나트륨 이온을 받아 들이는 입구이기도 하므로, 수용체가 늘어나면 당연히 흘러들어가는 나트륨 이온의 수가 늘어난다. 요컨대 받는 쪽의 뉴런에 강한 신호가 전달되는 상태가 된다. 이렇게 해서 LTP가 일어난다. 많은 시냅스에서 LTP가 일어나면, 결과적으로 받는 쪽의 뉴런이 "발화"하기 쉬워지고 회로도 변할 것이다.
이러한 LTP는 즉시 일어나고 몇 시간 정도 계속된다. 그러나 오래 가지는 않는다. 그대로 방치하면 애써 늘어난 수용체의 수가 원상태로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기억은 사라진다. 예를 들면 1개월 전의 아침 식사 메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단시간에 없어지는 LTP를 특히 "E-LTP"라 부른다. E-LTP는 단기 기억에 연관된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더 장기간 유지되는 기억은 "L-LTP"라는 메커니즘에 의하다고 생각된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서 보기로 한다.
![]() |
■ 시냅스에 연속해서 신호가 흘러 E-LTP가 일어난다. 정보를 받는 쪽에서 수용체가 늘어나는 것이 주된 메커니즘이다. 실제로는 정 보를 보내는 쪽이 더 많은 신호 전달 물질을 시냅스의 틈으로 내보내는 메커니즘도 있다. |
◈ 축색의 끝 → (글루탐산) 1. 전기 신호가 되풀이해서 오면 화학 물질도 되풀이해서 넘겨진다. 화학 물질이 결합하면 수용체의 구멍 이 열린다. → (칼슘 이온, 나트륨 이온) AMPA 수용체(나트륨 이온의 입구) 2. 대량의 나트륨 이온이 흘 러들어간다. NMDA 수용체(칼슘 이온이 흘러들어 가는 수용체) → 3. 다른 수용체로부터 칼슘 이온이 흘 러들어간다. → 4. (3)의 칼슘 이온의 유입을 계기로, 이제까지 작용하지 않고 있던 수용체 "재고품"이 활 동을 시작한다. → 5. 나트륨 이온의 유입량이 늘어난다. 결과적으로 시냅스의 전달 효율이 향상된다. ← 수상돌기 |
◈ 시냅스에서 신호의 전달 효율이 좋아지는 메커니즘 1. 신호가 되풀이해서 온다.
축색의 끝 → 전기신호 NMDA 수용체, 마그네슘 이온 AMPA 수용체(AMPA 수용체의 "재고품") ← 수상돌기 ( 시냅스에 전기 신호가 반복해서 온다. 받는 쪽에서는 AMPA 수용체의 "재고품"이 나갈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NMDA 수용체 의 구멍은 마그네슘 이온으로 덮여 있다. )
2. 3. 칼슘 이온이 흘러들어간다.
축색의 끝 → (글루탐산) NMDA 수용체, 칼슘 이온 AMPA 수용체의 "재고품" 나트륨 이온, AMPA 수용체 ← 수상돌기 ( AMPA 수용체로부터 나트륨 이온이 들어와 세포 안이 양(+)이 됨과 동시에, NMDA 수용체에 글루탐산이 결합한다. 그러면 NMDA 수용체의 마그네슘 이온이 떨어지고, 칼슘 이온이 흘러들어간다. )
4. 수용체의 "재고품"이 쓰인다.
축색의 끝 → 막의 표면으로 이동한 AMPA 수용체, AMPA 수용체 ← 수상돌기 ( 칼슘 이온의 유입을 계기로 "재고품" 인 AMPA 수용체가 막의 표면으로 이동한다. 칼슘 이온은 수용체 등을 활성화시키는 "인산화(燐酸化)"를 유발하는 스위치의 역할을 한다. )
5. 시냅스에서 신호 전달의 효율이 오른다.
축색의 끝 → 나트륨 이온의 "입구"가 증가한 상태 AMPA 수용체 ← 수상돌기 ( AMPA 수용체가 늘어나고, 이 다음에 신호가 왔을 때 신호가 전달되기 쉬운 상태가 된다. 결국 시냅스의 신호 전달 효율이 향 상된다. 이 효과는 몇 시간 정도 계속된다. 이 현상을 E-LTP라 부른다. )
|
□ 시냅스에서 화학 물질의 "포수" 가 늘어난 상태가 고정되면 장기 기억이 생긴다 □
단기 기억은 뉴런끼리의 이음매인 시냅스에서 화학 물질의 "포수"(수용체)가 늘어나고, 신호 전달의 효과가 좋은 상태가 몇 시간 계속되는 일(E-LTP)이다. 그러면 장기 기억은 어떻게 될까 ?
장기 기억은 단기 기억을 더욱 안정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LTP의 상태를 장기간 유지하면 기억이 고정될 것이다. 결국 늘어난 수용체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이 필요해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포핵"의 힘을 빌린다. 우선 E-LTP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극히 짧은 시간에 연속해서 신호가 전달됨으로써, 받는 쪽의 뉴런에 칼슘 이온이 흘러들어가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수용체의 수가 늘어난다.
E-LTP와 달라지는 것은 여기부터이다. 칼슘 이온은 계속 세포핵의 유전자 스위치가 켜지도록 작용하는 단백질을 활성화시킨다. 그러면 유전자가 작용해, 다양한 종류의 단백질이 새로 합성된다. 이렇게 해서 생긴 단백질은 수용체를 고정하기 위한 "부품"으로 사용된다. 이런 방법으로 신호의 전달 효율이 좋은 상태를 더욱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다.
이것이 장기 기억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이라고 생각된다. 이 변화에는 몇십 분 정도는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단기 기억의 E-LTP처럼 즉석에서 만들 수는 없으나 일단 되고 나면 상당히 안정된다. 이처럼 세포핵에서 유전자가 작용해 장기적으로 시냅스의 신호 전달이 좋아지는 것을 "L-LTP 라고 한다.
장기 기억이 세포핵의 도움을 빌려서 만들어진다는 증거가 실제로 있다. 쥐에 약을 투여해 단백지를 만들지 못하게 하면, 그 쥐는 새로 장기 기억을 하지 못하게 된다. 단기 기억은 정상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장기 기억에는 단백질의 합성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장기 기억에 관해서는 늘어난 수용체를 고정화하는 것에 더해, 시냅스를 새로 만들어 일도 이루어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전철의 예로 말하면, 새로운 환승역을 만드는 일이다. 새로운 시냅스를 만드는 경우에도 역시 세포핵에서 단백질을 합성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상이 미시적인 관점에서 살펴본, 기억을 했을 때에 일어나는 변화이다. 다음부터는 뇌 전체를 바라본 거시적인 관점에서 기억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 |
□ E-LTP를 이용해 만들어진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변하는 과정 과 세포핵의 작용으로 합성된 단백질을 사용함으로써, 시냅스의 신호 전달이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 이를 L-LTP라고 한다. L-LTP에 관한 유전자가 모두 규명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
◈ 수상돌기 → 축색의 끝에서 시냅스를 통해 →→ NMDA, AMPA 수용체를 통과 1. 칼슘 이온이 흘러들어 간다. → 2. 세포핵의 유 전자 스위치 가 켜지도록 작용하는 단백질이 칼슘 이온과 결합함으로써 활성화 된다. → 3. 유전자가 판독된다. ( 세포핵 속에 CREB → DNA에서 유전자를 판독하는 단백질, CREB와 연결된 DNA-유전자가 새겨져있다, mRNA-DNA의 유전자 정보를 복사한 것. 단백질의 설계도가 된다. ) → 4. 단백질이 합성된다. ( 합성된 단백질 ) → 5. 합성된 단벡질이 LTP를 유지하기 위한 "부품"으로 사용된다. 그러면 수용체가 늘어난 상태로 고정된다. → 6. 합성된 단백질을 써서 새로 시냅스가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다(발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