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주 어릴 때였나 우리 집에 살던 백구 해마다 봄 가을이면 귀여운 강아지 낳았지 어느 해 가을엔가 강아지를 낳다가 가엾은 우리 백구는 앓아 누워 버렸지 나하고 아빠 둘이서 백구를 품에 안고 학교 앞의 동물병원에 조심스레 찾아 갔었지 무서운 가죽 끈에 입을 꽁꽁 묶인 채 멍하니 나만 빤히 쳐다봐 울음이 터질 것 같았지 하얀 옷의 의사 선생님 아픈 주사 놓으시는데 가엾은 우리 백구는 너무너무 아팠었나봐 주사를 채 다 맞기 전 문밖으로 달아나 어디 가는거니 백구는 가는 길도 모르잖아 긴 다리에 새하얀 백구 음음음음음음음음음 학교 문을 지켜주시는 할아버지한테 달려가 우리 백구 못 봤느냐고 다급하게 물어 봤더니 웬 하얀 개가 와서 쓰다듬어 달라길래 머리털을 쓸어 줬더니 저리로 가더구나 토끼장이 있는 뒤뜰엔 아무 것도 뵈지 않았고 운동장에 노는 아이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줄넘기를 하는 아이, 팔방하는 아이들아 우리 백구 어디있는지 알면 가리쳐 주려마 학교 문을 나서려는데 어느 아주머니 한 분이 내 앞을 지나가면서 혼잣말로 하시는 말씀이 웬 하얀 개 한 마리 길을 건너가려다 커다란 차에 치여서 그만 음음음음음음 긴 다리에 새하얀 백구. 음음음음음음음음음 백구를 안고 돌아와 뒷동산을 헤매이다가 빨갛게 피인 맨드라미꽃 그 곁에 묻어 주었지 그 날 밤엔 꿈을 꿨어 눈이 내리는 꿈을 철 이른 흰눈이 뒷산에 소복소복 쌓이던 꿈을 긴 다리에 새하얀 백구. 음음음음음음음음음 내가 아주 어릴 때에 같이 살던 백구는 나만 보면 괜히 "으르릉" 하고 심술을 부렸지 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 음음음음음음음음음음
첫댓글 지난 2001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있었던 양희은의 30주년 기념 콘서트 실황입니다.
어느새 그녀의 노래인생도 40년이 넘었네요. 원래는 김민기의 곡입니다. 왠지 이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흘러서...
우리집에도 저 어릴때부터 개와 같이 살았지요~~
시골에서 개 키운 아이들 치고, 개 때문에 안 울어 본 애들이 있을까 싶습니다~~~
차에 치여 죽고, 쥐약 먹고 죽고, 복날에 잡혀서 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