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때때로 우리 자신의 고달픈 서사에 짓눌려
잔뜩 움추린 채로 우울의 늪에 깊이 잠식되곤 합니다.
거대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이렇게 감정 과몰입 상태에 빠지게 되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몇주고 몇달이고 동굴 속에만 갇혀 지내게 되죠.
이럴 때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바로
감정 과몰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나의 내면 상태를 리프레쉬해 주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나의 이 지독한 서사로부터 벗어나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가 의도적으로 타인의 서사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야기의 힘
제가 한창 슬럼프였던 시기에,
저를 우울과 무기력의 늪에서 건져내 준 건 영화 <기생충>이였습니다.
타인의 그로테스크한 삶을 화면 너머로 바라보다 보니,
잠시나마 내 지독히도 꼬여버린 인생에서부터 벗어날 수 있었고,
또, 이들의 삶에 비해서는 내 인생이 딱히 꼬인 건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묘한 안도감도 느꼈었죠.
이런 걸 심리학에서는 하향 비교라고 합니다.
※ 하향 비교
나보다 더 힘든 삶을 바라보며,
내 삶을 다시 견딜 수 있도록 용기와 안도감을 갖게 만드는 과정
삶이 너무 버겁고 힘들 때.
일부러라도 타인의 서사에 들어가 보는 일은
여러가지 이점을 제공합니다.
① 3인칭 시점을 채택함으로써, 내 문제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이 멀어진다.
→ 과몰입 방지 및 객관적 시각 제공
② 타인의 기구한 삶을 들여다보는 일은 하향 비교 과정을 촉발시킨다.
→ 긍정적 자기 평가 및 정서적 안정성 제공
③ 타인의 서사를 따라가며 내 서사에 대해 다른 프레임의 해석이 가능해진다.
→ 내 상태에 대한 인지적 재평가 제공
④ 나와 비슷한 처지나 기질을 가진 캐릭터를 보며 감정 이입 과정을 겪는다.
→ 감정적 카타르시스 및 자기 이해 제공
저 사람에 비하면 내 상황은 훨씬 좋아보이네..
저런 상황에서도 버티고 이겨내는데, 나도 한 번 해 보자!
지금 나도 망한 게 아니라, 하나의 과정일 수도 있겠다.
나도 어쩌면 저런 감정일 수도 있겠구나..
감정을 억누르는 것보다 효과적인 건,
"시점을 바꾸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서사에 과몰입하며 부정적 감정에 매몰될 땐,
타인의 서사에 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주의 환기에 성공할 수 있어요.
역으로 말하면,
영화나 책 등을 통해 타인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을 가슴 속에 담고 사는 이들은
그만큼 자신에 대한 이해와 정서 조절에 능숙한 사람들일 수 있겠죠??
감정에서 벗어나려 애쓰기보단,
그 감정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잠시 담가둬 보세요.
그러면 어느 순간,
당신을 괴롭히던 감정이 타인의 이야기 속에 녹아 스스로 자취를 감추게 될 겁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첫댓글 남의 서사를 통해 내 삶을 재해석, 재평가한다.. 지지난번 글에서 메타 인지로 감정 조절하는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요. 스토너도 읽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