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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15:22-31
찬송가 425장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어제 살펴본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불신앙으로 일관한 출애굽 1세대에 대해서는 40년 동안 광야에서 유리하게 하셨지만, 출애굽 2세대에게는 하나님의 언약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2) ‘너희는 내가 주어 살게 할 땅에 들어가’
(18) ‘너희는 내가 인도하는 땅에 들어가거든’
즉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 행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과 맺은 언약을 거두지 않으시고, 그들에게 주시겠다고 하신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대신 약속의 땅에 들어가게 되면 하나님을 어떻게 섬기며, 어떻게 경배해야 할지에 대한 각종 제사와 규례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회중과 개인이 부지중에 죄를 지었을 경우에 대한 규례(22-29)
(22-23, 새번역) 너희가 실수하여, 나 주가 모세에게 말한 이 모든 명령을 실천하지 못하였을 때에, 곧 나 주가 모세를 시켜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나 주가 명한 그 날 이후부터, 너희 대대로 실천하지 못하였을 때에,
하나님께서는 약속의 땅에 들어간 이스라엘 백성이 죄 지을 것을 알고 계십니다. 인간은 온전할 수 없기 때문에 실수로라도 죄를 짓게 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실수로 죄 지은 경우에 어떻게 해야 죄 사함을 받을지를 말씀해주시고 계십니다.
회중이 부지중에, 즉 모르는 가운데 실수로 죄를 저지른 것이면, 온 회중은 수송아지 한 마리를 번제물, 곧 주를 기쁘시게 해 드리는 향기로 불살라서 바치고, 거기에 딸린 곡식제물과 부어 드리는 제물도 규례대로 드려야 하며, 또 숫염소 한 마리를 속죄 제물로 드리라고 하셨습니다(24). 이처럼 회중이 실수로 지은 죄를 깨닫고 제사장이 온 회중을 위하여 속죄하면,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죄를 사해주시겠다고 하십니다(25). 이 죄사함의 범주는 이스라엘 회중에만 국한 되지 않고, 그들 중에 거류하는 외국인들까지를 다 포함하고 있습니다(26).
뿐만 아니라 만일 한 개인이 실수로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는 일 년 된 암염소 한 마리를 속죄 제물로 가져 오면(27), 제사장은 하나님 앞에서 실수로 죄를 지은 그 사람의 죄를 속해 주어야 하며. 제사장이 그의 죄를 속해 주면, 그는 속죄 받게 됩니다(28). 이처럼 실수하여 죄를 지은 사람에게는, 그가 본토 출신 이스라엘 자손이든 그들 가운데서 살고 있는 외국인이든, 동일하게 같은 법이 적용된다고 말씀하십니다(29).
이같은 말씀에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이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인간은 온전하지 못하기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실수로 죄를 지을 수 있습니다. 즉 우리는 부지중에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입힐 수 있습니다. 무심결에 한 말이 타인을 실족케 할 수 있고, 손해를 끼치게 할 수 있습니다. 아주 사소한 죄라고 생각되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나쁜 마음을 먹기도 합니다. 우리는 부지 중 실수로 사소한 잘못을 했다면 ‘그럴 수 있지. 앞으로 조심해!’라고 하면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실수로 죄를 지었다할지라도 그대로 넘어가지 않으시고, 공동체와 개인은 반드시 하나님께 제물을 바쳐서 번제와 화제와 소제를 드리라고 하십니다.
인자하신 하나님께서 실수로 지는 죄에 대해서 왜 이렇듯 엄격하게 대하실까요?
죄의 속성 중 하나는 자신을 숨기는 것입니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께서 금하신 선악을 알게 하는 열매를 먹고 제일 먼저 어떻게 했습니까? 자신의 벌거벗은 모습을 나뭇잎으로 가렸습니다. 그동안 벌거숭이 살았던 그들이 갑자기 나체로 드러난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나타나시자 동산 나무 사이에 숨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죄의 본능이자 속성입니다. 그들은 벌거숭이가 왜 갑자기 부끄러운지, 또 하나님의 인기척에 왜 화들짝 놀라 숨었는지 모릅니다. 죄는 이처럼 사람 앞에서, 하나님 앞에서 감추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숨어있는 그들에게 ‘네가 어디 있느냐?’ 물으신 이유는 그들이 어디에 숨어있는지 모르시기 때문이 아니라, 죄를 지은 아담과 하와로 하여금 그들 스스로 하나님 앞에 나와 자신이 저지른 죄를 깨닫고, 뉘우치게 하게 하심이었습니다.
지난 9월 29일자 보도에 의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관리실 최모 팀장이 46억을 횡령하고 해외로 도피했다고 합니다. 건보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그는 지난 4월 27일 지급이 보류된 진료비 중 1,000원을 자신의 계좌로 옮겼습니다. 위임 전결 시스템에 따라 그는 채권자에게 돈을 보낼 계좌 정보를 조작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돈을 빼돌리는 게 가능하자, 이튿날인 4월 28일에는 1,740만원을 이체하고, 5월 6일에도 횡령이 적발될 경우를 대비해 도주하기 위해 연차휴가를 사용하고 3,273만원을 이체했고, 이후 횡령 금액을 늘려갔습니다. 8월 16일 3억 1,632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옮겼고, 다음 날인 17일에 연차휴가를 낸 그는 해외로 도피한 뒤에 공단 전산망에 접속해 9월 21일에 41억 7,150만원을 횡령했습니다. 공단은 다음 날인 22일에야 오전 업무점검 중 46억원에 달하는 횡령 사실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만약 공단이 시스템을 제대로 관리했다면 이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이 된다’는 속담과 같이 죄의 두 번째 속성은 시간이 갈수록 ‘규모가 커진다’는데 있습니다. 누구나 가슴 속에 열정과 소망, 희망과 두려움, 증오와 욕정, 악의와 숨겨진 죄를 품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가장 많이 범죄로 유인하는 요소는 이 세상이 전부이고, 따라서 우리가 어떻게 살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에 대해 심판을 받지 않는다는 잘못된 신념입니다. 만약 실수로 지은 죄라고 어물쩍 넘어간다면, 실수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결국 잘못된 신념의 노예가 되어 1,000원부터 시작해서 결국 46억을 횡령한 최모씨와 같이 되지 않겠습니까!
여우를 훔친 소년에 대한 고대 우화가 있습니다. 한 소년이 여우를 훔쳐서 자기 상의 속에 숨겨서 나가다가 사람들에게 발각되고 말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는데, 그가 사람들 앞에서 이처럼 도둑질을 부인하는 동안, 상의 안에 있는 여우는 그의 내장을 갉아먹어 버렸습니다. 바로 이것이 죄의 세 번째 속성입니다. ‘죄는 숨기면 숨길수록 자기 자신을 갉아먹어 버립니다.’ 과거에 비해 잘 먹고 잘살게 되었는데 오히려 도덕 불감증은 더 심해져 갑니다. 과거에는 잘못을 저지르면 그것이 잘못이라고 사람들이 알았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잘못을 저지르고도 그것이 옳다고 주장합니다. 물질의 노예가 된 현대인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자리에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차지하게 했습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한다는 말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해칠까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심판을 직시하고 있는 사람은 즉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부지중일지라도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반면 사람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사람을 해쳐서라도 자신의 배를 불리려 합니다.
하나님께서 공동체는 물론 개인이 실수로 지은 죄에 대해서 회개하게 하신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 보혈에 힘입어 죄의 노예에서 해방된 우리가 다시 죄의 노예가 되어 나는 물론 내 이웃까지도 해치게 되는 사망의 길, 멸망의 길로 가지 못하게 하시기 위한 조치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고의로 죄를 지었을 경우에 대한 규례(30-31)
부지중에 지은 죄에 대한 규례에 대해 말씀하신 하나님께서는 고의로 죄를 지은 경우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30-31) 본토인이든지 타국인이든지 고의로 무엇을 범하면 누구나 여호와를 비방하는 자니 그의 백성 중에서 끊어질 것이라 그런 사람은 여호와의 말씀을 멸시하고 그의 명령을 파괴하였은즉 그의 죄악이 자기에게로 돌아가서 온전히 끊어지리라
고의로 하나님의 말씀을 거부하는 사람, 즉 하나님께 대항하여 의지적으로 범죄하는 행위를 하나님께서는 ‘여호와를 비방하는 자’, ‘여호와의 말씀을 멸시하는 자’, ‘하나님의 말씀을 파괴하는 자’라고 말씀하십니다. 마귀는 헬라어로 ‘디아볼로스(δίαβολος)’인데, 그 뜻은 ‘비방하는 자’, ‘참소하는 자’, ‘시험하는 자’, ‘모함하는 자’ 등입니다. 즉 하나님의 말씀을 고의로 거부하는 사람은 ‘마귀’라는 말씀입니다.
앞서 민수기 14장에서 열 정탐꾼의 부정적인 보고를 들은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며 애굽으로 돌아가자고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니 그 땅으로 올라가서 취하자는 여호수아와 갈렙을 돌로 치려고까지 했습니다(14:5-10). 이런 그들을 향해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이 백성이 어느 때까지 나를 멸시하겠느냐 내가 그들 중에 많은 이적을 행하였으나 어느 때까지 나를 믿지 않겠느냐’(14:11)고 진노하셨습니다. 하나님 말씀을 믿지 않는 것 역시 고의로 죄를 짓는 행위이며, 이는 하나님을 멸시하는 행위입니다.
사탄은 하나님의 말씀을 교묘하게 왜곡해서 사람을 현혹시킵니다. 에덴동산에서 사탄은 아담과 하와에게 하나님께서 따먹지 말라는 말씀보다 먹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게 유혹했습니다. 심지어 광야에서 40일간 금식을 하신 예수님에게 조차도 사탄은 하나님의 말씀을 빌어 시험하지 않았습니까! 이같은 행위가 하나님의 말씀을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이같이 하나님의 말씀을 파괴하는 대표적인 집단이 바로 이단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해서 사람들을 현혹시킨다는 점에서 사탄과 동일합니다.
이같이 고의로 하나님의 말씀에 반하는 행위에 대해 하나님께서는 끊어버리겠다고 하십니다. 대표적인 예가 사무엘상에 등장하는 엘리 제사장 가문입니다. 엘리는 아론의 후손으로 회막이 있던 실로에서 제사장으로 약 40년 동안 이스라엘 공동체를 통치한 유능한 사사요 지도자였습니다. 그는 이스라엘이 왕정으로 교체되기 전, 정치적, 종교적으로 과도기였던 사사시대 말기를 이끌었을 뿐 아니라, 마지막 사사였던 사무엘의 탁월한 스승이었습니다. 한나에게 태어난 사무엘을 평생 그의 곁에 두고 제자로 삼아 가르치면서 신실하게 양육했습니다. 사무엘은 하나님이 예비하신 종으로 자라나 장차 왕정 시대를 성공적으로 준비한 이상적인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사무엘에게 위대한 스승이었던 엘리 제사장은 자신의 아들들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의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는 행실이 나빠 하나님을 알거나 믿지도 않았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제사도 멸시했으며, 심지어 회막문에서 수종드는 여인과 동침할 정도로 온갖 패역무도한 짓을 골라했는데도 엘리는 불러 꾸짖었을 뿐 다른 처벌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하나님께서 엘리 제사장에게 다음과 같이 최후의 통첩을 내리셨습니다.
(사무엘상 2:29-30) 너희는 어찌하여 내가 내 처소에서 명령한 내 제물과 예물을 밟으며 네 아들들을 나보다 더 중히 여겨 내 백성 이스라엘이 드리는 가장 좋은 것으로 너희들을 살지게 하느냐 / 그러므로 이스라엘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내가 전에 네 집과 네 조상의 집이 내 앞에 영원히 행하리라 하였으나 이제 나 여호와가 말하노니 결단코 그렇게 하지 아니하리라 나를 존중히 여기는 자를 내가 존중히 여기고 나를 멸시하는 자를 내가 경멸하리라
결국 엘리의 두 아들은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하나님의 법궤를 빼앗겼고, 비참하게 전사했으며, 이 비보를 들은 엘리는 앉아 있던 의자에서 떨어져 목이 부러져 죽었습니다(삼상 4:1-18). 40년간 사사와 제사장으로 이스라엘을 이끌었던 그는 이렇게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그의 아들 비느하스의 아내도 이가봇을 출산하고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이후 솔로몬 왕은 엘리의 자손 아비아달을 제사장 직분에서 파면시켰습니다(왕상 2:26-27). 이렇게 하나님의 말씀을 멸시하는 자는, 자기 인생을 경멸하는 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알면서 지은 죄보다 부지중에 지은 죄가 더 많을 것입니다. 실수로 지은 죄라고 가볍게 여기며, 스스로 정당화한다면 종국에는 그 죄가 나는 물론 내 후손까지도 멸망의 길에 이르게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내 마음에 합한 자’라고 칭했던 다윗도 ‘어느 누가 자기 잘못을 낱낱이 알겠습니까? 미처 깨닫지 못한 죄까지도 깨끗하게 씻어 주십시오.’(시 19:12, 새번역)라며 자신이 깨닫고 있지 못한 죄, 알지 못하고 있는 과오까지 씻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나를 주 앞에서 쫓아내지 마시며 주의 성령을 내게서 거두지 마소서‘(시 51:10-11)라고 기도하며 실수로라도 범죄하게 될까 두려워했습니다. 성령님께서 우리의 죄를 깨닫게 해주시기를 구하며, 우리의 눈을 들어 죄를 멀리하는 하나님을 존중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시기를 기원드립니다.
* 기도
하나님 아버지, 그리스도인이라고 자처했지만, 우리가 부지중에 지은 죄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시험에 들게 했는지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 나약하기 그지없는 우리를 용서해주시옵고, 주님께서 그들을 위로해주시고 회복시켜 주시옵소서. 죄에 대해서는 철저히 멀리하며 눈을 들어 하나님을 존중하며 또 하나님께로부터 존중받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은혜를 베풀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묵상을 돕는 질문
1. 사람이 실수로 저지른 죄에 대해서 제물을 바치며 제사를 지내게 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2.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했던 잘못된 행동은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까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심한 말을 했다가 후회한 적이 있습니까? 그때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했습니까? 만약 용서를 구하지 않았다면 어떤 이유에서 입니까?
3. 오늘 본문에서 살펴본 죄의 세 가지 속성은 무엇입니까? 이밖에도 죄의 다른 속성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4. 하나님께 대항하여 의지적으로 범죄하는 행위를 하나님께서는 세 가지로 분류하셨습니다. 무엇입니까?
5. 오늘 말씀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어떤 삶을 추구해야한다고 말하고 있습니까?
(작성 이창호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