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락정(魚樂亭) 중건시 - 慶州 李春熙
중건어정실업심(重建魚亭實業深)
어락정을 중건한 실업은 깊숙한 곳인데,
면개옥야배기잠(面開沃野背奇岑)
앞면이 열린 비옥한 들에 기이한 산봉우리 등졌네.
애옹제액유래구(厓翁題額由來舊)
애옹이 편액에 쓴 글의 유래가 오래되니,
어로유풍복현금(魚老遺風福見今)
어로가 후세 남긴 교화가 이제야 복을 드러내네.
계술운잉추모절(繼述雲仍追慕切)
후손들 조상 일을 이어가니 추모함이 간절한데,
수전교훈매사음(垂傳敎訓每思吟)
교훈을 후세에 전하니 매양 생각하며 읊네.
소인거철문전로(騷人車轍門前路)
문앞 길에는 시인과 문사들의 수레가 모이니,
황홀정령희사림(怳惚精靈喜似臨)
정령이 황홀하여 기쁘게 왕림하실 것 같네.
1) 이춘희 : 정사생(丁巳生,1917), 자는 성택(性澤). 호는 하천(何泉), 경북 고령군 개진면 직리 출신으로 하산(霞山) 정순권(鄭淳權)선생
의 제자이다. 하산계(霞山契) 회원으로 활동했으며, 벽오(碧梧) 이시발(李時發, 1569 ~ 1626) 선생의 13대손이다.
2) 시인과 문사들의 : 원문 소인(騷人)은 시인이나 문객을 말한다. 초(楚) 나라 굴원(屈原)이 임금에게 쫓겨나 상강(湘江) 가에 방랑하면서
이소(離騷)를 지었는데, 소(騷)는 시름이란 뜻이다. 초(楚) 나라 굴원(屈原)ㆍ송옥(宋玉) 등 일파의 문사(文士) 또는 시인을 이르기도 한
다. 이백(李白)의 <노군요사(魯郡堯祠)>에 “어젯밤 가을바람 천상에서 불어오자, 동정호에 잎이 지니 소인이 슬퍼하네.(昨夜秋風閶闔來
洞庭木落騷人哀)”라고 하였다.
3)어락정魚樂亭)
풍천면 병산리 병산길 187
어락정(魚樂亭)은 조선 중기의 효자 안동인 김세상(金世商 1520~?)이 지은 정자이다.
김세상(金世商)은 대사간을 지낸 보백당 김계행(寶白堂 金係行,1431~1517)의 손자로 풍산현 사지리에 살았다.
그는 이름난 효자로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묘 옆에 움막을 짓고 추운 겨울과 무더운 여름에도 집에 오지 않고 3년 동안 지극정성으로 시묘를
하여 모든 사람들이 그를 '하늘이 내린 효자'라 칭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