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하우릴로우 차관 인터뷰…"푸틴의 핵 협박은 레토릭"
"한국과 전후재건 논의…지뢰제거 장비·훈련지원 필요"
인터뷰하는 볼로디미르 하우릴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차관© 제공: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송상호 하채림 기자 = 볼로디미르 하우릴로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의 핵 협박이 우크라이나의 영토 수복 의지를 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릉 국방포럼' 참석차 방한한 하우릴로우 차관은 12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선 상황과 러시아의 핵 사용 위협, 한국 정부와 협력 등에 관해 설명했다. 하우릴로우 차관은 우크라이나가 최근 전투에서 이기고 있지만 기반시설이 심하게 파괴돼 에너지와 통신 등 복구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발전기와 인프라 복구 장비 등을 보내주고 있고 한국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 한국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언급을 여러 차례 되풀이했다. 하우릴로우 차관은 "분쟁지역에 무기 직접 판매와 공급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며 "그래서 우리는 인도 지원과 향후 전후 재건과 복구에 한국 산업계 참여에 대해 더 많이 한국과 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이 도울 수 있는 다른 시급한 분야로는 수복 지역에 대한 지뢰 제거 장비와 인력 훈련을 꼽았다.
제3국을 통한 한국 무기 우회 지원 보도에 관해선 "무기 확보를 위해 여러 나라·기업과 접촉하고 있는데, 그러한 무기가 어디서 왔는지 우리는 모른다"며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들이 한국 정부와 연계된 기관이 아니므로 한국의 규정을 어기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11개월 차에 접어든 전쟁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단결과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우크라이나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우릴로우 차관은 "우리 군은 강력하게 동기가 부여돼 있고 협력국으로부터 장비와 탄약을 지원받고 있다"며 "현재 전장은 우리가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회는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전적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가 심각하게 바라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 사용 위협은 '레토릭'(수사)으로 판단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세가 불리하게 전개된 후로 핵 사용 가능성을 자주 언급하며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하우릴로우 차관은 "우리는 핵에 관한 러시아의 레토릭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며 "이것은 지고 있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협력국에 대해 심리적인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핵을 사용한다면 상대방뿐만 아니라 러시아에도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푸틴이 핵 사용을 감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뷰하는 볼로디미르 하우릴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차관© 제공: 연합뉴스
하우릴로우 차관은 "우리도 핵 사용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다"면서도 "그렇지만 그 위협 때문에 우리의 행로를 변경하는 것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어 "영토 수복을 위해 필요하다면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며 "나라의 명운이 달렸기 때문에 핵, 생물학, 화학 등 어떤 공격에도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우릴로우 차관은 "이 전쟁은 가치와 자유에 관한 전쟁이며 우크라이나는 자유를 보호하고 가치를 수호하고 있다"며 "우리 임무는 우리 영토를 보호하는 데만 있지 않고 유럽의 가치를 지키고 러시아를 저지해 물러서게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인터뷰하는 볼로디미르 하우릴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차관© 제공: 연합뉴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북한의 핵보유 의지가 더욱 강화됐다는 분석에 관해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북한의 정책에 확신을 준 것인지 모르겠다. 북한은 이 문제에 대해 자체적인 역사가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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