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꿈은 한번이라도 박태환 선수에게 트레이닝을 받는 거예요. 지금 박태환 선수가 있는 한국에 이렇게 있다는 게 꿈만
같아요.”
아시아 대륙의 끝자락에 위치한 터키의 10대 소녀가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를 만나기 위해 혈혈단신 인천을
찾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경기에 출전한 박태환을 보고 열렬 팬이 됐다는 이스탄불에 사는 알랄라 유젤(17·학생)양을 지난 19일
인천공항에서 만났다.
10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에도 환한 미소로 입국한 유젤 양은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기간에 문학박태환수영경기장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한다.
유젤 양은
인천 아시아경기를 끝으로 박 선수가 은퇴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오로지 박태환 선수를 보기 위해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한국에 오기 전,
그녀는 아시아경기대회 기간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기 위해 터키 주재 한국문화원을 찾았다. 이런 노력을 인정한 터키문화원 원장이 조명우 인천시
행정부시장에게 부탁했고 박태환수영경기장에서 자원봉사를 할 기회를 잡게 됐다.
낯선
땅에 온 소감에 대해 물어보자 그녀는 “저 역시 4살 때부터 수영을 한 수영선수이기 때문에 박태환 선수를 만나는게 저의 선수생활에 있어 커다란
경험이 될꺼라고 믿었고, 가족들의 많은 응원도 있었어요. 일생에 한번 오는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한국에 오고 싶었어요”라며 박태환
선수에 대한 만남을 기대했다.
2년 전 어깨부상을 당해 실의에 빠진적도 있었지만, 박태환 선수를 보면서 큰 용기를 얻었다는 그녀는 올 겨울
터키에서 열리는 수영 챔피언십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20일에는 경기 준비에 집중하느라 언론 노출을 꺼려온
박태환도 이 같은 소식을 듣고는 유젤 양과 의 특별한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유젤 양은 오는 27일이 박태환의 생일인 것을 알고는 박태환의
별자리와 함께 행운을 바라는 내용 등이 담긴 액자를 선물했다.
박태환과의 만남으로 힘을 얻은 유젤 양은 경영 일정이 끝나는 26일까지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뒤 터키로 돌아갈 계획이다.
다음은 유젤 양과의 인터뷰 내용...
Q. 한국에 오게 됐는데 가족들
반응은?
A. 어머니 뿐만 아니라,
아버지 그리고 코치도 전폭적인 지지를 해줬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수영선수이기 때문에 앞으로 수영생활에 있어 큰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해줬고,
이러한 경험들은 시도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Q. 낯선 땅인 한국에 오는게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용기를 내게
됐는지…?
A. 터키와 한국은
형제의 나라라는 느낌이 강해요. 그래서 한국에서 외로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가족안에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한국에 많은 친구들도
있고 해서 터키에 있는 거와 비슷하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일생에 한번오는 기회이고,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이기 때문에 한국에 와서 박태환
선수를 보고싶었습니다.
Q. 박태환 선수는 언제부터 좋아하게
됐는지..?
A. 2008년도에
박태환 선수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부터 시작됐습니다. 그 이후로 한국 문화, 예술, 그리고 운동 관련해서 많이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즐기는 게 중요한 것"이라는 박태환 선수의 말에 큰 감명을 받았어요. 2년 전에
어깨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박태환 선수를 보면서 용기를 얻었습니다.
Q. 유젤 양의 페이스북 사진이 박태환 선수가 있던데, 박태환 선수가 터키에서도
인기가 좋은지...?
A. 페이스북
사진에는 박태환 선수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한국 수영팀 선수들도 있습니다. 박태환 선수는 터키에서 매우 유명해요. 터키에는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그룹, 노래를 좋아하는 그룹, TV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그룹들이 있는데, 박태환 선수가 한국 TV 프로그램인 ‘런닝맨’에 나왔을 때
많은 터키 팬들이 생겼어요.
Q. 박태환 선수를 만나면 어떤 얘기를 나누고
싶은지..?
A. 저도 수영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데, 선수생활에 대한 조언을 듣고 싶어요. 그리고, 박태환 선수를 위해 준비해온 선물을 전달해주면서 아시안 게임에서의 행운을
빌어 주고 싶습니다. 전해주고 싶은 말들이 아주 많아요.
저를 비롯한 모든 박태환 선수 팬들은 아시안 게임이 박태환 선수에게 큰 기회라
믿고 있습니다.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우리는 그에게 사랑을 보여줄 것이고, 박태환 선수가 우리의 응원을 들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한국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수영장에서 치르는 대회인데 박태환 선수도 부담감이 클꺼라고 생각해요. 메달 색깔은 중요하지 않다고, 이미 그는 세계 최고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Q. 장래 희망이 뭔지..?
A. 현재의 제 꿈은 적어도 한번이라도 박태환 선수로부터 트레이닝을 받는 겁니다.
(웃음) 제가 올 겨울에 터키에서 열리는 수영 챔피언십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거든요.
김윤경 I-View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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