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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누정 정원 스크랩 최치원의 금호미를 찾아서-천년의 숲 함양 상림(咸陽 上林)
이장희 추천 0 조회 29 14.04.05 18:0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비가 오는 여름 날, 최치원 선생(崔致遠, 857~?)이 숲을 모두 만들고 어느 나뭇가지에 금호미를 걸어두었다는 전설이 있는 함양  림(咸陽 上林)을 향해 길을 나섰습니다.

 

천연기념물 제154호로 지정된 함양 상림은 함양읍 서쪽 위천의 냇가에 자리잡고 있으며 신라 진성여왕(재위 887∼897) 때 고운 최치원 선생이 천령군(함양의 옛 이름)의 태수로 있으면서 조성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림입니다. 함양 상림은 제2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에서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의 위천이 함양읍 중앙을 흐르고 있어 홍수피해가 심했다고 합니다. 최치원 선생이 손수 지리산과 백운산에서 엽수를 캐어다가 뚝을 쌓아 강물을 지금의 위치로 돌리고 강변에 둑을 쌓고 그 둑을 따라 나무를 심어서 지금까지 이어오는 호안림(강기슭과 하천 부지를 보호하기 위하여 강둑에 조성한 숲)을 조성하였습니다. 선생이 조성된 숲을 바라보다가 도와준 산짐승의 노고를 치하하고는 작업의 종료를 선언하는 표시로 금호미를 힘껏 던지자 숲 속의 신목(神木) 가지 위에 걸렸습니다.미의 "뎅그렁" 하는 소리를 신호로 이때부터  천령군은 일체의 재앙이 들어오지 못하는 지상의 몇 안 되는 낙토(樂土) 중의 하나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대관림(大館林)이라고 불렀으나  가운데 부분이 홍수로 무너짐에 따라 상림(上林)과 하림(下林)으로 나뉘게 되었고, 현재는 상림만이 예전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숲을 가득 메우고 천년을 지켜온 나무들. 금호미는 어디에 걸려 있을까?>

 

 

좌측은 상림을 끼고 우측으로는 연꽃 식물원을 끼고 길을 나서자 우거진 나무 숲이 그동안의 세월을 말해줍니다. 함양 상림은 면적이 21ha(63,000평)으로 폭은 80~200m 정도이고, 둑을 따라 1.6Km가 남아 있습니다. 현재는 상림공원 꽃단지로 조성되어 7ha에 달하는 곳에 250종의 연꽃과 50종의 수생식물이 심어져 있어 비오는 날의 운치를 더해주며 갖가지 새들의 소리가 여기가 도심 한복판임을 잊고 마치 신선이라도 된 듯한 정취를 느끼게 해줍니다.

 

상림에는 많은 나무들이 있지만 갈참나무, 졸참나무 등의 참나무류와 개서어나무가 주류를 이루고  왕머루와 다래, 헛개나무입니다. 약 120여 종의 식물이 있으며, 현재 20,000여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나무들 중에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연리지(連理枝) 또는 연리목이라 불리는 나무입니다. 여기서는 ‘사랑나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데 연리지는 두 그루의 서로 다른 나무가 한 몸이 되어 붙어서 자라는 것으로 연인의 사랑, 부부의 애정에 비유되는 나무입니다. 김시습의 금오신화 중 ‘만복사저포기’ 를 보면 인간의 이루지 못하는 사랑을 리지에 비해 서러움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부부나 연인의 사랑에 비유되는 사랑나무 연리지>

 

 

입구에서 조금 들어가면 멀리 숲 속에 누각 한 채가 보입니다. 함화루(咸化樓,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58호)입니다. 조선시대 함양읍성의 남문으로 이름은 멀리 지리산이 보인다는 뜻으로 망악루라 했으나 1932년 지금의 자리로 옮기면서 함화루로 고쳤고 합니다. 원래 함양읍성에는 동쪽에 제운루(齊雲樓), 서쪽에 청상루(淸商樓), 남쪽에 망악루 등 삼문(三門)이 있었는데 지남문이었던 이 건물만이 여기에 옮겨져 남아 있습니다.

 

<숲 속에 아늑히 자리잡은 함화루(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58호)>

 

 

함양 상림 안에는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32호 함양이은리석불(咸陽吏隱里石佛)도 있습니다. 이은리 냇가에 방치된 것을 이곳으로 옮겨 놓았는데, 그 주변에 망가사라는 절이 있어 그 절의 유물로 보이며 고려시대의 불상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손이 어진 상태로 무표정한 얼굴로 사람들을 바라봅니다. 그 외에도 상림에는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75호인 문창후선생신도비와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264호인 함양척화비가 있습니다.

 

<호젓한 곳에서 사람들의 발길을 기다리는 함양이은리석불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32호)>

 

 

함양 상림에는 최치원 선생의 효심에 대한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선생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는데 효성이 지극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어머니는 혼자서 상림 숲에 산책을 나갔다가 뱀을 보고 깜짝 놀라서 집으로 돌아와 아들에게 뱀을 보고 놀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최치원 선생은 상림 숲으로 달려가서 숲을 향해 이후로는 “상림 숲에는 뱀이나 개미같은 모든 해충은 일체 없어져라. 그리고 다시는 이 숲에 들지 말라.” 고 주문을 외었다고 합니다. 그 후로는 선생의 지극한 효성으로 인한 주문 때문인지 모든 해충이 사라지고 모여들지를 못한다고 합니다. 최치원 선생의 효심에 한낱 미물들도 감동한 걸까요? 예전에는 연리지가 부모와 자식간의 지극한 효심을 나타내기도 하였다는데요. 어쩌면 그래서 연리지가 숲에 독 많은 지도 모릅니다.

 

최치원 선생은 떠나면서 “상림 숲에 뱀이나 개미가 나타나고 숲속에 설죽이 침범하면 내가 죽은 줄 알라” 고 이야기 했습니다.

금 뱀은 아직 나타나지 않지만 가끔 개미가 보이고 숲속에는 설죽이 많이 나고 있어서 사람들은 이제는 그가 신선이 되어 하로 올라갔다고들 이야기 합니다. 

 

비오는 날의 함양 상림, 최치원 선생의 이야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아니 어쩌면 그들은 가족과 연인의 행복을 아서 이 곳에 온 사람들일 것입니다. 모두 오래된 나무들을 보고 또 아름다운 연꽃들을 보고 감탄을 자아냅니다.

 

<비가와도 연꽃주변으로 사람들이 가득하고 이름모를 연들이 자태를 뽑냅니다>

 

 

천년을 이어온 함양 상림에서 기자가 찾은 금호미는 바로 "인생의 겸허함" 입니다. 나무는 천 년을 살아도 사람은 천 년을 살지 합니다. 아니 백 년도 살지 못하는데 그 마음이 욕심과 번뇌로 가득합니다. 마음이 번잡하고 답답할 때, 일상을 훌훌 털어버리고 싶을 때, 여러분 자신만의 금호미를 찾아서 함양 상림으로 떠나세요!

 

 

 

함양상림 가는 길 (경남 함양군 운림리 349-1)

현지교통 : 함양읍내에서 상림까지 도보로 5백미터
 
도로안내 : 대전~통영간 고속국도 함양분기점 → 함양IC → 함양읍내 → 상림
 
     88고속도로 → 함양IC → 함양읍내 → 상림
 
주차시설 : 120대
 
편의시설 : 숲 속에 3,000여 평의 잔디밭이 조성되고 있고 야외공연장이 있다.

 

 

 

▲제3기 문화재청 대학생 블로그기자단 신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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