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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촌을 살리기 위한 방안 하나
대한민국 어머니들의 결단을 기대하며
자급자족 시대의 시골 5일장은 지역의 경제 중심지였다.
보리 한 말, 콩 몇 되, 배추 한 단, 마늘 몇 접, 고추 몇 근, 무명 한 필, 닭 한 마리, 계란 한 줄, 두부 한 모….
시골 아낙들이 머리에 이고 나온 물건들을 직접 팔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수집상들에게 넘겨 도회지의 수요자에게 보내지기도 했다. 한 마디로 5일장은 우리나라 서민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이다.
현재 유지되는 우리나라 농어촌의 5일장이 몇 군데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
통계에 의하면 전남의 경우 목포를 제외한 21개 시군에서 읍이 30곳, 면이 199곳인데 그중에서 5일장이 현재까지 존속하는 곳은 92개 지역이라고 한다.
1970년까지만 해도 거의 모든 읍 ․ 면에서 5일 장이 열렸다고 알고 있는데 정확한 통계 자료는 찾지 못했다.
어쨌거나 내가 알기로 시골 5일장은 70년대에 비해 절반 이상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시골 5일장에서 거래되는 상품들이 농어촌에서 생산된 농산물보다 공산품 위주로 바뀌었고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보잘 것 없게 되었다.
산업화시대의 거슬릴 수 없는 대세로 인정하지만 시골 5일장이 거의 절대적으로 도시 자본에 편입되어 지역경제의 하부구조로 전락하였을 의미하는 것 같아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시골 5일장이 몰락한 원인은 농어촌의 인구감소, 교통의 발달로 인한 대도시 중심의 유통,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농산물의 비중 약화, 생활의 변화와 소비자 기호의 변화에 따른 소비구조의 변화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수년 동안 시간이 맞으면 아내와 나는 주변의 5일장 구경을 자주 했다.
주로 3일과 8일에 열리는 화순장, 1일과 6일에 열리는 남평장을 도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가끔은 5일과 10일 영산포장, 2일과 7일의 능주장과 세지장 까지 나가기도했다.
처음에는 숙지원 조경용 나무를 구입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지만 차츰 5일장에 나오는 토속적인 우리 농산물을 다시 보게 되면서 우리가 재배하지 않거나 우리 수요에 부족한 콩 종류, 나물, 버섯 등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5일장에서 거래되는 농수산물 중 상당부분이 외국 농수산물이라는 사실을 보게 된 것이다.
이미 시골은 우리나라 변방 중의 변방으로 취급받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까지 5등 국민쯤으로 취급당한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5일장에서 고사리, 도라지, 마늘 같은 우리 생활의 기초적인 농산물까지 수입품을 만난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 것을 볼 수 없는 우리의 5일장.
이후 아내와 나는 장을 돌면서 원산지 표시를 유심히 살피게 되었고 우리 것이라는 표시를 보고도 “진짜 우리나라 것이냐?”고 다시 묻는 버릇이 생겼다.
지난 11월 말, 국산 땅콩을 사기 위해 아내와 함게 오전 중에 남평장에 갔으나 땅콩은 새벽에 이미 거래가 끝난다고 했다. 그래서 다음 장날(12월1일) 새벽 시간에 간 적이 있다.
그러나 찬 바람에 덜덜 떨면서 곡식과 땅콩이 모인다는 몇 집을 1시간가량 빙빙 돌았지만 땅콩을 가지고 나온 농민을 찾을 수 없었다. 1시간이 지난 후에야 봉황 산다는 할머니를 만나 겨우 4되를 살 수 있었는데, 가격 흥정을 해볼 겨를이 없었음은 물론 그것도 되질하는 거간꾼 아주머니에게 “되 밑”이라는 몇 홉의 땅콩을 빼앗기고도 토를 달 수 없었다. 우리 농산물이 귀해진 농촌의 현실, 5일장의 현 주소를 다시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로 삼았을 뿐이다.
물론 시골 농민들이 5일장을 상대하는 경우보다 도시로 직거래하거나 친지들을 통해 판매하는 양도 많을 것으로 본다.
그렇지만 믿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우리 농산물마저 찾기 어려운 시골 5일장, 노인들만 오락가락하는 5일장의 풍경은 앞으로 얼마나 더 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과 함께 농촌의 현실과 미래를 다시 되짚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는 점에서 잊지 못할 새벽이었다.
현재도 농산물 가격에 대한 불안은 크다. 마늘이며 고추와 배추마저 외국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다. 시골 5일장에서조차 고사리와 도라지 같은 농산물도 중국산이 판을 치고 있다.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향후 5년만 지나 2015년 경부터는 더 많은 시골 5일장은 사라지게 될 것이고, 그나마 남은 5일장에서도 우리 농산물을 찾기란 지금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본다. 그런 주장의 근거는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현재 농촌을 지키고 있는 노인들이 거의 일손을 놓게 될 터인데 그 뒤를 이을 농부들의 맥이 끊어지게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처럼 우리 농산물 시장이 붕괴되어가고, 또 농촌의 미래가 암담함에도 우리 정부는 농촌을 살릴 대책보다는 수입을 통해 우리 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만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과연 농산물 수입만으로 우리 시장은 안정되고 소비자, 특히 도시 소비자들의 생활도 안정될 것인가?
중국 시장에서 농산물 가격의 상승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쌀도 과거에 비해 몇 배로 상승하여 한국 쌀값과 비슷하게 되었고, 중국민들의 생활수준 향상으로 농산물 수요가 증가하여 수출여력을 잃어가고 있다.
또 세계적인 이상 기후 영향으로 러시아에서는 밀 수확량이 줄어 밀의 수출을 중단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은 지난 봄의 일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우리 농산물 시장을 외국에 맡기겠다고 하는 것이 올바른 농업 대책일 수 있을까?
만약 더 큰 이상기후로 인해 외국 그중에서 중국의 농작물이 흉년으로 돌아선다면 우리나라 경제는 어떻게 되고 또 우리 밥상은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처럼 수입에 의존하고, 선택과 집중에 의한 특정 지역, 특정 산업에 몰아주기 농업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것은 대자본에 의한 농업의 지배를 허용하겠다는 뜻일 것이다.
만약 그렇다고 하면 수입 농산물 가격 상승과 맞물려 전반적인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고 결국 도시 서민들의 밥상은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소비자의 밥상이 위기에 처하고, 엥겔계수가 상승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도시 서민 가계의 쟁앙이겠지만 그동안 우리나라가 쌓아올린 경제적 기반의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말 국가경제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여 국가적인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절박한 시점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텃밭 농사 4년.
아직도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개인적으로는 겨우 몇 가지 양념류와 채소를 자급하는 수준일 뿐이다.
때문에 농촌의 문제를 자꾸 제기하는 것은 구체성과 현실성이 떨어지는 개인적인 주장일 수 있다.
그렇지만 귀농하기 전에 예상하지 못했던 갖가지 사실들을 보고 듣고 느끼면서 이렇게 가다가는 우리의 미래가 희망이 없다는 위기감을 떨칠 수 없다.
거기에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나타난 남북한 관계의 불안,
그 와중에 민족의 비극을 보온병으로 희화시켜버린 여당의 대표.
폭력 날치기, 그리고 날치기를 정의라고 강변하는 여당의 원내대표.
자신의 힘을 배경으로 자기 지역 예산을 챙긴 실세들의 몰염치 기사…….
그 어디에 봐도 농촌을 살리겠다는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농업이 미래의 산업이라는 생각을 한다.
10년 후에는 자급 자영농민들에도 희망이 있다는 확신도 있다.
불원간 우리나라에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을 찾기 어렵게 되리라는 점, 농산물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앞에 지적한대로 대자본이 축산, 과수, 화훼 등 일정 품목에 진출할 가능성은 있다. 그렇지만 농산물이란 품목도 많고 필수품이면서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수요층이 다양하다. 또 공산품에 비해 농산물 생육기간이 길고 기후와 토양 조건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특성 때문에 정유나 전자 제품처럼 몇 몇 대자본이 시장 장악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본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농촌의 위기, 농업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많은 젊은이들의 귀농 밖에 없다는 생각과 함께 미래의 농업은 젊은이들이 도전해볼만한 일이라는 판단을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귀농 혹은 귀촌을 했을 경우 당장 고통을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구조를 보면서 단지 예감만으로 경제적인 여력이 없는 젊은이들에게 자신 있게 귀농을 권장할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나는 우선 대한민국의 뜻있고 건강한 어머니들을 흔들고 싶다.
생계형 귀농도 좋지만 그보다는 자급자족형 귀촌도 바람직하다고 보기에 특히 부부 한쪽의 수입이 안정된 경우라면 과감하게 도시 탈출을 권장하고 싶다.
도시 생활에 익숙한 여성들에게 농촌은 도시에 비해 불편하고 힘든 점도 많다.
그러나 나는농촌 생활이 시멘트와 아스팔트에 갇힌 도시에서 얻을 수 없는 좋은 점도 많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선 농산물을 자급했을 경우 얻을 수 있는 경제적인 이익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또 불안한 식품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여 건강을 챙길 수 있다는 이점도 적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거기에 귀촌한 사람들이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자급만 해도 농산물 가격 상승을 완화시킬 수 있고, 농산물 시장을 장악하려는 대자본의 음모를 막을 수 있으며 거시적 관점에서 국가 경제에도 보탬을 줄 것이다.
귀농 혹은 귀촌자들이 많아지고 소통을 원하는 사람들이 연결되어 작은 공간이라도 만들어진다면, 어느 오후 한나절 쯤 그 안에 모여 물물 교환도 하면서 사람의 정도 나누는 기쁨을 덤으로 맛볼 수도 있을 것이다.
취미가 같으면 원수도 친구가 된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문제는 도시민들이 선호하는 도시 주변 농촌 땅값이 생각보다 의외로 비싸다는 점이다.
그러나 욕심을 부리지 않고 조금만 생각을 바꾸어 찾아본다면 대도시 아파트의 반값으로 부부가 자급하면서 여생을 보내기에 좋은 300평 내지 500평 정도의 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결론을 다시 이야기 하면 현재 농촌의 마을은 폐촌이 되는 것이 시간문제로 남았다. 우리 농산물은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현재 남은 시골 5일장도 불원간 문을 닫는 곳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붕괴되는 농촌을 세우는 일은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의 삶을 위한 일일 뿐 아니라 각박한 세상을 벗어나 우리 땅에서 나오는 안심할 수 있는 농산물을 먹으며 조금은 느리게 또 여유롭게 살자는 말이기도 하다.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는 4대강 사업이나 정신이 팔려있는 정부.
FTA로 농촌을 아주 죽이겠다고 하는 정부에게 지금은 기대 할 것이 없다.
우리 서민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아보는 것도 이 시기에 필요한 일이 아닐까 한다.
정말 귀촌 혹은 귀농을 꿈꾸는 한국의 어머니들이 많았으면 하는 개인적은 바람을 옮겨본다..
2010.12.11.
(원문출처) 5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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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빛돌뫼님의 블로그에서 스크랩했습니다. ^^
서글픈 현실이로군요
정부에서 질좋은 일자리 만들기 일환의 하나로 농촌 지원대책(생산 보조금 지원, 농촌의 육아 & 교육 & 의료보험 지원)을 적극적으로 펴면 젊은이들이 귀농을 많이 할텐데요.... 4대강 사업에 쏟아붓는 돈의 1/10 정도만 농촌 살리기에 지원한다면 농촌에 활력이 살아날 것으로 봅니다. 우리 농민들은 일본이나 유럽, 미국의 농민들보다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의 무시당하고 있죠.
농촌이 황폐화되고 폐촌화되는 속도가 너무나 빠르게 느껴집니다..
늙은이가 떠나고 젊은이가 돌아오지 않는 농촌은 정말 스산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우리의 교육,문화여건상 농촌으로 출근하는 농부는 있어도 귀촌하는, 귀농하는 젊은이는 결코 늘기가 힘들듯 합니다.
농촌이 해체되고 있군요. 농촌문화도 함께 사라지게 될 것이고... 서글프고 안타깝습니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닌데... 정부의 무관심, 무대책이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