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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295호 관룡사 용선대 석조석가여래좌상은 화왕산 용선(龍船)대에서 천년을 넘는 세월을 묵묵히 지키고 있다.
보물 제146호 관룡사 약사전은 임진왜란 때 화마를 피한 유일한 전각이다. 약사전 안에는 보물 제519호 관룡사석조여래좌상이 모셔져 있다.
용선대를 지키고 계신 석조여래좌상.
창녕에서 빼놓을수 없는 명소 우포늪. 1억 4000여년 전 생성된 우포늪은 우리나라 최대의 내륙 습지이다.
관룡사 일주문 역할을 하고 있는 작은 석문.
용선에 홀로 앉은 부처님
세상에 지혜의 빛 뿌리다
만날 속아도 길 떠나기 전 버릇처럼 확인하는 일기예보. 창녕에 가기 앞서 체크한 일기예보에서는 제법 많은 양의 비를 예상했다. 지난 17일 큰비를 각오하고 창녕 관룡사를 향해 달렸다. 이따금씩 차창을 부딪치는 굵은 빗줄기를 뚫고 창녕에 도착했다. 큰비는 아니지만 잔뜩 흐린 하늘이 언제든 강한 폭우를 뿌릴 듯한 태세다.
장맛비로 관룡사 옆으로 흐르는 옥천계곡은 굉음을 내며 거찬 물줄기를 쏟아 낸다. 관룡사의 일주문 역할을 대신하는 작은 석문을 통해 산사로 향한다. 돌병풍으로 둘러친 기암절벽 산 속에 아늑하게 터를 이룬 관룡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짙은 안개로 그 풍광을 볼 수 없는 점이 아쉽다.
사찰에서 가장 오래된 전각인 약사전에 참배하고 행여 비가 쏟아질까 부지런히 용선대로 발을 옮겼다. 높은 습도로 몇 걸음 걷기도 전에 온몸이 땀에 흠뻑 젖는다. 어렵사리 몸을 움직여 관룡사서 0.5km 올라가면 사방으로 시야가 넓게 열리는 용선대가 있다. 용선대엔 천년넘게 자리를 지킨 석가여래불이 있다. 8~9세기 조성된 것으로 어림잡았던 관룡사 용선대 석조석가여래좌상(보물 제295호)은 최근 조성연도가 722년경 (신라 성덕왕대)으로 정확하게 확인돼 세간에 알려졌다. 명문을 통해 조성연대가 확인된 불상이 매우 드문 현실에서, 용선대 부처님의 법력이 유독 탁월하게 느껴진다.
용선대에 올라 시원한 바람에 몸을 맡긴다. 땀으로 무거워진 몸이 금세 상쾌해진다. 짙은 안개 속에 부처님의 뒷모습이 보인다. 앞으로 다가가 두 손을 모으고 눈을 맞춘다. 1300여 년간 낭떠러지 위에 홀로 계신 부처님은 부드러운 미소로 응답한다.
부처님이 계신 이곳은 왜 ‘용선(龍船)대’라고 이름 붙였을까. 불현듯 반야용선(般若龍船)이 떠오른다. 사바세계에서 피안의 극락정토로 건너갈 때 타고 가는 반야용선. 부처님은 1300여년간 이 ‘용선’에서 중생계를 바라보며 지혜의 빛을 뿌렸으리라. 바람이 짙은 안개를 밀어내자 화왕산에 자리 잡은 거대한 반야용선이 닻을 올리고 극락정토로 항해를 시작하는 듯 했다.
창녕=김형주 기자
불교신문 2544호
첫댓글 묵묵히 용선대를 지키고 계신 석조여래좌상의 모습에서 인고의 세월이 느껴지네요...일주문인 석문도 너무 정겹구요..
창녕은 몇번 가보았는데 저런 멋진 곳이 있는 지는 몰랐습니다!
꼭 한번 절벽위 부처님을 뵙고 싶어집니다^^
옆에 사찰인구 자주가는 절인데 이렇게 보니 더 정겹네요^^*
삼성암도 참좋아요^^* 관룡사 가기전에 왼쪽으로 보면 삼성암도 있습니다 시간되시면 꼭 한번 다녀오세요
용선대가 참 멋지죠 긴시간을 홀로 견디내셨으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