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의 회사원 이씨는 심한 요의 때문에 1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화장실을 가기때문에 외출하거나 여행 다니는 것을 싫어한다. 남자친구와 성관계 도중 갑작스럽게 소변을 보고 싶은 충동으로 화장실에 달려가서 흥이 깨진 경우도 있고 간혹 성관계를 하더라도 관계 후 증상이 더 악화되어 성관계도 기피하게 됐다. 화장실에 가려고 자주 잠을 깨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도 몸이 개운치 않고 수면부족 증상까지 나타났다.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날에 증세가 더욱 악화 된다. 결국 이씨는 병원을 찾았다가 과민성방광이란 진단을 받았다.
과민성방광은 방광에 소변이 차는 동안 소변양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비정상적으로 방광이 수축하여 소변을 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자주 소변을 보러가는 증상이 동반되며, 요로감염이나 다른 명백한 질환이 없는 경우를 지칭하는데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은 아니지만 환자의 실생활에 큰 불편을 주고 심각한 수치심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흔한 질환이다.
과민성방광은 방광의 기능이 너무 예민하여 물 흐르는 소리를 듣거나, 찬물을 만지거나, 추운 곳에 가면 갑자기 소변이 마렵기도 하며 설거지하다 소변이 급해지거나 자신도 모르게 소변을 지리기도 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 사람 만나기를 피하거나 야간 빈뇨에 따른 수면부족과 불면증, 잦은 화장실 출입에 따른 업무 방해, 성생활 기피, 위생문제 등을 야기한다. 이러한 이유로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요실금이나 당뇨병과 비교해도 삶의 질이 더 나쁜 것으로 보고된다.
갑자기 소변이 마려우면서 참을 수 없거나 다른 사람보다 자주 화장실을 찾는다면 일단 과민성 방광을 고려해 봐야한다. 최근에는 20, 30대 젊은층에서도 많이 발생하는데 이를 방치하면 수면 부족, 스트레스, 우울증 등을 유발한다. 젊은 환자의 증가는 방광을 자극하는 카페인이나 탄산음료의 선호, 환경의 변화로 인해 앉아서 업무 보는 시간의 증가,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된다.
과민성방광의 치료는 약물치료, 행동치료, 전기자극치료 및 자기장치료와 방광내 주사요법, 수술요법 등이 있으며 치료방법은 환자의 증상 정도와 개선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치료원칙은 정상적인 방광기능의 회복과 나쁜 배뇨습관의 교정 및 정상적인 생활로의 복귀이며, 치료 후 환자 자신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약물치료와 행동치료가 기본이며, 약물치료로 방광을 안정화 시킨 뒤 생활습관의 개선 및 골반근 운동을 병행해야만 효과적이다. 생활습관을 개선하기 위해서 금연, 체중조절, 등산이나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 변비 예방, 스트레스 해소 및 알코올, 카페인이 함유된 제품, 초콜릿, 매운 음식, 탄산음료, 맵고 짠 음식의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미루거나 치료를 하더라도 조금만 증상이 완화되면 치료를 중단하거나 반대로 증상의 호전이 없다고 스스로 판단해 치료를 중단하기도 한다. 만성화 되면 치료가 힘든 경우가 많으므로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고 무엇보다 일상생활에서 예방하고 발병 시 조기에 진단하여 치료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
과민성방광은 환자 자신에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나쁜 영향을 주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 뿐만 아니라 성생활에도 나쁜 영향을 주며, 그 영향이 가족 및 사회 구성원에게도 미치므로 적절히 치료한다면 환자 자신은 물론 가족의 삶의 질도 개선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