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16일 사순 제2주일
-조 명연 신부
“신부님! 이런 책도 읽으세요?”
가톨릭 신부이니 종교 서적만 읽는 줄 아셨나 봅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다양한 책을 읽습니다. 시, 소설, 에세이, 철학, 정치사회, 종교, 예술, 과학, 역사 등 조금이라도 관심이 가면 책을 사서 읽습니다. 요즘에는 아이들을 더 많이 알고 싶어서 어린이, 청소년 책도 읽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는 이유는 그만큼 저의 시야를 넓혀준다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이 세상이 너무나 궁금해집니다.
전에는 저와 맞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 읽으면서 불편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또 화가 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으면서 세상의 변화를 볼 수 있었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아는 지인이 중병에 걸려 오랜 시간 병상에 있었습니다. 사실 이분은 열려 있는 분이었습니다. 비난보다는 새로운 생각으로 받아들이는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병에 걸려 병상에 누워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점점 변하셨습니다. 뉴스를 보면서 계속해서 부정적인 말을 쏟아내셨고, 사람들에게 화를 낼 때가 많아졌습니다. 세상을 보는 시야가 좁아지면서 마음이 닫힌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이 세상에 대해 궁금함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열린 마음속에서 하느님의 다양한 활동을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 활동에 감사와 찬미의 기도를 바치게 될 것입니다. 그 안에서 넘쳐나는 하느님의 사랑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장면입니다. 여기에서 닫힌 마음을 가진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베드로입니다. 예수님께서 기도하실 때,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의복은 하얗게 번쩍입니다. 그리고 모세와 엘리야와 대화하는 예수님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모든 모습이 예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러자 베드로가 초막 셋을 지을 테니 여기에서 지내자고 말합니다. 워낙 힘든 전교 여행 중이었으니 이런 제안을 할 만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닫힌 마음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마음인 것입니다. 그래서 하늘의 구름 속에서 이런 소리가 났습니다.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루카 9,35)
하느님의 일은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하느님께서 역사하시는 이 세상에 대한 궁금함을 가질 수 있는 열린 마음으로 하느님의 뜻을 따라야 합니다. 세상 안에 갇혀 사는 닫힌 마음으로는 도저히 얻을 수 없는 기쁨과 행복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오늘의 명언: 내 뒤틀리고 초라한 손은 축복이었다(모데카이 브라운).
사진설명: 주님의 거룩한 변모.
[인천 가톨릭대 성 김대건 안드레아성당/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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