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근 별을 보신 게 언제였나요? 생떽쥐베리의 '어린 왕자', 알퐁스 도테의 '별', 윤동주의 '별헤는 밤'등 아름다운 별을 소재로한 시와 소설들은 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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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만이라도 하루에 한번씩 밤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면 참 행복하겠습니다. 밤이 가장 긴 겨울입니다. 하루 중 별을 볼 수 있는 시간이 가장 긴 계절이지요. 든든한 외투 걸치고 별을 보러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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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린 왕자가 네번째로 찾아간 별에서 만난 실업가 같은 사람은 아니시겠죠? 별에 대해 그저 "게으름뱅이들을 멍청히 공상에 잠기게 만드는 금빛 나는 작은 것들"이라고 폄하하던 사람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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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 개의 별들 중에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꽃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그 별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어…. 누구든 언제고 다시 자기 별을 찾아낼 수 있게 별들이 환히 불밝혀져 있는 건지 궁금해. 내 별을 바라 봐. 바로 우리들 위에 있어…."(어린 왕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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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지나가는 밤 하늘에 별이 반짝입니다. 추억과 사랑과 쓸쓸함이 묻어나는 별을 바라보노라면 어린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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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실서 미리 별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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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은 밤이 길고 대기의 흐름이 안정적이어서 연중 별을 보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쏟아질 듯 많은 별을 보고 싶다면 공기가 맑고 주변 불빛이 없는 한적한 곳으로 간다. 깊은 산속이나 인적이 드문 바닷가 등이 그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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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문가에게 별에 대한 설명을 듣고, 망원경으로 별을 관측하고 싶다면 천문대로 가는 것이 좋다. 전국의 천문대 중 가족이 갈 만한 곳으로는 대전 시민천문대, 강원도 영월 별마로 천문대, 경남 김해 천문대 등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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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이후 잇따라 문을 열었다. 모두 시립 천문대이고 최신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관람객들을 위한 상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운영 시간은 오후 2~10시. 매주 월요일, 공휴일 다음날, 명절 등에는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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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대의 기본 시설은 천체투영실.관측실.전시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천체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다면 전시실→천체투영실→관측실 순으로 관람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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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실에서 시청각 자료를 통해 별에 대해 공부를 한 뒤 천체투영실로 옮겨 반구형 스크린에 재현된 별자리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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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관측실에서 실제 망원경으로 별을 관측한다. 천체투영실과 관측실에선 1~2시간 간격으로 30분씩 안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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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실은 우주와 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각종 시청각 자료를 모아 놓은 곳이다. 우주의 생성과 별의 탄생.소멸, 계절별 별자리 등 별에 대한 상식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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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스크린형 컴퓨터를 이용해 우주와 관련된 퀴즈를 풀어볼 수도 있다. 어린이들이 쉽게 우주를 공부할 수 있는 체험 기구 등도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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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체투영실 누우면 하늘가득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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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투영실은 지름 8~9.5m의 돔형 스크린이 천장을 덮고 있다. 천문대별로 56~80석의 좌석을 갖추고 있다. 좌석은 천정의 중심부를 향해 원을 그리며 배치돼 있다. 좌석에 앉은 뒤 좌석 한켠의 단추를 누르면 등받이 부분이 뒤로 기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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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히 누워 스크린에 투영되는 '별들의 축제'를 감상한다. 일몰후부터 다음날 일출까지 별이 이동하는 궤적을 그대로 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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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영월 천문대에서는 천체 전문가에 의해, 김해 천문대에서는 녹음된 프로그램에 따라 30분간 설명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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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측실은 천문대 가장 위층에 마련돼 있다. 실외 공간이며 망원경을 이용하는 공간이다. 한낮에도 볼거리는 있다. 태양에서 타오르는 가스가 분출되면서 나타나는 홍염(洪炎), 태양의 표면 중 주변보다 온도가 낮아 어둡게 보인다는 흑점(黑點)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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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밤하늘의 별을 보는 시간은 일몰 한 시간 뒤부터 문을 닫을 때까지다. 많은 별이 좁은 범위에 모여 있는 성단(星團), 태양계의 행성 중 모습이 독특한 토성 등도 관측한다. 장갑.목도리 등 추위를 막을 수 있는 옷차림은 필수다. 청소년.어린이는 입장료를 할인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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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영월.김해=성시윤 기자<copip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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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천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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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광역시 유성구 신성동에 있다.입장료는 2천원(어른). 매주 토요일 밤 '세상에서 가장 독특한'음악회를 여는 것이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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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투영실 내에서 스크린에 투영된 별자리를 보며 실제 음악 연주를 감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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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시작했으며 대전 일대의 의사.한의사 등으로 구성된 음악 동호회(의사랑 음사랑) 회원들이 자원봉사로 음악을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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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로 구성해 1.3부는 연주에 귀를 기울이고, 중간에 낀 2부에선 별자리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간혹 단체 관람이 있는 날에는 자리를 잡기가 어려우므로 사전에 단체 관람 유무를 확인하고 가는 게 좋다. 042-863-8763.(http://star.metro.daeje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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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월 천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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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영월군 영흥리 봉래산(7백99m)정상에 있다. 영월읍내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 입장료 5천원(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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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장애인도 불편이 없도록 계단마다 휠체어 리프트를 설치했다. 2층 침대 3개가 딸린 6인실과 2층 침대 7개가 있는 14인실 등 두 종류의 숙박시설도 갖추고 있다. 숙박비는 1인당 5천(14인실)원 또는 1만원(6인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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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대내 휴게실에서 컵라면(2천원).만두(2천원) 등 간단한 먹거리도 판매한다. 도시락을 준비해온 가족은 휴게실을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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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대까지는 아스팔트로 잘 포장돼 있지만 눈이 내리면 스노우 체인 등 월동 장비를 갖춰야만 통행이 가능하다. 천문대는 오후 2~10시까지 문을 열며 이밖의 시간에는 영월 기상대(033-372-0365)로 현지 날씨를 문의하면 된다. 033-374-7460.(www.ya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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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 천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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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분성산 정상(3백75m)에 있다. 입장료 2천원(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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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을 초등학생 수준에 맞춰 어린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진행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15분 정도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야 한다. 장애인은 사전에 천문대에 연락하면 천문대 앞까지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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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대에서 관측하는 별도 아름답지만 천문대에서 내려다보는 김해시의 야경도 하늘의 별만큼이나 아름답다. 055-337-3785.(http://gimhae.go.kr/as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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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03 16:34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