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 대학원 문예창작과 이선애 씨 《불교문예》 2007년 가을호 신인상 시부문 당선!!
광주대학교 문창과 대학원에 재학중인 이선애씨가 2007년 가을호 《불교문예》신인상 - 시 부문에 당선되었습니다.
당선작은 「귀로 듣는 슬픔」 외 4편이고, 예심위원은 공광규, 문숙 시인이고, 본심위윈은 고형렬, 이은봉 선생님입니다.
우리 모두 크게 축하해주길 바랍니다. ^_^ !!
〈당선작〉
귀로 듣는 슬픔
이선애
절집 처마끝에는 한 마리 슬픔이 산다.
스멀스멀 고요를 갉아먹는 슬픔
너를 키우는 것은 누구니? 바닥을 차고 오르며
메가 머릿속 새겨넣는 것은 무엇이니?
속주머니에 넣고 달려온 붕어빵의 체온이
어느덧 금빛 햇살로 튀어오르고 있구나.
언젠가는 너도 네 집으로 돌아가겠지.
원통전을 가득 울리며 진행되고 있는
어느 가장의 49제를 돌아보고 있는 슬픔아.
중심은 기울기 위해 있는 것이라며
너는 목소리 기울여 요령을 흔들고 있구나.
그 소리 어떤 날에는 천둥을 치며 오다가
어떤 날에는 귓속의 못이 되기도 하겠지.
갸웃이 고개 드는 단청은 파도 같은 손 뻗어
새삼스레 네 등 다독이고 있구나.
바람과 놀면서도 과거와 친한 너는 한 마리 슬픔
아, 그런 네 속에 그리움을 건너는 소리가 있다니!
〈당선소감〉
마루에 서면 멀리 바다가 보이는 집에서
유년을 보냈다.
앉으면 보이지 않던 바다는
적당히 먼 거리에서
내 안으로 들어와 제 꿈을 키웠다.
나의 내륙에 소금을 치던 파도의 말들
햇살의 창에 찔려 껌벅거리다가 돌아가던 눈
무수히 보고 들으면서도 나는 여태껏 건성으로 살았다.
이젠 밤이 와도 놓지 않으리라.
귓바퀴에 걸어둔 파도의 말
바다가 나를 발견했듯이
내 안에 배를 띄우고 생각을 따라
끝없는 詩의 바다를 항해하리라.
파도보다 사나운 언어의 갈기를 찾아
더욱 사납게 눈을 뜨리라…….
부족한 작품을 어루만져주시고 선하여 주신
불교문예와 심사위원님께 심심한 절 올립니다.
〈심사평〉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장병훈의 「공중 납골당」외 15편, 김종경의 「김량천의 안개」외 12편, 이미상의「소흥 일기」외 9편, 이선애의「귀로 듣는 슬픔」외 15편이었다. 일단 이들 네 분의 시는 언어들이 이루는 질감의 면에서 적잖은 습작기간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엇다. 하지만 좀더 섬세하게 내면을 들여다보면 네 분의 시가 지니고 있는 심미적 언어운용능력 또한 감별되지 않을 수 없었다.
(…중략…)
이선애의 시들은 언뜻 일상에 안주해 있는 듯한 모습을 느끼게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색다른 감각을 바탕으로 매우 넓고 깊은 시풍과 시야를 구현하고 있어 관심을 끌었다. 새롭고 화려한 이미지로 펼쳐내는 그의 시의 화폭들은 적절한 인식과 발견도 담고 있어 깊은 맛을 자아내게 했다. 물론 이는 오랜 성찰과 반성이 무르녹아 생긴 결과일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