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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해외문화교류회 원문보기 글쓴이: 나은 김우영 작가
비 개인 이른 아침 탐진강 장흥 물축제 장에서 찰칵! |
■ 둘 째날 / 11월 10일(일)
□ 장흥문학 현장투어
1. 해산토굴 집필실 한승원 소설가를 찾아서
붉은 해가 이른 아침 여명을 뚫고 장엄하게 떠오르고 있었다.
둘째 날이다. 장흥의 명산이라는 사자산 꼭대기에서 아침 노을 사이로 장엄하게 떠오르고 있었다. 여행자들은 장흥읍 건산리 진송호텔 명동회관(대표 김병기)에서 해장국으로 지난밤 과음을 달랬다.
여행자들은 한가한 걸음으로 하천가를 산책하다가 미리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승차했다. 오늘은 ‘장흥문학 현장투어’가 있는 날이다. 장흥문화원 관계자가 오늘 일정에 대하여 친절하게 설명한다. 광주에서 온 한국해외문화교류회 김정 이사와 대전 김우영 사무국장이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행사 일정이나 기획이 잘 짜여 있어요.”
“실내 토론회와 콘서트, 그리고 야외 현장투어 등 아주 다양하게 구성하여 저 탐진강 냇물이 흐르듯 매끄럽게 잘 진행되고 있어요. 이러기 까지는 장흥군과 장흥문화원, 특히 김석중 회장님과 관계자의 노고가 돋보여요.”
“네, 고마운 분들이어요.”
김정 시인이 다정하게 말한다. 그러자 김우영 작가도 대답한다.
“진정한 여행의 발견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 같아요.”
“여행과 변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생명이 있는 사람이지요. 김 시인님.”
여행자들을 태운 버스는 산과 들길을 지나 바다를 끼고 돌아가는가 싶더니 바닷가 어느 마을에 도착한다. 입구에 보니 ‘해산토굴’이라는 표석비가 있다. 이곳은 한승원 소설가가 소설을 쓰고 있는 ‘달 긷는 집’이라는 집필실이다.
짙푸른 남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을 오르자 ‘달 긷는 집’이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잠시 후 위쪽 해산토굴 집필실에서 한승원 소설가가 내려와 여행자들을 거실로 안내하고 ‘달 긷는 집’에 다하여 설명을 하고 있다.
한승원 소설가는 대덕면에서 태어났지만 현재는 안양면 율산마을에서 집필 하고 있다. 1954년 장흥고교에 입학, 당시 문예부장이던 선배 송기숙을 만나 교지 ‘억불’을 창간하고, 수필을 발표하면서 소설가의 길을 걸었다. 그의 명작 ‘아제아제 바라아제’의 한승원 소설가의 집필실 이곳저곳을 살피며 사진을 촬영하고 저 멀리 보이는 짙푸른 남해바다를 바라보며 버스에 승차했다. 버스에 타고 가면서 한승원 문학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장흥 양면 율산마을 한승원 소설가 집필실 해산토굴 표석비 |
한승원 소설가의 문학세계
한승원 소설가 아제 아제 바라아제 소설집
한승원 소설가는 지난 1996년 고향인 장흥으로 돌아와 집필하는 해산토글(海山土窟)을 마련하고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남도 바다를 배경으로 한(恨)의 정서와 원시적 생명력, 신화적 토속정서를 표출해온 작품세계로 유명하다. 근래에는 고향 바다와 찰 진 갯벌의 문학으로 승화하며 ‘내 소설의 9할은 고향 바닷가 마을의 이야기’라는 고백처럼 그의 뼛속까지 바다와 갯벌의 삶이 새겨져 있다.
한승원 소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생명주의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는 것인데, 그것을 휴머니즘에 대한 반성이라고 한다. 인간 본위의 휴머니즘이 우주에 저지른 해악을 극복할 수 있는 단초는 노장(老莊)이나 불교 사상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간 출간한 저서는 ‘포구의 달’ ‘해산 가는 길’ ‘아제아제 바라아제’ ‘화사’ ‘사랑’ ‘초의’ ‘키조개’ ‘다산’ ‘추사’ 등 소설을 비롯해 시집, 수필집, 동화책에 이르기까지 그가 40여 년간 펴낸 책이 80여권에 이르는 대표적인 다산(多産)작가이다. 해산토굴은 마을의 맨 위쪽에 자리 잡고 있고, 토굴 입구에 서있는 비석에는 ‘당신의 출입이 저의 글쓰기를 방해 할 수 도 있습니다, 토굴주인 아룀’ 글귀가 쓰여 있다. 예고 없이 작가의 작업실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많아 세워 두었다고 했다.
그의 유명한 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Aje Aje Bara Aje)’는 한승원 소설가의 동명소설(同名小說)을 영화화한 죽기 전에 한번 보아야 할 한국영화 100선 중에 한 작품으로 뽑힌다.
‘달 긷는 집’에서 여행자들에게 ‘달 긷는 집’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
‘반야피라밀다심경(般若波羅蜜多心經)’은 ‘반야심경’이라고 하는데 불법의 진리를 260자로 추린 것이다. 즉, 반야심경은 법문을 260자로 집약하여 만든 경전이라고 할 수 있다. 팔만대장경 가운데 260자 밖에 안 되는 경전이지만 장경의 진리를 가장 함축성 있게 간직한 경전이라는 뜻으로 심경이라고 한다.
한승원 소설가의 소설을 영화 제목으로 하여 제작한 ‘아제아제 바라아제’의 뜻은 ‘가자 가자 저 피안의 언덕으로’라는 뜻이다. 여기에서 저 언덕이란 일체의 번뇌를 버린 열반의 세계 부처님의 세계, 부처님의 경지를 말한다. 부처님의 말씀은 현교와 밀교로 나누어지는데 현교는 그 뜻이 밖으로 드러나 있는데 반해 밀교는 그 뜻이 감추어져 있다. 다시 말해 밀교는 부처님의 입장에서 설해진 것이므로 중생들은 쉽게 알아들을 수가 없는 말씀이다. 따라서 ‘아제아제 바라아제’는 반야심경의 마지막 구절은 바로 밀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반야피라밀다심경(般若波羅蜜多心經)’ 原文 / 아제아제 바라아제 영화 포스터
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觀自在菩薩 行深般若波羅蜜多時 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舍利子 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 受想行識 亦復如是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사리자여
舍利子 是諸法空相 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
사리자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是故 空中無色 無受想行識 無眼耳鼻舌身意 無色聲香味觸法
시고 공중무색 무수상행식 무안이비설신의 무색성향미촉법
無眼界 乃至 無意識界 無無明 亦無無明盡 乃至 無老死 亦無老死盡
무안계 내지 무의식계 무무명 역무무명진 내지 무노사 역무노사진
無苦集滅道 無智 亦無得 以無所得故
무고집멸도 무지 역무득 이무소득고
菩提薩타 依般若波羅蜜多故 心無罫碍 無罫碍故 無有恐怖 遠離顚倒夢想 究竟涅槃
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고 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
三世諸佛 依般若波羅蜜多故 得阿뇩多羅三먁三菩提
삼세제불 의반야바라밀다고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故知 般若波羅蜜多 是大神呪 是大明呪 是無上呪 是無等等呪 能除一切苦 眞實不虛
고지 반야바라밀다 시대신주 시대명주 시무상주 시무등등주 능제일체고 진실불허
故說 般若波羅蜜多呪 卽說呪曰,
고설 반야바라밀다주 즉설주왈,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 娑婆訶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 娑婆訶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 娑婆訶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解說)
가게 될 때에, 가게 될 때에,
저 언덕에 가게 될 때에, 저 언덕에 가 닿게 되면, 깨달음이 있도다.
가게 된 사람이여, 가게 된 사람이여!
저 언덕으로 가게 된 사람이여! 저 언덕으로 완전히 가게 된 사람이여!
깨달음이여 다행하여라.
닿았노라, 닿았노라,
피안에 닿았노라. 피안에 와 닿았노라. 깨달음에 이르니 기쁘도다.
2. 서편제의 이청준 소설가 생가를 찾아서
이청준 소설가 / 서편제 소설
두 번째 방문지는 이청준 소설가의 생가였다. 꼬불꼬불 해안가를 따라 가던 버스가 작은 어촌의 마을화관 앞에 거친 숨을 고르며 멈추었다.
가난하고 힘들게 자란 이청준 소설가는 이 좁고 허름한 집에서 태어나 그 유명한 작품을 쓰고 대한민국 소설가로 성공한 것이다. 호남의 명문 광주서중과 광주제일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독문과를 졸업 할 만큼 천재적인 청년이었다.
장흥군 대덕면 진목리 이청준 소설가 생가 표석비
이청준 소설가의 문학세계
이청준 소설가는 1965년 사상계에 단편 ‘퇴원’으로 등단하였다. 그 후 2년 후 작품 ‘병신과 머저리’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하고, 1969년에는 ‘매잡이’로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 직후부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40여년 동안 120여편의 작품을 쓰며 식을 줄 모르는 열정을 보여줬다.
이청준 소설가 문학세계의 가장 큰 특징은 뚜렷하고 다양한 주제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몇 안 되는 4.19 세대 작가로서 군사독재와 상업화에 억압된 시대를 살아가며 비인간적인 권력과 사회에 대한 비판을 작품으로 담아냈다. 100쇄를 돌파한 ‘당신들의 천국‘을 비롯해 ‘잔인한 도시’ ‘눈길’ 등이 대표적이다. ‘석화촌‘ ‘이어도’ 등에서는 토속적인 민간신앙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또 ‘퇴원’ ‘병신과 머저리’에서는 지식인으로서의 존재와 고민을, ‘서편제’ ‘선학동 나그네’ 에서는 한(恨)의 정서를 그렸다. 이처럼 그의 문학은 깊고 넓은 사회를 담아내며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이청준 소설가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인간사는 부족함과 갈등의 연속이다. 만약 세상이 아름답고 행복하기만 하다면 문학은 설자리가 없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다. 그렇게 문학은 매일매일 새로운 틀로 짜여진다. 새로운 작가, 새로운 소설이 등장하고 독자들을 웃고 울리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이 말을 남긴 한국 문단의 거목 미백(未白) 이청준 소설가가 만들어놓은 문학의 틀은 여전히 굳건하고 유효하다. 앞으로 더욱 단단해지고 또렷해질 것이다.
푸르런 쪽빛 바다로 익어가는 아름다운 남도의 산과 바다풍경
이청준 소설가 생가를 출발한 버스는 천관산 천관문학관을 향하여 달리고 있었다. 저 멀리 섬과 산을 휘어감은 짙푸른 남도의 쪽빛바다는 가슴 시리게 시나브로 다가오고 있다. 작은 어촌의 마당가에는 빨간 고추를 말리는가 하면, 어느 작은 초가집 시렁에는 생선을 걸어 놓았다. 그리고 산야에는 붉거나 노란 단풍잎이 익어가고 더러는 파아란 잎새가 푸른 바다와 함께 어우러져 깊어가는 늦가을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한국의 세계적인 여행 여류 작가 ‘한비야’의 말처럼 여행자들은 다른 지역의 문화, 다른 사람을 만나고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만나는 것처럼 해맑은 하늘가에 두둥실 떠 다니는 구름은 남도의 짙푸른 바다와 함께 자신을 만나며 쓸쓸히 가을 속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이청준 소설가 생가 안내판 앞에서 김우영 작가 |
□ 장흥 인물 문학지도 그릴만큼 문인 많이 배출한 文鄕
천관산을 힘차게 오르던 버스가 천관산 문학관 주차장에 가쁜 숨을 몰아쉬며 멈추었다. 여행자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천관문학관을 향하여 걸어 올라갔다.
천관산 문학관에 도착 지하 강당으로 내려가 집결했다. 여기에서 이번 2013년 한국문학특구 포럼행사를 마무리 짓는다.
지하강당에서 이번 행사에 참여한 문학단체 몇 분의 인사와 소감을 들었고 이어 시낭송, 세계적인 골퍼 미셀위 숙부되는 분의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람’이라는 황홀한 가을채색 색소폰 연주로 박수를 많이 받았다. 이어 지역 가수는 기타연주로 ‘날이 갈수록’이라는 가을 정감의 노래를 불렀고, 마지막으로 김희웅 장흥문화원장의 마무리 인사가 이어진다.
장흥 천관문학관을 오르는 여행자들 |
"여러분, 이번에 만나 반가웠고요. 이번 행사 통하여 느낌점이나 개선할 점을 꼭 여행기를 기록하여 보내주시면 내년에는 더욱 성숙되고 알찬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여러분을 모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인사를 끝으로 맛있는 도시락으로 점심을 마친 여행자들은 천관문학관 전시실 벽에 전시된 장흥읍 월평 출신 이동규 시인 소개란 앞에서 여행자들은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동규 시인의 안내판 옆으로 대덕읍 출신이며 별곡문학회 회원인 광주 김정 시인의 소개란도 보인다. 지난 2013년 해외문화 제11호에서 발표된 ‘자식농사’라는 시 작품이 떠 오른다.
천관산 문학관 전시실 이동규 시인 안내판
제1전시실의 여행자들
자식농사
김 정
우리 부모님은
대대로 물려받은 농사꾼.
두 분의 몸은 씨앗을 키우는 논과 밭
고추종자, 배추종자
피땀 흘려 가꾼다.
기도로 키운 모종
아빠는 화창한 봄날 잡아
엄마 밭에 사랑을 버무려
모종을 옮긴다.
엄마는 나풀나풀 커가는 싹
행여 다칠까 봐.
건들바람 몰려오면
치마폭에 숨기기도 하고
온몸으로 막기도 한다.
부모님 모습이 밑거름 되어
내 몸에선 고추꽃이 핀다.
하얀 고추꽃이.
내 몸에선 대를 이어 갈 고추 열린다.
김희웅 장흥문화원장의 인사 |
천관산 문학관 전시실을 둘러보며 장흥문학을 눈부시게 발전시키고 있는 지역 문사(文士)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시인과 수필가, 소설가, 아동문학, 평론가 등 장흥을 빛내는 문인들의 인물 문학관광 지도를 보며 현직 장흥군수와 부군수, 문화원장, 수협 조합장 등이 모두 시인이라는 사실이 전혀 놀랄 일이 아니었다.
장흥군민 4만 2천명 전체 군민이 시인이고 소설가이어도 무방하겠다는 생각이 머물면서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래서 이 고장이 2008년 전국 최초 유일의 문학관광특구로 지정되지 않았던가!
(다음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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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 작가.충남 서천에서 출생.․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 졸업.1989년 한국수필지와 시론지에 각 각 2회 추천 완료 문단에 등단.․ 장편소설집「월드컵」단편소설집「라이따이한」외 저서 총29권 출간.․ 한국문예대상, 서울특별시 시민대상, 독서문화공로 문화관광부 장관상, 한글유공 대전광역시장상, 한국농촌문학상 대상 농림부장관상, 대한민국 디지털문학 소설부분 대상, 2011년 문학작품대상, 중국 길림신문사 세계문학상 수필부문, 제1회 중국 두만강문학상, 제1회 중국 청도 연해문학상 수상 등 다수.․ 한국문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한국문학비평가협회, 한국문학세상, 문학세상, 문예마을, 한국문학신문(국보문학)회원.․ 대전중구문학회․한국해외문화교류회 사무국장.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전국 지역예술가 40인 선정 제주도 4박 5일 국비 연수․
편지통 siin7004@hanmail.net작가방 http://cafe.daum.net/siin7004.․ 손에 들고 다니는 목소리 010-6477-1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