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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이 넘치는 주막 '말집'
말집을 찾아가기 위해 택시를 탔습니다. 하지만 택시기사가 말집을 몰라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친절하게도 택시에 동승해서 말집까지 가이드를 해 줍니다.
일제 강점기때 마부들은 전라도땅에서 난 곡식들을 마차에 싣고 일본으로 보내기 위해 이길을 갔겠죠? 그러다가 말집해장국에서 국밥과 곡주 한사발에 허기진 배를 달래기도 하였구요. 어쩌면 울분을 달랬을수도..
말집을 찾아간 시간은 오후 1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여수 어시장의 수많은 해산물의 유혹을 떨쳐버리고 말집문을 열고 들어서니 한쪽 벽면에 쌓여있는 연탄들이 먼길 떠나온 여행객을 주인장보다 먼저 맞아줍니다. 내부를 둘러보니 서너평도 안되는 공간에 대폿집 테이블이 네개 자리잡고 있는 그야말로선술집입니다. 어르신들이 탁주를 즐기고 계셨고 서울에서 왔다는 말에 주모는 한가할때 와서 다행이라면서 반가히 대해 줍니다. 한가할때 와서 다행이라는 말의 속뜻을 헤아리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맛있는 것좀 없소?" 라고 손님이 말하자 "아따 내가 주께 기달려 봐" 이 말 한마디에 주모의 모든것이 표현됩니다. 음식내주는 것을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마음속에서 즐기는것을 느꼈습니다.
돼지 껍데기는 무제한으로 리필해 줍니다. 느끼하다구요? 서울의 돼지 껍데기와는 다르게 끓는물에 넣고 기름기를 쫘악 빼서 식힌다음 굽기 때문에 느끼하지도 않고 엄청 많이 먹었습니다.
이 맛을 표현하는데 세치혀로는 불가능합니다.
주모 그만 주세요~~ 배 터져요
돼지껍데기는 공짜
▲말집에 걸려있는 글귀 (달색 꽃색깔이 비록 곱다한들 내집식구 웃는 얼굴색만 하랴)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박노해 시인이 남기고 간 흔적도 있네요.
값을 치르고 나서는데 주모가 한마디 합니다. " 한바퀴 돌고 배 꺼지면 또 와요 맛난거 주께!"
한가할때 와서 다행이라는 주모의 말뜻 이제는 알겠죠? 아무래도 손님이 많으면 신경을 덜 써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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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맛있는 인생 원문보기 글쓴이: 재밌잖아만화가
